권선택(67) 전 대전시장은 누구보다 올해 광복절 특별사면을 기대했을 것이다. 사면 복권이 되면 명예 회복을 명분 삼아 내년 총선에 나설 생각도 했을 것이다. 6년 만에 기자들 앞에 선 이유도 이 때문이었을 터. 그때만 해도 기자들은 ‘어디 믿는 구석이 있구나’ 싶었다. 그렇지 않고야 재선 국회의원에 대전시장을 지낸 유력 정치인이 기자간담회를 자청했을까. 오랜 칩거를 마치고 공식 석상에 선 그는 “인고의 시간” “반쪽 국민”이란 말로 지난날을 토로했다. 그만큼 이번 사면 복권에 거는 그의 기대는 간절하다 못해 절박해 보였다. 권 전
여야의 '네 탓' 공방이 연일 뉴스 정치면을 도배하고 있다. 오송 지하차도 참사부터 LH 무량판 아파트에 이어 잼버리까지. 현 정권은 전 정권에, 전 정권은 현 정권에 책임을 돌리고 있다. 정당정치의 목표가 정권 획득에 있다는 점에서 견제와 비판은 필수 불가결한 요소이다. 다만 대화와 타협, 대안이 전제로 깔렸을 때 비로소 국민의 호응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작금의 우리 정치는 '닥공(닥치고 공격)'만 있어 유감이다. 협치는 꿈같은 소리다. 민생 경제는 입으로만 챙긴다. 책임은커녕 사과와 반성도 없다. 눈만 뜨면 서로 못 잡아먹어
폭우가 지나간 자리에 폭염이 왔다. 연일 푹푹 찌는 날씨에 온열질환자가 속출했다. 사망자도 잇따랐다. 폭염경보와 야외활동 자제를 알리는 안전 안내 문자메시지는 하루에도 몇 번씩 울린다. 우리만큼 안전관리에 철저한 나라는 이 세상 어디에도 없다는 듯.지난 2일 전북 부안에서 열린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개영식. 윤석열 대통령 내외가 스카우트 단복을 입고 각국에서 온 청소년 대원들을 환영했다. 윤 대통령은 연단에 올라 “여러분의 선배 스카우트”라며 초등학교 시절 보이스카우트 무용담을 펼쳐놨다. “야외활동의 설렘, 다른
지방의회 스스로 역할을 부정하고 있다. 집행기관에 대한 견제·감시 역할을 스스로 부정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집행기관 감싸기에 열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용산구의회가 이태원 참사 특별위원회 구성안을 부결시킨 것처럼, 충북도의회 역시 오송 참사 특별위원회 구성을 스스로 포기했다.지난 2일 충북도의회 의장단은 긴급 회의를 열고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점을 감안해 더불어민주당 도의원들이 요청한 행정사무조사는 실시하지 않는 대신 피해 지원,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 집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의장단은 또 “당초 긴급 원포인트 임시회를 소집해
지난 26일 이승원 세종시 경제부시장이 부임 인사를 겸해 국회 출입 충청권 기자들과 만났다. 세종의사당 규칙안 처리가 단연 화제였다. 기자들은 언제쯤 규칙안이 통과될지를 놓고 갑론을박했다. 누구는 여야가 8월 국회에서 합의할 것 같다고 했고, 누구는 하반기 정기 국회에나 통과될 것 같다고 했다. 그것도 아니면 내년 ‘총선 카드’로 써먹을 거라고 했다. 어찌 됐건 ‘총선 전에는 되겠지’라는 의견이 우세했다. 하지만 총선 전에 ‘안 될’ 여지도 있다. 여전히 세종시로 내려가는 걸 꺼리는 수도권 의원들과 사무처 직원들이 많은 것도 이유
“충청남도에서 발행하는 충남도정신문은 행정과 경제, 사회, 문화 등 충남의 다양한 소식을 전하는 도민의 신문입니다.”충남도정신문의 발행목적이자 도정신문이 지향해야 하는 사명이다. 그럼으로 도정신문은 충남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와 관련한 다양하고 유익한 정보를 정확하게 도민에게 전달해야 한다.‘피알’이라는 말이 있다.백과사전적 의미의 PR(Public Relation)은 공중(公衆)과의 관계를 좋게 하려는 행위 또는 기능. 즉, 공중의 이해와 협력을 얻기 위해 자신의 목표와 의지를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공유하는 행위를 말한다.
대전시의회 제272회 임시회가 끝났다. 다수당인 국민의힘 의원들의 실력행사와 집행부 기관장을 상대로 한 찬양성 발언, 뜬금없는 트집잡기까지. 유권자들은 회기 내내 지방권력의 민낯을 생생히 목도했다.충청권에 집중한 집중호우 피해는 뒷전이었다. 시의회 22석 중 18석을 차지하고 있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소수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입법활동을 무력화하면서 임시회는 첫날부터 삐걱거렸다. 한마디로 '본때'를 보여주려는 다수당 의원들의 결집은, 결국 민주당 의원들의 항의 농성으로 이어졌다. 그 여파로 임시회는 8일 내내 반쪽으로 진행됐다.공
역사적으로 성군이라 추앙받는 군주들은 치수와 방재에 힘썼다. 대표적으로 중국 요순시대 하(夏)나라 우(禹)왕이 있다. 우왕은 홍수가 빈번한 황하 일대에서 9년간 벌인 치수 사업에 성공해 민심을 얻었고, 그걸로 왕좌에 올랐다. 농경시대 홍수는 최대 재앙으로 여겼고, 민심과 직결됐다. 따라서 우왕의 이야기는 ‘물을 다스리는 자가 왕이 될 수 있다’라는 걸 보여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내린 집중호우에 무고한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 산사태에 깔려 죽고, 지하차도에 갇혀 죽고, 급류에 휩쓸려 죽었다. 갑작스러운 비보에 유가족들은 망
지난 10일 세종시에서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위원회)가 출범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부터 국토 균형발전을 강조하며 “지방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부 출범 1년 2개월 만에서야 간판을 내걸었다. 그동안 정부는 ‘지방분권’과 ‘균형발전’ 정책을 따로 추진하면서 지방소멸에 효과적인 대응을 하지 못했다는 비판과 지적을 받았다. 위원회 출범 배경은 여기에 있다. 위원회는 중앙부처 주도로 국가 균형 발전계획과 자치분권 종합계획을 수립해 하향식이 아닌, 상향식 구조를 갖추도록 했다. 쉽게 말해 지역 현장과 주민들의 생생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지난 4일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최종 보고서를 발표했다. 결론은 이렇다. ‘오염수 방류는 안전 기준에 부합한다.’ 140쪽에 달하는 보고서를 본 여야 입장은 판이하게 갈렸다.여당은 국제기구가 이렇게 발표했으니 믿을 수 있고, 야당은 더 이상 ‘괴담’과 선동 정치를 중단하라는 거고, 야당은 그렇게 안전하다면 일본 땅에 묻을 일이지, 왜 바다에 버리냐는 거다. 대통령실은 IAEA 발표에 “존중한다”고 했다. “정부는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에 둘 것”이라는 단서를 달았지만, 사실상 ‘오케이
김태흠 충남지사는 지난 26일 국회 예산정책협의회에서 국민의힘 지도부를 향해 “내년 총선을 승리해야 한다면서, 대선 기간 약속한 공약을 구체성을 국민들께 보이지 못하면서, 총선 때 우리는 뭐라고 할 건가”라고 따졌다. 따짐보다 일침에 가까웠고, 일침보다 비판에 가까웠다. 광역단체장이 당 지도부에 대놓고 이런 불만을 털어놓을 수 있는 건, 3선 중진 의원 출신이라는 구력이 기저에 깔려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내면에는 내년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충청권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절박한 위기의식이 흐르고 있으리라.김 지사뿐만 아니다. 이날
“교과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분야 문제는 수능 출제에서 배제하라.” 윤석열 대통령의 이 한마디에 교육계가 발칵 뒤집혔다. 아니, 교육계뿐이 아니다. 대한민국 전체가 대통령 지시가 옳다, 그르다며 격랑에 휩싸였다. 윤 대통령의 ‘수능 지시’는 사교육 척결에 방점을 뒀다. 대통령은 교육 당국을 겨냥해 ‘한 편(카르텔)’이란 표현까지 썼다. 강성노조, 보조금 비리 세력 등을 ‘척결 대상’이라는 의미로서 카르텔이란 규정을 해온 만큼, 교육개혁도 그런 식으로 하겠다는 걸로 읽힌다.윤 대통령의 문제의식에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사교육 시장을 바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