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가 지나간 자리에 폭염이 왔다. 연일 푹푹 찌는 날씨에 온열질환자가 속출했다. 사망자도 잇따랐다. 폭염경보와 야외활동 자제를 알리는 안전 안내 문자메시지는 하루에도 몇 번씩 울린다. 우리만큼 안전관리에 철저한 나라는 이 세상 어디에도 없다는 듯.지난 2일 전북 부안에서 열린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개영식. 윤석열 대통령 내외가 스카우트 단복을 입고 각국에서 온 청소년 대원들을 환영했다. 윤 대통령은 연단에 올라 “여러분의 선배 스카우트”라며 초등학교 시절 보이스카우트 무용담을 펼쳐놨다. “야외활동의 설렘, 다른
지방의회 스스로 역할을 부정하고 있다. 집행기관에 대한 견제·감시 역할을 스스로 부정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집행기관 감싸기에 열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용산구의회가 이태원 참사 특별위원회 구성안을 부결시킨 것처럼, 충북도의회 역시 오송 참사 특별위원회 구성을 스스로 포기했다.지난 2일 충북도의회 의장단은 긴급 회의를 열고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점을 감안해 더불어민주당 도의원들이 요청한 행정사무조사는 실시하지 않는 대신 피해 지원,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 집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의장단은 또 “당초 긴급 원포인트 임시회를 소집해
지난 26일 이승원 세종시 경제부시장이 부임 인사를 겸해 국회 출입 충청권 기자들과 만났다. 세종의사당 규칙안 처리가 단연 화제였다. 기자들은 언제쯤 규칙안이 통과될지를 놓고 갑론을박했다. 누구는 여야가 8월 국회에서 합의할 것 같다고 했고, 누구는 하반기 정기 국회에나 통과될 것 같다고 했다. 그것도 아니면 내년 ‘총선 카드’로 써먹을 거라고 했다. 어찌 됐건 ‘총선 전에는 되겠지’라는 의견이 우세했다. 하지만 총선 전에 ‘안 될’ 여지도 있다. 여전히 세종시로 내려가는 걸 꺼리는 수도권 의원들과 사무처 직원들이 많은 것도 이유
“충청남도에서 발행하는 충남도정신문은 행정과 경제, 사회, 문화 등 충남의 다양한 소식을 전하는 도민의 신문입니다.”충남도정신문의 발행목적이자 도정신문이 지향해야 하는 사명이다. 그럼으로 도정신문은 충남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와 관련한 다양하고 유익한 정보를 정확하게 도민에게 전달해야 한다.‘피알’이라는 말이 있다.백과사전적 의미의 PR(Public Relation)은 공중(公衆)과의 관계를 좋게 하려는 행위 또는 기능. 즉, 공중의 이해와 협력을 얻기 위해 자신의 목표와 의지를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공유하는 행위를 말한다.
대전시의회 제272회 임시회가 끝났다. 다수당인 국민의힘 의원들의 실력행사와 집행부 기관장을 상대로 한 찬양성 발언, 뜬금없는 트집잡기까지. 유권자들은 회기 내내 지방권력의 민낯을 생생히 목도했다.충청권에 집중한 집중호우 피해는 뒷전이었다. 시의회 22석 중 18석을 차지하고 있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소수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입법활동을 무력화하면서 임시회는 첫날부터 삐걱거렸다. 한마디로 '본때'를 보여주려는 다수당 의원들의 결집은, 결국 민주당 의원들의 항의 농성으로 이어졌다. 그 여파로 임시회는 8일 내내 반쪽으로 진행됐다.공
역사적으로 성군이라 추앙받는 군주들은 치수와 방재에 힘썼다. 대표적으로 중국 요순시대 하(夏)나라 우(禹)왕이 있다. 우왕은 홍수가 빈번한 황하 일대에서 9년간 벌인 치수 사업에 성공해 민심을 얻었고, 그걸로 왕좌에 올랐다. 농경시대 홍수는 최대 재앙으로 여겼고, 민심과 직결됐다. 따라서 우왕의 이야기는 ‘물을 다스리는 자가 왕이 될 수 있다’라는 걸 보여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내린 집중호우에 무고한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 산사태에 깔려 죽고, 지하차도에 갇혀 죽고, 급류에 휩쓸려 죽었다. 갑작스러운 비보에 유가족들은 망
지난 10일 세종시에서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위원회)가 출범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부터 국토 균형발전을 강조하며 “지방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부 출범 1년 2개월 만에서야 간판을 내걸었다. 그동안 정부는 ‘지방분권’과 ‘균형발전’ 정책을 따로 추진하면서 지방소멸에 효과적인 대응을 하지 못했다는 비판과 지적을 받았다. 위원회 출범 배경은 여기에 있다. 위원회는 중앙부처 주도로 국가 균형 발전계획과 자치분권 종합계획을 수립해 하향식이 아닌, 상향식 구조를 갖추도록 했다. 쉽게 말해 지역 현장과 주민들의 생생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지난 4일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최종 보고서를 발표했다. 결론은 이렇다. ‘오염수 방류는 안전 기준에 부합한다.’ 140쪽에 달하는 보고서를 본 여야 입장은 판이하게 갈렸다.여당은 국제기구가 이렇게 발표했으니 믿을 수 있고, 야당은 더 이상 ‘괴담’과 선동 정치를 중단하라는 거고, 야당은 그렇게 안전하다면 일본 땅에 묻을 일이지, 왜 바다에 버리냐는 거다. 대통령실은 IAEA 발표에 “존중한다”고 했다. “정부는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에 둘 것”이라는 단서를 달았지만, 사실상 ‘오케이
김태흠 충남지사는 지난 26일 국회 예산정책협의회에서 국민의힘 지도부를 향해 “내년 총선을 승리해야 한다면서, 대선 기간 약속한 공약을 구체성을 국민들께 보이지 못하면서, 총선 때 우리는 뭐라고 할 건가”라고 따졌다. 따짐보다 일침에 가까웠고, 일침보다 비판에 가까웠다. 광역단체장이 당 지도부에 대놓고 이런 불만을 털어놓을 수 있는 건, 3선 중진 의원 출신이라는 구력이 기저에 깔려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내면에는 내년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충청권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절박한 위기의식이 흐르고 있으리라.김 지사뿐만 아니다. 이날
“교과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분야 문제는 수능 출제에서 배제하라.” 윤석열 대통령의 이 한마디에 교육계가 발칵 뒤집혔다. 아니, 교육계뿐이 아니다. 대한민국 전체가 대통령 지시가 옳다, 그르다며 격랑에 휩싸였다. 윤 대통령의 ‘수능 지시’는 사교육 척결에 방점을 뒀다. 대통령은 교육 당국을 겨냥해 ‘한 편(카르텔)’이란 표현까지 썼다. 강성노조, 보조금 비리 세력 등을 ‘척결 대상’이라는 의미로서 카르텔이란 규정을 해온 만큼, 교육개혁도 그런 식으로 하겠다는 걸로 읽힌다.윤 대통령의 문제의식에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사교육 시장을 바로
국회는 지난 12일부터 사흘간 대정부 질문을 진행했다. ‘기·승·전·오염수’였다. 일본이 당장 다음 달부터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야당 의원들은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오염수를 마실 수 있냐”고 공격했고, 한 총리는 “완전히 과학적으로 처리된 것이라면, 마실 것”이라고 응수했다. 여야가 공방을 벌이는 사이, 오염수보다 위협적인 현안 중 현안은 저만치 밀려나 있었다. 바로 ‘지방(지역)소멸’이다. 수도권 집중화로 비수도권 인구가 감소하고, 저출산과 맞물려 지역의 인구절벽이 가속화하고 있다. 정부는 이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7일 자신의 ‘뿌리’로 일컫는 충청을 찾았다. 충북 청주에서 ‘평택-오송 고속철도 2복선화’ 착공을 축하했고, 충남 부여에선 이앙기에 올라타 모를 심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지역 행보에 국가 균형발전과 지역사회와 소통이라는 의미를 부여했다.정작 충청도민들은 대통령 방문이 반갑지만은 않은 모양이다. 대통령 방문 전후 지역에서 나온 얘기는 한 마디로 “선거 때가 왔구나” 였으니. 윤 대통령이 모내기하러 부여에 왔을 때, 익숙한 인사들이 따라왔다. 대통령실이 배포한 현장 사진 가운데 정진석 의원과 김태흠 충남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