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21대 총선 압승 이후 국회 세종시 이전을 본격화했다. 지난해 말 세종에 있는 정부 부처 소관 10개 상설 상임위와 예결특위 등 11개 상임위를 시작으로, 국회의사당의 단계적 세종 이전할 계획을 밝혔다.박완주(충남 천안을)·홍성국(세종갑) 의원은 ‘국회법 일부 개정안’을 발의하며 입법에 속도를 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국회의 모든 기능을 세종으로 이전할 경우 위헌 소지가 있다는 논리로 여당 계획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 여야는 지난 26일과 27일 국회 운영위원회 운영개선소위에서 박완주·홍성국 의원안에 정진석 국민의힘
“자치경찰위원회 출범식을 잠정적으로 연기합니다. 이 점에 대해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양승조 충남지사가 지난 5일 실국원장회의에서 오열근 초대 자치경찰위원장의 파출소 난동 사태에 공식 사과했다. 이날 오 위원장은 사태의 책임을 지고 사의서를 제출했고, 도는 곧바로 처리했다. 그의 직무는 후임 위원장 임명 전까지 사무국장이 대행한다.오 위원장은 지난 2일 밤 자치경찰제 의견을 듣겠다면서 청수파출소를 방문한 자리에서 야근 중인 경찰관과 언쟁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태도가 불친절하다’며 물이 든 종이컵을 던지는 등 소란을 벌인
전국 광역·기초단체장이 공식적인 형태로 언론 앞에 나서는 때가 있다. 바로 브리핑 자리다. 정례브리핑부터 현안·긴급브리핑까지 그 방식은 다양하지만, 모두 언론과 시민을 향한 소통 통로라는 점에서 취지가 같다.최근에는 홍보 강화,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상황을 감안해 단체장 브리핑을 실시간 생중계하는 곳이 늘고 있다. 시민들은 원한다면 이 브리핑 영상을 손쉽게 시청할 수 있고, 이 자리에서 나온 내용은 시민과의 연결고리인 언론을 통해 기사화된다.기자의 질문 역시 시민들과 실시간으로 공유된다. 다만, 비대면 기조가 유지되면서 현장 참
‘땅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이 한 문장에는 결실을 얻기까지 필요한 농부의 근면한 노동과 경작에는 요행이 통하지 않는다는 믿음이 함께 담겨있다. 흘린 땀만큼 보상이 돌아오는 몇 안 되는 일 중 하나가 바로 농사다.농부들은 ‘땅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자부심과 신념으로 먹고 살아온 사람들이다. 올해 기준 우리나라 농가인구 수는 224만 여 명으로 전체 인구 중 4.3%에 해당한다. 종사자 수와 농지 면적은 시대 변화와 형질 변경 등 농지전용 면적의 증가로 점차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그런데 '땅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믿음
양승조 충남지사가 2일 열린 실국원장회의에서 '격노'했다. 부실한 '비말차단기' 설치 실태를 언급하면서 ‘예산낭비’라는 표현으로 담당 부서를 질타했다.양 지사는 “코로나19에 대응해 식당에 가림막(비말차단기)을 설치했는데, 행정낭비 표본 사례들이었다. 아무 의미도 없는 형식적 설치에 헛돈을 썼다”며 “만든 분도 이해가 안 간다. 뭐가 가림막인가. 어떤 게 문제가 되는지 모르는 몰지각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이런 식으로 세금이 쓰이면 안 된다. 감사위원회는 (가림막 설치가) 왜 그랬는지, 예산
충남도가 고위 공무원 갑질·폭언 논란에 침묵하고 있다. '노조와 해당 국장의 대화가 먼저'라는 미지근한 입장 때문이다. 도 감사위원회도 관망하기는 마찬가지다. “원만한 수습을 기대한다”는 입장은 상황 판단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의심스러운 대목이다. 이번 갑질·폭언 논란은 ‘곪은 데가 터졌다’고 해도 무방하다. 충남공무원노조는 그동안 지휘부에 해당 국장에 대한 ‘조치’를 수차례 요구했다. 도지사, 행정부지사, 자치행정국장, 인사과장에 10차례나 된다. 안일한 대응이 화를 키운 셈이다. 충남공무원노조는 지난 23일 성명서
“도민께서 ‘경선에 참여해 할 수 있는 일을 찾으라’고 명령하면, 그에 부응하는 것이 정치인의 자세 아니겠는가.”양승조 충남지사가 지난달 송년 기자회견에서 대선 도전의사를 밝히며 한 말이다. 이 자리에서 그는 “3대 위기(저출산·고령화·양극화)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있는 사람이 국가지도자가 돼야 한다”고도 했다. 3대 위기 극복은 양승조호 충남도정의 핵심과제다. 자신이 적임자라는 말을 에둘러 표현한 셈이다. 반향은 없다. 가 지난 4일 발표한 ‘차기 대통령 적합도 조사’에서는 1.2%의 지지율로 8위에 그쳤다. 안방인 충
지방정부 최대 과제는 ‘주민참여’다. 그러나 코로나 시대 비대면 행정이 자리 잡으면서 주민참여 선제 조건인 ‘정보민주주의’가 위협받고 있다. 불성실한 자료 공개나 행정편의주의 정보공개 시스템을 개선하는 일은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정보민주주의 정신의 시초는 세종대왕의 애민정신에서 찾을 수 있다. 훈민정음 창제는 단순히 우리글의 탄생이 아닌, 모든 정보에 어두웠던 백성들이 나라 일을 쉽게 접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또다른 의미를 가진다. 한국 정부는 이로부터 550년 후인 1996년,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을 제정했다. 정보공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통합’을 강조했다. “미국의 통합에 영혼을 걸겠다”고 했다. 대선 과정에서 둘로 갈라진 미국 상황을 반영한 것이다. 바이든은 당선인 시절 “나를 위해 투표한 사람 못지않게 투표하지 않은 사람을 위해서도 열심히 일하겠다”고 약속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4년 전 취임사에서 비슷한 약속을 했다. “저를 지지하지 않은 국민 한 분 한 분도 저의 국민이고, 우리 국민으로 섬기겠다.” 과연 약속은 지켜졌나?당시 문 대통령과 민주당 대선 경쟁을 벌인 안희정 전 충남지사는 ‘대연정’을 제안했다. 안희정의 대연정
어제(18일) 문재인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에서 120분 동안 27명(현장·온라인 24명, 채팅 3명)의 기자가 대통령에게 질문했다. 하지만 ‘지역’은 없었다. 지역 언론사 소속 1명(인천일보)이 대통령 지목을 받았지만 ‘교육’ 관련 질문을 했다.이번 신년 기자회견은 코로나19 상황에 대면·비대면을 병행했다. 20명은 현장에서, 100명은 온라인을 통해 참여했다. 참여했다고 모두 질문을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대통령이 호명하고 지목해야 가능하다. 질문권을 얻으려는 기자들의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는 방식이다.아쉬운 건, 청와대가 정
지난 31일, 디트뉴스 편집국에서 조촐한 퇴임식이 열렸다. 33년 현역 기자로 일했던 대선배의 마지막 퇴근길에 후배들은 아쉬운 마음을 접어두고 기립박수를 보냈다. 선배는 “이제 떠날 때가 됐다”고 말했다. 항상 대쪽 같았던 선배도 이날만큼은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감사패를 쥔 손이 미세하게 떨렸고, 눈시울도 붉어졌다. 후배들은 감사패에 이렇게 적었다. “평생 곁눈질 하지 않는 언론인으로 후배들에게 긍지를 심어주고 떠나는 선배에게 깊은 존경과 감사를 담아 이 패를 드립니다.”언론인으로서 공과를 떠나 후배들에게 감사패를 받고 기립박수
“충남도 인사는 바람 잘 날 없구나.” 지난 1년간 도청을 출입하면서 느낀 소회다.코드인사 논란과 원칙을 깬 인사, 그 과정에서 노조와 갈등이 대표적이다. 각종 성과로 쌓은 점수를 인사로 깎아 먹고 있다는 느낌이다. 집행부와 노조는 올해 하반기 정기인사에서 공로 연수제를 두고 충돌했다. 집행부가 “무노동·무임금 원칙에 반한다”며 공로 연수제 축소·폐지 방침을 발표하자 노조는 반발했다.당시 인사에선 공로연수제를 두고 위법성 논란이 일었다. 노조는 지방공무원 임용령에 따라 인사기준을 1년 전에 고시했어야 했지만, 6개월밖에 지나지 않았
“엉킨 실타래는 잘 풀지만, 뜨개질 솜씨가 있는지 아직 모르겠다. 빵틀은 여기저기서 잘 주워모으지만, 빵을 잘 구울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최근 지인으로부터 들은 허태정 대전시장에 대한 평가다. 올해 여기저기 얽혀 추진이 불투명했던 시정 숙원사업들이 상당수 해소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매듭까지 잘 지을지는 지켜봐야겠다는 이야기다. 엉킨 실타래를 풀어내는 것 자체가 고도의 역량이라고 본다면, 허 시장은 그 만한 역량을 입증했다고 볼 수 있다. 몇몇 갈등사업 해소는 물론이고, 혁신도시 지정과 같은 성과가 여기에 해당된다.
세종시 누리콜 특별교통수단 운영 방식을 결정짓는 ‘민간위탁 동의안’ 처리를 앞두고 긴장감이 돌고 있다. 이용자인 장애인과 시민사회단체로 꾸려진 대책위원회는 천막농성을 준비 중이고, 해당 안건은 오는 15일 시의회 본회의에 상정된다. 세종시는 지난 10월 29일 시의회에 ‘특별교통수단 운영 민간위탁 동의안’을 제출했다. 기존 1~2년 단위의 민간위탁 기간을 최소 3년에서 최대 5년으로 늘려 안정성을 확보하겠다는 게 골자다. 대책위 측은 이를 장애인 누리콜 민영화 추진으로 보고, 공공위탁을 촉구하고 있다.누리콜 이관이 검토된 시기는 세
행정안전부가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 세종시 이전을 위한 공청회를 내달 17일 개최한다고 공고했다. 공청회 개최는 매우 중요한 행정절차로, 이 관문을 넘으면 중기부 이전은 사실상 확정단계에 접어든다는 것이 관가의 지배적 시각이다. 공교롭게도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이 정부세종청사 앞에 천막당사를 설치하고 무기한 농성에 들어가자마자 행안부는 공청회 개최를 발표했다. 정부를 상대로 여당이 농성정치에 나선 것도 매우 이례적인 풍경이지만, 여당의 농성정치를 단 하루 만에 무색케 하는 정부발표도 의아스럽다. 중기부 이전은 여러모로 지역 여권에 악
“정무기능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충분히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다. 인력을 보강하거나 현재 있는 인력을 강화하고자 한다.” (최종 수정 27일 오후 6시 42분)지난 25일 충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양승조 충남지사가 정무기능 강화 필요성을 인정하며 꺼낸 말이다. 앞서 지난 1월 이우성 문화체육부지사 임명을 발표할 때 정무기능 축소를 우려한 질문에 “정무적 역할은 김용찬 행정부지사와 함께 잘 헤쳐 나갈 수 있으리라 본다”면서 자신감을 보였던 것과 달라진 모습이다.여기서 먼저 ‘정무(政務)적 역할’을
올해 9월 말 쿠웨이트의 알자비르 알사바 국왕이 타계했다. 장례식은 군 지휘권을 가진 최고 권력자의 마지막이라곤 믿기 어려울 정도로 간소했다. 시신은 사망 이틀 만에 철제 들것에 실려 일반 공동묘지로 옮겨졌고, 이슬람 예배당에서 열린 추모 행사도 말 그대로 소박했다.단상도, 꽃 장식도 없이 맨 바닥에 놓인 시신 앞에서도 국민들은 깊은 애도와 예의를 표했다.이슬람식 장례 문화는 ‘장례식을 최대한 검소하게 치르라’는 이슬람 교리에서 기인한다. “인간은 누구나 신 앞에 평등하며, 장례식은 흙에서 나온 인간이 흙으로 돌아가는 평범한 과정”
제주도는 지난해 주민 민원을 이유로 레미콘 제조업체 공장 설립 승인을 번복하면서 소송에 휘말렸다. 업체 측은 부당한 행정 처리를 주장했고, 제주도는 1심에서 패소했다.울산 북구도 수 년 간 법정 싸움을 이어가야 했다. 지역경제 여파 등을 이유로 대형 유통업체 건축 허가 신청을 여러 차례 반려한 것이 문제가 됐다. 당시 구청장은 벌금형 선고에 더해 업체에 5억 여 원의 손해배상금을 물어야 했다. 물론 북구 예산이 쓰였다.이후 북구는 낙선한 전 구청장에게 직권남용 책임을 물어 구상금 청구 소송을 제기했고, 전 구청장은 집까지 처분해야
그날 기자들의 질문은 잔칫날 재를 뿌리려는 의도는 아니었을 것이다. 보수를 대표하는 제1야당 리더에 정당 운영 계획과 나아갈 방향을 듣기 위함이었다. 지난 3일 온라인으로 진행한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취임 100일 기자회견 얘기다.나는 운 좋게 질문자로 뽑혔다. 총 15명 가운데 순서가 뒤쪽(10번째)이다 보니 여러 개 질문을 준비했다. 어지간한 질문은 앞에 기자들이 할 것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기자들은 한사람 당 두개씩 질문했다. 김 위원장은 칸막이 책상에 앉아 모니터로 올라가는 질문에 즉답했다. 메모지와 볼펜이 놓여있었
지난 6월 대전교육청 기자실 좌석확보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대전의 기자들, 권원(權原) 없는 권리를 내려놓자’는 칼럼을 썼다. 고발이 아닌 고백의 글이었고, 전부는 아니지만 상당한 호응을 얻기도 했다. 그로부터 2개월여, 이번엔 대전시청 기자실 이전을 둘러싸고 이런저런 논란이 불거졌다. 대전시가 현 시청사 9층에 있는 지방기자실과 중앙기자실, 브리핑룸 등을 통합한 뒤 2층 공간으로 이전시키겠다는 계획에 대해 출입기자들의 찬반이 뜨겁다. 대전시는 출입기자 2명이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으면서 방역을 이유로 기자실을 전격 폐쇄한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