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고위급회담이 갑작스럽게 연기됐습니다. 고위급회담은 정상회담에 앞서 언제, 어디서, 어떻게, 무얼 갖고 회담할 건지 논의하는 전초전 성격입니다. 북한과 미국은 당초 어제(7일) 고위급회담을 열기로 했지만, 하루를 남겨둔 시점에서 전격 연기하기로 했습니다.북미 고위급회담에 잔뜩 기대를 걸었던 우리 정부도 “괜찮다”는 반응을 내놓긴 했지만, 내심 당혹스러운 모습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고위급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 정상회담 윤곽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을 테니까요.그래야 지난 9월 평양에서 문재인 대통
'최근 임종석 비서실장이 선글라스를 쓰고 군사현장을 시찰하며 찍은 사진이 화젯거리다. 종종 선글라스 사진이 회자되는 것은 선글라스의 메타포(metaphor. 은유‧상징)중 하나가 권력이기 때문이라 한다. 요즘은 선글라스의 용도가 자외선 차단 외 패션의 목적으로 쓰이며 더 다양하고 화려해졌다.'충남 공주가 고향인 조석준 전 기상청장이 며칠 전 페이스북에 올린 글입니다. 단돈 2만 원 짜리 선글라스가 정치권에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요즘 세상에 선글라스야 조 전 청장 말마따나 남녀노소 즐겨 착용하는 생활용품입니다. 그런데
단풍이 아름다운 계절입니다. 거리마다 노랗게, 빨갛게 물든 단풍을 보면서 아, 가을이구나, 합니다. 여러분은 어제와 다른 오늘의 날씨와 계절 변화를 느끼며 살고 계신지요? 아니면 정신없이 사느라 가끔 창밖을 바라볼 여유도 없으신가요?날씨도 뉴스인지라, 계절의 바뀜은 체감하지 못해도 일기예보는 챙겨보는 일상입니다. 검색 한번이면 당장 궁금한 지금과 내일 날씨뿐만 아니라, 주간 날씨까지 알 수 있으니 세상 참 좋아졌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우리는 기상청 일기예보가 사실과 다를 때 적잖이 실망합니다. 장마철이나, 태풍이 올라온다고 할
사립유치원 비리 명단 공개로 대한민국이 들썩이고 있습니다. 유치원생을 둔 부모들 속은 그야말로 부글부글합니다. 여섯 살 난 유치원생을 둔 저 역시 ‘혹시 우리 애 다니는 유치원도 있을까’ 뚫어져라 명단을 살폈을 정도입니다.사립유치원 비리 명단을 공개한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국회의원(서울 강북을)은 초선입니다. 전반기 상임위인 정무위원회 활동을 하면서 ‘재벌 저격수’로 이름을 날렸지요. 그러다 후반기 교육위원회로 자리를 옮긴 지 석 달여 만에 크게 ‘한건’ 했습니다. 그는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의 2013~2017년 사립유치원 감사결과
“대통령께서는 ‘지방소멸’이라는 단어를 들어보셨습니까? 수도권 집중화로 지방 인구와 일자리가 줄어드는 위기 속에서 나오는 말입니다. 그래서 지방분권 개헌을 하자는 것인데요. 지방분권을 한다고 문제들을 다 해소할 순 없다고 생각합니다. ‘권역정부’라든가 ‘압축도시’가 대안으로 제시되기도 하는데, 지방이 골고루 잘 살 수 있는 지방분권 어떻게 가야될지 여쭙겠습니다.”“우선 지방분권과 자치를 강화하겠다는 우리 정부의 정책 기조에 대해 과연 지방이 그런 역량을 갖추고 있느냐는 의구심을 가지는 분들도 있습니다. 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활짝 열린 ‘남북의 창(窓)’.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양에서 보여준 ‘브로맨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김정은과 사랑에 빠졌다”는 고백까지.불과 1년 전만 해도 북한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발사가 이어지던 한반도 정세가 급변했습니다. 김 위원장을 '로켓맨(rocket man)'이라고 몰아붙이던 트럼프도 마음이 많이 돌아섰습니다. ‘판문점의 봄’과 ‘평양의 가을’을 보내면서 평화의 바람이 한반도를 넘어 워싱턴 상공까지 가닿은 느낌입니다.문 대통령은 지난 주 유엔 총회에서 대북제재와 관련해 언급했습니다
“한번 만나고 가면 노무현 쫓겨 왔다 쓸 텐데 위원장께서 날 그렇게 할 겁니까. 이번 걸음에 차비를 뽑아가야지요.” 노무현이 김정일에게 오후 회담을 추가로 하자며 떼를 쓰면서 했던 말이다. 굉장히 재치 있다고 생각했다. 유시민 《노무현과 김정일의 246분, 남북 정상회담 대화록의 진실》(2013, 돌베개) 중.2007년 10월 노무현 대통령이 육로로 방북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한 지 11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평양에서 다시 만났습니다. 지난 4월과 5월에 이어 올해만 세 번째 만남입니다.어쩌면 앞서 두
평양에서 열리는 제3차 남북 정상회담이 나흘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오늘(14일) 개성공단에선 남북 공동연락사무소가 문을 엽니다. 동시에 남북 실무회담도 열립니다.남북 실무회담을 마치면 정상회담 방북단 규모가 최종 확정될 텐데요. 그보다 앞서 이번 주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였지요. 청와대가 국회의장단과 여야 5당 대표에 ‘국회‧정당특별대표단’ 자격으로 방북 동행을 제안한 얘기를 해볼 참입니다.국회 의장단과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은 청와대 제안에 ‘NO’ 했습니다. 그러니 ‘OK’한 대표들(더불어민주당, 민주평화당, 정의당)만 갈 것
남자들 여럿이 모여 있다 보면 종종 등장하는 이야기꺼리가 ‘군대 이야기’입니다. 군대를 다녀온 사람이라면 저마다 그 시절 무용담을 주고받으며 ‘그들만의 추억여행’을 떠나지요. 그래서 여자들은 군대 이야기를 싫어하고, 군대에서 축구한 이야기를 더 싫어한다는 우스갯소리도 있잖아요.대한민국에서 태어난 건강한 남자라면 ‘병역’은 피할 수 없는 운명입니다. 또 국방의 의무는 납세와 근로, 교육과 함께 국민의 4대 의무이기도 합니다. 대한민국은 세계적으로 유일한 분단국가입니다. 6·25 전쟁 이후 종전(終戰)이 아닌, 정전(停戰)국가라는 점에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30일) 전국 시‧도지사들을 청와대로 불러 일자리 만들기에 ‘협치’를 강조했습니다. 이른바 ‘재앙’으로 비유되는 고용쇼크를 돌파하기 위한 해법 찾기로 보입니다. 시‧도지사 간담회를 TV로 생중계까지 한 걸 보면 악화된 여론이 꽤나 신경 쓰였나 봅니다.전국에서 올라온 시‧도지사들은 각 지역상황에 맞는 일자리 창출 방안을 발표하고, 중앙정부 협조를 구했습니다. 정책 제언을 통해 향후 예상되는 일자리 창출 수요도 밝혔지요. 그런데 말입니다. 지방을 대표하는 17명 자치단체장이 내세운 일자리 만들기는 과연 계획대로 실
"저는 이제 7선에 이르는 의정생활과 30여년의 정치인생을 마감하고 초야로 돌아가고자 합니다."충남 천안 출신이며 18대 국회 최다선 조순형 의원이 지난 2012년 3월 정계은퇴를 선언하면서 한 말입니다. 당시 만 77세였던 조 의원은 1981년 11대 국회 때 무소속으로 정계에 입문했습니다. 독립운동가 유석 조병옥 박사의 아들이기도 하지요.한국 정치의 산증인으로 불린 그의 별명은 ‘미스터 쓴소리’였습니다. 이제는 막을 내린 ‘3김(金) 시대’와 참여정부, 이명박 정부를 거치는 동안 계보정치를 멀리하고, 주요 현안이 있을 때마다 제
영화 ‘신과 함께2-인과 연’(김용화 감독)이 전편에 이어 ‘쌍(雙)천만 관객’ 흥행몰이 중입니다. 이승에서 억울하게 죽은 망자(亡者)가 지옥 재판과정에서 ‘진실’이 밝혀져 환생한다는 이야기입니다. 며칠 전 그 영화를 보면서 사람의 인(因)과 연(緣)이 참 오묘하다는 것과 사소한 인연도 소중히 여겨야 한다는 걸 새삼 깨달았습니다.영화 홍보와 감상을 전하려는 건 아니고요. 이승에서 ‘지옥 같은’ 재판을 받고 있는 한 정치인이 문득 떠올라서입니다. 누군지 짐작하시지요? 이번 주 대한민국을 들썩이게 한 ‘안희정 재판’입니다.지난 14일이
충청도는 ‘양반도시’로 유명합니다. 언제부터 양반도시 이미지가 생겼는진 정확히 모르겠습니다. 다만, 충청도 사람들 말투가 느리기 때문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충청도 사람들이 모두 그런 건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느리다’는 이미지가 있기 때문이라는 겁니다.목소리 전문가인 조동욱 충북도립대 교수는 2015년 '말의 속도에 따른 호감도'를 연구한 결과 "충청도 말은 느릿느릿하면서 말끝을 길게 끄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그래서 ”강력한 지도자의 힘을 느끼지는 못하지만, 정서적이고 친화적인 느낌의 말을 하는 충청도
우리 속담에 ‘삼복지간(三伏之間)에는 입술에 붙은 밥알도 무겁다’는 말이 있습니다. 더위에 지친 나머지 입술에 붙은 밥알조차 무겁게 느껴진다는 뜻입니다. 올해 초복은 지난 달 17일, 중복은 열흘 뒤인 27일, 말복은 오는 16일입니다.중복에서 말복을 향하는 대한민국은 그야말로 ‘슈퍼 폭염’에 펄펄 끓고 있습니다. 다음 주 7일이 입추(立秋)인데, 더위는 꺾일 생각도 않습니다. 아침부터 시작된 더위는 한낮의 맹위를 떨치고도 모자라 황혼에서 새벽까지 초열대야로 우리 심신을 괴롭히고 있습니다. 더워도 이렇게 더울 수 있을까요?더울 땐
‘언어(言語)’의 사전적 의미는 ‘생각, 느낌 따위를 나타내거나 전달하는 데에 쓰는 음성, 문자 따위의 수단’입니다. 우리는 이 언어를 통해 의사소통합니다. 그런데 언어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으면 간혹 오해를 사고, 그 정도가 심하면 상대에 대한 불신과 혐오로 이어지기도 하지요. 한번 뱉은 말은 주워 담을 수 없다고 해서 선조들은 예부터 ‘말조심’을 강조해 왔습니다.말조심에 특히 주의해야 할 집단이 바로 정치권입니다. 우리는 때때로 정치인이 하는 말(연설)을 들으면서 ‘저 사람은 왜 말을 저렇게 하지, 너무 심한 것 아니야’라고 할
김병준(64) 국민대 명예교수가 위기의 자유한국당 구원투수로 나섰습니다. 공식 직함은 ‘혁신비상대책위원장’입니다. 6.13지방선거 참패 이후 계파 갈등이란 후폭풍을 맞고 있는 한국당이 김 위원장 체제로 회생의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과연 김 위원장은 ‘자유한국당’이란 난파선을 침몰 위기에서 건져낼 수 있을까요? 먼저 그가 어떤 인물인지부터 살펴봐야겠습니다. 그는 1994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세운 지방자치실무연구소 소장을 맡으면서 노 전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습니다. 참여정부 시절에는 정책실장으로 일하면서 노무현 정부의
‘탄핵 기각됐으면 난 총 맞고 죽을 뻔 한 거였네’ 국군 기무사령부(기무사)가 만들었다는 ‘계엄령 문건’과 관련한 기사에 달린 댓글입니다. 지난해 3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당시 탄핵 기각 결정이 내려지면 계엄령(戒嚴令)이나 위수령(衛戍令) 발동을 검토했다는 기무사 문건이 일파만파 파문을 낳고 있습니다.계엄령이나 위수령 모두 군을 동원한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는데요. 계엄령은 국회 동의를 받는 대신, 위수령은 국회 동의 없이 지자체장이나 경찰서장 요청만으로 가능하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이 중 위수령은 시민들의
바야흐로 ‘소통의 시대’입니다. 과거 ‘권위’만 앞세우던 조직문화는 더 이상 먹히지 않는 시대가 왔다는 뜻일 겁니다. 일반 기업뿐만 아니라 폐쇄적이던 관료사회도 이제 소통의 물결에 순리를 따르려는 노력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소통(疏通)’은 소위 ‘리더십’과 직결됩니다. 소통을 하지 못하는 리더는 조직을 후퇴시킵니다. 리더십은 또 ‘정치’와도 맥이 닿아 있습니다. 소통의 정치를 하지 못하는 정치인은 조직원이나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하겠지요.얼마 전 92세의 일기로 별세한 김종필 전 국무총리는 생전 마지막으로 남긴 책 《남아 있
철학가이자 연세대 명예교수인 김형석 교수는 올해로 99세입니다. 노년의 삶에도 불구하고 집필 활동을 멈추지 않는 열정이 대단한 분입니다. 특히 김 교수의 에세이 《백년을 살아보니》(2016. 덴스토리)는 스테디셀러로 서점가에서 독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김 교수는 이 책에서 “90고개를 넘기면서는 나를 위해 남기고 싶은 것은 다 없어진 것 같았다. 오직 남은 것 한 가지가 있다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더 큰 사랑을 베풀 수 있었으면 감사하겠다는 마음뿐이다”고 했습니다.100세의 절반도 살아보지 못한 저로서는 책의 내용을 다
무작정 나선 길은 아니었습니다. 지방선거가 끝나면 나만의 시간을 갖겠노라 다짐했거든요. 선거기간 저도 모르게 흩어졌을 마음을 다잡고, 에너지 충전도 할 겸 ‘나 홀로 여행’을 작정했습니다.지난 18일과 19일, 1박 2일 대구를 다녀왔습니다. 40년을 넘게 살면서 대구 땅은 한 번도 가보질 못했거든요. 권다현 여행 작가는 대구에 대해 이렇게 썼습니다. ‘몇 년 전만 해도 대구는 여행지를 고민할 때 선뜻 떠오르는 도시가 아니었다. 배낭 하나 둘러메고 대구행 기차에 올랐을 때 목적지를 묻던 이들은 하나같이 의아한 표정이었다.’《나 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