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건설은 이인구 회장이 작고한 뒤 아들 이승찬 대표가 이끌고 있다. 얼마 전 한 모임에서 그를 봤다. 그가 참석자들에게 한 말이 인상적이었다. 어떤 분한테 “당신 무엇 때문에 사업을 하느냐?”는 질문을 받았는데 ‘오함마(망치)’로 한 방 맞은 기분이었다고 했다. 느닷없이 이런 질문을 받으면 누구라도 대답하기 곤란하겠지만 그런 뜻은 아니었다. 자신은 그냥 한 기업의 대표일 뿐 다른 생각은 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했다.이후 이 대표가 갖게 된 ‘다른 생각’이 무엇인지는 밝히지 않았으나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고민’으로 들렸
정상적인 국가에서는 대통령이 가장 무서워하는 3가지가 있다. 언론 여론(지지율) 통계가 그것이다. 모두 대통령을 평가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다. 3가지는 대통령이 유능한지 무능한지, 청렴한지 사기꾼인지 국민들이 알 수 있게 해주는 대통령의 성적표 역할을 한다. 대통령도 성적표는 두렵다. 그 중 통계가 다른 점은 언론과 여론에 비해 더 공정하고 객관적인 평가라는 점이다. 그래서 통계의 힘은 생각보다 세다. 대통령이 두려워하는 언론 지지율 통계날마다 신문 방송에서 쏟아지는 기사와 논평 가운데는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다수 포함돼 있다.
누구든 처음 일을 맡으면 그 일을 배워야 한다. 이번에 처음으로 시도지사나 시장 군수 구청장이 된 사람들은 자치단체장 업무를 배울 수밖에 없다. 새내기 공무원들은 선배들이 가르쳐주기도 하지만 자치단체장은 대놓고 배울 사람이 없다. 그러나 소홀하면 단체장 본인에게도 조직에게도 피해가 따르게 된다.구청장을 지낸 분에게 들은 ‘초임 구청장 학습기(記)’는 참고할 만하다. 머리가 좋아 비록 구청장 초임 때라고 해도 업무보고를 한번만 받아도 다 파악할 수 있을 듯한 사람이다. 그러나 그렇지 않았다고 한다. 그도 처음에는 알지 못하겠더라고 했
대전시는 경쟁에서 이기는 경우가 드물다. 다른 지역과 경쟁만 붙으면 진다. 시는 지난주에도 큰 게임에서 패했다. 국토교통부가 공모한 1150억 짜리 스마트시티(실증도시) 연구개발 사업에서 물을 먹었다. 기존 도시를 스마트시티화(化) 하기 위한 연구사업이다. 이 게임의 승자는 대구시(기초단체는 시흥시)였다. 경기 종목이 과학도시 대전에 유리한 스마트시티 관련 분야인 데도 또 졌다.‘과학 경쟁’에도 밀리는 과학도시... 대전, 스마트시티 국비사업 잇단 패배대전시는 ‘스마트시티’분야 전담 부서를 전국 자친단체 가운데 가장 먼저 만들면서
남한과 북한은 같은 나라 같은 민족인 데도 먹고사는 문제가 천양지차로 벌어진 이유는 서로 다른 정치에 있다. 경제의 근본은 정치에 있다. 북한처럼 사회주의 국가이면서도 중국이 경제적으로 성공한 것은 정치에선 북한과 달랐기 때문이다. 흑묘백묘론을 내세운 등소평 같은 정치인이 없었다면 중국의 성공은 어려웠을지 모른다.여당 대표는 삼성이 20조를 풀면 200만 명이 1000만원씩 혜택을 본다고 했다. 가능한 일이라면 그 걸 해야 하는 쪽은 정치다. 정치를 잘해서 경제가 잘 돌아가면 20조의 몇 배가 국민들에게 돌아가게 할 수도 있다. 2
허태정 대전시장은 민선 7기 시장이다. 그동안 재선을 지낸 경우가 두 명이니 사람으로 치면 이번이 5번째 시장이다. 허 시장이 이전 시장들에 비해 가장 다른 점은 ‘마이너 시장’이란 점이다. 염홍철 시장이 스스로를 ‘마이너 인생’으로 자평한 적이 있으나 시장으로서 ‘마이너’는 아니었다. 출신이 마이너일 수는 있어도 피나는 노력으로 ‘메이저’에 오른 뒤 시장을 했다.마이너(minority)의 사전적 의미는 ‘다른 사람과 구별되어 불평등하게 차별대우를 받는 사람들’이란 뜻이지만, 지금 언급하고 있는 것은 학맥, 인맥, 정파 등의 측면에
갑남을녀의 선량한 시민들의 삶은 검찰이나 경찰보다 어쩌면 시도지사 같은 ‘지방권력’의 영향을 더 받는다. 돈 욕심이나 권력 욕심 때문에 반칙을 일삼는 사람들에게 검찰 경찰은 무서운 기관이고 껄끄러운 상대지만 선량한 서민들과는 큰 상관이 없는 기관이다. 그러나 지방권력은 우리가 사는 동네 전체를 망칠 수도 있고 더 좋게 만들 수도 있다. 검찰의 칼이 치명적이기는 하지만 영향력의 범위에서 보면 지방권력에 대한 감시 문제는 검찰 문제 이상으로 중대한 사안이다.지방권력 감시, 검찰의 과도한 권력 이상 중요한 문제 몇 해 전, 집세와 공과금
대전도시철도 2호선의 운명이 또다시 갈림길에 섰다. 2호선에 대한 대전시장후보들의 입장이 달라 선거 결과에 따라 트램 방식은 다시 바뀔 가능성도 있다. 허태정(민주당) 후보만 현재의 트램 방식을 고수하고 있고, 박성효(한국당) 남충희(바른미래) 김윤기(정의당) 후보는 트램 대신 다른 대안을 약속하고 있다. 박 후보는 지하철, 고가(高架), 트램을 혼합한 방식으로 추진하겠다는 것이고, 남 후보와 김윤기 후보는 트램 대신 BRT(간선급행버스체계·시내버스중앙차로제)를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도시철도 2호선의 운명은 3가지다. 첫째 기존의
북핵 문제는 남한에도 중대한 문제다. 그런데도 미국과 북한이 한국을 빼놓고 이 문제를 협의하면 ‘코리아 패싱(passing)’이다. 중국을 빼놓으면 차이나 패싱, 일본을 제쳐놓으면 재팬 패싱이 된다. 국가마다 패싱 당하지 않으려 안간힘을 쓰는 건 국가의 이익 때문이다. 사전에는 ‘패싱’을 개인이나 단체 국가 간에서 열외 취급을 당하는 경우를 빗댄 말로 설명한다.한 국가 안에서도 이런 ‘패싱 문제’가 있다. 특히 지역패권주의가 판치는 국가에서 자주 발생한다. 중앙정부가 어떤 지역의 목소리는 귀기울여 들어주면서 다른 지역의 목소리는 외
이번 6.13 지방선거는 야당 후보들에겐 꽤나 힘든 선거 같다. 여러 모로 여당이 유리한 국면인데 이젠 미국 대통령까지 여당을 도와주고 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6월 12일에 북미정상회담을 연다고 발표했다. 선거 하루 전날이다. 지금 분위기로 보면 그날 바로 협상이 파탄나지 않는 한, 여당에겐 또 하나의 호재다.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80%를 넘나들고 있고, 이에 따라 집권 여당의 지지율도 제1야당의 2~3배를 웃도는 현상이 고착화되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제1야당 대표는 응원보다 야유를 받는 경우가 잦다. 잘 나가는 여당
2018년 4월 27일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이후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거의 딴 사람이 되었다. 정상회담 과정에서 보여준 그의 말과 행동은 그를 바라보는 세상의 눈을 크게 바꾸어 놓았다. 회담 과정 과정마다 보여준 그의 재치와 농담에선 잔인한 독재자의 모습은 상상하기도 어려웠다. 회담을 대하는 자신의 진정성을 거듭 강조하는 말에선 노련한 화술도 묻어났다.적어도 남한 사람들에게 김정은에 대한 이미지는 회담 이전과 이후가 크게 달라졌다고 본다. 지인 한 분은 김정은의 모습이 귀엽다고까지 했다. 김 위원장의 말과 행동이 계산된 것이라고 해도
열 길 물속은 알아도 사람 속은 모른다고 하지만 하나를 보면 열을 알 수 있는 경우도 있다. 정치인으로서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의 도덕성이 어느 정도인지는 거의 드러났다. 국회의원 시절에 했던 말과 행동을 보면 그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정치인이었는지 충분히 드러났다고 본다. 김 원장 자신보다는 그를 바라보는 청와대의 시각이 놀랍다.청와대는 “김 원장이 자신의 업무를 못할 정도로 도덕성이 훼손되거나 일반적 국회의원의 평균적 도덕감각을 밑도는지는 의문이다”고 하였다. 청와대의 말은 두 가지 점에서 놀랍다. 첫째는 대한민국 정치인의 수준이
세월호 사고가 터졌을 때 대통령이 최순실 및 문고리 3인방과 대책회의를 하고 있었다는 사실은 박근혜 정권이 왜 망했는지를 말해주는 가장 상징적인 뉴스다. 대통령은 사고 보고를 받고도 어떻게 할지 결정을 못하다가 최순실 의견에 따라 재해대책본부를 방문했다고 한다. 이보다 무능한 정권은 없을 것이다. 박근혜 정권의 몰락이 ‘문고리 정치’의 결과라면, 또 한 명의 전직 대통령 MB가 겪는 고초는 ‘형님 정치’의 대가인 셈이다. 박이든 MB든 기존 제도와 정치시스템을 무시하고 정권을 투명하게 운영하지 않은 결과라는 점에서 다르지 않다. 박
사람은 누구나 이름이 있고 사물에도 명칭이 있으며 일에도 종류에 따라 제목이 붙는다. 사람이든 사물이든, 무슨 이름을 붙이든 짓는 자의 자유다. 혐오감을 주거나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이름만 아니면 상관없다. 그러나 가급적이면 이름의 주인공이나 그 내용이 잘 드러나야 좋은 이름이다. 마땅한 사정이 있는 게 아니면 남자 아이에게 굳이 여자 이름을 쓸 이유가 없다. 어렸을 적 남자 친구들 중에 ‘◯◯순’이란 이름이 꽤 있었다. 남자 아이인데 왜 여자 이름을 썼을까 궁금하였다. 나중에 ‘순’의 의미를 알고 이해가 되었다. 독립운동가 ‘김창숙
전임 대전시장이 유럽을 방문하여 트램을 견학한 것은 2015년 3월이다. 도시철도 2호선 방식을 고가(高架)에서 노면전차(트램)로 변경한다고 발표한 것은 이보다 3개월 전이다. 일을 거꾸로 한 것이다. 유럽 견학은 트램 결정 전에 했어야 맞다. 물론 그는 지방선거일을 한 달 앞두고 고가(高架)로 건설중이던 대구3호선을 방문했다. 이것도 늦은 것이다. 2호선 방식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결정하기 전에 갔어야 한다. 그는 대구 방문 4개월 전에 노면전차(트램)가 적합하다고 주장했었다.대전시장이 되겠다는 사람은 최소한 선거가 본격 시작되기
작년 이맘 때 전남 광주에서는 광주상공회의소 회장이 광주시장과 전남지사를 대놓고 비판하는 바람에 지역이 시끄러웠다. 광주상의회장은, 광주시가 요구하고 있는 자동차 100만대 생산 대선 공약과 관련, “윤 시장(윤장현 광주시장)에겐 미안한 얘기지만 자동차 100만대 생산도시 공약은 실현 불가능하다”고 비판했다. 또 전남도가 추진하는 택지지구 분양에서 지역업체를 배제하고 있다며 당시 이낙연 전남지사도 겨냥했다.광주상의회장의 광주ㆍ전남 시도지사 공개 비판지역 상의회장이 그 지역 시도지사를 공개 비판하는 것은 좀처럼 볼 수 없는 모습이다.
임금이 나이나 건강 등의 이유로 임금 자리에서 물러나면 상왕(上王)이 된다. 상왕으로 물러나서도 정사를 좌지우지하면 이른바 ‘상왕 정치’다. 지방자치단체에서 이와 같은 식으로 행정이 이뤄지면 ‘상왕 행정’이라 할 수 있다. 지금 대전시에선 상왕 행정이 펼쳐지고 있다.전임시장이 물러난 자리를 이재관 시장권한대행이 대신하고 있으나 전임시장의 정책을 변함없이 이어가고 있다. 변화가 없다는 것만으로 상왕행정이라고 할 수는 없다. 정책을 바꿀 만한 이유가 없는 데도 일부러 바꾼다면 그것도 문제다. 그러나 지금 권한대행이 계승하고 있는 주요
필자는 언젠가, 당신 손자의 서울대 합격은 어려서부터 한자(漢字)를 가르친 덕분이라는 한 어르신의 말씀을 우연히 들은 뒤, 한자교육의 효과에 대해 관심을 가졌다. 7~8년은 넘은 것 같다. 그동안 한자 교육의 효과에 대한 여러 사례들을 접했다. 20~30번은 되는 듯하다. 한자교육의 효과를 의심하는 경우는 한 번도 못 봤다. 효과가 확실하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고 효과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사람도 많았다.중위권서 1등 오른 학생 “한자 공부 도움 됐다”후배 아들의 학교 성적은 대체로 중위권이었다. 그런데 작년 고3이 되면서 성적이 오
타당성 재조사 없이 트램 사업이 진행될것처럼 말해오던 대전시가 곤혹스럽다. 재정경제부가 재조사를 결정했기 때문이다. 이쪽 분야 전문가들은 벌써부터 재조사의 불가피성을 말해왔다. 몇 천억 원을 지방에 넘기는 것인데 따져보지도 않고 줄 수는 없다. 더구나 트램은 아직 우리나라에선 성공한 적이 없는 사업이다.대전시의 황당한 보도자료기재부의 재조사 결정은 전혀 놀랄 일이 아니다. 나는 대전시의 보도자료가 더 놀랍다. 보도자료는 대전시 행정이 지금 어느 수준인지를 보여준다. 트램 재조사 통보에 대전시는 황당한 보도자료를 냈다. “(그동안)
‘세월호’ 이후 확실하게 달라진 사람은 딱 한 명 같다. 대통령이다. 큰 사고가 났다 하면 현장으로 급히 달려간다. 그렇지 않으면 희생자를 위한 묵념이라도 하고 대책회의를 연다. 60년 묵은 적폐라는 세월호 사고 이후 눈에 띠게 달라진 것은 대통령의 민첩한 대응뿐이다. 생떼같은 학생들을 포함 300명의 희생자를 내고도 우린 변한 것이 거의 없다. 충돌할 수 없는 낚시 배가 충돌해서 13명이 바다에 빠져 죽고, 여느 목욕탕 건물 화재인 데도 미흡한 대처로 29명이 몰살하는 어이없는 일이 일어난다. 사고와 피해를 키우는 원인을 보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