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의원(대전 유성을)이 연일 더불어민주당 비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정나미가 떨어졌다”는 둥, “숨 막힌다”라는 둥. 이쯤 되면 당을 떠나겠다는 소리로 들린다. 그렇다. 그는 곧 민주당을 떠날 것이다. 잡으려고 마음 쓰는 대전의 동료 의원도 딱히 없어 보인다. 이 의원이 민주당 탈당을 처음 예고한 건 지난여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지난 7월 3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의 현재 상황에 “유쾌한 결별도 각오해야 한다. 분당도 결별의 형태 중 하나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뜻이 다른데 어떻게 같이 한지붕에 있
출판의 계절이 돌아왔다. 제22대 총선이 5개월도 남지 않은 시점, 대전 정치권에 신간이 쏟아지고 있다. 자서전부터 에세이까지 정치인들은 저마다 자신이 걸어온 길과 앞으로의 비전을 내놓는 책이라 홍보하고 있다. 다만, 문제는 책이 아니라 ‘출판기념회’라는 정치 행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이다.선거를 앞두고 자신의 얼굴을 알리면서 선거 자금을 모으는 데 이만한 행사는 없다. 정치신인에게는 최대 홍보 수단이고, 현역 의원들은 지지세를 과시할 수 있는 장이지만, 뒷맛은 영 개운치 않다.출판기념회에서 모은 돈은 한도 규정도, 내역 공개
벽에 대고 이야기하는 것 같다. 그것도 앞뒤가 꽉 막힌.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내놓은 혁신안을 대하는 지도부와 ‘윤핵관’ 자세가 그렇다는 말이다. 혁신위는 왜 만들었는지 모를 정도로, 우리는 수준 낮은 집권 여당의 혁신 작업을 보고 있다.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대통령과 가까운 사람들’, ‘지도부’, ‘중진’에게 불출마 혹은 험지 출마를 권고했다. 대상자들은 아랑곳없다. ‘핵관 중 핵관’이라 불리는 인사는 버스 90대를 대절해 자신의 지역구 외곽 조직 행사에 참석했다. 암만 “매를 들겠다”고 해도 ‘너는 떠들어라, 난 안 들린다’식이
박병석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대전 서갑)이 지난 6일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지역 정치권은 그의 선언 전까지 설왕설래했다. 또 나오네, 마네하고. 출마 여부를 놓고 내기까지 했다는 우스갯소리가 돌 정도로. 6선 의원에 21대 국회의장(전반기)을 지낸 관록과 연륜 있는 정치인이기 때문이리라. 그는 박수칠 때 떠나기로 했다. 국회의장에 당선됐을 때, 차기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결심했다고 한다. 선배 의장들과 만났을 때도 자신의 거취를 이미 밝혔다고 했다. 국회의장을 지낸 이후 총선에 나서지 않은 관례도 따랐다. 그는 24년
집권 여당이 ‘담대한 헛발질’ 구상을 시작했다.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를 겪은 지 한 달도 안 지나 ‘뜬금포’를 날렸다. 경기도 김포시의 서울시 편입 추진이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달 30일 경기도 김포 한강 차량기지에서 열린 ‘수도권 신도시 교통 대책 마련 간담회’에서 김포시 등 서울 생활권 도시들의 서울시 편입을 당론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김 대표는 “서울 전체 발전을 보면 편향된 것을 균형을 맞춰 줄 방안으로 김포 땅이 확보되면 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라며 “인구 대비 면적으로도 서울시 면적을 넓히는 게 바람직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은 혁신위 출범 이후 첫 일정을 광주에서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25일 “혁신위원들이 정해지면 5·18(묘지)에도 모시고 갈 것이고, 출발은 그게 맞는 것 같다”고 했다. 지난 2020년 8월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광주 5·18 민주묘지에서 한 ‘무릎 사과’를 떠오르게 만드는 일정이다. 김종인이 한 번 써먹어 재미도 감동도 없을 ‘신파극’을 재탕이라도 하겠다는 심산인가? 정치 경험 없는 대학 교수답게 첫 행보부터 잘못 짚었다. 이러니 ‘두 달짜리 혁신위가 무슨 혁신을 하겠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15일 의원총회 뒤 기자들과 만나 새 당직자 인선을 “수도권과 충청권을 중심으로 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에 따른 ‘일대 쇄신’ 의지로 해석됐다. 다음 날 인선 발표는 그런 해석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김 대표는 내년 총선 공천 실무를 책임질 사무총장에 TK(대구·경북) 친윤(親 윤석열)계인 이만희 의원(경북 영천시·청도군)을 임명했다. 나머지 당직도 수도권과 영남으로 채웠다. 충청권은 8개 자리에 한 명도 앉지 못했다. 차라리 말이라도 말지. 그러니 ‘충청도 총선은 볼 장 다
[세종=디트뉴스 이희택 기자] 2029년경 세종동(S-1생활권)에 들어설 국회 세종의사당은 누구를 위한 건축물이 되어야 할까.이 과정에서 함께 풀어야할 난제는 무엇일까.지난 11일 오후 세종시청 브리핑실에서 진행된 지역구(갑구) 홍성국(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의 기자 간담회는 이 같은 숙제를 되새기는 시간으로 다가왔다.현재의 세종의사당 건립 방향이 정치권 편의와 의원 중심적 사고에서 '국민 편익'으로 전환돼야할 과제를 우선 확인했다.이날 홍 의원은 연초 김진표 국회의장과 나눈 대화를 소개하며, 4대 건축 원칙을 제시했다.▲정부세종청사
무라카미 하루키 신작『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이 출간하자마자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소설에는 두 개의 도시가 나온다. 하나는 현실 세계, 다른 하나는 그림자가 없는 ‘다른 세계’. 그리고, 두 도시 사이에는 벽이 있다. 다른 세계에 들어가면 밖으로는 나올 수 없는. 현실과 비현실을 넘나들며 사람들 사이의 벽과 그 벽을 뚫고 나오려는 용기를 떠올렸다. 잘나가는 책 얘기를 하려는 건 아니다. 최근 3선 하태경 국회의원(국민의힘. 부산 해운대갑)이 내년 총선에서 서울 출마를 선언했다. 집권 여당에서 지역구가 아닌 ‘험지’로 간다고 나선 건
“세종대왕께서는 ‘나라의 하늘은 백성이고, 백성에게는 밥이 하늘’이라고 하셨다. 화급한 민생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회와 정부가 비상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지난달 1일 제21대 마지막 정기국회가 문을 연 첫날 개회사를 이런 당부로 시작했다.약발은 며칠을 못 갔다.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정부질문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서슴없이 말했다. 다음 날은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민주당을 비판하자 “북한에서 쓰레기가 왔네”(박영순 의원)라는 원색 비난이 나왔다. 국민의힘은 태 의원을 ‘쓰레기’에 빗댄 박영순 의원
민족 대명절 추석 아침이다. 지금쯤이면 차례상을 물리고 성묫길에 나섰거나, 다녀온 이들은 휴식 중일 것이다. 차례와 성묘를 생략하고 여행을 떠난 이들도 있을 터. 추모 공원 다녀오는 길, 정치인들이 건 현수막이 도로변에 즐비했다. 현역 국회의원부터 시·도의원, 내년 총선에 출마하려는 인사들 얼굴이 곳곳에서 넘실거렸다. 누구는 자신의 사진 반대쪽에 당협위원장(지역위원장) 사진을 넣기도 했다. 지역민들에게 인사를 하려는 건지, 자신의 공천권을 쥔 권력자에게아부하려는 건지 헷갈리는 장면이다. 며칠 전 뉴스에서 이와 딴판인 기사를 접했다.
지난 21일 국회 본회의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이 가결됐다. 검찰은 이 대표에게 백현동·대북 송금 사건과 관련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지난 2월 위례·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 사건과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데 이어 두 번째다. 체포동의안 표결을 앞두고 민주당은 딜레마에 빠졌다. 이번에도 체포동의안을 부결한다면 ‘방탄 정당’이라는 비판을 받을 거란 이유에서다. 가결하더라도 부담이 만만치 않았다. 이 대표가 ‘불체포특권’을 내려놓겠다고 공언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이를 뒤엎고 표결 하루 전 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