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평가사 스탠다드 앤 푸어스(S&P)가 근래 우리나라 국가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올렸다. 우리 정부의 빚 갚을 능력이 그만큼 향상됐다는 평가다. 그런데 신용등급이 좋아졌다고 정부가 자랑할 일만은 아닌 것 같다. 우리 경제는 지금 여전히 어렵고 서민들 생활도 여전히 팍팍하다. 국가신용등급이 올랐다고 앞으로 경제가 좋아진다는 보장도 없다.우리 경제가 과거의 일본경제를 따라가고 있다고 걱정들 한다. 저성장, 저물가, 저금리의 늪에 빠져들고 있음을 걱정한다. 경제가 활성화되지 않고 있으니 젊은이들도 취업난에 허덕이고 있다. 오죽하면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 소도둑을 맞고 나서야 뒤늦게 외양간의 허술한 곳을 고치면 소용이 없음을 일깨우는 우리 속담이다. ‘말을 도둑맞은 후에 마구간을 잠근다.’ 내용이 비슷한 서양 속담이다. 이 갈은 속담은 ‘일이 일어나기 전에 미리 대비해야한다’는 가르침을 주고 있다.그러나 일이 잘못된 다음에라도 외양간을 고치는 것은 중요하다. 사후에 잘못을 알았지만,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다짐이고 실천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 사회에서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들이 너무 자주 일어나는 것 같다. 지난해에 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던
브렉시트의 여파다. 영국 총리가 오는 10월에 바뀌는 줄 알았는데, 여성 총리 테레사 메이가 취임했다. 마거릿 대처 총리 이후 26년 만이다. 유력한 경쟁자였던 같은 여성 앤드리아 레드섬 차관이 경선을 포기해 총리로 확정됐다. 그런데 레드섬이 경선을 포기한 이유는 와 가진 인터뷰에서 “자녀가 있는 내가 (아이가 없는) 메이 장관보다 더 나은 후보”라고 인신 공격성 발언을 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레드섬이 끝까지 경선을 하더라도 영국인들은 그런 사람을 총리로 뽑지 않았을 것이다. 막말 파문으로 사퇴압력을 받아온 레드섬도 이를
관청은 알기 쉬운 용어를 써야한다 (전 충남도 부여군 부군수 라창호)세종대왕은 백성들이 말은 하지만, 한자(漢字)가 너무 어려워 글로는 제 뜻을 펴지 못하는 것을 불쌍하게 여긴 나머지 유능한 신하들과 함께 독창적인 우리 고유의 문자를 창제했다. 1443년 음력12월의 일이다. 세종은 이를 곧바로 반포하지 않고 3년 동안이나 다듬고 실제로 써본 후 반포했는데, 지금으로부터 570년 전인 1446년 음력9월의 일이다. 새 문자는 표음문자로 과학적이어서 누구나
살다보면 듣기 좋은 소리와 듣기 싫은 소리가 있다. 칭찬하거나 격려해 주는 소리는 듣기 좋은 소리고, 잔소리나 꾸중하는 소리는 듣기 싫은 소리다.자연의 소리도 듣기 좋은 소리가 있고, 듣기 나쁜 소리가 있다. 장마에 먹구름 속 천둥소리는 듣기 싫은 소리고, 가뭄 끝에 후드득 후드득 비드는 소리는 듣기 좋은 소리다. 배꽃 핀 밤에 먼 산에서 우는 소쩍새 울음은 시심을 깨우는 듣기 좋은 소리고, 한낮 느티나무 그늘에서 세차게 울어대는 말매미 울음소리는 낮잠마저 깨우는 듣기 싫은 소리다. 고운 선율의 악기 소리는 언제나 듣기 좋은 소리고
보신탕은 영양탕이나 사철탕이라고도 한다. 우리말 개장국이란 말은 듣기조차 어렵다. 아마도 88올림픽 때 외국인들이 혐오하는 식품이라 해서 공식적인 판매를 억압한 이후부터가 아닌가 한다. 지금도 보신탕집은 큰길가에 자리하기 보다는 골목길이나 외진 곳에 위치한 경우가 많다. 아직도 보신탕을 국가가 공식적인 식품으로 인정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아직 5월인데도 기온이 연일 30도가 넘는 기승을 부리고 있다. 때 이른 무더위다. 어느 한 지역만 그런 게 아니라 서울을 비롯해 전국 대부분이 그렇다. 이럴 때 견공들은 오히려 한겨울 매서운
나실 제 괴로움 다 잊으시고 / 기를 제 밤낮으로 애쓰는 마음 / 진자리 마른자리 갈아 뉘시며 / 손발이 다 닳도록 고생 하시네 / 하늘아래 그 무엇이 넓다 하리요 / 어머님의 희생은 가이 없어라지금은 두 분 다 고인이 되신 무애 양주동의 시에 작곡가 이흥렬이 곡을 붙인 노래 ‘어머니의 마음’ 1절이다.엊그제 어버이날은 일요일이기도 해서 교회에 갔다. 교회권사인 집사람의 강권에 못 이겨 억지춘향으로 나간 것이다. 마침 목사님도 설교 주제를 어버이날에 맞춘 듯, 부모님을 무시하지 마라, 부모님을 기쁘게 하라, 부모님을 용서하라(이 세
‘우유를 먹는 사람보다 우유를 배달하는 사람이 더 건강하다.’ 운동의 중요성을 잘 말해주고 있는 영국 속담이다. 아무리 영양가가 많은 우유일지라도 가만히 앉아서 받아먹는 사람보다는 이를 배달하기 위해 새벽부터 이 집 저 집 뛰어 다니는 사람이 더 건강하다는 말 아니겠는가. 쿠베르탱에 의해 제창된 근대 올림픽의 제1회 대회는 1896년 그리스의 아테네에서 열렸다. 이 경기가 열렸던 올림픽 스타디움에는 재미있는 조각상이 서 있다. 대리석에 새겼는데 한쪽은 노인 상이고, 반대쪽은 젊은이 상이다. 놀랍게도 노인의 심볼은 하늘을 향해 우뚝
화폐에는 그 나라의 전통과 문화와 기술력이 함축돼 있다. 특히, 지폐에는 그 나라의 위대한 인물과 우수한 문화를 알리려는 의도가 내포돼 있다.지폐 속 인물을 ‘무언의 외교관‘이라 한다. 따라서 화폐에는 역사적인 위인이나 나라발전에 크게 공헌하여 국민적 존경과 지지를 받는 인물을 넣거나 새긴다. 전 세계적으로 약 80%가 화폐에 인물을 넣고 있다.영국과 같이 국왕을 화폐 앞면에 넣고, 뒷면에 역사적인 인물들을 넣는 경우도 있지만, 나라에 공헌한 역대 대통령을 앞면에 넣는 경우도 많다. 미국만 해도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을 비롯해 에
오래 전에 터키를 여행할 때 느꼈던 일이다. 아시아와 유럽의 경계선 이스탄불은 볼 것도 많았다. 성 소피아 성당도, 블루모스크도 그 규모가 웅장했다. 그 옛날에 어떻게 건축했는지, 특히 지붕은 어떻게 그렇게 큰 아치형으로 허물지 않고 만들었는지 신기할 뿐이었다.로마시대 지하 물 저장고도 지금까지 물이 차 있을 정도로 잘 보존되고 있음에 놀라웠고, 톱카프스궁(박물관)에서 볼 수 있는 ‘모세의 지팡이’니, 3000년 전의 ‘다윗왕의 칼’이니 하는 실물을 보노라면 무종교인데도 짜르르한 느낌이 왔다.실크로드의 육지 종착지라는 그랜드 바자
우물 안에 사는 개구리가 동해 바다에 사는 자라에게 “나는 참 즐겁다. 우물 판자 위에 뛰어오르기도 하고, 우물 안에 들어가 우물 벽에서 떨어진 벽돌에 올라앉아 쉬기도 한다. 또, 물에 들어가 겨드랑이와 턱으로 물에 떠 있기도 하고, 발로 진흙을 차면 발등까지 흙에 묻힌다.저 장구벌레나 게나 올챙이 따위가 어찌 내 팔자에 겨누기나 하겠는가? 또, 나는 웅덩이의 물을 모두 혼자 차지해 마음대로 노는 즐거움이 지극하다. 동해에 사는 자라야, 왜 가끔 내게 와서 보지 않는 가”라고 말했다. 동해에 사는 자라가 개구리에게 말했다. "동해
길 잃은 나그네의 나침반이냐 / 항구 잃은 연락선의 고동이더냐 / 해지는 영마루 홀로섰는 이정표 / 고향 길 타향 길을 손짓해 주네 (1절)바람찬 십자로의 신호등이냐 / 정처 없는 나그네의 주마등이냐 / 버들잎 떨어지는 삼거리의 이정표 / 타 고향 가는 길손 울려만 주네 (2절)저음 가수 남일해 씨가 부른 대중가요 가사다. 이정표가 갈 길을 몰라 하는 나그네에게 방향을 가리켜 준다는 내용이다. 이정표는 도로상이나 등산길·관광지 등에서 가고자 하는 거리나 방향을 알려주는 표지판이다. 가보지 않은 지방에 가거나, 가까운 곳은 물론 먼
흔히들 ‘큰 것을 보지 못하고, 작은 것에 집착하는 사람’을 가리켜 ‘우물 안 개구리(井中之蛙)’라고 한다. ‘사안을 폭 넓게 보지 못하는 사람’을 지칭하기도 한다. 또 ‘안목이 짧아 자기 잘난 줄만 아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기도 하다. 이를 좀 더 알아보고자 ‘우물 안 개구리’를 검색어로 넣고 인터넷을 뒤져보았다. ‘우물 안의 개구리는 바다를 알지 못 하고, 여름 벌레는 얼음(겨울)을 알지 못 한다’(井蛙不知海 夏蟲不知氷).‘우물 속에 앉아 하늘을 본다’(坐井觀天).이 말들 또한 ‘멀리 내다보지 못 한다’거나, ‘견문이 좁다’는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 성인이 되면 사자사냥에 나선다는 아프리카의 용맹한 마사이족 말이다. 맹수가 많은 자연환경 속에서 ‘혼자서 목적지까지 가려면 빨리 가는 게 좋다’는 말인지, ‘목적지가 멀어도 여럿이 함께 가면 안전하다’는 말인지, 아니면 ‘멀리 가는 길도 두 명 이상이 함께 가면 지루하지 않다’는 것인지, 그 속뜻까지는 모르겠다. 그런데, 산행도 혼자 하면 굽이져 펼쳐지는 길도 멀어 보이고, 저절로 발걸음이 빨라짐을 느낄 수 있다. 반면, 여럿이 함께 하면 서로 대화들을 나누며 걷기 때문인지 같
약속 잘 지키기로 이름난 사람은 춘추시대 때 노(魯)나라 사람 미생(尾生)이 아닌가 한다. 미생이 어느 날, 동네 처녀와 다리 밑에서 만나자고 약속했다. 처녀가 나갈까말까 망설이는데, 마침 비가오기 시작했다. 비 오는데 미생이 나올 리가 없다고 생각한 처녀는 나가지 않았다. 다리 밑에 먼저 나와 있던 미생은 비가 장대비로 변해 강물이 불어나는데도 교각을 붙잡고 기다렸다.처녀가 나올 것이라 믿으며 마냥 기다리던 미생은 마침내 불어난 강물에 떠내려가고 말았다. 미생의 행위가 우매한지 모르지만, 사자성어 미생지신(尾生之信)은 이래서 생겼
요임금 때 허유와 소부가 기산에 숨어살았다. 헌데 요임금이 허유가 어진 현자라는 소문을 듣고 찾아와 “나라를 물려주겠다”고 했다. 허유는 일언지하에 거절하고 “귀가 더럽혀졌다”며 영수(潁水)에 나가 귀를 씻었다. 소에게 물을 먹이러 나온 소부가 허유에게 귀 씻는 이유를 물었다. 허유가 자초지종을 얘기하자, 소부는 “숨어 살려면 소문나지 않게 조용히 살아야 하는데 명예를 쫒기 위해 소문을 냈기 때문”이라며 허유를 탓하고는 소를 끌고 상류로 올라갔다. 허유가 “왜 길도 없는 위쪽으로 가느냐”고 묻자, 소부는 “귀 씻은 더러운 물을 소에
부여군의 만수산 자락에 있는 무량사(無量寺)에 가면 매월당 김시습의 자화상을 볼 수 있고, 부근에서 그의 부도탑도 볼 수 있다. 세종대왕도 아꼈던 천재 매월당이 세조의 왕위 찬탈을 알고부터 전국을 떠돌다 삶을 마감한 곳이 부여의 무량사다. 김시습은 천재답게 다섯 살 때 벌써 이런 시를 지었다 한다. 복사꽃 붉고 버들잎 푸른 봄철도 저물었는데(桃紅柳綠三月暮)/푸른 바늘에 꿰인 구슬은 솔잎에 맺힌 이슬이로다(珠貫靑針松葉露)부여군에서 현직으로 근무할 때 이 고찰에 가끔 들렸었는데, 가볼 때마다 안온함을 느꼈던 기억이 새롭다. 동행했던 공
서애 유성룡이 지은 을 읽다 보면 안타까운 경우가 많다. 책을 덮고 싶을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몇 가지만 예를 들어본다.임진년 4월 13일 왜군이 부산포를 함락한 후, 채 10일이 안 돼 상주에 이른다. 순변사 이일이 적을 맞아 싸우게 되는데, 개령현(지금의 김천시 개령면 지역) 사람이 왜군이 선산에 이른 걸 알고 “적군이 가까이 왔다”고 알렸다. 하지만 이일은 “여러 사람을 의혹 시킨다”고 그를 목 베었다. 실제 왜군이 상주에서 불과 20여 리 떨어진 곳까지 왔는데도 진중에 척후병이 없어 이를 알지 못했던 것이다.
이솝우화 ‘개미와 베짱이’가 문득 생각난다. ‘뜨거운 여름 햇볕 속에서 개미는 땀을 흘리며 일하는데. 베짱이는 그늘 속에서 노래하며 놀았다. 수확의 계절이 되자 개미는 거둘 것이 많았지만, 베짱이는 거둘 게 전혀 없었다. 마침내 겨울이 오고, 배고픔을 견디지 못한 베짱이가 개미네 집에 구걸을 하러 갔지만 개미가 문전박대했다‘는 내용이다. 그런데 이와 정반대되는 내용의 우스개가 있다. ‘뜨거운 햇볕아래 일하는 개미의 일터에서 베짱이가 늘 흥겨운 노래를 불렀다. 개미는 베짱이의 노래를 들으며 고된 줄 모르고 일했다. 수확을 마치자 개
엊그제 기차에서 내려 대전역 광장을 걸어 나오다 보니, 아직 이른 오전인데도 한 젊은 여자가 나이든 여러 남자들과 어울려 길바닥 술잔치(?)를 벌이고 있었다. 노숙자들 같았다. 벌써 빈 소주병이 여러 개 나뒹굴고, 주위를 아랑곳 하지 않는 큰 목소리들로 보아 모두들 얼큰히 취한 것 같았다. 왠지 모르게 마음이 개운하지 않았다. 사업을 하다 실패한 분들인지, 직장을 다니다 해고된 분들인지, 마음이 너무 착한 분들이 어처구니없는 사기를 당해 자포자기 심정으로 길바닥에 나앉은 것인지 미루어 짐작할 수는 없지만 ‘사람 체면 구겨지기는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