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한 주 정치권은 문재인 정부 2기 내각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로 시끄러웠습니다.국회 인사청문회 단골 소재인 부동산 투기와 위장전입, 증여세 탈루, 논문 표절, 특혜 채용이 우르르 쏟아졌습니다. 청와대 인사 검증 기준이 또다시 흔들리는 순간입니다. 자유한국당은 장관 후보자 7명이 모두 ‘부적격’하다는 결론을 내놓았습니다.문재인 대통령은 정부 출범과 함께 고위공직자 인사 원칙을 내놨습니다. 위장 전입, 병역 기피, 세금 탈루, 부동산 투기, 논문 표절을 비롯한 5대 비리에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했고요. 지난 2017년 11월에는 음
어릴 적 이야기입니다. 외가에 가면 집 앞에 오토바이 한 대가 세워져 있었고, 현관 앞에는 장화처럼 생긴 긴 가죽 부츠가 한 켤레 놓여 있었습니다. 외삼촌이 경찰이었거든요. 외삼촌이 쓰던 방에 들어가면 책상 위에는 흰색 헬맷과 검정 선글라스가 올려 있었습니다. 경찰 제복을 입은 외삼촌 모습이 꽤 멋있게 보였던 기억입니다.경찰은 국민의 재산과 생명, 그리고 안전을 책임진다고 해서 ‘민중의 지팡이’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요즘 뉴스에 등장하는 각종 비리 의혹을 보면 한숨만 나옵니다. 물론, 대한민국 경찰이 비리 집단이라는 소리는 절대 아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조경태. 그가 한국당 옷을 입은 건 3년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는 지난 2.27전당대회에서 압도적 1위로 최고위원에 올랐습니다. 그는 지난 17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전신인 열린우리당 후보로 험지로 불린 부산(사하을)에 출마해 당선되는 파란을 일으켰습니다. 그리고 내리 3선을 했습니다.그는 새정치민주연합 시절 문재인 당시 대표를 향해 “죽어봐야 저승 맛을 알겠느냐”며 독설을 날리기도 했습니다. 결국 2016년 자유한국당 전신인 새누리당으로 당적을 옮겨 4선에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새 당대표에
“우리 애 유치원도 개학 연기 명단에 들어있는데 어쩌지?”지난 휴일(3일) 휴대폰으로 뉴스 검색을 하던 아내가 한 말입니다. 아들이 다니는 유치원이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가 주도하는 ‘개학 연기 투쟁’에 참여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아내에게 “유치원에서 따로 연락이 왔느냐”고 물었더니 “아직”이라고 하더군요.상황을 좀 지켜보자며 아내를 다독였지만, 저 역시 불안함은 지울 수 없었습니다. 다행히 유치원에서는 문자메시지를 통해 정상 개교를 공지했고, 아이는 ‘무사히’ 등원했습니다. 그리고 하루 뒤(4일) 한유총은 ‘백기투항’을 선언했습
오늘은 100주년을 맞는 3.1절입니다. 댁에 태극기는 게양하셨는지요? 오늘 같이 뜻깊은 날에는 자랑스러운 태극기 앞에 자유롭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의 무궁한 영광을 바라는 시간을 가져봄직 합니다.나라가 없으면 국기(國旗)도 없습니다. 태극기는 우리나라가 일본에 주권을 빼앗겼을 때 비폭력 평화 시위의 상징이었습니다. 태극기를 흔들며 독립 만세를 외치던 수많은 선열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100년 전 그들이 있었기에 100년 후 대한민국도 존재합니다. 모진 고문과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조국 독립을 위해 피 흘린 이들의 고귀한 희생에 고
‘맡은 바 임무에 성실하며 회사의 발전을 위하여 전심전력할 것.’ 한화 대전사업장에서 일하는 한 노동자가 채용을 위해 회사에 제출한 서약서 첫 문장입니다. 이 노동자는 서약대로 맡은 바 임무에 성실하며 회사 발전을 위해 전력을 다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지난해 5월 폭발사고로 부상을 입었습니다. 생명에 지장은 없었지만, 그는 이 사고로 동료 5명을 잃었습니다.지난 14일, 이곳에서 또다시 폭발 화재사고가 났습니다. 20대와 30대 노동자 3명이 숨졌습니다. 이들은 모두 정규직이었습니다. 정규직이라고 해서 죽음의 정도가 다를 순 없습니
지난 12일과 13일 금강산에서는 의미 있는 행사가 있었습니다. 올해 첫 남북 민간교류 행사로 열린 '남북공동선언 이행을 위한 2019년 새해맞이 연대모임'인데요. 남측 분야별 대표단 200여명과 북측 100여명이 만나 한반도 평화와 통일의 바람직한 방향을 모색했다고 합니다.청와대를 출입하는 기자뉴스 이준희 기자가 6.15남측위원회 언론본부 대변인,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가 취재기자 자격으로 다녀왔습니다.김치관 기자는 14일 페이스북에 금강산에 다녀온 소감을 올렸습니다. “군사분계선을 넘는 순간 어쩌면 그리 자연 풍광이
고려 성종 12년(993년)에 벌어진 거란의 1차 침입. 고려 장수 서희가 거란 장수 소손녕과 담판을 벌여 전화위복(轉禍爲福)을 만든 사건이 있었습니다. 우리 역사에서 외교적 협상의 명장면으로 기록된 ‘서희 담판’입니다.서희는 논리 정연한 담판으로 거란 군사를 돌리고 북방의 땅(강동6주)도 얻어냈는데요. 80만 대군을 끌고 쳐들어온 적장이 순순히 물러가고, 땅까지 내주는 일이 현실적으로 가능했을까요? 제아무리 서희가 ‘협상의 신’이라고 해도 말입니다.당시 상황은 이렇습니다. 거란은 중국 본토의 송나라와 전쟁을 준비하고 있었는데요.
‘양정철’이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한때는 노무현 사람이었고, 한때는 문재인 사람이었죠. 더불어민주당 전해철 의원,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함께 문재인 대통령 최측근으로 불리는 '3철' 중 한 명입니다. 노무현 정부에서 5년 동안 홍보수석실 비서관을 했고요. 문재인 대통령 후보 시절부터 2017년 정권교체를 이루기까지 캠프 핵심인사로 활동했습니다. 문재인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든 공신 중 한명이죠. 문재인의 시대, 그는 이너서클(Inner circle)에 없습니다. 백의종군을 선언한 뒤 국내외를 오가며 ‘자연인’
“한계에 부딪힌 수도권 집중 억제와 낙후된 지역경제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 충청권에 행정수도를 건설하겠습니다. 청와대와 중앙 부처부터 옮겨가겠습니다.”2002년 9월 30일 새천년민주당 노무현 대통령 후보가 여의도 당사 앞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 연설에서 한 약속입니다.노 후보는 “수도권 집중과 비대화는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러 국가적 결단이 필요하다”며 “청와대 일원과 북악산 일대를 서울시민에게 되돌려줌으로써 서울 강북지역의 발전에 새 전기를 마련하겠다”고 했습니다. 충청권과 서울시민 양쪽을 모두
로 유명한 건축가 유현준 교수. 그는 지난해 출간한 《어디서 살 것인가》라는 책에서 “좋은 건축이란 서로가 소통하고 화목하게 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또 “건축 리모델링은 재즈와 같다”고 했는데요. “이름 모를 과거의 어떤 건축가가 수십 년 전에 디자인한 건물 위에 현재의 건축가가 이어서 연주하는 것이 리모델링”이라는 겁니다.유 교수는 “높은 곳에 올라가면 시선 집중을 받고, 아래를 내려다보게 되어 권력이 생긴다”고도 했는데요. 높은 산의 정상에 오르는 것을 즐기는 사람들은 권력욕이 많은 사람으로 볼 수도 있겠다면서
어제(1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2019년 신년 기자회견이 있었습니다. TV로 생중계된 만큼 많은 분들이 보셨을 겁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 출입기자 200여명이 약 1시간 반 가까이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았는데요.지난해처럼 기자들이 손을 들면 대통령이 지목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올해 다른 점이라면 대통령이 직접 사회를 봤다는 것이죠. 사회라고 해야 질문자 정하고, 질문 내용에 답하고, 다음 질문자 정하는 순으로, 복잡하거나 큰 수고가 필요하진 않아 보였습니다.그런데 말입니다. ‘대통령 맘대로’ 진행한 이번 회견에 고도의 ‘전략’이
2019년 새해 첫 정치레이더 시작합니다. 올해는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입니다. 여러분은 ‘3.1운동’하면 무엇이 떠오르세요? 독립만세, 독립운동가, 독립선언문 같은 ‘독립’이 들어간 단어가 아닐까 싶습니다.충청도가 고향인 저는 ‘독립기념관’이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유관순 열사와 병천 아우내장터도 3.1운동하면 빼놓을 수 없는 충절의 고장의 상징적인 인물과 장소이지요.정부는 올해 3.1운동 100주년을 국가 기념식으로 치르려고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지난해 7월 3.1운동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입기자는 300여명입니다. 크게 풀(POOL) 기자단과 비(非) 풀기자단으로 나뉩니다. 또 비 풀기자단은 ‘상주기자단’과 ‘소통기자단’으로 구분됩니다. 대략 3개 기자단이 운영되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이 중 영향력이 가장 큰 집단은 풀 기자단인데요. 여기에는 중앙 메이저 방송사와 중앙 및 지방 유력 일간지, 인터넷 매체 등이 속해 있습니다. 이들은 대통령이 참석하는 각종 외부 행사 취재를 독점할뿐더러, 해외순방에도 전용기 탑승 우선권이 주어집니다. 풀기자단은 개인 부스가 딸린 춘추관 1층을, 나머지 기자들은 2
열흘 밖에 남지 않은 2018년. 마지막 남은 12월 달력은 기분 좋게 떼지 못할 것 같습니다. 누군가에는 금쪽같은 아들이었고, 또 누구에게는 동료이자 친구였던 대한민국 청춘들이 한 점 소리 없이 떨어지는 꽃잎처럼 졌기 때문입니다.노동자였던 김용균은 일터에서, 군인이었던 윤창호는 휴가 중 도로 위에서, 수능을 마친 고등학생들은 여행간 펜션에서 참변을 당했습니다. 불의의 사고로 숨진 자들의 가족들은 세상을 전부 잃은 것 같은 고통 그자체일 겁니다.강릉 펜션 사고로 목숨을 잃은 아들에게 “다음 생에는 더 좋은 집에서 더 좋은 부모 만나
“제 건강이 어쩐지 많이 궁금하실 거다. 저는 아직 살아있다. 그런데 오늘까지 면도를 했는데, 내일 면도를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지난 13일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야3당 연동형 비례대표제 촉구 집중 피켓시위장에서 한 말입니다. 일흔이 넘은 노(老)정객과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열흘 가까이 국회에서 단식 중입니다. 이 두 정당과 민주평화당 등 야3당은 거대 양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에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촉구하고 있습니다.선거제도 개혁은 총선‧대선 같은 굵직한 선거 때마다 등장했는데요. 제대로 이루어진 적은 없습
‘철마는 달리고 싶다’ 철도중단점인 백마고지 역 팻말에 새겨져 있는 글씨입니다. 남과 북을 잇는 철길이 끊어진지 어언 70년. 최근 남북이 철도 연결에 합의하고 공동조사에 나섰습니다. 이르면 올해 안에 착공식도 가능하다는 반가운 소식도 들리고요.정부는 내년 예산에 남북 철도와 도로를 잇는 비용을 국회에 제출했습니다. 야당이 세부 내역이 부족하다며 반대하는 바람에 예산 확보가 잘 이루어질지는 지켜볼 일입니다. 하지만 남북이 단절된 길을 이어 교류를 시작한다면 ‘철마의 꿈’도, ‘우리의 소원’도 머지않아 보입니다. 그런 면에서 남북 철
서울 서초동에 위치한 대법원에 가면 중앙에 ‘정의의 여신상’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대법원에 있는 정의의 여신상은 서양의 여신상과는 좀 다릅니다. 일단, 앉아 있고요. 그리고 눈을 가리지 않았습니다. 또 긴 칼 대신 한 손에는 저울과 다른 손에는 법전을 들고 있습니다. 옷은 마치 한복과 같은 전통 의복을 입었습니다.나라마다 정의의 여신상의 생김새나 자세, 들고 있는 물건에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앉아 있든 서 있든, 눈을 가렸든 그렇지 않았든, 저울을 들었든 칼을 들었든, 서양의 것이든 동양의 것이든 무슨 대수겠습니까. 중요한 건,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심상치 않습니다. 지지율이야 시시각각 변하는 것이라 일희일비(一喜一悲)할 일은 아닙니다. 그래도 ‘잘 나가던’ 지지율이 자꾸자꾸 떨어지는 이유를 살피고 대책을 세우는 것이 국정을 이끄는 통치자의 책임이라고 생각합니다.문 대통령은 취임 직후 1년 반 동안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를 화두로 외교에 공을 들였습니다. 해외순방도 잦았습니다. 트럼프도 만나고, 시진핑도 만나고, 푸틴도 만났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는 세 차례나 만났고, 평양도 다녀왔습니다.해외 순방과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얻은 성과를 지표로 매기긴
저만 그랬는지 모르지만, 학창시절 담임교사 수업시간은 다른 과목보다 더 애착이 가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시험을 보면 다른 과목에 비해 점수가 몇 점 더 나왔던 것 같습니다.학급에서 학생들 리더는 반장이겠지만, ‘진짜 리더’는 그 반을 책임지고 있는 담임교사 입니다. 다만 담임은 학생들이 민주적으로 선출한 반장으로 하여금 반을 이끌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죠. 그리고 본인은 한발 물러서 면학 분위기가 흐트러지지 않게끔 인솔하고,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땐 책임을 지거나 해결사 역할을 합니다. ‘작은 민주사회’ 성격을 지닌 학교에서 담임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