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각지의 사람들이 모이는 모임들이 꽤 있다. 통반장협의회도 그런 모임 중 하나다. 지인 한 분은 언젠가 통반장협의회에서 벌어지는 풍경을 소개했다. “대구에서 한 말씀 하시고, 광주에서 한 말씀하시고... 그리고 기타 지역... 어디서 할까? 강원도에서 하실까 충청도에서 하실까?...” 회의 진행자의 말에서부터 영호남과 달리 충청의 자리는 없다는 뜻이었다. 충청은 이제 ‘기타 지역’으로 분류될 뿐이다.문화체육관광부의 지역관광 거점도시(1곳은 국제관광도시) 선정에서 충청도만 빠졌다. 도시마다 1000억 원씩 지원되는 이 사업에 영남
‘지역 홀대’는 전국의 모든 지역에서 써먹는 구호다. 이른바 패권지역에서조차 자주 사용된다. 부산에선 부산 홀대라는 말이 나오고, 대구에서 대구 홀대, 호남에선 호남 홀대라는 말이 나오곤 한다. 이들 지역에서 홀대를 외치면 중앙에서 화들짝 놀라거나 관심을 보이지만 충청 홀대론엔 미동도 안 한다는 점이 차이다.작년엔 장차관 인사 때마다 ‘충청 0명’이라는 제목의 기사들이 잇따라 올라오곤 했다. 지역 균형과 배분을 항상 지키는 건 물론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충청 0명 현상’이 거듭되는 건 우연이 아니다. 권력이 충청을 대놓고 무시하
기자들이, 소속 언론사 경영진이 - 정치적으로든 경제적으로든 - 민감하게 받아들일 만한 문제를 취재할 때 취재 내용을 회사 간부에게 먼저 보고하는 경우는 없다. 간부가 그런 취재에 선뜻 OK할 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회사에 민감한 기사일수록 오히려 취재 사실을 최대한 보안에 부쳐야 한다. 언론사가 기자들에게 ‘앞으로 중요 인사를 취재할 때는 간부에게 먼저 보고하라’고 하면 그런 취재는 하지 말라는 뜻이다.사이비 기자 없애려 취재 때 사전 보고 받는다면사이비 언론사가 아니라면 기자들에게 ‘사전 보고’ 요구는 할 수 없다. 아니 사이비
요즘 필자가 개인적으로 듣고 있는 내년 총선 판세는 대체로 여야 반반이거나 여당 우세다. 정말 그런지는 알 수 없으나 여당 우세가 현실이 되기 위해선 대통령이 깨야 할 기록이 하나 있다. ‘중간선거의 대통령 전패 기록’이다. 대통령 임기 중반에 실시되는 선거는 대통령의 업적과 공과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을 띠기 때문에 중간선거로 불린다.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절반을 넘겨 실시되는 내년 총선은 명실상부한 중간선거다. 중간선거에선 집권당이 죽을 쑤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 판세가 우세하더라도 대통령과 여당에겐 걱정되는 부분이다. 미국 중간
김용옥 교수의 발언을 보면 좌파처럼 보이기도 한다. 천안함 사건이 북한 소행이라는 말은 0.0001%도 못 믿겠다거나 이승만 묘를 국립묘지에서 파내야 한다는 등의 발언은 진보진영 입장을 대변한다. 요즘엔 ‘통일, 청춘을 말하다’를 주제로 진보 인사 유시민 씨와 나눈 대화를 책으로 내, 대통령이 읽고 일독을 권하기도 했다. 김 교수의 말은 진보언론에선 반기고 보수언론에선 비판받는 경우가 많다.이런 모습들 때문에 일부 언론에조차 그를 ‘진보지성’이나 ‘막장좌파’로 칭한다. 그러나 그는 본래 좌파가 아니라 우파다. 김 교수가 고려대 교수
문재인 대통령은 그제 국민과의 대화에서 조국 사태에 대해 “그분을 지명한 취지와 상관없이 결과적으로 많은 국민에게 갈등을 주고 분열시켰다”며 사과했다. 조 장관이 사퇴의사를 밝혔을 때도, 문 대통령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결과적으로 국민들에게 많은 갈등을 야기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라는 수식어는 대통령 본의가 아니었지만 일이 그렇게 되었다는 뜻이다.일부러 일을 그르치려고 잘못하는 사람은 없다. 결과가 본래 목적과는 다르게 잘못되면서 낭패를 보곤 하지만 처음부터 실패를 목적으로 삼지는 않는다.
‘민주주의’는 인류가 발병한 최고의 정치제도다. 이를 능가할 수 있는 제도는 아직 찾지 못했다. 민주라는 말은 북한 같은 독재국가에서도 갖다 쓴다. 북한의 대외 공식 명칭은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다. 약자로 DPRK다. 북한도 ‘민주인민공화국’임을 천명하고 있다.현대 민주주의 국가 하면 미국이 먼저 떠오른다. 미국은 민주주의가 가장 발달한 나라다. 처음부터 민주주의로 국가로 설계되어 탄생한 나라처럼 보인다. 미국은 공산주의와 맞서 싸운 민주주의 선봉자이기도 했다. ‘민주주의’는
‘조국’이라는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이례적인 검찰 수사가 불러온 화제 중 하나는 ‘검찰은 대통령도 어쩔 수 없을 만큼 정말 힘이 센 기관인가?’하는 의문 아닌 의문이다. 김용옥 교수는 어제 KBS 라디오에 나와 “검찰이 대통령 위로 올라간 것 같은 느낌을 준다”고 했다. 이런 검찰이 칼을 맘대로 휘두르게 그냥 놔두면 안 된다는 게 여권의 검찰개혁 배경이다. 그러나 제대로 된 민주 국가라면 ‘대통령도 어쩔 수 없는 검찰’을 두는 게 지극히 정상이다.왜 늘 권력의 충견 노릇만 하느냐고 비판받는 게 우리 나라 검찰이다. 그런데 보기 드물
권력을 잡고 있는 세력들에게 다음 선거에서 진다는 건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다. 이해찬 의원의 ‘20년 집권론’은 권력에 대한 집착을 솔직하게 말한 것이다. 선거의 승패 문제는 현재 집권 세력으로서는 더욱 절실한 문제다. 야당에게도 권력 쟁취 욕구는 절실하지만 집권자가 권력을 잃는 충격에 비하면 약과다. 권력을 잃는다는 건 수많은 밥그릇을 빼앗긴다는 말이며 무엇보다 살벌한 보복을 감수해야 한다는 뜻일 수도 있다. 우리나라 여야는 권력을 빼앗겼을 때 어떤 험한 꼴을 당하는지 겪어봤다. 그래서 권력의 쟁패는 더욱 절실한 문제다. 수단
문재인 대통령이 수사받는 조국 장관의 변호사를 자처하고 나섰다. 문 대통령은 오늘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검찰이 아무런 간섭을 받지 않고 전 검찰력을 기울이다시피 엄정하게 수사하는 데도 검찰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현실을 검찰은 성찰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검찰은 국민을 상대로 공권력을 직접적으로 행사하는 기관이므로 엄정하면서도 인권을 존중하는 절제된 검찰권 행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도 했다. “검찰에 수사를 조용히 하라고 다양한 방식으로 의견을 전달했다. 그런데도 검찰이 말을 안 듣지 않았다”고 한 청와
충청도 당 자민련이 50석을 거머쥔 때가 있었다. 96년 총선이었다. 3김 지역구도에다 ‘충청도 핫바지론’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줬다. 요즘엔 ‘충청도 핫바지’란 말을 함부로 쓰지 않는다. 지역감정을 건드릴 수 있는 말은 조심하는 편이다. 지역감정을 자극하는 발언을 했다가는 지탄을 피할 수 없다. 지역감정이 본래 나쁜 의미는 아니다. 이 말은 애향심과 동전의 양면이다. 자기 고향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은 자연스런 감정이다. 정부가 충청도에 예산을 다른 지역보다 적게 배정하고 장관 인사 때 충청도 출신이 한 명도 없다면 서운한 건 인지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어떤 사람인지는 꽤 드러났다고 본다. 더 상세한 해명을 들어볼 필요는 있으나 그동안 동시 다발적으로 터져 나온 여러 의혹만으로도 과연 장관 자격이 있는지 밝혀졌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검찰의 본격 수사만으로도 조 씨를 장관에 앉히는 일은 부당해졌다. 여권에선 검찰 개혁을 방해하려는 수사로 의심하고, 야권에선 일단 반기면서도 ‘짜고치는 술수’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갖고 있다. 의구심보다 믿어볼 만한 검찰의 조국 수사검찰이 정부와 조 후보의 검찰개혁 방안에 반감을 갖고 있다고 해도 조 후보한테 문제가 없다면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