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마지막 날인 어제 오후, 성글은 갈대발처럼 내리는 비를 무릅쓰고 전등사 답사를 마친 후의 과음 탓으로 밤을 새고도 주기가 채 가시지 않은 상태였지만 친구네와 두 가족이 비교적 이른 아침을 먹고 교동도로 향했다. 연산군 유배지를 보기 위해서다. 초지대교를 건너 경기도 쪽 도로를 따라서갔다. 내비게이션이 그리 안내했기 때문이다. 북부 경기도의 도로사정이 그리 좋은 것만도 아니었지만 여행하는 몸들이라서 서둘 필요는 없었다. 마침내 왕복 4차선 강화대교를 건너 시가지 외곽도로를 따라 좀 더 직진해가니 강화도와 교동도를 연결하는 교동
2022 신인 드래프트의 승자는 한화이글스인 것으로 보인다. 한화이글스는 이미 전국 지명을 통해 전국 최대어 투수로 평가받는 광주진흥고의 우완 파이어볼러 문동주를 1차 지명으로 선택해서 투수진을 강화한 바 있다. 이것만으로도 흡족한 결과였다.하지만 한화이글스에게는 지난 시즌 최하위로 인해 얻은 2022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선택 권한이 있었고 매라운드마다 가장 처음으로 선수를 지명할 권리도 있었다.한화는 전체 1순위 지명권으로 지역팜의 유망주 세광고의 우완 투수 박준영을 선택했다. 박준영의 지명은 예상대로였다. 박준영은 2학년
최근 충남 서산시의 80대 한 익명의 어르신은 추석명절을 맞아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 달라며 국민연금 수령액을 아끼고 아껴가며 모은 꼬깃꼬깃한 돈 150만 원을 서산시에 기부해 지역사회에 잔잔한 감동을 선사했다. 또 이름을 밝히기를 꺼려하는 독지가가 정작 자신은 전셋집에 살며 돈을 모아 남모르게 꾸준히 장학금을 지원한 사실이 세상에 알려져 뜨거운 감동을 줬다.평생 김밥을 팔아서 어렵게 모은 전 재산을 기꺼이 사회에 헌납했다는 소식은 일상에 젖어 사는 세인들을 머쓱하게 만들기도 했다.나와 가족만을 위하는 각박한 세태 속에서 이런 아름
뜬봉샘에서 출발한 물이이 구간 지날 때아직 가야할 물길 수백 리 남았는데자꾸 목을 축이고 싶어한다물의 목마름은 무엇으로 해갈하지계룡산 넘어가는 해의 미련바람에 휘둘리는 구름의 시련일터에서 멀어지는 나의 후련물의 에너지로 녹아든다천릿길도 한 걸음부터 라는데 금강이 꼭 천리, 즉 400킬로미터 정도 된다. 합류지야 무수히 많겠지만 발원지로 꼽자면 전북 장수의 장안산 속 뜬봉샘이 금강의 첫걸음이다. 비단 금錦 자를 써 비단물길 금강이다. 굽이굽이 가는 곳마다 아름다운 강이라 붙은 호칭일 것이다.나는 유등천변에 살지만 출근과 함께 갑천을
얼마 전 서울에서 유모차(아기를 태우고 다니는 수레) 매장을 운영하는 지인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새삼 놀라게 된 사실이 있다. 그것은 요즘의 고급유모차 가격은 실로 100만 원이 훌쩍 넘는다는 것이고,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고급브랜드 제품을 선호한다는 것이었다.태어난 아기가 걸음마를 배우기 전 얼마의 기간 동안 젊은 부모가 외출을 하려고 할 때 유모차는 무척 편리한 도구임에는 틀림이 없다. 필자도 아이가 어렸을 때에는 차 트렁크에 유모차를 항시 놓아두었던 기억이 있다. 요즘의 유모차 가격과 고급브랜드는 필자를 놀라게 했지만,
씨가 인도 자이푸르에서 날라 왔다.바람을 타고 여행했다.하필이면 20년이나 썩고 있는 병원 옥상 쓰레기 더미에안착했다.정 없다고 버린 것들구석에 그 중에서도 가장 밝은 자리에진한 자주색 꽃들이 아침에 피었다.Good Morning이나 Glory보단오늘따라 왜 이리 미안한지옮겨 주고 싶은데 자신이 없다.너도 한가할 늦가을그 때나 이식을 통보해야겠다.이름: 송선헌(宋瑄憲)치과의사, 의학박사, 시인대전 미소가있는치과® 대표원장충남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외래교수UCLA 치과대학 교정과 Preceptor and Research Fellow대한
반전의 반전. 혼전 양상. 예측불허. 현시점에서 2021시즌 페넌트레이스를 표현할 수 있는 말들이다. 그야말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역대급 순위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코로나와 올림픽 휴식기로 인해 파행에 가까운 리그 운영이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이기에 더욱 이번 시즌의 순위 경쟁은 치열하게 다가온다. 과연 이 경쟁의 최종 승자들은 누가 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KT는 여전히 유일하게 6할 이상의 승률을 유지하면서 2위권을 4.5경기 차이로 밀어내며 선두를 굳건히 하고 있다. 선발진의 안정이 가장 큰 요인으로 볼 수
한국 ‘현대문학의 어머니’ 박경리 선생의 장편 대하소설 ‘토지’는 동학농민혁명의 불길이 일렁였던 1897년부터 일제강점기, 1945년 해방에 이르기까지 격동의 반세기동안 일어났던 무수한 역사적 사건과 민중들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가히 ‘소설로 쓴 한국근대사’라 할 수 있을 정도의 원고지 4만장 분량의 대작이다.박경리 선생의 펜 끝에서 태어난 생동감 넘치는 인물들, 아름답고 생생한 언어, 백정에서 양반까지 수많은 군상들은 참다운 삶에 대한 하나의 해답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야말로 ‘길 위의 인문학’인 셈이다.박경리 선생은 생전
아무리 잘 해 왔던 관계도 떠날 사람은 떠나고, 자기 곁에 남아 있을 사람은 남아 있다. 어차피 떠나야 할 사람에 대해서는 더 아프지 않을 것에 감사하며 떠나보내야 한다. 애썼던 관계가 애쓰지 않게 될 때 그동안 애썼던 마음을 공감 받는 것이 아니라 더 이상 애쓰지 않는 모습에 '관계 정리'가 된다. 여기서 ‘애썼다’는 표현보다 어쩌면 배려의 차원에서 ‘상대방에게 맞췄다’는 표현이 적절할 수 있겠다. 억지로 맞춘 것이 아니라 자신도 원해서 맞췄던 관계가 어떤 상황에서 맞추지 않았더니 ‘관계 정리’가 되어 버린 결과를 받았을 때 어떤
▴ 고희(古稀), 종심(從心)지금부터 1300여 년 전 당나라 최고 시인‘두보’는 그의 시에서 ‘사람이 70세를 산다는 것은 예로부터 드물구나(人生七十而 古來稀)’라 하여 당시 70세까지 사는 것은 축복 중에 축복이었다. 70세를 고희(古稀)라 하고 칠순 잔치를 고희연(古稀宴)이라 하는 것은 두보의 이 시(詩)에서 유래된 것이다. 2500여 년 전 공자께서는 자신이 살아온 70세를 회고하기를 ‘내 나이 칠십이 되니 마음 가는 대로 해도 거리낌이 없었다(七十而 從心所欲不踰矩).’하였다. 달리 표현하면 ‘70세가 되어서야 인생을 달관하
갓난아기가 탯줄이 달린 채 음식물 쓰레기통에서 발견되어 충격을 주었다. 얼마 전, 청주에서 있었던 일이다. 지나가던 시민이 쓰레기통에서 고양이 울음과 같은 소리가 들리자 뚜껑을 열었는데 뜻밖에 아기가 있는 것을 보고 119에 신고하여 구조되었다.무덥고 습한 날씨에 들끓는 벌레까지, 최악의 환경에서 사흘째 방치되어 목에서 등까지 피부 괴사가 진행 중이었다. 다행히 버틸 수 있었던 것은 탯줄에서 영양분이 공급되었기 가능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하지만 기적처럼 목숨을 건진 아기는 막상 지자체나 복지단체로부터 아기용품을 지원받기 어려웠
초여름 빗방울 몇 번에 올해는 꿉꿉함 없겠다 싶었는데삼복더위 물러난 자리를 때 아닌 장마가 차지하고 앉았다높아진 가을 하늘 기대하는 마음에내내 먹구름 끼어 가끔 속상하지만가을장마 봄폭설 여름단풍 겨울개화이런 낱말들을 되뇌어 본다순리와 기대가 모든 걸 지배한다면삶은 알곡 아니라 쭉정이가 되고 말걸낯설어져야 더 풍성해진다는 말,가을이 비 내려 알려준다며칠 째 비가 내린다. 겪어본 기억이 없는 가을장마란다. 별다른 지루함 없이 초여름 장마가 지나갔는데 때 늦게 비가 지루하게 내린다. 높은 하늘과 가을 바람을 기대했던 마음 한 켠이 우울해
‘못난 소나무가 선산을 지킨다’는 속담이 있다. 곧고 수려하게 잘 자란 소나무는 잘 팔려나가겠지만, 굽고 잘 자라지 못한 소나무들은 그 자리에 남게 된다. 하지만 결국 못난 소나무가 선산을 지키는 막중한 역할을 하게 된다.지역은 누가 지키고 누가 발전시켜야 하는가. 결국 그 지역에 살아가는 주민들이다. 흔히 말은 제주도로 보내고 사람은 서울로 보내야 한다고 말한다. 따라서 지역의 고등학교에서는 서울의 소위 입시 명문대를 보내기 위한 처절하고도 살벌한 경쟁교육이 이루어진다.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공부를 시켜 서울로 보내는 것
코로나19는 직업의 다양성과 인간관계의 형태, 그리고 삶의 방향과 태도에 있어서 많은 영향을 준 것은 사실이다. 주어진 현실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긍정적인 요소를 많이 찾아볼 수 있다. 하나의 직업을 가지고 ‘평생직업’이라고 생각했었던 것이 불과 몇 년까지만 해도 그랬다. 지금은 “몇 개의 직업을 가지고 계십니까?”라고 묻게 된다. 코로나19로 인하여 많은 자영업자들이 문을 닫았고, 다른 일터로 뛰어들기 시작했다. A: 본케는 외식업이고, 지금은 2개의 부케를 하는 중이에요. 부케에 대한 불만족스러움으로 엄청 뒷담화를 했어요.
아침부터 눈 맞추고겹겹이 쌓인 사랑을 하나씩 풀어 헤치는부메랑처럼 사랑이 다시 돌아와 굽이치는살살 달래어 당기면 더 깊은 속살을 보여주는얇은 장막들의 흔들림이 혀에 붙으면 더 깊은 눈길이 가는짙은 갈색은 고소함을 불러 더 가까이 붙게 하는바삭한 겉과 보들보들한 속이 만나 넘치는 기쁜 페스티벌당신과 마주하는 그 눈길에도 가득한 딸, MJ의 눈썹같은 초승달 크루아상(Croissant)은 당신 입에 먼저아침부터 고운 마음. 이름: 송선헌(宋瑄憲)치과의사, 의학박사, 시인대전 미소가있는치과® 대표원장충남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외래교수UCLA
9월은 사실 세월이 흐르고 있다는 것에 대한 아쉬움 보다는 가을이 성큼 우리 곁에 돌아와 있다는 기쁨이 절로 느껴지는 계절이다.가을이 빗속에 자꾸 깊어만 간다.자연이 내는 색깔은 참으로 신의 영역이랄 수밖에 감히 달리 표현할 수가 없다. 곧 짙은 단풍이 우리에게 묘한 여운을 실어다 주면 그 신의 영역은 고스란히 인간의 영역이 되어 있으리.뭐랄까. 까맣게 잊어버린 첫사랑이 오버랩 되는 데자뷰랄까. 가을이 깊어갈수록 우리 빈약한 마음의 한 켠엔 그리움이 별로 돋아나 밤마다 길을 떠나기도 한다.옷깃을 여미게 하는 찬바람은 그 별을 더욱
역대급 시즌을 치르고 있는 2021시즌 페넌트레이스가 막바지를 향한 시점에서도 치열한 순위 경쟁이 전개되고 있다. 가을야구 진출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못한 중위권 경쟁은 더욱 심화 되고 있다.KT가 선두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가운데 6연승을 달리며 선두를 추격하던 LG가 주말 3연패에 빠지면서 선두와의 승차가 네 경기로 벌어지고 말았다. 한편, 5연승의 호재 속에 LG와 함께 선두 추격을 진행 중인 삼성도 연승이 마감되면서 2위 싸움에 만족하고 있다. 두 팀은 승차 없이 승률에서 LG가 앞선 채 2, 3위를 나누고 있다.키움, NC
▴ 머리, 가슴, 발‘자기 관리’ 누구나 다 안다. 그러나 그 절실함을 느끼는 사람은 덜 하다. 더욱이 실천하는 사람은 더더욱 덜하다. 왜일까? 옳은 일, 해야 할 일이라고 다 실천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옳은 일, 해야 할 일로 판단되어서 실천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우리 몸 3개의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첫 번째가 머리다. 머리로는 사물의 옳고 그름을 판단한다. 그러니까 자기 관리를 실천하고 있는 사람은 제일 먼저 머리를 통해 자기 관리가 옳은 일, 해야 할 일이라고 판단 한 것이다.두 번째는 가슴이다. 어떤 일도 가슴으
‘부모는 자녀에게 절대적인가?’에 대한 자문(自問)으로 반발심이 생겼다. 부모는 자녀에게 필수적으로 해야 하는 신뢰를 줘야 한다. 즉 자녀의 말을 무조건 믿어줌으로써 신뢰감을 쌓는 시기를 거쳐야 한다. 그 과정이 때로는 길수도 있다. 그리고 그 과정 속에 수없이 반복되는 거짓된 행동과 말을 경험해야 하며 그런 상황 속에서 믿을 수 없게 되는 갈등으로 미안함과 죄책감까지 갖게 된다. 자녀가 부모를 더 사랑하고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함께 스터디를 하는 선생님이 어느 날, “어쩌면 아이가 제가 아이를 사랑하는 것보다
할 일 그친 해의 흔적할 일 마친 나의 종적수고했다 말해 주고 싶어서산 너머 붉도록 아쉬워도두통 도져 앓도록 고달파도오늘 하루 애썼다 해와 나우리 둘 다해질녘의 하늘은 화가의 캔버스 같다. 햇빛이 푸른 창공과 흰 구름을 만나 각양각색의 작품을 만든다(특히 요즘처럼 대기가 불안정해야 더 멋진 풍광이 펼쳐진다). 저녁 노을은 감탄 뿐 아니라 아쉬움도 자아낸다. 하루가 끝나간다는 표시라 그렇다. 서쪽 하늘을 붉게 물들이는 해는 하루치 할 일을 마치고 서산 너머로 퇴장한다. 우리도 각자의 삶터에서 일과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간다. 일과를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