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연히 사라지거나서서히 멀어지거나외로이 남겨지는 것 말고의연히 떨어지고 싶다너의 발치에 치여서라도구차한 미련을 달래고 싶다가을에 센치해지는 이유의 팔할은 낙엽이다. 푸르게 풍성했던 잎들이 노릇과 불긋으로 물들더니 어느새 떨어지고 만다. 나무에 단풍이 붙어있을 때만 해도 와 하는 감탄이 나오지만 바닥에 떨어진 잎을 내려다보면 왠지 모를 우수가 밀려온다. 떨어진다는 것은 이 계절의 정체성이다. 영어 낱말 fall이 떨어짐과 가을의 중의어인 이유다. 나무는 긴 겨울을 버티기 위해 부담스런 잎을 떨구는 것이지만 잎의 입장에서는 소멸이고 죽
살아가면서 병원에 가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만약 병원을 찾지 않아도 될 만큼 건강하다면 그것만으로도 행복의 기본조건은 갖추었다고 할 수 있다. 아프면 병원에 간다. 예방과 검진을 위하여 가기도 한다. 그만큼 병원은 필요하고 고마운 곳이다. 그러나 진료를 받은 후 뜻하지 않게 피해를 입거나 입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 본인이 구제절차를 밟기 어렵다면 한국소비자원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의료 피해구제는 ‘1372 상담센터’ 상담으로 시작한다. 상담 후 안내에 따라 절차를 거치는데, 우선 양 당사자에 합의를 권고한다. 사
사상 첫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달성한 절대강자 SSG와 ‘언더독’으로 불리며 시즌 내내 저평가를 뒤집으면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한 키움의 맞대결로 정리된 2022시즌 한국프로야구 우승컵의 향방.가장 중요한 1차전은 역대급 승부가 펼쳐지며 키움이 기선을 제압했다. 김광현과 안우진의 토종 에이스 대결로 관심을 끌었으나 이 경기의 영웅은 따로 있었다. 4:5 뒤진 상황에서 9회초 대타로 나와 역전 투런 홈런과 10회초 결승타를 친 전병우가 그 주인공이었다.전병우의 역전 투런 홈런으로 5:6으로 경기를 내주게 된 SSG의 9회말 마지막
이태원참사에서 희생된 젊은 영혼들의 애도기간이 지났습니다. 삼가 고인들의 명복을 빕니다.이제는 앞으로가 문제입니다. 진상규명과 책임자에 대한 처벌, 그리고 다양한 영역에서 대책들이 만들어지겠지요. 물론 꽤 오랜기간 정치적, 사회적 갈등도 이어질 것입니다.참사 이후에 가장 우려스러운 문제가 있습니다. 자연스레 만들어진 자발적 문화에 대해 국가기관이나 제도가 어떻게, 어디까지 관여할 것인가의 문제입니다. 내년 2023년 핼러윈 데이에 국가는 어떻게 할 것인가 우려가 됩니다.당장 11월 20일부터 개최되는 월드컵, 우리의 행복한 문화행사
사람이 사람에게 밟혀 죽다니멋내고 뽐내며 놀고 싶은 청춘이돌림병에 억눌렸던 젊은 욕구들이짓눌려 영원히 사라졌다멎은 심장에 소생술은 부질없고허망 가득한 추모 역시 길 잃는다사람의 몸이 살해무기가 되다니즐기는 맘이 사망이유가 되다니그러나 떠난 당신들은 죄가 없다죄책감은 남은 우리들의 몫참담하고 원통할 뿐이다. 사람이 죽는 가장 황망한 길, 떠나 보내기에 가장 어려운 죽음의 방식이다. 압사, 사람이 사람에게 눌려 죽임을 당하다니... 더 가슴 아픈 이유는 아무도 고의가 없었다는 점이다. 짓누른 사람과 짓눌린 사람의 구분이 없다. 그 자리
2022시즌 한국프로야구 우승컵을 향한 가을야구가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한국프로야구 최종 승자는 ‘와이어 투 와이어’를 달성한 SSG랜더스와 다크호스로 시즌 내내 돌풍을 일으켰던 키움히어로즈의 대결로 압축됐다.시즌 막판까지 순위 싸움에 힘을 들이면서 가까스로 3위 자리를 지켜낸 키움은 준플레이오프에서 디펜딩 챔피언인 4위 KT를 상대로 5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3승 2패로 물리치고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바 있었다.5차전까지 치른 키움이었기에 체력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플레이오프에서 2위 LG를 상대로 네 경기 만에
‘불효자는 웁니다’란 노래 가사가 떠올렸다. 정신분석 스터디 제목이 ‘내 안의 진짜 얼굴을 찾아 떠나는 심리 여행’으로 자기 정신에 자신도 모르게 깊이 뿌리 박혀 있는 그 무엇을 찾아보는 작업이었다. 우리의 무의식은 의식으로 행해지는 것보다 몇 배로 강력하고 많은 영역에서 자신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주고 있다. 이것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자신의 ‘정신구조(mental structure)’라고 말할 수 있다. 노래 가사에 손발이 터지도록 피땀 흘리시고, 못 믿을 이자식의 금의환향을 빌고 계시는 어머니, 그런 어머니의 핏줄이 어느 가정에
뒤집어 보세요기러기 토마토 스위스 인도인 별똥별 우영우자전거 출근길은 많은 것을 선물한다. 그중에 으뜸은 강과 하늘이다. 좋은 사진재료이고 시의 글감이다. 특히 이 계절이 베스트인데 모든 것이 맑기 때문이다. 물과 공기가 맑으니 천과 하늘이 돋보인다. 맑은 것은 있는 그대로를 투영시킨다. 거짓이 없고 왜곡도 없다. 다리 위를 건너다가 자전거 페달을 멈출 수밖에 없는 풍경인 것이다.드라마 우영우의 흥행 비결도 주인공의 투명함과 순수함 아닐까 싶다. 갈등을 먹고 사는 법조계에서 순수란 매우 이상한 특성이다. 타이틀인 '이상한 변호사'가
과연, 2022시즌 한국프로야구 최종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우승컵을 향한 가을야구 전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5위 기아를 한 경기 만에 돌려세운 디펜딩 챔피언 KT는 아쉽게 3위 자리를 내준 키움에게 복수전을 펼치기 위한 준플레이오프에 돌입했다.5판 3선승제의 준플레이오프에서 시즌 3위 키움과 4위 KT는 우열을 가릴 수 없을 정도의 치열한 경기를 통해 5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키움이 KT를 3승 2패로 누르고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데 성공했다.벼랑 끝에 몰렸던 디펜딩 챔피언 KT는 1승 2패의 열세
나는 어떤 형(形)의 인간인가?‘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최선형의 인간인가?’‘한번 시작한 일은 꾸준히 하는 꾸준형의 인간인가?’‘최선’과‘꾸준히’는 모두 정성을 다한다는 뜻으로서 성공자가 지녀야 할 필수 덕목이지요. 성공을 하려면 이 두 가지 모두를 실천해야 하는데 두 가지 모두가 실천하기 어려운 덕목입니다.‘최선’과‘꾸준히’의 덕목 중 어느 것이 더 실천하기 어려울까. 그리고 어디에 더 중점을 두어야 할까하는 겁니다.▲ 최선 그리고 꾸준히같은 운동을 하더라고 운동선수는 경기에 이기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건강관리를 위해 운동을
운명을 사랑하고죽음을 기억하고시간을 붙들어라죽을 운명이었으나다시 살아나 시간을 초월한 언어예전 우리 사랑의 말들도마음 속에 남아 이어지면 좋겠어죽었으나추억속에초연하게라틴어는 죽은 언어다. 많은 서양 언어의 모태였지만 지금은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다. 당시에는 스마트폰은커녕 녹음기도 없었으므로 읽는 방법도 알 수 없다. 문자로만 전해 내려져 오고 있다. 그런데 알고 보면 이 죽은 언어가 엄청난 지혜의 보고(寶庫)다. 말하는 사람들은 모두 죽어서 라틴어의 대는 끊겼지만 그들의 지혜는 문어(文語)로 남아 이어지고 있다. 대학 시절 한 학기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커피숍은 다른 사람들이 원하니까 가는 곳이라고 생각했다. 식사를 마치고 나면 자연스레 가는 곳이었다. 커피의 맛도 잘 모르고, 어떤 날에는 “달달한 것으로 주세요.”, “그냥 똑같은 것으로 주문해줘요.”라고 말했던 적이 많다. 나에겐 커피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사람들과의 관계가 더 중요했다. 처음에 먹었던 커피가 ‘카라멜마끼아또’였다. 그래서 처음의 ‘나’를 기억하는 사람은 ‘카라멜마끼아또’를 사주기도 한다. 최근의 나는 기분에 따라 “아아(아이스아메리카노) 주세요.”, “커피 라테 주세요”, “따뜻한 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