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지사의 경기도가 1300만 도민 모두에게 1인당 10만 원씩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하기로 했다. ‘재난기본소득’으로 이름 붙여졌으나 ‘재난’보다는 ‘기본’에 무게가 실려 있다. 국가적 ‘재난’을 틈타 이 지사 자신의 경제철학인 ‘기본소득’을 홍보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본다. 기본소득은 2016년 이재명 지사가 본격적으로 주장하면서 이 지사의 ‘철학’이 돼 있다. 이 지사는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대응책으로 국민 1인당 100만원씩 지급하는 ‘전국민 재난기본소득’ 도입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요청했으나 답을 얻지 못한 상태다. 정
한 나라의 정치의 민주화 수준을 판단해볼 수 있는 기준이 여러 가지 있겠지만 ‘옥중 정치의 가능 여부’도 그 중 하나일 것이다. 교도소에 갇힌 야권 인사의 주장이 국민들에게 먹혀드는 현상은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 나라에선 보기 어렵다. 정상적인 민주국가에선 ‘야권 인사의 옥중 메시지’라는 것 자체가 있을 수 없다. 어떤 나라에서도 야권 인사가 죄를 짓고 감옥에 가는 일은 벌어질 수 있지만 민주국가에서 ‘옥중 정치’는 상상할 수 없다.가택연금 상태나 나라를 떠나서야 목소리를 낼수밖에 없는 망명정치도 옥중정치와 다를 바 없다.
중국인 입국을 처음부터 막았더라도 ‘코로나19’가 지금처럼 확산하지 않았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싱가포르나 이탈리아는 중국인 입국 금지에 나섰는 데도 우리처럼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했다. 또 중국인 입국을 철저하게 차단했다손 치더라도 내국인 통제에 실패했다면 실효성이 없기는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코로나 전파자의 대부분은 중국에서 들어온 내국인이지 중국인은 별로 없다는 주장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경제적 측면에서도 중국인의 입국 금지는 섣불리 취할 수 있는 조치는 분명 아니다. 우리나라 수출액의 40% 이상은 중국에서 올리고 있다.
도시철도 2호선이 트램으로 건설될 경우 도로 교통에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정확하게 예단할 수는 없다. 그러나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다. 이미 트램이 다니는 것과 같은 결과를 볼 수 있는 도로가 대전에도 두 곳이나 있다. 중앙버스차로제 시행중인 대덕구 오정동과 유성구 도안동이다. 중앙버스차로에 버스 대신 2~3량의 철도차량이 다니는 게 트램이다. 러시아워에 이들 지역을 통과하는 승용차들의 불편은 이만저만 아니다. 트램은 이런 불편이 2호선 전 구간으로 확대되는 것을 의미한다. 중앙차로제(BRT)가 시행되자마자
전국 각지의 사람들이 모이는 모임들이 꽤 있다. 통반장협의회도 그런 모임 중 하나다. 지인 한 분은 언젠가 통반장협의회에서 벌어지는 풍경을 소개했다. “대구에서 한 말씀 하시고, 광주에서 한 말씀하시고... 그리고 기타 지역... 어디서 할까? 강원도에서 하실까 충청도에서 하실까?...” 회의 진행자의 말에서부터 영호남과 달리 충청의 자리는 없다는 뜻이었다. 충청은 이제 ‘기타 지역’으로 분류될 뿐이다.문화체육관광부의 지역관광 거점도시(1곳은 국제관광도시) 선정에서 충청도만 빠졌다. 도시마다 1000억 원씩 지원되는 이 사업에 영남
‘지역 홀대’는 전국의 모든 지역에서 써먹는 구호다. 이른바 패권지역에서조차 자주 사용된다. 부산에선 부산 홀대라는 말이 나오고, 대구에서 대구 홀대, 호남에선 호남 홀대라는 말이 나오곤 한다. 이들 지역에서 홀대를 외치면 중앙에서 화들짝 놀라거나 관심을 보이지만 충청 홀대론엔 미동도 안 한다는 점이 차이다.작년엔 장차관 인사 때마다 ‘충청 0명’이라는 제목의 기사들이 잇따라 올라오곤 했다. 지역 균형과 배분을 항상 지키는 건 물론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충청 0명 현상’이 거듭되는 건 우연이 아니다. 권력이 충청을 대놓고 무시하
기자들이, 소속 언론사 경영진이 - 정치적으로든 경제적으로든 - 민감하게 받아들일 만한 문제를 취재할 때 취재 내용을 회사 간부에게 먼저 보고하는 경우는 없다. 간부가 그런 취재에 선뜻 OK할 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회사에 민감한 기사일수록 오히려 취재 사실을 최대한 보안에 부쳐야 한다. 언론사가 기자들에게 ‘앞으로 중요 인사를 취재할 때는 간부에게 먼저 보고하라’고 하면 그런 취재는 하지 말라는 뜻이다.사이비 기자 없애려 취재 때 사전 보고 받는다면사이비 언론사가 아니라면 기자들에게 ‘사전 보고’ 요구는 할 수 없다. 아니 사이비
요즘 필자가 개인적으로 듣고 있는 내년 총선 판세는 대체로 여야 반반이거나 여당 우세다. 정말 그런지는 알 수 없으나 여당 우세가 현실이 되기 위해선 대통령이 깨야 할 기록이 하나 있다. ‘중간선거의 대통령 전패 기록’이다. 대통령 임기 중반에 실시되는 선거는 대통령의 업적과 공과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을 띠기 때문에 중간선거로 불린다.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절반을 넘겨 실시되는 내년 총선은 명실상부한 중간선거다. 중간선거에선 집권당이 죽을 쑤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 판세가 우세하더라도 대통령과 여당에겐 걱정되는 부분이다. 미국 중간
김용옥 교수의 발언을 보면 좌파처럼 보이기도 한다. 천안함 사건이 북한 소행이라는 말은 0.0001%도 못 믿겠다거나 이승만 묘를 국립묘지에서 파내야 한다는 등의 발언은 진보진영 입장을 대변한다. 요즘엔 ‘통일, 청춘을 말하다’를 주제로 진보 인사 유시민 씨와 나눈 대화를 책으로 내, 대통령이 읽고 일독을 권하기도 했다. 김 교수의 말은 진보언론에선 반기고 보수언론에선 비판받는 경우가 많다.이런 모습들 때문에 일부 언론에조차 그를 ‘진보지성’이나 ‘막장좌파’로 칭한다. 그러나 그는 본래 좌파가 아니라 우파다. 김 교수가 고려대 교수
문재인 대통령은 그제 국민과의 대화에서 조국 사태에 대해 “그분을 지명한 취지와 상관없이 결과적으로 많은 국민에게 갈등을 주고 분열시켰다”며 사과했다. 조 장관이 사퇴의사를 밝혔을 때도, 문 대통령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결과적으로 국민들에게 많은 갈등을 야기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라는 수식어는 대통령 본의가 아니었지만 일이 그렇게 되었다는 뜻이다.일부러 일을 그르치려고 잘못하는 사람은 없다. 결과가 본래 목적과는 다르게 잘못되면서 낭패를 보곤 하지만 처음부터 실패를 목적으로 삼지는 않는다.
‘민주주의’는 인류가 발병한 최고의 정치제도다. 이를 능가할 수 있는 제도는 아직 찾지 못했다. 민주라는 말은 북한 같은 독재국가에서도 갖다 쓴다. 북한의 대외 공식 명칭은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다. 약자로 DPRK다. 북한도 ‘민주인민공화국’임을 천명하고 있다.현대 민주주의 국가 하면 미국이 먼저 떠오른다. 미국은 민주주의가 가장 발달한 나라다. 처음부터 민주주의로 국가로 설계되어 탄생한 나라처럼 보인다. 미국은 공산주의와 맞서 싸운 민주주의 선봉자이기도 했다. ‘민주주의’는
‘조국’이라는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이례적인 검찰 수사가 불러온 화제 중 하나는 ‘검찰은 대통령도 어쩔 수 없을 만큼 정말 힘이 센 기관인가?’하는 의문 아닌 의문이다. 김용옥 교수는 어제 KBS 라디오에 나와 “검찰이 대통령 위로 올라간 것 같은 느낌을 준다”고 했다. 이런 검찰이 칼을 맘대로 휘두르게 그냥 놔두면 안 된다는 게 여권의 검찰개혁 배경이다. 그러나 제대로 된 민주 국가라면 ‘대통령도 어쩔 수 없는 검찰’을 두는 게 지극히 정상이다.왜 늘 권력의 충견 노릇만 하느냐고 비판받는 게 우리 나라 검찰이다. 그런데 보기 드물
권력을 잡고 있는 세력들에게 다음 선거에서 진다는 건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다. 이해찬 의원의 ‘20년 집권론’은 권력에 대한 집착을 솔직하게 말한 것이다. 선거의 승패 문제는 현재 집권 세력으로서는 더욱 절실한 문제다. 야당에게도 권력 쟁취 욕구는 절실하지만 집권자가 권력을 잃는 충격에 비하면 약과다. 권력을 잃는다는 건 수많은 밥그릇을 빼앗긴다는 말이며 무엇보다 살벌한 보복을 감수해야 한다는 뜻일 수도 있다. 우리나라 여야는 권력을 빼앗겼을 때 어떤 험한 꼴을 당하는지 겪어봤다. 그래서 권력의 쟁패는 더욱 절실한 문제다. 수단
문재인 대통령이 수사받는 조국 장관의 변호사를 자처하고 나섰다. 문 대통령은 오늘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검찰이 아무런 간섭을 받지 않고 전 검찰력을 기울이다시피 엄정하게 수사하는 데도 검찰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현실을 검찰은 성찰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검찰은 국민을 상대로 공권력을 직접적으로 행사하는 기관이므로 엄정하면서도 인권을 존중하는 절제된 검찰권 행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도 했다. “검찰에 수사를 조용히 하라고 다양한 방식으로 의견을 전달했다. 그런데도 검찰이 말을 안 듣지 않았다”고 한 청와
충청도 당 자민련이 50석을 거머쥔 때가 있었다. 96년 총선이었다. 3김 지역구도에다 ‘충청도 핫바지론’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줬다. 요즘엔 ‘충청도 핫바지’란 말을 함부로 쓰지 않는다. 지역감정을 건드릴 수 있는 말은 조심하는 편이다. 지역감정을 자극하는 발언을 했다가는 지탄을 피할 수 없다. 지역감정이 본래 나쁜 의미는 아니다. 이 말은 애향심과 동전의 양면이다. 자기 고향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은 자연스런 감정이다. 정부가 충청도에 예산을 다른 지역보다 적게 배정하고 장관 인사 때 충청도 출신이 한 명도 없다면 서운한 건 인지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어떤 사람인지는 꽤 드러났다고 본다. 더 상세한 해명을 들어볼 필요는 있으나 그동안 동시 다발적으로 터져 나온 여러 의혹만으로도 과연 장관 자격이 있는지 밝혀졌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검찰의 본격 수사만으로도 조 씨를 장관에 앉히는 일은 부당해졌다. 여권에선 검찰 개혁을 방해하려는 수사로 의심하고, 야권에선 일단 반기면서도 ‘짜고치는 술수’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갖고 있다. 의구심보다 믿어볼 만한 검찰의 조국 수사검찰이 정부와 조 후보의 검찰개혁 방안에 반감을 갖고 있다고 해도 조 후보한테 문제가 없다면 수
올해 우리나라 전체 예산 가운데 복지예산은 약 150조 원이다. 그 돈을 5천만 국민 모두에게 공평하게 골고루 배분하면 한 명당 300만원씩 돌아갈 수 있다. 2명이 한 가족이면 1년에 600만원씩이다. 삼성 이재용 부회장 같은 부자들에게도 같은 기준으로 분배하는 경우에도 굶어죽은 한 모씨 모자 2명에겐 매월 50만 원 정도 지급돼야 맞다. 국가의 복지시스템이 그처럼 간단할 수는 없다 해도 기본적으로 그렇다. 우리나라는 쌀이 남아돈다. 식량자급 국가는 아니지만 쌀은 소비보다 생산량이 많다. 남는 쌀을 보관하는 데 드는 비용 때문에라
우리에겐 두 가지 일본이 있다. ‘가해자 일본’과 ‘필수적 일본’이다. 가해자 일본은 ‘반드시 이겨야 할 일본’이나, 필수적 일본은 ‘아직은 이길 수 없기’ 때문이다. 갖가지 반일운동은 ‘가해자 일본론’이 근원처라 할 수 있고, 경제전쟁이 벌어지자 제3자인 미국에 달려가는 현실은 ‘이길 수 없는 일본’을 확인해준다. ‘반드시 이겨야 하지만 아직은 이길 수 없는’ 이 모순적 대상, 일본을 어찌해야 하나? 답은 일본이 아니라 우리 한국 안에 있다고 본다.우리에겐 두 얼굴... ‘가해자 일본’ ‘필수적 일본’보통 두 나라 사이는 단선적
당진시는 평택시에 억울하게 빼앗긴 땅을 되찾는 노력을 펼치고 있다. 당진시가 관할해오던 서부두 매립지 96만㎡의 71%에 해당하는 면적을 행정안전부(중앙분쟁조정위원회)가 떼어내 평택 관할지로 넘겼기 때문이다. 당진시민들은 ‘충남도계 및 당진땅수호 범시민대책위원회’를 만들어 촛불집회와 헌법재판소 앞 1인시위를 해오고 있다. 촛불시위는 1400일, 1인시위는 1000일을 넘겼다.이 도계분쟁은 말 그대로 도계, 즉 도(道) 간의 경계를 놓고 벌이는 싸움인 만큼 충남도와 시군이 힘을 보태는 게 정상이다. 그런데 어제 충남시장군수협의회에서는
전직 대전시장의 현직 시장에 대한 ‘공개적 조언’이 이목을 끈다. 며칠 전 염홍철 전 시장은 SNS를 통해 허 시장의 소통방법에 대해 의견을 밝히면서 ‘평촌산단에 추진하던 LNG 발전소의 경우 유치에 확신이 있었다면 시민의 뜻이라고 백기를 들 게 아니라 수십 번이라도 토론을 거쳤어야 한다’고 썼다. 전임 시장이 현직 시장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꼴이 됐다. 전임은 후임에 대해 누구보다 훌륭한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이다. 허나 방법이 잘못되면 서로 감정만 상하는 참견으로 끝날 수 있다. 전직과 현직은 공적, 사적으로 조심스러운 관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