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울릉도(鬱陵島)에선 맛을 보고 친구의 친구인 후포 김여사횟집의 그 김여사도 만나지 못하고 쾌속정을 탔다.20년 일했다고 병원 엘리베이터가 강제 퇴직해 의무적으로 여름휴가를 갔다.여름엔 5시 이전에 해가 뜨고 겨울엔 5시 이전에 해가 지는 그곳에서만 자라는 돼지풀인 섬바디 꽃이 섬을 하얗게 덮고 있었다. 온난 습윤한 여긴 조면암이 물을 정화해 부드럽고, 딱 2개의 신호등이 완성에만 1963년부터 55년 걸린 일주도로에 있고, 아파트도, 수력발전소도, 서비스표 소유권자인 내 허락 없이 사용하는 미소치과도 있다. 아슬아슬한 절벽에
뽕 하면 나 같은 중년은 찐한 애로(Erotic)영화가 뿅 하면 섰다가 금방 사라지는 그다지 좋지 않은 것들이 떠오른다.뽕나무 열매인 오디는 흰색에서 보라색으로 나이 드는데달달하다고 소음인이 많이 먹으면 설사하는 찬 음식으로아스파라긴산이 있어 나 같은 술꾼들에게는 인기다.뽕나무는 말라도 탄성이 좋아 활, 전통(箭筒)과 바둑알통으로뽕나무에서 자란 상황(桑黃)버섯이 가장 귀하다지만 전나무, 소나무, 자작나무, 찔레나무에서도 자라고인간이 먹는 뽕잎차, 뽕잎 절임과 뽕면도 있다지만 뽕잎은 누에의 주식으로누에고치인 번데기는, 뻔! 뻔! 뻔!
1. 우산(雨傘), 너는 너는 희한하게도 그림자라는 말에서 유래했고꽃처럼 접었다 피었다 하는 너는 아쉬울 때 뒤집어지면서까지 충성을 다한다.너도 내 갈비뼈처럼 살이 있고인연으로 이어지라는 손잡이는 심장처럼 따숩고타악기처럼 비로 음악을 연주한다. 너의 본적은 중국인데 거실 벽 기울어진 지우산은 아직도 짝을 찾고 있고장식인 횟집의 우산은 사랑하는 이의 입에 먼저라 강요하고비싸다는 롤스로이스 앞 문 장우산보다도 속옷처럼 얇은 청비닐 우산 속 가까운 연인들이 무한정 부러운 요즘이다.타고난 비를 막는 너의 운명도따뜻한 우리 사이는 막지 못하
어느 날 식사(食事)가 밥 먹는 일이라는 걸 알았을 때그냥 밥(진지)이란 말을 더 사랑하게 되었다.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지만 아침은 삶은 계란 두 개의 부활(Easter)을 먹고점심은 공기처럼 가볍게 반 공기로저녁도 1식 3찬의 룰에 고집 당하는데도 난 영육의 다이어트가 필요한 놈이야!이렇게 스스로를 위로하고 사니 이 또한 행복처럼 적응 되어 가볍다.그러니 발우공양(鉢盂供養, 바루)보다 더 쎈 것이다.식사-공양-수행은 동의어니 공양 거르기는 불법(佛法)이 아니다. 공양 시간에는 죽은 송장도 일어나야 하고조용히, 남김없이, 정리는
그리운 아이스께~끼가 나를 부르면자전거 뒤에 실은 그 달달함이 생각나 파블로프의 개처럼 조건화되어 군침이 도니본능처럼 서까래에 걸어 놓은 마늘까지도 거침없이 하드 장사꾼에게 바칩니다.그러니 이 맛을 아신다면 당신은 벌써, 중년?멀지 않은 추억과 흘러가는 세월이 그렇습니다.여름의 것이 늦추어져 겨울에 사는 것처럼그 반대로 사는 것도 힘든 굴레이런 군침과 굴레를 반강제적으로 선물하는 것이 그래서 더 고맙지 않은가요?금방 녹아버린 겨우 사카린과 향료에 물을 넣고 얼린 것이지만요.이름: 송선헌(宋瑄憲)치과의사, 의학박사, 시인대전 미소가있
내게 청정한 괴산(槐山, 느티나무 槐)은 고추보다도 우암(尤庵)이 먼저이고그리고 세월의 무게로 가득한 900살 오가리 느티나무와봄이면, Nakai가 1919년에 등록한 아름다운 부채 모양(美扇)의 율지리 미선나무의 향이 나를 지배한다.또 하나 추가하라면 산으로 막힌 산막이 옛길인데달천을 막은 괴산댐 십 리 옛길 중 고인돌쉼터에선 쉬고,연리지를 보면 사랑의 통일을 꿈꾸고, 소나무동산에선 삼림욕으로 세정하고, 정사목을 만나면 십억 주에 하나정도인 희귀성을 인정하고, 노루샘도 옹달샘이며, 연화담엔 연꽃을 피게 하라.그리고 망세루의 정자에
나는 어제 살생을 했다.중생대 쥐라기부터 장구벌레에서 태어나 사람보다 더 많이 사람을 죽이는여름의 시베리아까지도 지옥으로 만들고니가 사라지면 내 초콜릿도 사라지고너의 불임 전략을 공략 중인 인간들인데 자기가 인간인줄 알고 엘리베이터를 타고선19층 우리 집에 침입한 흔적어제의 전쟁터, 피부를 찢은 자리가 가려웠다.오늘은 이기리라 단단히 마음먹고 피를 찾는 하이에나를 기다리며 불을 끄고 잠복했다가 몇 번의 전투를 치른 후에야온혈동물만을 좋아하는 색맹의 모기를 한방에 죽였다. 입덧하는 암놈들만이 이산화탄소를 찾아 나이티놀(Nitinol)
키가 큰 친구는 단체 사진에서도 얼굴이 작아 보인다.그만큼 뒤로 간 것이다.어부로 초대 교황이 된 베드로가 아내랑 같이 죽었던 바티칸의 이집트産 오벨리스크처럼 잘 다듬어지진 않았지만 느슨한 날씨에 석탄리 선돌은 여자를 닮았다. 선돌인 입석(立石, Menhir)은 모두 서 있다는 뜻청마리 제신탑처럼 안녕을 빌고진천 금한마을 서낭당처럼 숭배하고조령처럼 높아 경계가 되고무령왕릉 석수(石獸)처럼 벽사(辟邪)적 존재로리우데자이네루의 예수상이나 낙산대불처럼 치성을 받아 커진 채로 서 있다.그러고 보니 돌을 세운 세상의 모든 것들이 무덤이든 삿
인간들의 오물까지 무료로 정화시키는 하수종말처리장인 미나리꽝인데도 짙은 향을 만드는 그 향에 좋고 싫음이 쫙 갈리는나처럼 속이 텅 빈끈질겨 어디에서도 순응하는시궁창에서조차 흰꽃을 피우는 너. 비닐하우스 출신보다는 야생 돌미나리의 향이 더 쎄고독미나리는 특유의 향은 없지만 맹독성이고 소고기나 계란지단을 돌돌 말아서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 미나리강회는 상식이고봄철 청도 한재 미나리와 삼겹살은 궁합이 잘 맞고 복어랑 단짝이지만 테트로도톡신을 중화시키지는 못하고서대문구 미근동(渼芹洞)은 미나리밭(芹田)에서 유래했고70이 넘은 배우 윤여정은
1. 삼척에서... 넙치와 비슷해눈에 따라 左광어 右도다리라지만 다 맞지는 않고주둥이와 이빨이 크면 넙치, 둘 다 작으면 가자미가 표준이고바닷가에선 미주구리라 불리는 하루정도 해풍에 말린 눅진눅진한 가자미가 버스로 왔다. 형제들만 520명이 넘는다는 너, 그 중에서도 알이 꽉 찬 놈들로 보냈다.그것도 저 멀리 삼척(三陟)에서재해 방송엔 꼭 나오는 이재민(罹災民)과 같은 이름의 전주이씨 왕손이라는 벗이그것도 슴슴하지 말라고 외갓집표 명란젓갈과 같이 꼼꼼하게 첨부했다. 황간(黃澗) 송천(松川)가에서 자란 내가 일부러 올갱이를 찾지 않듯
1. 둘러보기 신안은 섬 꾸러미다.썰물 때만 나타나는 노두길은 작은 기적인데60년 전쯤 이 섬들에 보따리를 이고 문준경 전도사가고무신이 닳고 닳아 살이 보일정도로 뿌린 씨앗들이 2평 남짓한 12사도의 집, 섬(島)티아고(Tiago) 순례길로 부활했다.그래서 이 기점-소악도에서는 모든 게 싸목싸목 흐른다. 첫발인 대기점도 선착장엔 어부였으며 80평생 살다가 십자가에 거꾸로 지금의 바티칸 오벨리스크 자리에서 아내와 같이 죽은 의리의 사나이 시몬 베드로의 집은 든든한 떠남이다.병풍도 노두길 입구, 주의 선택을 받은 최초의 사람으로 X형의
1. 장가계(張家界) 장가계는 중국 후난성의 도시 이름이다. 여기엔 신선이 사는 천하제일의 기암괴석과 무릉도원이 있다.토가족 장(張)씨들이 모여 사는 장가계와 원(袁), 양(楊)씨들이 집성촌을 이룬 원가계는 소수민족들의 산속 터전이다.365일 중 200일 이상이 눈, 비, 안개가 낀다. 여기에선 케이블카도 고도가 높나지면 서늘해진다는 과학을 피부에 심었다.자연은 세월과 기도만으로도 경이로운 아름다움을 만들어 낸다.현재만 믿는 겁보인 나는 사암(砂巖)이 흘러내린 것도 직접보고서야 믿었다. 남은 것들은 아직 소화 중인 흔적들이다.이 모
옻순을 두릅으로 먹은 후유증 시골 출신이지만 어릴 적부터 옻이 무서웠던 만지지도 못하는 치과의사인 나중국과 히말라야 경계 지역이 고향인도자기가 없던 시절엔 방수용으로 귀중한 재료였던 두릅과 함께 겨우내 지친 입맛을 돋우는봄나물 중의 으뜸으로 부드러운 감칠맛이 일품이라는그 향이 끊이지 않고 은은하게 계속 난다는순이 올라오고 3일 정도가 가장 먹기에 좋다는 옻나무의 어린잎이 옻. 몇 년 전 봄날, 노포 박통에서옻을 두릅으로 착각한 옆자리 손님의 의도하지 않은 악의에 곰쓸개에도 있는 우루시올(Urushiol)이 가려움증을 일으켜전문의 병
불공평한 이 세상에도 누구에게나 공평한 4월은 치열한 꽃들의 잔치로 열린다.우리 병원 옥상엔 사과나무가 꿈처럼 크고 조숙증(早熟症)의 세상에 봄비가 곱게 왔다고 한식날 아침에 연락해보니지난 토요일보다 풍성한 잔치가 벌어졌단다.진분홍색 꽃봉오리가 흰색으로 변한 너를 사랑하는 이에게 전송하자 빠른 답장에 가벼운 향이 달려왔다.그리곤 눈으로만 사귄 게 미안해 아니 더 찐하게 사귀고 싶어 코인사를 했더니새침한 향이 안부 전하듯이 내려왔다.그런데 90%의 꽃을 솎아내고 남은 요즘 우리 집은 그런 옥천향수사과에 빠졌는데올 가을 그 새콤달콤함을
나처럼 새되어 날고 싶었나?새(鳥)를 품은 조개는 신석기 시대 카디얼(Cardial) 조각에도 나오는 1945년 남해에서 번식하여 해방조개라고 부르기도 하고그래서 여수도 새조개 천지고내포의 미(味)항 남당항(南塘港)에도 겨울이면 살이 통통한 새조개축제에 입맛들이 모이고애들이 대학가기 전까지는 삼일절이면 둘이 갔던 외딴 꽃동산횟집에선 한분밖에 안 남은 형님가족도 우연히 만났고먼저 움직이던 발을 뜨건 물에 담그고한참 후 우러난 시원한 국물에는 칼국수를 당연하게 넣는다. 초밥도 좋지만 이것이 내가 늘 샤브샤브를 시키는 이유고달달한 또 하
땅이 궁뎅이마냥 튀어나와 공곶(鞏串)이인데믿음의 신도들이 숨어든 이곳신실한 노부부가 자식처럼 일군 거친 돌밭에 늦은 3월이면 자기 사랑의 수선화가태양의 외피 코로나처럼 활활 터진다.그 뜨거운 향기는 또 몽돌해변에서 모나지 않은 둥근 돌을 만들어 파도와 사귀고길목 무인판매대에선 사랑하는 이에게 건넬 철지난 신문지로 포장한 수선화 다발들이천 원짜리 한 장으로 이별을 기꺼이 받아주자온 세상이 노랗게 가벼워진다.그의 입술까지도.이름: 송선헌(宋瑄憲)치과의사, 의학박사, 시인충남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외래교수UCLA 치과대학 교정과 Prece
1. 춘분 이야기 춘분(春分)은 밤이 긴 겨울로부터 봄을 나누어 내는 날이다.춘분의 영어 Spring equinox(같다: aequus, 밤: nox)는 밤과 낮의 길이가 같다(Equal night)다. 춘분은 경칩(驚蟄)과 청명(淸明)의 중간에 드는 24절기의 4번째다.춘분은 태양력 즉 양력으로 3월 21일 전-후에 드는 이유는 1년이 365.2422일 이기 때문이다.태양의 황경(黃經)이 0이 되는 때를 말한다. 태양이 춘분점에서 다시 춘분점에 오는 시간이 1년이다. 황경은 황도 좌표의 경도이며, 춘분점을 기점으로 황도(黃道)를
1. 숭어(崇魚)를 만났다. 충무공도 드셨다는 이른 봄을 알리러 눈에 노란 기름막을 띠고바다에서 기수(汽水)로 올라오는눈부럽떼기, 글거지, 모쟁이...라 불리는 숭어는홀치기 낚시, 뗏발, 가덕도에선 육수장망 어로법으로 잡고정성 드린 어란(魚卵)은 최고로 비싼 안주다.연어가 거센 폭포를 역류해 거슬러 올라가듯 팔뚝만한 숭어의 튀어 오름도 처연하다.하늘의 장대를 넘는 선수같다.넌 살기 위해서인데 난 잘난 척 하기위해 튄다.그만큼 남에게 상처를 줄 것이다숭어가 뛰니까 망둥어가 뛸리는 없지만알면서도 고치기 힘든 나만의 고질병이다.무채색처럼
목숨을 믿음과 바꾸었고 해변이 아름다운 해미(海美)의 제비 바위 연암산(燕巖山)에 사랑이 올라왔다.너는 어린잎에 하얗고 기다란 털이 덮여 있는 모습이 노루의 귀를 닮았다.겨울에 지칠 즈음이면 니 생각에 마음이 설렌다. 6개월의 동토를 견뎌야 해가 뜨는 북극처럼 인내가 꽃말이다. 노란 복수초도 그렇지만 훈훈한 바람결을 타고 북상한다.껍질처럼 나를 보호해 준 굳은 땅과 낙엽을 서서히 뚫는다.잎은 또 간(肝), 헤파티가(Hepatica) 모양이다.크지 않은 키도 나를 닮았다.다닥다닥 붙어사는 게 우리 가족 같다. 벚꽃처럼 잎보다 꽃이 먼
하나, 뎁혀진 지구가 북극에서 찬바람을 내려 보내 한반도를 냉동시킨, 입맛도 고드름처럼 굳고 친구들 벤드도 조용한 그저 그런 날 냉장고를 대문처럼 확 열고는 쓴 소주를 담았던 페트병을 혀로 끌어안는다. 잠시 후 속 풀듯이 엿질금의 힘찬 아밀라아제가 달달한 사랑을 뜨게 하고, 밥알들은 천천히 마시라 경고하자 동동 뜬 살얼음이 뼈까지 냉동시킨다. 자연스레 눈을 감고 겨울여행을 떠올리자 고춧가루와 생강과 무가 들어간 거기다가 잣과 함께인 안동식혜도 칡을 넣는 식혜도 맛보고 속초 중앙시장에서는 노란 호박식혜 대신에 가자미식해(魚醢)를 고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