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40대는 움직임이 많았다. 모임도 많았고 만나는 사람도 다양했고, 외부적인 활동도 많이 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과할 정도로 외부적인 일에 몰두했었다. 사람들이 마냥 좋았다. 함께 만나서 이야기하고 웃고 즐거워했고 행복했다. 그런 외부적인 활동을 하는 동안 가정에 많이 소홀했다. 나의 빈자리를 남편이 많이 채워주었다. 남편에겐 늘 고맙고, 자녀들에게는 미안한 마음이 컸다.이런 움직임(활동)은 40대 중반에 종점을 찍었다. 박사 공부를 시작했었고, 사람 관계에서 쓰라린 경험을 했었고, 스트레스로 인한 신체화 증상으로 여러 번
우리는 자기 자신이 온전히 진실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관계 안에서는 그 사실을 묵인하고 싶어 한다. 어쩌면 묵인하는지도 모르면서 ‘진실하다’라고 믿으며 살고 있다. 즉 화장실 들어갈 때 마음과 나올 때 마음이 다르다는 것과 돈을 빌릴 때 행동과 갚을 때의 행동을 보면 알 수 있다. 돈을 빌려주는 사람이 오히려 돈을 받아내는데 애간장을 태우고 결국 못 받는 경우를 자신이 경험을 했거나 주변에서 자주 볼 수 있다. 그런 와중에도 그 사람이 그렇게 하려고 했던 것은 아닐 수 있다라고 말한다. ‘오죽했으면 사람이 사기치냐? 돈이 사
이 세상에 혼자 살아가는 사람은 없다. 즉 사람은 사회적 관계를 맺으며 살아간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사회적 관계를 어떤 방식으로 맺고 있으며, 그 관계를 어떤 관점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서 관계 속에서 오해나 속상함 등의 불편한 경험을 줄일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예를 들어, 공적인 관계를 사적인 관계에 집중한다면 어떠하겠는가? 이것은 스스로가 만든 굴레 속에서 갇혀 버린 격이 된다. 혼자 자책하게 되고, 상대방을 자기 식대로 오해하고, 만족스럽지 못한 자신으로부터 고통받게 된다. 이런 경우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나 또한
[박길수 기자] 우리가 사회 속에서 살다 보면 인맥이 절실하게 필요할 때가 있다. 그 인맥에도 순위가 있다. 절친인 경우의 인맥은 다르다. 몇 다리 걸친 인맥은 인맥이 없는 것보다는 나을 수도 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보았을 때, 인맥도 전혀 의미가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때가 있다. ‘입이 방정’이란 말을 어렸을 때 부모님이나 주변 어르신들이 쓰는 단어로 기억하고 있다. 그리고 나 스스로 그런 단어를 사용해 본 적은 없다. 최근 들어, 나이를 먹을수록 스스로 조심해야 하는 부분이 ‘입단속’이란 것을 창피스러운 일을 경험하면서 알
일 년을 주기로 볼 때, 어느 시기가 되면 좌절 아닌 좌절감을 경험할 때가 있다. 마치 그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두렵고, 불안하고, 세상에 혼자 있는 것 같고, 지금까지의 삶이 무가치감을 느낄 때 스스로 느껴지는 좌절감을 한 번쯤은 잠깐이라도 경험하지 않았을까 한다. 특히 좌절감을 통해 깨달음은 또 다른 신선함(상쾌함)으로 다가오기도 한다.최근 나는 나의 대화 패턴을 발견했다. 나는 내성적인 성향이 짙은 사람이다. 그런 반면, 편한 사람에게 보여주는 장난끼가 넘치는 발랄한 행동을 함께 지닌 사람이다. 특히 어느 장소에
나는 한 때 신뢰를 엄청 중시했던 시절이 있었다. 나 또한 자의든, 타의든 신뢰를 깨버린 적이 있었을 것을 생각해 보면, 살면서 신뢰를 내가 생각할 만큼 엄청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겠구나란 생각에 빠져본 적도 있었다. 이럴 때 나는 나에게 말한다. 주관적인 감정과 생각이 너무 빠지지 마세요.라고!변하지 않는 사실은 신뢰가 한번 깨지면 절대로 처음과 같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설령 한두 번은 처음처럼 신뢰할 수는 있다. 그럴 수 있는 것은 관계 안에서 서로 조심하려고 노력하는 가운데 신뢰가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깨진 그릇을
우리는 자동적으로 이분법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습관이 되어있습니다. ‘이것 아니면 저것’, ‘좋음과 싫음’, ‘음과 양’ 등으로 사고합니다. 엉뚱한 발상이지만, 우리 성(sex)도 남성과 여성, 그래서 태초부터 이진법처럼, 이분법적 사고가 만연되어 있는 것은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을 순간 해보았습니다. 우리는 오랫동안 전수해 왔던 사고에 전환이 필요해서 다양한 교육도 실시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몸에 익숙하고 입에 밴 습관은 여전히 ‘좋고 나쁨’을 거론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지금부터 나쁜 친구, 좋은 친구라고 표현하기보다는 자
우리는 다른 사람을 보면서 자신을 보게 됩니다. 즉 자신에게 거울이 되어주는 대상이라고 말합니다. 참으로 감사한 일입니다. 결국 인간은 인간을 통해서 보고, 인간을 통해서 깨달음을 얻는 존재입니다. 우리의 삶은 희로애락을 경험하면서 자신을 가장 힘들게 하는 친구들을 만나게 됩니다. 그 친구들의 이름은 “무기력, 게으름, 불평, 비교” 입니다. 여기에 곁들어지는 친구가 “미숙함” 입니다. 그 친구들은 처음부터 드러내면서 접근해오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열정’(가칭)이라는 이름을 사용합니다. 그것이 ‘가짜열정’이었다면 본래의 이름이 바
상담현장은 삶의 역사를 만들어내는 공간입니다. 서로의 정보를 공유하기도 하고, 서로의 삶을 같이 살아가는 현장이 되기도 합니다. 지난번에 이어서 플라세보효과에 대한 이야기를 청소년의 생각으로 나눠 보려 합니다. (A는 내담자, B는 상담자)● A :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화학반응이 너무 궁금해요. 원소로 구성된 지구, 그리고 우리가 살고 있는 모든 것들이 궁금해요. 사실 제 꿈이 화학자이거든요. 근데 부모님이 반대해요. 마치 엉뚱한 소리를 하는 것처럼 말씀하셔서 더이상 부모님과 말하기가 싫어요. ● B ; 네 말에 공감받지 못해서
상담현장은 때론 치열하고, 때론 흥미진진함으로 다양한 사람들의 삶을 시·공간을 초월하며 경험하는 공간입니다.특히 청소년들의 생각은 몇 개의 행성이 뇌에서 떠다니는 느낌을 받을 때도 있습니다. 한마디로 스펙타클(spectacle)하면서 충분히 그들의 사고를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우주세포설과 꿈꾸기에 대한 이야기를 청소년의 생각으로 나눠 보려 합니다. (A는 내담자, B는 상담자)● A : 선생님. 우주를 아주 거대한 동물의 세포라고 표현하는 논문을 본 적이 있어요. 제 생각도 그 사람과 비슷한거든요. 즉, 우주의 지구를 포함한 행
영화 ‘잠’을 관람하고, 한참 동안 멍했다. 무섭기도 했고, 심리상담 현장에서도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였기 때문에 생각이 많았다. 관람 후 2시간이 지난 다음에야 흐르는 땀이 멈췄다. 영화에서 몽유병과 정신증에 관한 극한 상황의 예시를 보여주었다. 그러나 농도의 차이만 있을 뿐, 실생활 속에서 빈번하게 일어나는 일들이다. 영화처럼 폭력적이거나 과격한 행동은 상상하고 싶지도 않다. 자신이 스스로 만든 틀 속에 얽매이면서 가중되는 스트레스는 자신이 빠져나오려는 의지가 없다면 불가능하다.영화 ‘잠’에서 보여준 몽유병 증상 ‘렘수면 행동장애
[박길수 기자] 우리는 자신에게 좋지 않은 어떠한 일이 발생했을 때 습관처럼 “왜 그랬을까?”라는 질문을 먼저 던집니다. 예를 들어, 절친이었는데 돈을 빌려주고 갚는 과정에서 한 사람이 홧김에 칼로 찔러서 한 사람이 죽었는데, 안타까운 마음에 “왜 그랬을까?”라고 합니다. 자신의 질투로 친구의 물건을 훔쳐가거나 파손시키는 경우도 있습니다. “왜 그랬을까?”라고 의문을 갖게 됩니다. 또한 원한(怨恨)관계를 따져 묻기도 합니다. 어떤 경우에는 선심(善心)을 베푸는 것처럼 말하면서 결국은 그 사람을 이용한 것임을 나중에 알게 되어 말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