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의 ‘향수(鄕愁)’가 아이들의 ‘민주주의’를 꺾어 버렸다. 세종시에서 그런 일이 벌어졌다. 행정중심복합도시(이하 행복도시) 한 복판, 정부세종청사 인근에 있는 성남중학교 이름 때문이다.성남중학교는 본래 행복도시 토지수용 과정인 2009년 폐교된 학교다. 그런데 모교의 폐교를 지켜봐야 했던 졸업생들의 상실감이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컸던 모양이다. 당시 행복도시건설청과 교육청 등 4개 기관은 협약을 통해 ‘이후 신설되는 중학교 한 곳의 이름을 성남중학교로 정하겠다’는 약속을 하기에 이른다. 졸업생들의 상실감을 어루만지기 위한 조
'죽은 이는 말이 없고, 산 사람들도 입을 닫았다.'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지난 9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자원외교 비리 의혹과 관련해 사전 구속영장이 청구된 그는 숨지기 전날(8일) 기자회견을 가졌다. 당시 그는 "저는 'MB(이명박 전 대통령)맨'이 아니라, MB정부 피해자"라며 눈물을 흘렸다. 자원 외교와 관련해서도 융자금 횡령 사실이 없다며 억울함을 토해냈다. 그리고 유서와 함께 극단적 선택을 했다.'성완종 리스트' 정치권 강타··새누리당 '눈치 보기' 급급 지금 정치권은 그가 죽기 직전 한 언론사와의 전화 인터뷰, 또
충남도청 등이 입주해 있는 내포신도시를 출입한 지 한 달여가 지나면서 일종의 재미를 느끼게 된 게 하나 있다. 안희정 지사를 ‘알아 가는 것.’먼발치에서나마 안 지사를 처음 본 게 10년 가까이 된 것 같은데, 도정을 취재영역으로 삼다 보니 직·간접적으로 안 지사의 스타일을 접하게 된다. 기자실과 집무실이 모두 도청 5층에 있다 보니 엘리베이터 앞에서 마주치는 일도 있다. 안 지사의 ‘마크맨’이 된 느낌도 든다.바른 사람임에는 분명해 보인다. 어디를 가든 먼저 고개를 숙일 줄 아는 겸손함도 돋보인다. 특히 좌와 우의 낡은 이데올로기
2015년 5~6월중 경부선 KTX 도심통과구간 개통을 앞두고 벌이는 한국철도시설공단의 행태가 볼썽사납다. 대전역사 증축과 관련해 ‘선상주차장을 지으면서 건축 착공 허가를 받지 않고 진행했다’며 건축 인허가 기관인 대전 동구청이 철도공단을 사법기관에 고발했다. 행정기관이 공기업을 고발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웃어야 할지, 공감해야 할지 혼랍스럽기만 하다.철도공단은 승강장 지붕(홈지붕), 즉 플랫폼 공사의 경우 관련법에 의해 건축허가를 득하지 않고 공사를 할 수 있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사법기관에도 이런 식의 논리로 해명한 것으로 알려
내년 총선에서 충남 선거구 조정이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 충남은 천안갑과 천안을, 아산이 증설 대상이며, 공주와 부여·청양의 통·폐합이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선거구 재 획정을 논의하는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에 충남 의원은 한 명도 없다. 특히 특위 위원(총 20명) 대다수가 수도권(10명)과 영남권(5명)으로 채워지면서 불리함의 정도가 커졌다.총 4곳 증설 및 통합지역 불구 정개특위 한명도 없어천안은 지난 19대 총선을 불과 두 달 여 앞두고 '게리맨더링'의 희생양이 됐다. 당시 정치권은 꼼수를 부려 분구 대상이던
대전·충남·세종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중부권 언론의 ‘수상한 침묵’이 이어지고 있다. 특정 사건을 기사화할 것인지 말 것인지는 각 언론사들이 개별적으로 판단할 문제다. 그러나 전국권역 언론이 보도해 이미 논란이 되고 있는 사안에 대해, 해당 지역 언론만 유독 침묵하고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누가 봐도 ‘침묵의 카르텔’을 의심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이진숙 대전MBC사장 취임에 따른 논란, L모 대전KBS 전 보도국장의 음주난동 사건. 등이 이미 전국발로 타전한 이 두 가지 뉴스를 유독 지역 언론만 다루지 않고
정치에서 ‘만약’이라는 가정법을 가지고 말하는 것처럼 무의미한 일이 있을까.그러나 아직까지도 지난 6·4지방선거에서 이춘희(59) 현 세종시장과 최민호(58) 현 국무총리 비서실장이 맞붙었다면 그 결과가 어땠을까를 논하는 사람들이 많다. 조직력에서 열세를 보였던 최민호 실장이 당시 현역이었던 유한식 전 시장의 벽을 넘어서지 못하면서 ‘이춘희 대 최민호’의 본선대결이 좌절된 바 있다. 당시 두 사람이 진검승부를 벌였다면 이춘희 시장이 낙승을 거두기는 힘들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일리 없는 이야기는 아니다. 본보가 지난 지방선거
여야 지도부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충청권 민심잡기에 여념이 없다. 그도 그럴 것이 역대 충청권에서 이긴 정당이 총선 승리를 가져갔기 때문. 인구수만 해도 호남 인구를 뛰어넘으며 충청권이 전국 선거 판도를 좌지우지하는 전략적 요충지로 급부상했다. 오죽하면 ‘영충호’ 시대란 말까지 나왔을까.하지만 ‘영충호’ 시대는 말로만 부르짖는다고 열어젖혀지지 않는다. 충청권 국회의원들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이유다.그 첫 번째가 선거구 획정 문제를 다루는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 참여다.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충청권 의원들의
이완구 국무총리와 안희정 충남지사를 향한 충청인의 속내에는 공통분모가 하나 있다. ‘충청의 굴레’에서 벗어나 더 큰 뜻을 펼쳐주길 바라는 마음, 구체적으로는 2017년 대선에서 여야의 대표 주자로 자리매김함으로써 마침내 ‘충청 대망론’을 이뤄줬으면 하는 기대감이 자리 잡고 있다. 바로 이것이 개인적인 호불호 차원을 넘어, 수많은 흠결에도 불구하고 이 총리의 인준을 가능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됐고, 능력 면에서 검증이 필요했던 안 지사의 재선을 이끈 자양분이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충청권 어느 중견 언론인의 말처럼 “그래도 우리에겐
권선택(59) 대전시장이 을미년 새해 벽두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하루 종일 법정 피고인석에 앉아 있어야 하는 신세는 차치하더라도 대전의 굵직한 현안들이 잇따라 지탄의 대상으로 전락하고 있어서다. 권 시장 공약 호남선 KTX 서대전역 경유 무산호남선 KTX 서대전역 경유는 권 시장의 지난해 지방선거 공약이었다. 더군다나 호남선 KTX 경유율을 50%까지 확보하겠다는 무리수까지 뒀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보이는 수치였지만 호남 출향인사들의 표심에 호소하기에는 충분했다. 결과적으로는.호남선 KTX 서대전역 경유
충남도청 등이 입주해 있는 내포신도시에 바야흐로 ‘사과 열풍’이 불고 있다. 김지철 교육감과 안희정 지사에 이어 윤종훈 도 감사위원장에 이르기까지, 그 배경은 제각각이지만 허리를 굽히는 모습은 다르지 않다.김지철 교육감은 지난 5일 ‘천안 고교평준화 조례안’ 추진 과정에서의 소통 부족 등을 시인하며 도의회에 공식 사과했다. 이는 도의회 양당 대표의 요구를 수용한 것인데, 2016년 천안지역 고교 평준화 도입을 위한 전략적 선택인 측면이 크다.안희정 지사는 다음날인 6일, 24년 동안 표류해 온 안면도 관광지 개발이 무산된 것에 대해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가 수렁에 빠졌다.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쏟아진 각종 의혹에 대한 해명 준비로 바쁠 때 ‘언론 외압’ 논란까지 터졌기 때문. 청문회가 순탄할 것으로 전망하며 자신만만해 했던 이 후보자도 분위기가 꼬여가자 곤혹을 감추지 못하는 모양새다. 야당은 이 후보자의 거취 표명을 요구하며 사퇴 압박을 펴고 있다. 이 후보자가 수세에 몰린 이유는 다름 아닌 후보자 입에서 나온 ‘말’ 때문이다.각종 의혹에 언론 보도 외압까지 '설상가상'총리 지명 이후 언론사 간부에게 전화해 자신에 대한 의혹 보도를 막았다는 취지로 말한 녹취록이
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대전시민들의 구단인 대전시티즌 사장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다.어떤 사장이 오느냐에 따라 대전시티즌의 운영 방향이나 앞으로의 기대치가 달라질 수 있다는 면에서 금명간 선출될 것으로 보이는 후임 사장에 대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대전시티즌 사장에 권선택 시장 선거공신 내정설하지만 후임 사장으로 권선택 대전시장의 선거공신이 내정됐다는 소문이 확산되면서 이에 대한 우려가 크다. 구단주인 대전시장을 선거에서 도왔던 인사가 예외없이 낙하산 임명돼 온 게 지금까지의 관례여서다.과연 이번에도 선거공신이 후임
충남교육청이 지난 20일 천안교육지원청 대강당에서 천안고교평준화 공청회를 열었다. 저녁 7시부터 시작한 공청회는 예정된 8시 30분보다 1시간이나 더 지나서야 끝났다. 평준화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는 걸로 보일 수 있겠지만, 정책기관에 하고 싶은 말이 그만큼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 공청회는 이름만 공청회일 뿐, 자료집을 비롯해 전체적인 성격은 토론회로 진행됐다. 1시간 반 동안 열린 토론회도 평준화 찬성 일색으로 제대로 된 토론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발제는 충남도교육청 담당과장, 토론은 강원도교육청 장학사와 현직 교사, 내포
"무용단 정원이 25명이었는데, 3명 나가면 겨우 1명 뽑고 해서 현재 12명이에요. 이 인원으로 1500석, 2000석 되는 무대에서 공연할 수 있겠어요? 게다가 2명은 출산휴가 상탭니다. 그럼 10명이 그 큰 극장을 채울 수 있다고 보십니까? 안무자에게도 단원 충원 문제를 어필했는데, 그 와중에 1명을 해촉한 건 살인행위나 마찬가집니다." 지난 14일 충남 천안시청 브리핑실을 찾은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충남문화예술지부 천안시립예술단천안시립예술단(이하 노조) 소속인 한 단원의 얘기다. 최근 노조에서 활동한 단원 3명(교향악단 2명,
“특정지역이라고 해서 유능하지도 않고, (그 직무를) 감당할 수 없는데도 특정지역이기 때문에 어떤 특혜를 받는다? 이것도 말이 안 되고, 유능하고 일을 잘 감당할 수 있는 데도 특정지역이라고 해서 어떤 차별을 받는다? 이것도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2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밝힌 인사 문제에 대한 입장이다. 김성주 기자가 “10년 넘게 청와대를 출입해 온 저도 지금처럼 인사편차(편중)가 심한 경우는 찾아 볼 수 없었다”며 “지난 대선 때 공약하신 국민대통합 차원에서 앞으로 인사 대탕평책을
#1 대한민국이 연초부터 화재 등 각종 안전사고로 불안한 출발을 하고 있다. 지난 10일 오전 경기도 의정부시 대봉그린아파트에서 불이 나 사망 4명, 부상 130명의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13일 오전에는 양주시 삼숭동 GS자이아파트 7단지에서 난 화재로 20대 남매가 숨지고 3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또 12일에는 LG디스플레이 파주 사업장에서 질소 가스가 새어 나와 작업을 하던 협력업체 직원 2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이들 사고에 대한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소방당국과 경찰은 미흡한 안전관리에 무게를
7.30 재·보궐선거 이후 정치권에서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인물 중 하나는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전남순천·곡성, 최고위원)이다. 새누리당 후보로 호남에서 선출된 매우 드문 케이스이기 때문이다. 언론에선 그런 이 의원에 대해 “지역주의의 벽을 넘어선 인물”이라는 평가와 함께 “박근혜 대통령의 의중을 가장 잘 아는 의원”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2004년 17대 총선에서 광주로 출마했다 낙선한 그는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가 만든 낙선자 위로 모임에서 “호남 포기 전략을 포기해 달라”고 열변을 토한 뒤 수석부대변인으로 발탁된 인물로
“김 기자! 어느 시골 어르신이 내게 ‘심대평 지사처럼 되면 안 된다’고 하시더라고….” 지금은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맡아 중앙정치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이완구 의원(부여·청양)이 충남도지사 재임 시절인 2009년 초 어느 날, 기자에게 들려준 의미심장한 이야기다. 당시만 해도 긴가민가했는데 요즘 들어 그 뜻을 곱씹어 보게 된다. 여기서 “심대평 지사처럼 되면 안 된다”는 말은 심 전 지사가 뭘 잘못했다는 게 아니라 “큰 정치를 하기 위해서라도 ‘충청의 틀’에 갇혀서는 안 된다”는 뜻이었을 것이다. 이 의원이 이명박 정부의
지난 7월 탄생했어야 할 대전 서구의회가 29일 개원식을 갖고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전국 지방의회 최장기간 원구성 파행 기관이라는 수식어를 뒤로 하고 말이다.의장 선거 과정에서 발생한 의원들간 감투 싸움으로 인해 3개월째 공전을 거듭하더니 지역 사회 비난 여론을 감지한 듯 가까스로 원구성을 마치고 제7대 서구의원으로 선서하며 4년간의 의정 생활을 시작했다.하지만 개원하는 날까지도 서구의원들은 지역민들의 비난을 받기에 충분했다.우여곡절 끝에 초선으로서 전반기 의장에 당선된 박양주 의장은 이날 개원식에서 장황한 개원사를 읽어 내려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