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말부터 꺼내야 할지 몰랐다. 어디부터 어디까지 이야기를 해야 할지도 몰랐다. 누구를 '나쁜 사람'으로 만들어야 할지도 몰랐다. 일주일 동안 용기와 회피 사이에서 갈등했다. 기사를 써야할지, 말아야 할지 한참을 망설였다. 고민 끝에 택한 결정은 용기였다. 충남 천안시청 브리핑실 이야기다. 십 수 년 간 브리핑실을 '기자실(개인 책상 및 상주)'화 해 오던 지역 기자단(회원사)이 올해 초 천안시의회가 만든 '시정홍보 활성화 조례'에 한방 먹었다. 기자단의 상징이던 개인 책상이 끌려 나갔다. 대의 민주주의 기관이란 거대 권력에 위세
세종시 중앙공원 다자협의회가 장남평야 일원에 대한 새로운 생태연구용역을 추진하자는데 합의했다. 수개월 논란 끝에 다자협의회가 구성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뤄낸 값진 성과물이다. 금개구리 보전방안을 둘러싼 지루한 논쟁을 지켜본 시민들의 기대감이 커질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그런데 이번 회의와 관련해 흘러나오는 뒷말이 영 개운치가 않다. 회의 결과에 대해서 각자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어서다.일례로 시민모임은 연구용역결과에서 도출된 여러 방안 중 '시민 다수가 선택하는 안'을 최종안으로 결정하자는데 합의를 이룬 것으로 받아들였지만, 환
반응은 꽤나 뜨거웠다.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후폭풍은 짐작 이상이었다. 일주일 전 안희정(50) 충남지사에게 보낸 편지, 그 후의 이야기다. 주변으로부터 격려와 응원의 메시지를 많이 받았다. "잘 봤다, 안 지사에게 그런 직언을 할 사람이 필요하다"는 인사가 주였다. 물론 칭찬만 들은 건 아니다. "도대체 디트는 왜 그래? 충남도나 안희정 지사한테 무슨 불만이라도 있는 거야?"라는 소리도 직간접적으로 들었다. 문제는, 이 말 대부분이 도청 내부에서 나왔다는 데 있다. 지역의 언론인으로서 정중하고 예의를 갖춰 도백에게 겸손하게
갑작스러웠다. 아니 좀 더 솔직한 표현으로 뜬금없었다. 정용기 새누리당 대전시당위원장의 염홍철 전 대전시장에 대한 러브콜 얘기다. 뜬금없었던 정 위원장의 제안, 이틀 만에 수용한 염 전 시장정 위원장은 지난 8일 휴일임에도 불구하고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휴일 간담회’ 탓에 일부 기자들의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자 새누리당 대변인은 ‘기삿거리’가 있다며 기자들에게 양해를 구했다.그렇게 해서 내놓은 정 위원장의 기삿거리는 인사혁신처의 세종시 이전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이 가로 막는다며 유감을 표시한 것이었다. 정 위원장의 간담회 다
안희정 지사님께!지사님, 저는 국회와 청와대를 출입 중인 류재민 기자입니다. 어제 국회에서 뵀죠. 24시간이 뭐에요, 오후 4시 30분쯤 만났고 지금이 새벽 2시니 10시간도 채 안됐네요. 야심한 가을 밤 지사님께 처음으로 편지를 띄웁니다. 오히려 새벽이 고즈넉하고 정신이 맑아 글을 쓰기에 좋습니다. 제가 존경하는 안희정 지사님, 항상 고맙고 응원합니다. 충청권을 대변하는 기자를 떠나, 저 역시 200만 충남도민의 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도백의 자리에서, 도민의 안위와 도 발전을 위해 불철주야 여념 없는 지사님에
“[…] 한 반 안에서도 공무원 자녀들이 대다수인데, 부모님이 행시출신 고급 공무원 서기관, 이사관인 애들하고, 7급 출신 중급 공무원인 애들 아빠들 직급가지고 비교[…] 학부모 모임에서도 아버지들 왔을 때 우리 반 친구 아버지가 우리 아버지한테 거의 90도로 인사해서 걔랑 좀 어색했고[…]”최근 포털사이트에서 돌고 있는 이른바 라는 게시글의 일부다. 공무원들이 많이 거주하는 세종시에서 부모의 (공무원) 직급에 따라 아이들이 내적 갈등을 겪고 있다는 씁쓸한 내용이다. 얼핏 보면 그냥 웃어넘길 이야기처럼 보인다.
한 방송사 프로그램을 통해 세상에 알려진 '청춘FC'. 축구 미생(未生)들이 완생(完生)을 위해 땀 흘리는 모습에 시청자들과 팬들의 관심을 불러 모았다. 이제 청춘FC는 단 한 번의 방송(24일)만 남았다. 걱정은 이들의 향후 진로다. 충남의 수부도시 천안시와 아산시가 이들을 중심으로 한 프로구단 창단을 논의 중이다. 안희정 지사의 민선 5기 공약이던 도민축구단 창단이 불발된 충남도 역시 두 지자체 논의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분위기는 녹록치 않다. 프로스포츠 구단이 없는 아산시는 대환영이지만, 천안시는 그렇지 않기
어제(5일) 국회를 찾은 대전 범시민협의회가 본관 앞에서 선거구 증설과 관련한 퍼포먼스를 준비했지만 불발됐다. 사전 국회에 양해를 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마침 그 옆을 지나던 지역의 한 의원은 이렇게 말했다. “대전은 가만히 있는 게 도와주는 것”이라고. 이들은 결국 정문 울타리에 자리를 잡고 기념사진을 찍었다.일주일 뒤면 선거구획정위원회가 만든 내년 총선 선거구획정안이 국회로 넘어온다. 선거구를 늘려야할 곳이 3군데인 충청권(대전 유성구, 천안시, 아산시)의 노력이 막판까지 이어지고 있다. '단일대오' 아닌 '각개전투'식 전개…
지난 22일 충남도를 상대로 한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의 국정감사 현장. 안희정 지사를 향한 새누리당 정용기 의원(대전대덕)의 날카로운 비판은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특히 국정감사가 마무리될 쯤 나온 안 지사의 발언은 1주일 이상 기자의 머릿속을 맴돌고 있다. 국회가 제공한 속기록(초고)을 그대로 옮겨보자.○ 정용기 의원: “‘행정은 실종되고, 정치 과잉 속에서 지사 홍보만 있다’라는 이런 따가운 질책에 대해, 그런 소리가 왜 나오는가 한 번 돌아보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안희정 지사: “예, 의원님. 하여튼 저도 한 번 더 돌
내년 20대 총선을 앞두고 충남 지역사회와 정치권이 어수선하다. 난데없이 터져 나온 선거구 재획정 시나리오 때문이다. 지역정가와 의원들은 "정개특위에서 누가 흘렸거나, 언론플레이 아니겠냐"는 반응이다. 대수롭지 않다는 식이다. 하지만 해당 지역구 의원들은 겉으론 표정관리를 하면서도 내심 애 끓이는 모습이다. 통합 대상인 공주와 부여·청양이 재획정 시나리오에서는 ▲공주·부여·서천 ▲보령·청양·홍성으로 각각 분할된다. 이 분할은 '당진·예산'이란 기형적 선거구를 만든다. 정치적 셈법과 유·불리 '주판알 튕기는' 충남 의원들이 시나리오에
지난 22일 오후 3시 충남대 사회과학대학에 교수들이 하나 둘 모여 들었다. 직선제 전환 찬반투표를 벌일지 여부를 묻는 투표를 하기 위해서다. 이날 전교 교수회 임시총회는 최근 전국의 국립대 교수들이 “재정 지원을 미끼로 직선제 폐지를 강요했다”며 정부 비판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는 가운데 열렸다. 이충균 교수회장은 “국립대 선진화 방안이라는 미명 하에 자행되고 있다. ‘교수님’을 지식근로자, 논문기술자로 전락시키고 있다”고 성토했다. 이날 전체 교수들 900여명 중 참석한 교수들은 50여명 정도. 투표에는 총 43명이 참여했고
“친환경과 문화적 감수성이 잘 결합된 공원으로 개발되길 바랍니다.” 미국의 환경디자인 전문가인 마크 프랜시스 캘리포니아(UC Davis) 대학교 교수가 세종시 중앙공원 조성 논란과 관련해 본보에 보내온 메시지다. 프랜시스 교수는 지난 2007년 행복도시 중앙녹지공간 국제공모에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세계적 석학 중 한명이다. 본보는 현재 세종시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중앙공원 논·습지 확장 논란’에 대한 조언을 듣기 위해 프랜시스 교수에게 이메일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이슈를 완벽하게 이해하기 어려워 조언하기 어렵다”는 조심스런 답변만
충남도 내포신도시건설본부가 지난 달 25일 브리핑을 통해 밝힌 ‘내포신도시 제2단계 사업 마무리 박차’ 자료의 대부분이 사실과 다르다는 것을 확인하는 데는 불과 1시간도 걸리지 않았다.11쪽 분량의 브리핑 자료는 내포신도시 제2단계, 즉 예산권역에 대한 본격적인 개발에 나서겠다는 것이었는데, 기자는 이를 토대로 “내포신도시 예산지역 개발 본격 착수”란 제목의 기사를 즉시 송고했다. 9월 1일부터 시작된 김용필 충남도의회 내포발전특별위원회(내포특위) 위원장(새누리, 예산1)의 삭발농성이 ‘정치적 쇼’로 비친 이유도 도의 브리핑을 신뢰
세종시가 덫에 걸려들었다. 박근혜 정부는 ‘미래부 과천잔류’란 덫을 통해 ‘일석삼조’의 효과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첫 번째는 세종시를 포함한 충청권 여론의 향배를 지켜보기 위한 의도다. 여론의 반향이 크지 않다면 슬쩍 밀어붙이면 그만이고, 의외로 반발기류가 커지면 내년 총선용 선물로 포장해 출구전략을 마련하면 된다.이미 수개월 전부터 박근혜 정부가 세종시 부처이전 문제를 총선전략과 연계할 것이란 추측이 지역정가에 파다하게 퍼졌다. 총선 직전까지 어떤 결정도 하지 않다가 막판에 여당 후보를 통해 선물보따리를 풀어놓을 것이란
지난해 6.4 지방선거의 개표가 시작되자 안희정 충남지사 후보(현 도지사) 캠프에 긴장감이 감돌았다. 주요 방송사의 출구조사 결과 상대 후보와의 예상 표차가 근소했기 때문. 다른 한편에서는 한숨을 내쉬는 캠프 관계자들이 적지 않았다. 도의원 선거에서 예상 밖으로 새정치민주연합이 참패한 탓이다. 결과는 ‘새정치민주연합 10석 vs 새누리당 30석.’ 녹록지 않은 안 지사의 민선6기가 예고된 셈이다.그 예상은 적중했다. 의장과 부의장, 상임위원장 등을 선출하는 원구성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은 철저히 배제됐고, 천안지역 고교평준화 추진 과정도
대전시가 1일 국회에서 개최한 국회의원 간담회가 몇 가지 아쉬움을 남겼다. 19대 마지막 정기국회 첫날 열린 이날 간담회는 대전시가 국비 확보를 위해 지역 의원들의 협조를 구하는 자리였다. 하지만 간담회 이전부터 불거진 논란이 있었으니 바로 새누리당 비례대표 이에리사 의원의 초청 배제다. 대전시는 이 의원이 지역구 의원이 아닌데다, 당협위원장 신분도 아니란 이유로 부르지 않았다. 이 대목에서 1년 전을 복기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8월 같은 당 비례대표인 민병주 의원도 비슷한 곡절을 겪었다. 대전시가 지역구 의원에 한해 간담회 초청
행정 갈등이 원인…대안마련 시급입주시즌의 새 아파트에서 공용시설을 둘러싸고 건설사와 입주민이 실랑이를 벌이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목격할 수 있다. 건설사들이 분양수익을 올리기 위해 커뮤니티센터 등 공용시설 규모나 내용을 과장한 뒤, 실제로 약속을 지키지 않아 갈등을 유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지금 세종시에서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 특정 아파트 단지 이야기가 아니다. 행복도시 전체에 해당되는 이야기다. 행복청과 LH가 건립한 공원이나 복합커뮤니티센터, 도로, 체육시설 등을 세종시가 인수받는 과정에서 기관 간 줄다리기가 벌어지고
세종시 핵심공원으로 조성될 예정인 중앙공원. 이 공원이 ‘축소 조성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불붙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원조성 비용을 아끼기 위해 자연 상태의 ‘논 습지’ 비율을 확대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사고 있다. 비난의 화살은 금개구리 보존을 주장했던 환경단체도 겨냥하고 있다. 심지어 LH와 환경단체 사이에 ‘모종의 거래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음모론 제기도 목격된다. 그러나 이런 주장은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 내용이다. 세종시 신도시지역의 ‘선배’ 입주민 격인 첫마을 아파트 주민들은 지난 2013년에 크게 불거졌
야구경기에서 아무리 잘 던지는 투수라도 수비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승리할 수 없다. 공격도 마찬가지다. 안타를 열개 스무 개 쳐도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이지 못하면 이길 수 없다. 잘해야 0:0 무승부다. 이처럼 한 경기를 이기려면 공수의 조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공수 조화를 이루기 위해선 해결사가 필요하다. 결정적인 찬스에서 한방을 날려줄 강타자, 위기 상황에 나와 상대의 공격을 틀어막고 팀 승리를 지킬 강력한 마무리 투수가 바로 그 해결사다. 천안 땅 뜨겁게 달군 야구장 의혹..한 달여 만에 '흐지부지'올 여름 천안을 뜨겁게 달군
요즘 충청권 정가의 최대 관심사는 국회의원 선거구 증설일 것이다. 지역 정치권은 3곳(대전, 천안, 아산)이 늘어날 수 있을 지에 시선이 쏠려 있다. 대전시는 일찌감치 민·관·정을 주축으로 한 범시민협의체가 활동 중이다. 그에 비해 충남 천안시와 아산시는 속도가 더디다. '발등의 불'을 못 보는 모양이다. 선거구 증설 외치면서 앞장서진 않으려는 지역사회 선거구 증설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고 떠들긴 하는데, 앞에 나서서 싸우겠다는 세력은 없다. 구심점도, 체계도 없다. 욕심은 많이 나는데 소화시킬 몸 상태는 아니니 '언감생심(焉敢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