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여름 지역의 한 모임에서 한 원로 인사는 “박 대통령은 응원을 받으면 정말 잘하는 사람이지만 국민들로부터 인정받지 못하면 더욱 독선에 빠질 사람”이라고 했다. 세월호 사고 후 지지율이 한창 떨어질 때이니 더 독선적으로 갈 것이라는 말이었다. 그렇게 보는 근거를 질문했더니 박 대통령의 어린 시절 불안했던 가정사를 들었다.“인정받지 못하면 더 독선에 빠지는 대통령”요즘 박근혜 대통령을 보면 원로의 말이 자꾸 떠오른다. 예측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는 우려를 지울 수 없다. 이른바 정윤회 사건이 터지면서 대통령 지지율은 30%대까지
어떤 승진 탈락자 얘기를 하고 싶다. 주인공 B는 지금 대전시 소속 공무원이다. 15년차 6급(주사)이다. 이름을 밝히지는 않겠으나 시청 공무원들이 이 기사를 읽는다면 짐작할 수도 있다. 그가 기사로 써달라고 부탁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입장이 곤란해질 수 있으니 다루지는 말 것을 당부했다. 기사로 쓰면 안된다는 부탁.. 그러나그의 부탁을 어기면서 이 글을 쓰고 있다. 이유는 있다. B는 우리나라 공무원 조직의 효율성과 경쟁력을 갉아먹는 커다란 이유를 보여주는 사례다. 앞서 가게 만들어야 할 인재를 오히려 주저앉히는 대한민국 공직
지난해 11월 ‘부산은행의 대전 무시 사건’이 있었다. 부산은행이 대전지점을 열면서 대전시장을 초청했으나 시장이 오지 않자, 대전시에 내놓겠다던 기부금 약속을 철회한 사건이었다. 지방은행이 다른 지방에 진출하면서 보이는 태도 치고는 보기 힘든 일이다. 나는 대전이니까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부산은행의 ‘대전 무시’와 전북은행의 활개 전북은행은 대전시청 코앞에 지점을 두고 있다. 전북은행의 대전 진출은 오래 됐다. 지금은 대전에만 8개의 지점을 두고 있다. 타지 은행이 시청 코앞에서 문을 열고 장사하는 것도 대전이니까 가능한 일일
누군가 나서서 세계에서 제일 높은 200층 건물을 대전에 짓겠다고 하면 기분은 좋을 것이다. 초고층은 도시의 랜드마크가 되고 지역 경제력을 상징할 수 있다. 그러나 대전은 그런 건물을 지을 만한 조건을 갖춘 도시가 아니다. 200층을 지을 만한 자본과 기술이 있어야 하며 그 건물을 이용할 만한 고객이 있어야 한다. 대천루-하나로(마을철도)-트램의 공통점2005년 말, 당시 권선택 의원은 대전시장 출마를 선언하면서 200층 사업인 ‘대천루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100% 불가능’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실현 가능성이 제로에 가까운 황
권선택 시장은 어제 기자회견에서 “개인문제가 시정에 영향을 줘서는 안 된다”며 “더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 개혁과 조직개편도 강조했다. 맞는 말이지만 ‘열심히 하는 방법’은 달라야 한다. 개혁도 개편도 필요하겠으나 권 시장은 시기를 좀 늦추는 게 좋다. 권 시장, 개혁 개편 시기 좀 늦춰야재판을 앞둔 자치단체장이 펼치는 행정은 그렇지 않는 단체장과 다를 수밖에 없다. 의연하게 조직을 이끌어야 하는 것은 맞지만, 아무 일도 없는 ‘정상 상태의 시장’과 같을 수는 없다. 대규모로 인사를 하고 큼직한 계획을 새로 짜는 등의 혁신적 변화
대통령이나 시도지사처럼 큰 조직을 책임진 장(長)의 입장에서 보면 공직자는 두 부류다. 자신과 가까운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다. 보통 ‘측근’이라고 하면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들을 칭한다. 다만 물리적 거리든 심정적 거리든 가까이 지낼 수 있는 사람은 한계가 있다. 측근은 소수일 수밖에 없다.‘측근’과 ‘측근이 아닌 사람’ 두 부류모든 공직에는 그에 걸맞는 자격 요건이 있지만 측근이 되는 데는 별도의 자격이 필요없다. ‘주인’의 맘에 들기만 하면 된다. 지위도 나이도 성별도 직업도 출신도 따지지 않는다. 대개는 충성심이 가장 중
권선택 시장은 도시철도 2호선을 노면트램 방식으로 결정했다. 대덕구에는 트램 방식으로 지선(支線)을 놓겠다고도 했다. 현실화된다면 대중교통 이용을 강력하게 권장하는 교통정책의 대변환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트램 염두에 뒀다면 설명 홍보 했어야 트램은 무엇보다 기존 간선도로의 2~3차선을 내주는 방식으로 건설되기 때문에 승용차 이용자들에겐 크게 불편을 주는 교통수단이다. 이젠 승용차 대신 도시철도나 버스 같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라고 강요하는 방식이다.트램이 1호선 같은 ‘지하철’이나 지상 3~4m 위를 달리는 ‘고가(高架)’와는 결정적
권선택 시장이 결국 자신의 운명을 알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 검찰이 기소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는 만큼 불법선거 재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권 캠프의 회계책임자에 대해 재청구된 구속영장은 기각됐으나, 이 사건으로 5명이 구속되고 2명이 도주한 상태라는 점은 엄연한 현실이다. 권 시장의 신분 유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권 시장의 위기 부른 것은 ‘사람 문제’권 시장이 이렇게까지 된 근본 원인을 따지면 ‘사람 문제’다. 권 시장에겐 사람이 없었고, 그 자신도 사람을 그리 갈구하지 않았다. 권 시장 주변에서 나오는 얘기들을 종합
하나은행은 종종 대전시티즌에 후원금을 내놓는다. 대전일보는 지난 10월 초, 사진과 함께 “하나은행 충청영업그룹은 대전시티즌 승격기원 후원금 2억원을 전달했다. 사진=하나은행 충청영업그룹 제공”이라고 보도했다. 후원금이 훨씬 많을 때도 있다. 2012년 7월 연합뉴스는 “하나은행 충청사업본부가 대전시티즌 구단주인 대전시장에게 후원금 15억원을 전달하고 있다”는 설명과 함께 사진기사를 실었다.'후원금'과 '도약기원'을 구분하는 이유그러나 이 두 장의 사진에 쓰인 설명 용어에는 차이가 있다. 2억원을 낼 때는 ‘후원금’으로 명시돼 있지
우리는 더 많은 재산, 더 큰 권력, 더 높은 명예를 바란다. 욕망이 나쁜 것은 아니다. 개인에겐 성취동기이면서 사회가 돌아가는 동력이다. 그러나 욕망에만 매몰되면 불행해기 십상이다. 탐욕은 성공보다는 실패로 안내한다. 신문의 사회면은 늘 이런 사람들에 대한 기사들로 장식된다.욕망이 한없이 분출되는 사회도 위험하다. 300명을 수장시킨 세월호 사고는 탐욕스런 사회가 무고한 개인을 어떻게 희생시키는지를 보여준다. 사회와 무관하게 살아갈 수 있는 개인은 없다. 사회가 안전해야 개인도 안전하다. 탐욕에만 눈 멀면 개인도 사회도 불행그렇다
검찰 수사의 칼끝이 권선택 시장으로 향하고 있다. 검찰은 권 시장의 당선을 무효화할 수 있는 권 캠프의 회계책임자 김 모 씨를 구속하려 하고 있다. 판사는 구속 영장을 기각했으나 검찰은 영장을 재청구한다는 방침이다. 영장의 발부 여부가 김 씨의 죄값을 말해준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그가 3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받으면 권 시장의 당선은 무효가 된다. 분명한 것은 검찰 수사가 권 시장의 당선을 무효화할 수도 있는 수준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권선택 시장으로 향하는 검찰의 칼끝현재까지 확인된 사실은 권선택 선거캠프에서 나온 것으로
대전 도시철도 2호선을 어떤 방식으로 할 것이냐는 ‘교통 철학’의 문제다. 추상적인 철학이 아니다. 나 자신의 출퇴근 방식을 바꿔야 하는 실생활의 문제다. 트램 도입 여부는 승용차를 이용하는 시민들에겐 앞으로 승용차를 버릴 것인가 말 것인가를 선택하는 문제다. 트램은 ‘승용차 버리자’는 교통철학 있어야2호선 논쟁에는 이 부분이 거의 빠져 있다. 빠져 있다기보다는 숨겨져 있다. 고가(高架)로 간다면 도시철도 증설에 불과하지만, 만일 트램으로 결정된다면 “이젠 승용차를 버리고 대중교통을 이용하자”는 정책 변환의 시작을 뜻한다. 2호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