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용 편집위원지난 총선에서 참패하며 존망의 기로에 섰던 자유선진당을 결국 ‘이인제’가 꿀꺽했다. 어제 자유선진당 전당대회에서 당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왔던 이인제 의원이 당대표로 선출됐다. 대회에선 당명을 바꾸고 정강정책도 손을 봤다. ‘통일’이란 용어를 새로 갖다 붙이면서 당명도 ‘선진통일당’으로 바꾸었다. ‘이인제당'이 출범한 것이다.이 대표는 당을 보다 확실하게 장악하기 위해 내쫓을 사람은 내쫓고 자기 편은 끌어들였다. 이회창 등 이 당의 본래 주인들과 그 일파들은 쓸쓸히 떠나야 했다. 일부는 선진당을 없애는 전당대회장에
충남도의회는 도가 제출한 추경 예산을 마구잡이로 삭감하고 있다. 지방의회의 횡포다. 도가 도의원들 앞으로 편성해주던 재량사업비를 이번 추경에서부터 빼기로 결정한 데 대한 옹졸한 보복이다. 도는 그동안 도의원들을 위한 사업비로 1인당 수억원의 예산을 편성해왔다.도의원들이 자기 지역구에서 낯을 낼 수 있도록 해주는 선심성 예산이다. 예산편성 원칙에 어긋나는 것이다. 그러나 몇몇 지방자치단체에서 이런 엉터리 예산 편성이 이뤄지고 있다. 작년 전북도가 편성한 노골적인 도의원 재량사업비가 드러나면서 감사원의 지적을 받았다. 감사원은 충남도
시·도지사가 그 직(職)을 유지한 채 당내 대통령후보 경선에 나갈 수 있도록 하는 유권해석이 나왔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방자치단체장의 대통령선거 당내 경선을 금지하고 있는 공직선거법에 대한 검토 결과, 법 위반이 아니라는 유권해석을 내렸다.마땅하고 당연한 판단이고, 이는 지방 정치인들에게 활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시도지사가 보다 자연스럽게 대권에 도전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시도지사의 경우 대권 후보만 되려고 해도 임기 도중에 자리에서 물러나야 하는 부담감을 덜게 됐다. 시도지사들도 역량이 있다면 얼마든지 곧바로
부자들 중엔 착한 사람이 정말 적은 것일까? 부자 전문가인 미국 조지아대 교수의 조사로는 그렇지가 않았다. 그는 백만장자의 부자들이 무엇을 좋아하고 어떻게 생활하는지 등을 인터뷰하고 조사해서 『백만장자 마인드』라는 책을 썼다. 연구에 따르면 대체로 부자들은 학교성적이 뛰어난 편은 아니지만 성실하고 진실하며 열정적이다. 그러면서도 금전적 모험을 감행하는 용기가 있고 독창적인 면도 있다. 부자에 대해 좋은 이미지를 갖게 만드는 책이다.그러나 동서를 막론하고 부자에 대한 일반적 인식은 그 반대다. 서양에선 부자가 천당 가는 것을 낙타가
이번 4.11 총선은 ‘분노’와 ‘구태’의 패배다. 민주통합당의 야권은 분노만 자극하다가 실패했고, 자유선진당은 쇄신을 게을리하며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하다가 몰락하고 말았다. 이명박 정권은 심판받아 마땅한 이유가 있었다. 특히 민간인사찰 건은 민주주의를 후퇴시킨 위험한 정권으로 평가되기에 충분하다.선거, 특히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는 그런 정권에 대한 평가의 의미가 담겨 있기 마련이다. 이번 선거는 이명박 정부에 대한 그런 심판의 기회였다. 그러나 국민은 그 정부와 여당에게 거듭 과반 의석을 안겨주었다. 여당의 승리였다.적대감과 분노
안희정 지사를 만나본 사람들이면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그가 당선되지 않기를 바랐던 사람 중에도 평가가 달라진 경우가 적지 않다. 그를 경험한 사람들 입에서는 “사람이 합리적이다” “사람이 됐다” 등의 평이 나온다. 처세법 때문은 아닌 것 같다. 계장이 처리할 업무로 찾아온 민원인에게 “도지사라도 계장의 권한을 빼앗아서는 안 된다”며 시간을 달라고 민원인에게 양해를 구하는 사람이다.그가 도지사가 되었을 때 지역사회와 공무원들이 가졌던, ‘위험한 386’이란 걱정은 역시 편견이었다. 그가 도정(道政)을 확 뒤집어놓을지도 모른다는 근심
세종시가 민주당의 명장(名將) 이해찬과 자유선진당의 수장(首將) 심대평이 맞붙으면서 ‘빅매치’ 지역으로 부상했다. 상징성이 큰 두 정치인이 격돌하면서 세종시는 충청권을 넘어 전국적으로 주목을 받는 ‘중원의 정치1번지’가 됐다.민주당에게, 특히 친노의 좌장 이해찬에게 세종시가 갖는 의미는 각별할 것이다. 그의 주군이면서 정치적 동지기도 했던 노무현이 중원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삼았던 곳 아닌가?우여곡절 끝에 노무현이 작명한 대로 ‘세종시’로 남게 됐지만 정말 ‘친노의 밭’인지는 알 수 없다. 이번 선거에서 그것을 확인 할 수 있을 것
얼마 전 안희정 지사가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가 공개됐었다. 서해안 유류피해 보상 문제에 대통령이 관심을 가져달라는 부탁의 내용이었다. 임기 초반 4대강 문제로 청와대를 향해 거듭 대립각을 세우던 것과는 달라진 모습이다.안 지사의 편지 ‘공개’는 단순한 서신 이상의 ‘정치 행위’임이 분명하다. 각을 세우던 ‘다른 편’과도 소통할 줄 아는 도지사라는 의미도 있다. 그러면서도 그 편지가 유류피해 어민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도 있다는 점에서 실용적이다. 일거양득의 편지다.하지만 이는 청와대와 각을 세우던 안 지사의 모습이 역
여러 공무원노조에서 상급 공무원들에 대한 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베스트(best) 공무원'을 뽑으면서 ‘워스트(worst) 공무원’까지 뽑는 곳이 적지 않다. 며칠 전 충남도공무원노조도 ‘베스트’ 3명과 함께 ‘워스트’ 3명을 선정했다. 대전시공무원노조도 작년 말 ‘으뜸 공무원’과 ‘최하위 공무원’을 10명씩 뽑았다. 용어는 달라도 베스트와 워스트의 의미는 같다.양쪽 다 베스트만 공표하고 워스트는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충남도의 경우 워스트의 소속 부서까지 밝혀 그들이 누군지 알게 될 것 가능성이 크다. 이름과 부서를 공개하지
‘민선 5기 염홍철 시장’은 과거와는 달라졌다. 재작년 취임 후 얼마 안 돼 그런 얘기들이 나왔었다. 민선 3기 때와 비교하면 거칠 것 없고 과감한 모습이 눈에 자주 띤다. 그러나 그는 본래 자기 주장을 내세우기보다 상대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스타일로 인식되었다. 고집불통의 비타협적 인물이 아니었다. 과거엔 남의 사람도 내 사람으로 만들어 쓰려는 모습도 보여줬다.민선5기 들어선 그런 모습은 보기 힘들어졌다. 시장에게 ‘찍힌’ 사람들은 민선 5기 출범 6개월 만에 자의반 타의반으로 ‘교육 유배’를 떠나야 했다. 당시 시청 사람들은
오늘 아침 신문에 염홍철 대전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이시종 충북지사 셋이 나란히 찍은 사진이 실렸다. 수도권 규제완화를 하지 말라는 공동성명을 내는 장면이다. 이렇게 3명이 함께 한 사진은 종종 볼 수 있다. 그러나 취임한 지 1년 반을 넘기고 있지만 염 시장과 안 지사 단둘이서 만나 찍은 사진은 아직 본 적이 없다. 두 사람이 개인적으로 만난 적이 있다는 얘기도 들어보지 못했다.대전시장과 충남지사는 둘이서도 만나야 하는 각별한 이웃이다. 대전이 충남에서 분리된 지 20년 남짓이니 아직 둘 사이는 형제와도 같은 관계다. ‘대전충남북
염홍철 시장은 올해의 시정구호로 ‘평이근민(平易近民)’을 내세웠다. 처음 들어본 사자성어지만 뜻은 이해할 만하다. 튀는 행정, 고집스런 행정, 소란한 행정을 하지 않고 그야말로 평이하게 정사(政事)를 폄으로써 시민들을 편안하게 하겠다는 의미 아닐까?정초에 이 글귀를 보면서 올해는 대전시민들이 좀 편해질까 하고 있는데 허태정 유성구청장이 본사를 방문하였다. 유성구야말로 ‘예상과 달리’ 조용한 행정을 펼치는 곳으로 평이 나 있다. 취임 1년 반을 넘기고 있으나 지금껏 유성구에선 ‘큰 소리’가 나지 않았다.그럴 만한 이유가 있는지 허 청
충남도가 독서를 권장하고 있다. 독서를 하면 승진에도 유리한 ‘독서대학’ 제도까지 만들었으니 권장 정도를 넘어 강요하는 셈이다. 독서의 중요성에 이의를 달 사람은 없다. 그러나 독서를 공무원의 승진문제와 연계하는 것은 생각해 볼 문제다.독서대학은 공무원들의 인문학적 상상력과 창의력을 향상시키자는 게 목적이다. 업무 능력도 향상될 가능성은 있다. 그러면 더 좋은 아이디어, 더 좋은 시책으로 도민들에게 서비스할 수 있으리란 가정이 전제되었을 것이다.그러나 효과가 어떨지는 의문이다. 우선 독서를 공무원의 아킬레스건이라 할 수 있는 승진
대전시의회의장이 국비 확보를 위해 국회를 방문한다는 뉴스를 종종 듣곤 한다. 그런 시의회가, 구청에서 노력하여 따온 국비를 중간에서 가로채려다가 정부에 그 돈을 반납할지도 모르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을 만들었다. 시의회가, 대덕구가 노력해서 따온 배달강좌제 국비 예산 2억4천원에 대한 시비(市費) 부담금 1억2천만원을 깎는 바람에 대덕구 주민들은 연간 4억원8천만원어치 학습 기회를 날릴 참이다.대덕구가 원조라는 ‘배달강좌제’는 대통령직속 지역발전위원회의 ‘창조지역사업’으로 선정돼 4년간 매년 국비 2억4천만원을 지원받기로 돼 있다. 국
대전의 송좌빈 선생(87)과 충북의 이용희 국회의원(81)은 모두 충청의 원로 정치인으로, ‘DJ(김대중 전 대통령) 맨’이었다. 송 선생은 대전을, 이 의원은 충북을 대표하는 ‘DJ 동지’였다. 그들은 오랜 기간 독재정권의 가시밭길을 함께 걸어온 민주 동지였다.DJ가 정치적으로 어려운 시기를 보낼 때 가장 안전한 곳이라며 방문하던 곳이 대청호 주변의 송선생 자택이었다. 이 의원도 DJ가 고난의 시기를 보낼 때 헌신적으로 그를 도왔던 ‘DJ의 오른팔’이었다. 두 사람 다 DJ와 정치적 고락을 함께한 진정한 동지였다. DJ가 이룩했던
이른바 ‘조중동 방송’이 보수일색이란 점에서 진보 진영의 사람들은 언론의 보수화 편중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이는 MB 정부가 조중동에게 방송을 허가해준 결과라기보다 처음부터 의도가 그런 것이었다. 대책이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지방’의 입장에선 진보와는 또 다른 고민이 있다. ‘조중동 방송’이 지역방송을 죽이고 결국 지방까지 죽이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이다. 조중동 방송이 시작된 날 오후 지역방송 간부 출신의 한 지인에게 ‘지역’의 반응을 물었다. 그는 “여러 사람이 모이는 회식자리에서 ‘지방방송, 꺼!’ 하는 말을 자주
어느 사회든 여론이 분열되어 갈등이 증폭될 때 ‘어르신’의 말 한마디는 중요하다. 우리 지역사회에 그런 역할을 해주는 원로가 누구인가? 아니 그런 어르신이 있기는 한가?며칠 전 대전도시철도 2호선 문제에 대해 이인구 계룡건설 명예회장 한 일간지에 했던 기고는 지역 원로의 ‘충고’인지 기업 오너의 ‘희망사항’인지 구분이 어려웠다. 이 회장은 칼럼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2호선 차량의 유형별 장단점을 상세하게 설명하면서 중앙정부에 요구에 맞춰 예타(예비타당성조사)를 신청한 대전시를 두둔했다.지하철 기종을 변경하고 지하로 건설하기로 했던
심대평 선진당 대표가 이명박 대통령과 ‘독대’했다가 혼쭐이 나고 있다. 그렇지만 따지고 보면 온전한 독대는 아니었다. 이쪽에선 심대표 혼자였지만 저쪽에선 대통령이 그의 수하인 정무수석을 대동한 만남이었다. 대통령과 야당대표가 둘만의 비밀을 나눌 만한 자리는 아니었다. 청와대 설명대로 ‘비공식 오찬’이었고, ‘비공식 만남’이었다.‘비공식 만남’은 ‘독대’와는 다르다. 정치에서 독대는 대개 목적이 분명하고, 주제 또한 긴요한 편이다. 그러나 ‘비공식 만남’은 반드시 주제가 있는 것도 아니고 문제 해결을 목적으로 하는 것도 아니다. 심
지방의회는 무엇을 하는 곳인가? 시장 도지사 등 자치단체장으로 구성된 집행부를 견제하고 감시하는 게 기본적인 임무다. 그 점에서 대전시의회는 좋은 평가를 받기 힘들다. 그동안 대전시의회가 무슨 일을 했는지 기억나는 게 별로 없다.자기 건물을 대형마트에 임대를 준 동료 시의원을 징계하느니 마느니 하면서 주목받은 것 말고는 없다. 기억이 잘못됐나 싶어 시의회 출입기자들에게 물어보고 인터넷으로 검색도 해보니 역시 별 내용이 없었다.충남도의회의 경우 정치적 이유로 안희정 지사의 발목을 잡는다는 얘기까지 나오지만 아무것도 못하는 무능한 의회
김학용 편집위원대전시는 도시철도2호선의 기종(機種)을 비밀리에 바꿨다가 지난주 사과했다. 예비타당성(예타) 신청을 하면서 기종을 자기부상열차에서 모노레일로 변경하고도 이를 숨긴 데 대해 비난이 잇따르자 염홍철 시장이 사과한 것이다.“미숙했다” “정직하지 못했다”는 말로 자세를 낮췄다. 시장은 “민관정위원회와 기자들에게 정확하게 브리핑해야 맞는데 정확하지 못하고, 어물쩍 넘어간 것 같은 인상을 받고 있다”고 했다. 시장은 그러면서 “그런 행정은 좋은 행정이라 말할 수 없다. 그 점에 대해서 담당자를 상당히 꾸짖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