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가 1년 앞으로 다가오면서 메가시티 논의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대선주자들이 대어를 낚기 위해 이따금 메가시티에 편승하려 할 뿐, 지역에서 쏟아져 나오던 목소리는 잦아들었다. 충청권만 해도 그렇다. 허태정 대전시장이 꺼내들었던 ‘대전-세종 행정통합론’은 더 이상 정치권에서 거론되지 않는다. 메가시티 논의를 활발하게 이어갔던 부울경, 대구·경북, 광주·전남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눈앞에 다가온 지방선거가 먼저인 까닭이다. 사실 지방선거 국면에서 광역단체장들이 메가시티 논의를 꺼내기엔 한계가 있다. 오히려 메가시티 논의에 역행
더불어민주당이 부동산 투기 의혹에 선제적 조치를 했다. 국민권익위원회가 불법 거래 의혹이 있다고 통보한 12명 의원 모두에 탈당을 권유했다. 당사자들은 펄쩍 뛰었다. 소명도 안 듣고 나가라고 하니 ‘억울하다’고 한다. 억울해도 어쩔 수 없다. 당으로선 재집권을 위해 급한 불은 끄고, 소나기는 피하고 봐야 하기 때문이다. 순순히 받아들이든, ‘찍소리’라도 내든, 결국 다 나갈 게 뻔하다. 그리고 불길이 잡히거나 비가 그치면, 하나둘 다시 돌아올 것도 뻔하다.민주당은 ‘부동산 투기’에 척결 의지가 있는 걸까. 자당 의원 출신이 수장으로
대전의 원자력 안전문제를 담당할 원자력안전 시민참여위원회 환경감시센터가 9일 공식 출범했다. 민·관이 함께 참여하는 협치 모델이란 점에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센터 활동으로 원자력안전에 대한 시민 불안감이 해소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그 동안 대전이 원자력 안전 사각지대에 놓여있었다는 점을 부인하기 어렵다. 연구용원자로가 가동 중인 한국원자력연구원을 비롯해 원자력연료를 생산하는 공기업 한전원자력연료 등에서 크고 작은 사고가 끊이질 않았다. 대부분 안전 불감증에서 비롯된 인재였지만, 사고발생 후 이를 수습하는 과정 또한 불투명해서
광역단체장(도지사)들이 하나둘 대선 링에 오르고 있다. 양승조 충남지사와 최문순 강원지사는 이미 출마를 선언했다. 이재명 지사는 시기의 문제일 뿐, 재출마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김경수 경남지사도 잠재적 후보로 꼽힌다. 야권에서는 원희룡 제주지사가 대망을 꿈꾸고 있다. 도지사라고 대선에 출마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 문제는 지역민들이 그들의 대선 출마를 마땅하게 여기고 있느냐에 있다. 지역민들은 3년 전 지방선거에서 도지사를 뽑았지, 대통령을 뽑은 게 아니기 때문이다. 지역 일꾼으로 도민을 섬기고, 지역사회에 봉사하라고 권력을 위임한
내년 지방선거가 1년 앞으로 다가오면서 예상후보군에 대한 보도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러나 판박이 인물중심 보도 일색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치적 상상력만으로 현실성 없는 전망을 하거나 출마가능성이 희박한 후보까지 거론하는 ‘아니면 말고’식 보도만 양산하고 있다는 비판도 존재한다.대전시장 후보군 보도도 마찬가지다. 전국단위 주요 언론은 물론 지역지까지 ‘지방선거 D-1년’ 기획을 통해 인물중심의 예상후보군 보도를 쏟아냈다. 그러나 후보군 선정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발견하기 어렵다. 다른 언론을 통해 거론된 인물, 출마 가능성이 있
세종시 이전기관 종사자에 대한 ‘주택 특별공급제도(특공)’ 폐지를 둘러싸고 찬반논란이 뜨겁다. 세종시 이전이 확정되지 않은 관세평가분류원(관평원) 직원들의 ‘특공’ 잔치가 화근이 됐다. 문재인 정부가 ‘특공폐지’라는 극약처방을 내렸지만, 득보다 실이 크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문재인 정부의 신속한 결정은 ‘LH 투기논란’에 대한 학습효과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LH 투기논란’ 당시 문 정부가 조기진화에 실패하면서 대통령 지지율이 곤두박질치고 재보궐 선거 참패까지 이어지는 쓴맛을 봐야했다. 부동산 문제에 대한 국민적 공분이 어떤
야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가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다. 박근혜 탄핵 이후 축 처졌던 국민의힘은 4.7재보궐선거 승리로 원기를 회복한 모양새다. 당 대표 경선에는 원내·외 인사 8명이 출사표를 던졌고, 신구(新舊) 대결과 ‘이준석 돌풍’에 힘입어 흥미진진하다. ‘이준석 돌풍’이 A급 태풍일지, 한때 지나가는 바람일진 뚜껑을 열어봐야 알 일이다. 분명한 건, 원내 경험이 없는 서른여섯 청년의 돌풍은 정치권에 세대교체 바람을 몰고 왔다는 점이다. 본선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김웅·김은혜 등 초선들의 선전이 이를 방증하고 있다. 당심도 결국
유령청사 관세평가분류원(이하 관평원) 논란은 LH 사태를 똑 닮았다. 이들의 사례는 법망을 피해 잠재력이 큰 부동산을 취득하고 시세 차익을 얻은 것뿐만 아니라, 정부 주도의 공공 개발 이익이 결국 국가의 녹을 먹는 공공기관 종사자에 의해 사유화됐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더 크다.이전도 않고 특공을 받아 챙긴 관평원 직원들과 가짜 사무실을 내 특공 대상 확인서를 받은 대전 소재 민간 기업 임원들, 세종과 대전의 기관을 끌어 모아 통합사옥을 지으며 특공 자격을 얻은 한전 사례까지. 허술한 법령 때문에 취지에서 벗어난 혜택을 받은 기관이 수
1980년 5월 21일 전남도청 앞. 계엄군이 시위대를 향해 발포(發砲)했다. 시위대뿐만 아니라 무고한 시민까지 무참히 스러졌다. 국민을 지키라고 조직한 군대가, 집권을 위해 국민을 사살했다. 헌법 제1조(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는 신새벽 뒷골목에 나부끼는 활자에 지나지 않았다. 시위대는 자발적으로 시민군을 조직해 대항했다. 이때 시민군은 ‘우리는 왜 총을 들 수밖에 없었는가’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우리는 왜 총을 들 수밖에 없었는가? 그 대답은 너무 간단합니다. 너무나 무자비한 만행을 더 이상 보고 있을 수만 없어서 너도나도 총
관세평가분류원(관평원) 세종시 유령청사 문제를 바라보는 국민은 세금 171억원 낭비보다 세종시 아파트 특별공급에 더 분노하고 있다. LH 직원들의 땅투기 의혹이 정치권을 강타한 것처럼, 정부와 여당은 후폭풍을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김부겸 국무총리가 18일 관평원 세종청사 신축과 아파트 특별공급에 대해 엄정 조사를 지시한 것도 여론악화를 우려한 조치로 해석된다.김 총리는 국무조정실 세종특별자치시지원단과 공직복무관리관실을 중심으로 엄정 조사하고, 위법 사항이 확인되면 수사를 의뢰하라고 지시했다. 관평원 직원들의 아파트 특별공급에
국가균형발전은 문재인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 중 하나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참여정부 시즌2’를 표방하며 “노무현 정부보다 더 발전된 국가균형발전 정책을 더 강력하게 추진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임기 1년을 남겨둔 지금까지 ‘균형발전’은 실체가 드러나지 않고 있다. 정부는 서울 집값을 잡겠다며 23번의 부동산 정책을 내놨으나 번번이 실패했다. 교통과 주거, 산업 인프라를 수도권에 집중하고, 규제강화 정책에 치중했기 때문이다. 수도권 신도시 정책 재개는 LH 사태를 불러왔다. 그 여파로 집권 여당은 4·7재보궐선거에서 참패했다.문
양승조 충남지사가 12일 대선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집권여당에서 박용진 의원(서울 강북을)에 이은 두 번째 출마선언이다. 두 사람의 출마선언은 이제 본격적인 대선레이스가 시작됐음을 알리는 신호탄이기도 하다. 양 지사의 대선출마는 이미 예고된 것이었다. 지난 지방선거 당시부터 ‘4선 양승조 의원’의 충남지사 도전을 대선 교두보 확보로 보는 시각이 팽배했다. 충남지사에 당선된 이후에도 양 지사는 직·간접적으로 대선출마를 시사해 왔다. 일단 충청민심은 양 지사의 대선출마선언에 대해 기대와 우려로 엇갈리고 있는 중이다. ‘충청대망론’ 선두
최근 대전지역 교수사회를 충격으로 몰아넣은 사건이 발생했다. 바로 국립대 교수 2명이 시간강사로 활동하던 사람으로부터 교수로 채용될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며 억대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져 실형이 선고된 사건이다.대략적인 사건 내용을 보면 이 사건에는 3명이 등장한다. 국립대 교수 2명과 이들에게 돈을 건넨 시간강사. 국립대 교수 A씨는 2003년 조교수로 임용된 뒤부터 교수로 근무하고 있는 사람으로 지역사회에서 꽤 이름이 알려져 있다. B씨는 A씨 밑에서 교수로 활동하면서 학교 안팎에서 왕성한 활동을 해 왔다.B씨는
정치인들은 ‘민심(국민)의 부름이 있으면’이라는 가정법을 습관처럼 쓴다. 그래놓고 십중팔구 출마하는 게 관행처럼 굳어져 있다. 그렇게 치면 양승조 충남지사도 여느 정치인과 다를 바 없어 보인다. 그 역시 ‘도민의 명령’을 대권 출마의 전제조건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짜 놓은 각본처럼 주변 세력이 움직였다. 도정을 감시하고 견제할 지방의원들이 낯부끄럽게 앞장섰고, 체육계와 학계 등 엘리트 집단이 뒤따랐다.청년 알바생, 경력단절 여성, 명퇴자 등 사회적 약자와 소외계층이었다면 어땠을까. 양 지사는 지난 3년 도정의 초점을 양극화와 저출산
배우 윤여정(74)의 오스카 여우조연상 수상은 코로나로 지친 국민에게 청량한 에너지를 선물했다. 한국인 첫 수상도 놀라웠지만, 직설적이고 유머러스한 수상 소감에 전 세계가 ‘윤며들었다’.개인적으로 “운이 좋았다”는 수상 소감이 인상적이었다. 대배우의 겸손과 경쟁 후보들에 대한 예의가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녀는 한국 특파원과 기자회견에서도 “나는 최고가 싫다. 최중(最中)만 되면서 동등하게 살면 안 되나”라고 말했다. 동료 배우가 “지금 세상이 온통 네 얘기”라는 말에는 “그거 식혜에 동동 뜬 밥풀 같은 인기”라고 자세를 낮췄다. 2
양승조 충남지사는 지난 26일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대선 출마 선언 시기로 ‘5월 10일 전후’를 언급했다. 사실상 출마에 마음을 굳힌 셈이다.양 지사의 최근 행보를 봐도 경선 출마가 임박했음을 알 수 있다. 서울 여의도에서 충남도 핵심정책을 설파하고, 도청 기자회견에서는 도정 성과를 내세웠다. 또 29일에는 청와대를 찾아 지역 현안의 국가계획 반영을 요청하는 ‘액션’을 취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충남도의원과 지역 체육계는 잇따라 기자회견을 열어 양 지사의 대선 출마 촉구를 선언했다. 양 지사가 대선 출마 시기를 언급한 이후 벌어
더불어민주당은 21대 총선 압승 이후 국회 세종시 이전을 본격화했다. 지난해 말 세종에 있는 정부 부처 소관 10개 상설 상임위와 예결특위 등 11개 상임위를 시작으로, 국회의사당의 단계적 세종 이전할 계획을 밝혔다.박완주(충남 천안을)·홍성국(세종갑) 의원은 ‘국회법 일부 개정안’을 발의하며 입법에 속도를 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국회의 모든 기능을 세종으로 이전할 경우 위헌 소지가 있다는 논리로 여당 계획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 여야는 지난 26일과 27일 국회 운영위원회 운영개선소위에서 박완주·홍성국 의원안에 정진석 국민의힘
대전열병합발전㈜이 추진 중이 LNG발전 증설 문제가 지역사회 ‘뜨거운 감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LNG복합발전 또한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발전으로 “기후위기 시대에 꺼야 할 불”로 보는 환경주의 시각과 LNG를 그나마 “착한 화석연료”라고 바라보는 현실주의 시각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중이다. 신재생으로 가는 길 ‘LNG 다리’ 건너야 하나‘기후위기 시대, 더 이상 석탄화력 발전을 이어갈 수 없다’는 대의엔 이미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국내 석탄화력 발전의 절반이 집중돼 있는 충남의 경우, 단계적 폐쇄계획에 따라 가동이 순차적으로
충남이 충청권 메가시티에서 멀어지고 있다. 메가시티를 고민 중인 대전과 세종, 충남·북이 함께 고민해봐야 할 문제다. 충남 북부라인은 충남 최대도시 천안·아산에서 도청 소재지인 내포(홍성·예산)를 거쳐, 서해안 서산과 당진시를 연결하는 충남의 중요한 경제축이다.충남의 중요 경제축인 북부지역이 수도권과 연결고리가 강화되면서 ‘충청권 메가시티’보다 수도권 원심력에 빨려 들어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22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만 봐도 그렇다.충청권 일각에서는 이 계획이 ‘충청 메가시티’ 논의에
4.7 재·보궐선거는 여야의 상황을 확 바꿔 놓았다. 더불어민주당은 승리의 잔치를 끝냈고, 국민의힘은 기울어진 가세를 일으킬 힘을 얻었다. 이긴 쪽이나 진 쪽이나 하나같이 ‘민심’을 이야기했다. 민주당은 ‘민심의 회초리’에 반성문을 쓰겠다고 했고, 국민의힘 역시 ‘민심 앞에 겸손’을 다짐했다. 동시에 국민 앞에 변화와 쇄신을 약속했다. 재보선이 끝난 지 2주, 딱 거기까지였다. 민주당은 ‘도로 친문당’, 국민의힘은 ‘도로 영남당’으로 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기가 막힐 정도의 회귀 본능이다. 변화와 쇄신은 ‘날 샌’ 분위기다.민주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