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장에 돈이 들어왔다. 누구는 ‘꽁돈’이 생겨 좋다고 하는데, 누구는 못 받았다고 불만이다. ‘코로나19 상생 국민지원금’(국민지원금) 얘기다. 정부는 소득 하위 88% 국민에게 지원금을 주기로 했다. 바꿔 말하면 12% 국민은 받지 못한다. 그리고는 지원금 이름에 ‘상생’과 ‘국민’을 갖다 붙였다. ‘잘 버는 사람’은 가려내겠다는 것인데, 다 같은 국민 아닌가. ‘잘 벌고 못 벌고’를 따져 지급 여부를 가리는 건 공정하지 않고, 상생도 아니다.국민이 낸 세금을 국가가 선심 쓰듯 하는 것도 우습지만, ‘잘 버는 사람’은 안 받아도
선거는 때로 ‘이변’을 낳는다. 의외의 결과에 스타가 탄생하고, 정권이 바뀌기도 한다. 노무현과 이준석이 그랬던 것처럼.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이재명 경기지사가 충청권에서 압승했다. 이 지사조차 “생각보다 많은 지지를 받았다”고 놀랐을 정도다. 정치권과 대다수 언론은 남은 경선에서도 그의 독주를 점치고 있다. 놀랄만한 일은 야당 경선판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주춤하는 동안 홍준표 의원이 바짝 따라붙었다. 이 지사와 본선에서 겨뤄도 이긴다는 여론조사에 이어 윤 전 총장 지지율을 역전했다는 결과까지 나왔다. 이
‘남귤북지(南橘北枳)’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남녘의 귤나무를 북녘으로 옮겨 심으면 탱자나무가 되듯이, 사람도 환경에 따라 변한다’는 말이다.내년 대선을 앞두고 여야 주자들이 대국민 공약을 내놓고 있다. 한결같이 장밋빛 청사진이다. 4년 전에도, 그 이전에도 그랬다. 공약이 다 지켜졌다면, 우리는 지금쯤 초일류 국가에서 살고 있어야 한다. 후보자 시절 내놓은 ‘달콤한 귤’ 같은 공약이, 한강만 건너가면 ‘탱자’가 되고 마는 걸 우리는 여러 번 봤다. 살기 좋고 행복한 나라는 매번 유예되고, ‘국민은 선거철만 주인’이란 자조만 되풀이
여야가 강대강 대치를 벌였던 언론중재법 개정안 본회의 상정을 오는 27일로 미루고 협의체를 꾸려 합의점을 찾아가기로 했다. 친문 강성 지지층의 언론개혁 요구에 언론중재법 개정으로 화답하려던 민주당이 출구전략으로 선회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가짜뉴스와 허위보도 등에 대한 강화된 징벌조항을 담고 있는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언론중재법)’ 개정안은 ‘언론개혁’과 ‘언론자유 위축’이라는 양날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찬반논란이 컸다. 찬성측은 허위보도를 강하게 처벌해야 한다며 언론개혁의 당위성을 강조한 반면, 반대 측은 징벌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이 첫 관문을 통과했다. 여야가 지난 24일 운영개선 소위원회에서 국회 세종의사당 설치 근거법안인 ‘국회법 일부 개정안’을 의결했다. 지역 정치권은 너나 할 것 없이 환영 메시지를 쏟아냈다. 공치사와 생색내기도 바빴다. 세종시장을 비롯한 지역 시민사회나, 법안을 낸 의원들이나, 막후 역할을 한 국회의장의 노고와 노력은 칭찬받아 마땅하다. 그래도 샴페인을 터트리기는 이르다. 아직 법안이 최종 통과하지 않았고, 정치권만큼 변화무쌍한 곳도 없기 때문이다. 솔직히, 국회법 개정안 소위 통과가 지역 정치권의 초당적 협력의
2021년 6월 11일. 헌정사상 제1야당 첫 30대 당 대표가 탄생했다. 역사적 상징성과 함께 정치권에 돌풍을 일으켰다. 40대였다면 대권까지 넘볼 기세였다. ‘아기호랑이’가 ‘종이호랑이’로 전락하기까진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초선이고 중진이고 할 것 없이 찧고 까부른다. 당 대표를 마치 ‘어린애’ 다루듯이 한다. 그사이 어렵게 살린 ‘정권교체’라는 불씨는 사그라들고 있다. ‘이준석 신드롬’은 단순한 인기 영합주의가 아니었다. 4.7재보선 승리는 정부 여당에 실망한 2030세대가 쏘아 올린 정권교체의 바람이었고, 그 바람의
“아무리 기술이 좋고 플랫폼이 튼튼해도 그 안에 담긴 콘텐츠가 별로라면 사람들은 외면할 겁니다.” 「메타버스 새로운 기회」(김상균·신병호 지음)라는 책에 수록된 내용이다.메타버스는 ‘초월’을 뜻하는 ‘메타(meta)’와 ‘세상’을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다. 가상과 현실이 혼재하는 공간인 셈이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일상이 계속되면서 메타버스는 ‘새로운 문명’을 창조하고 있다.시류에 민감한 정치권도 빠르게 반응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9일 정당 사상 최초로 메타버스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었다. 가상공간에
그들은 ‘국가균형발전’을 이야기했다. 수도권 중심의 정치와 행정, 경제 기반과 축을 충청도로 옮기겠다고 했다. 국가 균형발전을 통해 새로운 시대를 열겠다는 게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들의 한결같은 공약이다. 현재를 풀어갈 힘이나 신뢰가 없는 상황에서 ‘미래’를 이야기할 수 있을까. 그들은 충청도가 받아온 설움을 잘 안다고 했다. 그래서 ‘달라질 충청’의 장밋빛 내일을 이야기한다. 메가시티와 균형발전론으로 하루아침에 충청의 신뢰를 다 얻을 수 있는 것처럼 자신한다. 그들을 따르는 지역 정치권 인사들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맞장구나
얼마 전,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만찬 회동했다. ‘치맥 회동’을 예정했다가 코로나19 확산세 여파로 밥자리로 바꿨다. 양당 대표는 이 자리에서 ‘전국민재난지원금’ 지급 등에 공감했다. 회동 이후 이준석 대표가 코너에 몰리긴 했지만, 결과적으로 국회 원구성 정상화라는 성과를 이뤄냈다. 밥자리나 술자리는 ‘관계 친밀성’을 가져오는 성질이 다분하다. 서먹함이란 벽을 허물고, 의기투합하는데 그만한 수단도 없다. 정치권에서는 그걸 ‘식사 정치’라고 한다. ‘식사 정치’가 필요한 대표적 지역이 충청권이다. 굵직한
얼마 전 방송에서 대전 서구 갈마동의 한 마트에서 정육점을 운영하는 젊은 사장님이 결식아동들에게 고기를 무료로 나눠주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이 젊은 사장님은 결식아동들의 급식카드로는 한끼에 6000원 밖에 사용하지 못해 대부분의 아이가 편의점을 전전한다는 기사를 접하고, 결식아동들에게 돈을 받지 않는 ‘선한 영향력’ 가게에 동참하기로 했다고 합니다.유성구 원신흥동에서 파스타 가게를 운영하는 사장님도 ‘선한 영향력’ 가게에 동참했습니다.결식아동들에게 무료로 식사를 나눠주는 동네 삼촌의 따뜻한 배려가 진심으로 느껴졌습니다.힘들수록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후보들이 너도나도 ‘지방분권형 개헌론’를 꺼내들며 이슈선점에 나섰지만, 구체적인 균형발전 목표와 비전제시가 취약하다는 평을 듣고 있다. 세종시 건설과 혁신도시 시즌2를 뛰어넘는 과감한 지방분권 공약을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그나마 정세균 후보가 충청권 중심의 균형발전을 전면에 내세우며 상대적으로 가장 구체적 비전을 제시하고 있는 중이다. 정 후보는 충청을 중심으로 전북과 강원을 잇는 ‘신수도권 조성’을 제1공약으로 제시했다.충청권 메가시티 구축 지원, 충청을 중심으로 한 강호축 발전 특별법 추진,
20대 대선에 두 명의 전직 국무총리가 출사표를 던졌다. 이낙연·정세균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다. 두 사람은 호남 출신이기도 하다. 지역적 지지기반이 겹쳐서인지, 호남보다 인구가 많은 충청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 두드러진다. 여권에서는 충청 출신 대권 주자가 없기 때문이다. 무주공산에 먼저 깃발을 꽂으려는 두 전직 총리 발걸음이 분주하다. 대선 링에서 내려온 양승조 충남지사에게 ‘총리직을 고려할 수 있다(이낙연)’라거나, ‘진 빚을 갚겠다(정세균)’라고 한 이유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두 사람은 지역 기자간담회를 통해 숙원 사
오래전부터 ‘충청대망론’에 드는 궁금증이 있다. 꼭 충청도 사람이어야 하는가. 충청인조차 인정하지 않는 인물을 세워야 하는가. 지역민들은 어떤 인물을 기다리고 있는가. 이번 대선에는 양승조 충남지사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나섰다. 양 지사는 더불어민주당 예비경선에서 탈락하며 대선 링에서 내려왔다. 윤 전 총장만 남았다. 본격적인 대선 정국이 열리지 않은 까닭인지, 충청대망론에 대한 열기는 제대로 느낄 수 없다. 다만, 지역 정치권이나 지역민들이 충청대망론을 간절히 바란다면, 당장이라도 깃발을 들어야 한다.볼 장 다 본 뒤에 ‘충청도
“혁신도시를 늘리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2019년 1월. 홍성 광천시장) “충청을 비롯해 많은 지역에서 홀대론을 주장하고 있다. 선거 때는 여러 말을 하는 것이다.” (2020년 4월. 천안 유세현장)“충청권은 이제 보상받을 때가 됐다. 충남은 더 그렇다.” (2021년 5월. 신복지 충남포럼 출범식)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충남에 왔을 때 한 말들이다. 그는 총리 시절인 2019년 1월 홍성 광천시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혁신도시 지정’과 관련한 기자 질문에 부정적 시각을 드러냈다.220만 충남도민의 염원인 혁신
여의도에서 말발 좀 있다는 정치평론가들은 ‘이준석 현상’의 원인에 대해 “20∼30세대가 지난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정치적 효능감’을 맛봤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투표를 했더니 원하는 후보가 당선되더라, 이번에는 우리가 원하는 당 대표를 뽑아보자’ 젊은 층에게 이런 인식의 흐름이 생겼다는 뜻이다.누가 어떤 이유로 과거부터 통용돼 왔던 ‘정치적 성취감’이란 표현이 아니라 ‘효능감’이란 말을 사용했는지 알 수 없지만, 최근 정치권에서 ‘효능감’이란 말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그러나 이 말은 성취감으로 대체할 수 있기에
문재인 정부의 '국가균형발전' 의지가 의심받고 있다. 지난 2004년 국가균형발전과 수도권 과밀 해소, 지방 분권 실현을 위해 시작된 세종시와 전국 12개 혁신도시만 덩그러니 남아 있는 모습이다. 그러나 세종시를 비롯한 균형발전 상징 도시들도 여러 이유로 완성되지 못했다. 때문에 수도권 집중에 다른 병폐는 여전하다. 2019년 말 전국 인구의 절반을 넘어선 수도권 초과밀·초집중은 더욱 가속화되고 있고, 세종시와 혁신도시는 본질적 가치마저 훼손 당할 처지에 놓여 있다.오히려 세종시를 희생양으로 삼는 모습도 엿보인다. 세종시 ‘특공 폐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TV토론이 4차례 열렸다. 기억에 남는 건 ‘이재명과 기본소득’ 뿐이다. 이재명 경기지사의 ‘브랜드’라고 할 수 있는 ‘기본소득’을 놓고 후보들은 파상공세를 펼쳤다. 추미애만 빼고.이 지사는 지난 3일 첫 TV토론에서 기본소득이 1호 공약이 아니라고 물러섰다. 후보들은 먹잇감을 발견한 양 이 지사를 향해 달려들었다. ‘말 바꾸기’에 실망했을 국민과 당원에 사과하라는 후보도 있었다. 1등 주자를 잡아보려 애쓰는 후보들의 절박함이 느껴졌다. 그래도 TV토론에서 나온 이재명과 기본소득은 큰 내상을 입은 것 같
대전에 있는 ‘LH 토지주택연구원 이전설’이 지역 정치권의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전시의회가 공식적으로 ‘대전존치 촉구 결의안’을 내고, 야당인 국민의힘 대전시당이 민주당 소속 허태정 시장 등에 ‘정신 바짝 차리라’고 경고하는 등 긴장감마저 감돌고 있다.논란은 김경수 경남지사로부터 출발했다. 지난달 21일 경남 진주 LH 본사에서 열린 ‘경남 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장과의 간담회’에서 김 지사는 LH 조직과 인력을 감축하는 혁신안이 경남혁신도시를 위축시켜서는 안된다는 주장을 폈다. 광역단체장이 충분히 꺼낼 수 있는 이야기였지만,
정부가 7월부터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에 들어갔다. 사적 모임 규모와 다중이용시설 운영 제한을 완화했다. 신규 확진자는 계속 나오고 있지만, 먹고사는 문제가 더 급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민생과 경제 회복을 위한 ‘재난지원금’도 지급한다. 당정은 2차 추가경정예산안을 33조원 규모로 확정했다. 이중 재난지원금은 소득 하위 80% 가구를 대상으로 지급키로 했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달리 정치적 거리두기는 풀릴 기미가 안 보인다. 여야 대표는 만날 때마다 ‘협치’를 이야기하지만, 그때뿐이다. 돌아서면 그만이니 거리가 좁혀질 리 없
“아직도 정치권이나 정책 당국이 청년을 ‘단편적’으로 소비하는 시각이 만연하다.”지난 2019년 4월, 한 청년단체 대표가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눈물을 흘리며 호소한 이야기다. 그 후 2년이 흐른 지금, 청년이 대한민국 이슈의 중심에 섰다. 36세 청년이 제1 야당 대표가 될 만큼, 정치문법부터 허물어지고 있는 중이다.그러나 ‘청년을 소비’하는 현실은 여전히 견고하다. 정치와 행정은 청년을 시혜의 대상으로 바라볼 뿐, 그들이 느끼는 빈부격차, 불공정 관행 등을 근본적으로 해소하는데 무관심하다.25세 박성민 청와대 청년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