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이 ‘대 씨’고 이름이 ‘덕구’인 사람이 있다. 지난 6월 4일 ‘청장’을 맛있게 한다는 식당 한곳에 들렀다. 대 씨는 그 집에서 먹을까 말까 하다가 그냥 나와 다른 식당의 ‘청장’을 주문했다. 대 씨는 이제 며칠 뒤엔 ‘선량탕’이란 요리를 먹어보러 그 식당에 다시 가 볼 참이다. 그런데 그 식당은 한 달 전 내놨던 그 ‘청장’을 이름만 ‘선량탕’으로 바꿔 내놓기로 했다. 음식의 내용물은 100% 똑 같다. 시간이 지나서 더 숙성된 것도 아니다. 같은 음식을 그릇만 바꿔 내놓기로 한 새정치연합대씨는 과연 이번에는, 퇴짜 놨던 그
김학용 주필새로 구성된 충남도의회의 감투 10개를 모두 새누리당이 독식했다. 의장과 부의장 2자리를 다 차지하고 상임위 5개와 운영위, 예결위원장까지 새누리당이 먹었다. 처음에는 새정치연합 몫으로 상임위원장 한 자리는 남겨두었으나 새정치가 안 받으니까 거둬들여 감투를 100% 독차지했다.도의회 감투 10 자리 모두 새누리가 차지새누리당은 부의장 1석과 상임위원장 1석 정도는 새정치에 양보했어야 한다. 대전시의회는 22석 가운데 새정치가 16석인 데도 부의장 한 자리와 상임위원장 한 자리를 소수당인 새누리에 줬다. 도의회도 지난
김학용 주필지난 6.4 선거는 사실은 ‘지방선거’가 아니었다. 현직 대통령을 평가하고, 여당과 야당에 대해 점수를 매기는 ‘중앙선거’였다. 세월호 영향과 대통령 지지율의 등락에 따라 후보들이 울고 웃는 가운데 선거가 끝났다. 단체장이 독선과 부패에 빠지는 이유이런 식의 선거에선 후보의 능력이나 도덕성은 중요하지 않다. 국회의원 등 공천권을 쥔 사람에게 잘 보이면 묻지도 않고 공천한다. 이렇게 해서 자치단체장이 된 사람일수록 성실하게 일할 가능성은 낮다. 운만 좋으면 실적에 관계없이 4년 뒤에도 당선될 수 있을 텐데 열심히 할
김학용 주필올라가면 내려오긴 힘든 산이 있다. 꽤 높은 벼슬을 한 사람들이 오르는 ‘인생의 산’이다. 어떤 시인은 올라갈 때 못 본 꽃을 내려올 때 보았다고 노래했지만, 내려올 때라도 진정 그 꽃을 볼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내려오기 힘든 고관의 ‘인생의 산’얼마 전 염홍철 시장은 이 시를 빌려 “물러날 때가 되니까 과거에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인다. 내려놓으니 모든 것이 제대로 보인다”고 했다. 그런데 퇴임 후에 쓸 사무실을 시청사 코앞에 얻은 걸 보면 그가 정말 내려놓은 게 맞는지 궁금하다. 그는 대전시청 바로 앞에 개
김학용 주필나는 권선택 대전시장 당선자에 대한 기대가 크다.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가 몇 가지 된다. 나처럼 생각하는 시민들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본다. 최고 스펙의 엘리트 관료가 대전시장으로첫째, 권 당선자는 대전이 배출한 가장 유능한 정통 관료 중 한 사람이다. 대전시에서 기획실장 행정부시장 정무부시장을 지냈고, 안전행정부 등 중앙부처에서도 요직을 거쳤다. 노무현 정부 시절에는 청와대 인사비서관까지 지냈다. 행정고시 수석까지 한 수재다. 그는 경험과 이론 모두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스펙을 가졌다.그는 시장이 되겠다고 맘을
김학용 주필안희정 지사의 입에서 나오는 말 중에는 모진 말이 없다. 상대를 무시하고 화나게 하는 말을 하지 않는다. 대신 대화와 타협, 단결과 화합을 강조한다. 이번 선거에서도 갈등과 분열을 중단하고 낡은 정치를 청산하자고 주문했다. 새로운 정치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자고 호소했다.그러면서 야당 정치인의 입에선 좀처럼 나오긴 힘든 말도 한다. 김대중과 박정희를 나란히 놓고 둘 다 ‘공칠과삼’으로 평가한다. 노무현은 물론이고, 이승만과 전두환 노태우 정권에 대해서도 인정해야 할 것은 인정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앞선 지도자들을
김학용 주필다들 이긴다던 새누리당의 박성효 후보가 패하고 새정치연합(새정연)의 권선택 후보가 대전시장에 당선되었다. 어렵다던 인천과 경기도에서도 새누리당 후보가 ‘여당의 무덤’에서 살아왔으나 여론조사에서 줄곧 1위로 달려온 박 후보는 오히려 살아나지 못했다. 그의 패인은 무엇일까?새누리 자만에 빠져 선진당 출신들 홀대우선은 새누리당(대전시당)의 자만이 부른 결과다. 일부 구청장 후보를 결정하는 과정은 마치 나무막대를 꽂아놓고 당선시키겠다는 태도였다. 다들 ‘저러면 안 되는데..’ 했다. 선진당 출신에 대한 홀대도 오만에서 나왔
김학용 주필과거 5번의 시도지사 선거를 보면 ‘지방선거는 여당의 무덤’이란 말이 역시 맞다. 선관위 홈피에서 지방선거 결과를 살펴봤다. 줄곧 한쪽만 찍어, 통계적 의미가 떨어지는 영호남과 제주도를 제외한 7개 시도(대전 충남 충북 서울 인천 경기 강원)의 시도지사 선거에서 20년 간 당선자 35명 가운데 25명은 야당이었다. 지방선거는 역시 ‘여당의 무덤’이다그나마 ‘여권 당선자’ 10명 가운데 6명은 특수한 상황에서 나왔다. DJP 연합정권 출범 초기 치러진 지방선거는 여당이 아니라 IMF 사태를 초래한 야당(YS정권)을 심
김학용 주필안대희 총리후보자는 11억 원씩이나 되는 돈을 내놓을 게 아니라 후보직을 사퇴하는 게 마땅하다. 총리후보로 거명되면서 내놓는 돈은 기부가 아니라 총리직을 구하는 데 드는 ‘매관(買官) 비용’일 뿐이다. 11억 원에 총리직을 살 수 있다면 은행을 빚을 내서라도 해보겠다는 사람이 줄을 설 것이다. 그 중에 안 후보만 한 사람이 없겠는가?‘전관예우 모델’ 총리가 관피아 척결할 수 있나?작금 박근혜 정부의 최대 과제는 이른바 ‘관피아 척결’인데 알고 보니 안 후보자 자신이 관피아의 모델이다. 그는 5개월 간 16억 원을 벌
김학용 주필충남도의 한 시군 출신 변호사는 얼마 전, 사석에서 “군수를 선거로 뽑지 말고 외부에서 유능한 CEO를 데려오면 좋겠다”고 했다. 군수가 내줄 수 없는 허가를 마구 내주고, 비위 소문이 꼬리를 무는 데도 누구도 제지할 수 없는 지경이라고 했다. “차라리 대기업 CEO를 군수로 데려오자”는 변호사군수로 나올 만한 젊은 인재들은 고향을 떠나고 부패하고 무능한 사람들이 군수가 되어 온갖 비리를 저지르고 있지만 대책이 없다는 하소연이었다. 차라리 지방자치를 포기하고 대기업 CEO를 데려와 지역 살림을 맡기는 게 더 낫겠다는
김학용 주필선거는 각 정당이 후보라는 상품을 파는 시장(市場)이다. 시장 원리가 제대로 작동되고 있다면 좋은 상품이라야 더 잘 팔리는 게 맞다. 그러나 정당은 좋은 상품보다 자신들이 팔고 싶은 상품을 내놓는다. 전략공천이라고 불리는 전략상품이다. 좋은 상품 대신 팔고 싶은 상품 내놓은 새정치민주연합전략상품에 다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정당이 아닌 공천권자의 전략상품인 경우가 많다는 게 문제다. 이름만 공천(公薦)일 뿐 사실은 공천권자의 개인적 이해가 반영된 사천(私薦)이기 때문이다.선거 때마다 정당들이 외치는 공천개혁은 이
김학용 주필대통령제 민주주의 국가에선 중요한 문제를 대통령과 국회가 결정한다. 이때 국회는 국회 운영의 주역인 여야 원내대표, 특히 제1당의 원내대표라 할 수 있다. 여당의 원내대표는 여당 국회의원들을 대표하는 자리다. 이완구 의원이 그 자리를 맡았다. 충청도 출신으론 처음으로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되었다.충청도 출신 원내대표의 탄생을 보면서 두 가지가 궁금했다. 첫째 이 대표가 빈칸으로 남아있던 ‘포스트 JP’의 주인공이 될 것인가? 둘째 그가 그동안의 원내대표들과는 달리 새로운 정치를 국민들에게 보여줄 수 있을까? 첫째는 충
김학용 주필국토부는 그제 ‘도시재생 선도지역’ 13곳을 발표했다. 구(舊) 충남도청 부근처럼 쇠락한 도심을 되살리기 위한 정부사업이다. 선정 지역엔 60억~250억 원이 지원된다. 13곳 중에 대전은 빠져 있다. 수도권을 제외한 시도 중에선 대전과 울산만 물을 먹었다. 충남과 전남은 2곳씩 뽑혔고 부산 대구 광주도 1곳씩 들어갔다. 광주시는 ‘구 전남도청 주변 활성화 사업’으로 100억을 지원받게 되었으나 대전시가 낸 ‘구 충남도청 주변 활성화 사업’은 떨어졌다. 국토부는 각 시도가 신청한 86곳 가운데 13곳을 선정했다. 대
김학용 주필세월호 사고는 생때 같은 학생들 260여 명을 눈앞에서 수장(水葬)시킨 거나 마찬가지다. 이런 비극이 없다. 대한민국의 부모들은 구조 책임을 회피한 선장에게 아무리 큰 죄를 물어도 화가 풀리지 않을 것이다. 기념촬영을 하다 목이 달아난 공무원을 동정할 사람도 없다.모두 일벌백계(一罰百戒)를 요구하고, 박근혜 대통령도 경악 분노 퇴출 등의 단어들을 쏟아내면서 일벌백계를 다짐했다. 대통령은 승객구조를 방기하고 홀로 탈출한 선장과 일부 선원들에 대해 “살인과도 같은 행위”라며 일벌백계를 주문했다. 돈 많은 세월호의 주인에
김학용 주필인구 150만 명의 대도시에서 단일 노선의 도시철도는 효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도시가 오이처럼 길쭉한 모양이 아니라면 한 두 개 노선은 더 건설하는 게 더 합리적이다. 순환선이나 X자형 노선 체계가 단일 노선보다는 경제적일 가능성이 높다.150만 도시에선 단선보다 2~3개 노선 더 효율적150만의 대전은 길쭉한 도시는 아니다. 기본적으론 2호선 건설이 타당하다. 다만 건설비용이 지나치게 많이 든다든지 도시미관의 문제가 심각하다면 노선을 늘리는 게 어려울 수 있다. 건설비용과 미관 문제는 모두 건설 방식과 관련이
김학용 주필권력이 맛있는 음식이나 금은보화와 다른 점은 아무리 오래 가지고 있어도 질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히 정치권력은 한번 맛보면 죽을 때까지 놓고 싶지 않은 게 사람 마음이다. 고금을 통해 보면 왕의 자리를 스스로 버린 사람들도 간혹 있으나 그 경우는 권력이 싫어서라기보다 정치가 적성에 맞지 않은 때문이다.욕심으로는 죽는 순간까지 권력을 쥐고 싶지만 현실적으론 그게 불가능하다. 그래서 권력자들은 물러날 때가 되면 후계자 문제에 신경을 쓴다. ‘후계자 고르기’는 물러난 뒤에도 권력을 어느 정도 유지하는 수단이다. 또 전임
김학용 주필기자가 의혹 사건을 파헤칠 때는 ‘양심에 거슬리는’ 생각도 갖게 된다. 가령 어떤 고위 공직자의 비리 제보를 접수하고 취재에 나섰다면 그 비리가 사실이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그래야 기사를 쓸 수 있기 때문이다. 취재 대상이 중요한 사람일수록 그런 바람은 더 커진다.사건을 수사하는 경찰도 기자와 비슷한 입장이다. 비리가 확인돼야 실적으로 올리기 때문이다. 때론 큰 사건을 수사해서 특진도 하게 된다. 하지만 수사든 취재든 잊지 말아야 할 게 있다. 자기 욕심 때문에 멀쩡한 사람을 악의 구렁텅이에 몰아넣어선 안 된다는
김학용 주필경제민주화에 대한 요구와 함께 언젠가부터 재벌 회장도 유치장을 들락거리는 모습이 꽤 눈에 띄었다. 그러나 돈의 위력은 여전히 크다. 재벌 총수가 수의(囚衣)를 입은 모습은 법원이 국민들 보기 미안해서 간혹 펼치는 '때로는 유전유전(有錢有罪)'라는 쇼로 보일 뿐이다.법원은 곧 '법원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곤 한다. 돈 있는 사람은 봐주고 권력 눈치를 보는 듯한 판결이 연이어 나온다. 일당 5억원의 이른바 '황제노역' 판결이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는 가운데 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유력 건설업체의 오너 성
김학용 주필"가련하게도 이 기공(寄公·영토를 잃은 제후로 퇴임하는 수령을 비유한 말)의 문 앞에는 공손히 대령하는 군졸 하나 없고 온 성(城) 안이 업신여기고 온 경내가 소문을 돌려가며 비웃는다. 그래도 관인합(官印盒·직인함)을 단단히 잡고서 도둑질하고 농간 부릴 생각을 하여, 향임(鄕任·부시장급)과 이임(里任·면장급)을 바꾸어 차임(差任·인사)하고, 차첩(差帖·사령장)에 도장을 찍어주는 값을 받는다. (중략) 비방하고 매도하는 소리가 사방에서 들려와도 능청스럽게 못듣는 체한다." (목민심서)『목민심서』 끝 부분의 '해관(解官
김학용 주필그동안 음식물 쓰레기는 분리수거 해서 밀봉 처리한 후 바다에 버리는 식으로 처리해왔으나 작년부터는 해양 투기가 금지되었다. 대전시는 밀봉해서 금고동쓰레기 매립장에 묻고 있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 계속 처리할 수는 없다. 음식물 쓰레기 처리는 모든 지방자치단체의 과제다.대전시는 최근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사업자를 선정했다. 494억 원이 소요되는 ‘음식물 음폐수 바이오 가스화 시설’이다. 유성구 금고동에 들어선다. 성공적으로 완료되면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해서 가스를 만들고 전기도 생산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전시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