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의 아들과 충청의 사위가 맞붙었다. 어떤 후보는 부친의 연고를 내세워 첫 행선지로 세종을 택했고, 어떤 후보는 아내의 연고를 강조하며 충청권을 방문하면서 세종으로의 발걸음은 유보했다. 여전히 태어나 자라거나, 공부하거나, 터를 잡고 일한 적도 없는 곳이 선거 앞에서는 '제2의 고향'으로 둔갑한다.차기 대선이 100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후보들의 발길은 곧 메시지로 통한다. 하지만, 행정수도 완성을 위한 법 제도 완비 문제에 깊이 고민하지 않은 답을 내놓거나 세종시 방문 일정을 반복해 취소하는 등 의구심을 갖게 하는 후보 모
[황재돈 기자] “서울대 학생들은 국민(초등)학교 때부터 1~2등 하던 애들이야. 벼락치기로 공부한다고 해서 들어가긴 힘들지. 그래도 ‘인(in)서울’ 하려면 열심히 해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최근 행보를 보며 학창 시절 선생님 말씀이 떠올랐다. 윤 후보는 서울대 법대 출신이다. 대한민국 최고 대학에 입학점수도 최상위권인 학과에 들어갔다. 검찰의 수장까지 지냈으니 ‘대한민국 엘리트’라는데 토를 달 만한 이는 없을 것이다.하지만, 정치 신입생 윤 후보는 지난 당내 경선 과정에서 경쟁자들의 현미경 공세에 진땀을 흘려야 했다.
대전을 방문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작심한 듯 ‘탈원전 정책 폐기’를 공언했다. 한발 더 나아가 ‘원전사업 재개’ 의지까지 드러냈다.문재인 정부 ‘탈원전 정책’을 비판하면서 보수표심을 결집시키기 위한 정치적 의도로 읽히지만, 원자력 안전사고가 빈번했던 대전에서 안전대책을 생략한 채 ‘원전사업 재개’만 강조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크다.윤 후보는 29일 대전에서 원자력 관계자들과 만나 “월성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 사건을 지휘하는 과정에서 한국 원전의 실태를 알게 됐다”며 “한국의 원전 기술이 세계 최고수준을 자랑하고 최고 원전 수
중앙이든 지역이든 정부의 1년 농사는 예산의 편성과 확보로 시작한다. 국회는 해마다 12월 초 본회의에서 이듬해 국가 예산을 의결한다. 그래서 지역 단체장들은 국비 시즌이면 한 푼이라도 더 챙기려고 이리 뛰고 저리 뛰어다닌다. 동시에 여야 의원들은 국회 예결위에 참여해 지역구 예산확보에 심혈을 기울인다. 예결위 내에서는 예산안조정소위원회(옛 계수조정소위원회)가 ‘알짜’로 불린다. 정부 예산안 증액과 감액을 최종적으로 다루기 때문이다. 여전히 남아 있는 ‘쪽지예산’도 권한 중 일부다. 예결위 내에서도 영향력이 막강하다는 얘기다. 그래
뚜껑이 열렸지만, 기대했던 청사진은 없었다. 지난 23일 제시된 ‘2040년 행정중심복합도시권 광역도시계획(안)’ 속에 ‘충청권 메가시티’ 미래상이 담길 것이란 기대가 컸다. 대전과 세종, 충남·북이 함께 참여한 만큼, 공동의 목표가 제시되길 바랐다. 그러나 ‘충청권 메가시티’는 여전히 지향점 없는 각자도생의 길이란 점만 확인시켰다.이번 행복도시권 광역도시계획안은 충남·북도 22개 시군을 포함 시키는 등 공간적 범위를 넓혔고, 대전과 세종, 청주, 천안, 내포 등 5개 생활권의 특성을 살려 발전목표를 제시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
‘MZ세대(1980~2000년대 출생)’가 내년 대선의 ‘스윙보터’로 등장했다. 여야 대선 후보마다 청년 표심을 얻겠다고 동분서주하고 있다. 간담회를 하고, 야구장을 찾고, 앞다퉈 공약을 내놓는다. 청년들은 선거 때마다 사실상 기성 정치인 ‘병풍’ 역할을 해왔다. 정치권은 그들을 꿔다놓은 보릿자루처럼 세워놓고 ‘청년정당’이라고 선전했다. 그들이 자발적으로 왔을까. 얼마의 돈을 준다니까 아르바이트한다는 생각으로 오지 않았을까. 이제 청년 표가 아쉽게 되니 이것저것 다 해주겠다고 한다. ‘가상자산 과세 유예’ ‘청년 면접 수당 지급’(
[김재중 기자] 대전도시철도2호선 트램이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고 있다. 허태정 대전시장은 트램 급전방식과 기종선택을 두고 고심 중이다. 당초 “10월 중 결정해 발표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결단의 시간은 계속 늦춰지고 있다.여러 정황을 종합해 보면, 트램 급전방식과 기종선택 등 기술적 검토는 이미 어느 정도 끝난 것으로 보인다. 유럽 트램 견학까지 마치고 온 허 시장은 귀국 후 “(유럽에서도) 전 구간 무가선 형태는 쉽게 발견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당초 전 구간 무가선을 계획했지만, 기술적으로 볼
역대 대선에서 충청에서 이긴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래서 언론은 선거 때마다 충청을 ‘캐스팅보트’라고 칭한다. 말이 좋아 캐스팅보트지, 정작 충청도는 실속을 챙기진 못했다. 정치권은 선거철마다 온갖 사탕발림은 다 해놓고, 정권을 잡은 다음에는 홱 돌아섰다. 이제나 저네나 알아서 챙겨주겠거니 하고 있으니, 뭐 하나 손에 쥐어진 게 없다. 충청도의 ‘정치적 이미지’가 그렇다. 소외론이니, 홀대론을 입에 달아도 눈 하나 꿈쩍한 정부도 없었다. 그러다 선거철이 되면 도돌이표처럼 ‘정략적’ 요충지가 되는 곳이 바로 충청도다. ‘멍청도’
[황재돈 기자] 정부가 지난 3일 충남 공항 건설을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대상 사업으로 선정했다. 지역 최대 숙원사업이 큰 산을 넘은 셈이다. 하지만 여전히 갈 길은 멀다. 예타 통과부터 기본계획 수립, 설계에서 착공까지 거쳐야 할 절차가 여전히 많기 때문이다.그렇다면 충남의 하늘길이 열리기까지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양승조 충남지사는 지난 3일 충남공항 예타 대상 선정 직후 공주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선 공약에 포함해 충남 하늘길을 개척해 나가겠다”고 밝혔다.행정적 노력으로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면, 남은 절반은 정치로 풀겠다는
“충청권이 절대적으로 이재명 후보를 뒷받침한다면 향후 지역 정치인들은 물론, 정치적 발언권과 파워는 엄청나게 커질 것이다.” 이재명 선대위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은 이상민 의원(5선. 대전 유성갑)의 말이다. 여기에는 세 가지 정치적 함의가 있다. 일단은 충청권이 이재명 후보를 전폭적으로 지지해야 장밋빛 내일이 있을 것이란 ‘전제’다. 또 하나는 ‘역설’이다.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충청의 정치적 발언권이나 힘이 부족했음을 인정한 셈이다. 다음은 ‘의문’이다. 충청권은 그의 호소처럼 이재명 후보를 전폭 지지할까. 이미 충청권은 지난 대
대전시 감사위원회가 새내기 공무원의 극단적 선택을 부른 직장 내 괴롭힘 사건에 대해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철저한 조사를 통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약속한 지 1개월 만에 “투명한 결과를 확보하기 위해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하겠다”고 한 발 물러섰다. 감사위원회는 사건 직후 “수사를 의뢰할 것이냐”는 질문에 “폭행이나 폭언 등 구체적인 사안이 있어야 한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유족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이 사건이 전국적 이슈로 부상하자, 입장이 바뀌었다. 감사결과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자, 수사기관에
국민의힘은 박근혜 탄핵 이후 연전연패를 거듭했다. ‘이준석’이란 새로운 물결 덕분에 지난 4월 재보선을 가져오며 오랜 연패의 늪에서 벗어났다. 정부 여당의 부동산 실책까지 겹치며 정권교체 여론도 높아졌다. 정권을 되찾을 호기를 맞은 셈. 그래서 내년 대선을 앞두고 터진 ‘대장동 이슈’는 정권교체의 ‘결정적 한 방’이라고 믿고 있을지 모른다. 문제는 ‘후보’다. 홍준표나 윤석열 후보 지지층이야 저마다 유일한 ‘대통령감’이라고 굳게 믿고 있을 테니 “뭐가 문제냐”고 따질 것이다. 하지만 그동안 두 사람이 저지른 크고 작은 실수는 국민적
선거의 계절이 오고 있다. 지역 정치권은 대선 못지않게 내년 지방선거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충청권 광역단체장 역시 ‘한 번 더’를 위한 행보에 나선 모양새다.허태정 대전시장이나 양승조 충남지사도 최근 국회 일정과 일선 현장을 찾는 빈도가 부쩍 늘었다. 티 내지 않으면서 현직 프리미엄을 한껏 누리고 있는 셈. 시도지사가 지역민과 소통하고, 국비 확보와 현안 해결에 동분서주하는 건 당면 업무이다. 다만, 이런 행보가 차기 출마와 공천을 의식한 것이라면 곤란하다. 아직 지방선거는 8개월이나 남았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선거 운동하러
새로운 ‘가난의 시대’가 오고 있다. 과학기술 발달과 4차 산업혁명은 인간의 일자리를 기계와 로봇으로 대체하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 장기화는 경제 회복 전망을 어둡게 만들고 있다. 중산층이 얇아지고, 하위계층은 갈수록 궁핍해지고 있는 이유다. 국가 지도자의 리더십이 어느 때보다 요구되고 있는 시점이다. 내년에는 우리나라의 향후 5년 국정을 책임질 대통령 선거가 열린다. 여당 후보는 정해졌고, 야당도 한 달 정도면 최종 후보가 선출된다. 지도자가 갖춰야 할 덕목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정책과 비전’이 최우선일 것이다.
시민들이 투표로 선출한 시장은 시민 주식회사의 월급쟁이 사장과 같은 존재다. 주식회사의 사장이 주주들의 이익을 위해 복무하듯, 시민 주식회사의 대표인 시장은 시민들의 이익을 우선해 모든 판단을 내려야 한다.자치단체장이 인·허가 권한을 행사하는 개발사업도 마찬가지다. 시장은 지방공기업을 통해 공영개발을 할지, 민간회사와 협력하는 민·관사업을 할지, 아니면 순수하게 민간에 사업권을 넘겨줄 지 결단을 내려야 한다. 물론 시장은 어떤 선택을 하든 ‘시민의 이익’을 위해 결단을 내렸다고 주장할 것이다. ‘시민의 이익’을 정의하는 가치관이 저
지난 1일부터 시작한 국정감사가 여야 정치 공방에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국정감사=맹탕’ 공식을 여전히 되풀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창이나 방패나 뚫지도 못하고, 뚫리지도 않는다. 서로 짜고 치는 게 아닌가 싶을 만큼 헛도는 느낌이다. 올해는 ‘대장동 사태’에 모든 국감 이슈가 빨려들었다. 대선을 앞두고 ‘이재명’ ‘윤석열’ 같은 유력 대권 주자까지 등장하면서 국감의 ‘블랙홀’이 됐다. ‘이재명 게이트’인지, ‘국민의힘 게이트’인지는 수사를 하든, 특검을 하든 밝혀낼 일이다. 그런 일을 정부를 감사하는 정책의 영역에 끌어들여선 곤란
세종시에 국회 분원(分院)을 설치하는 ‘국회법 개정안’이 지난달 28일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016년 관련 법안을 발의한 지 5년 만이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지난 2002년 노무현 대통령이 행정수도 이전을 공약한 지 20년 만의 일이다. 당이 다른 박병석 국회의장과 정진석 부의장이 얼싸안고 기뻐했을 만큼 역사적인 장면이었다. 그만큼 국회 세종의사당은 설치 법안 통과까지 꽤 오랜 길을 걸어왔다. 국회 세종의사당은 국가 균형발전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다. 행정의 비효율 해소뿐만 아니라, 수도권
‘지방의회 꽃’으로 불리는 행정사무감사(이하 행감) 계절이 돌아왔다. 대전시의회와 충남도의회 등 광역의회와 다수 기초의회가 11월 행감 준비에 들어갔다. 특히 이번 행감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현역 의원들이 존재가치를 입증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기에 의미가 남다르다. 내년 지방선거에 다시 도전할 의사가 있는 의원들이 수험생과 같은 마음으로 행감에 임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지난해 충청권 광역의회는 “최악의 행감”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대전지역 시민사회단체 등으로 구성된 ‘행정사무감사 대전시민네트워크’는 대전시의회 행감에 대해 “
허태정 대전시장이 대전교통공사 설립 구상을 발표했다. 현 대전도시철도공사 조직을 재편해 내년 1월 교통공사를 출범시키겠다는 구상이다. 교통공사가 현 대전도시철도 1호선은 물론 향후 건설될 예정인 도시철도2호선 트램, 시내버스, 공공자전거인 ‘타슈’ 등 대전의 대중교통 전반을 책임지도록 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현 대전도시철도공사가 궤도 분야 전문성을 살려 도시철도 2호선 운영 등을 실질적으로 책임질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재론의 여지가 없다. 공공자전거 ‘타슈’의 연계도 걱정거리가 아니다. 허태정 시장이 제시한 공공교통 통합을
명절마다 주요 도로와 거리마다 정치인들의 현수막이 등장한다. 올해 추석에도 어김없었다. 전·현직, 원·내외할 것 없이 걸고 또 걸었다. 이들이 경쟁적으로 ‘현수막 정치’에 나선 속은 빤하다.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얼굴 좀 알려보려는 것이다. 명절 연휴를 이용한 ‘틈새 전략’인 셈. 국회의원이나 지역(당협)위원장과 나란히 새겨 넣은 현수막도 눈에 띄었다. 공천권을 쥔 권력자와 ‘한배’를 타고 있다는 시위이거나, ‘내가 곧 복심’이라는 선언적 의미로 쓰였으리라. 공직선거법상 명절 연휴에는 출마예정자들이 현수막을 걸 수 있다.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