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가던 사람들이 죽었다. 하늘이 무너진 것도, 땅이 꺼진 것도 아닌데 150명이 넘는 사람들이 한꺼번에 참변을 당했다. 생때같은 젊은이들이 눌리고 깔려 목숨을 잃었다. 안타까운 죽음에는 안타까운 사연이 따라다닌다. 오랜만에 만난 고향 친구들, 군대에서 휴가 나온 막내, 정규직 전환에 성공한 딸. 그들은 그날 집으로 돌아가지 못했고, 그들의 가족은 하룻밤 새 ‘유가족’이 됐다. 정부는 5일까지 ‘국가 애도 기간’으로 정했다. 원인 규명보다 애도가 먼저인 게 얼마나 진정성이 있을까. 그래도 온 국민은 고인들을 애도하며 명복을 빌었다.
대전의 시간이 거꾸로 흐르고 있다. 대한민국의 과학수도, 첨단을 달리는 도시임을 자처하면서 행정은 여전히 구시대에 머물러있다. 지역을 가르고, 시민을 분열시키고, 사회갈등을 유발하는 이념 논쟁에 선을 긋기는커녕 동참하기까지 한 이번 북토크 취소 사태가 그 예다.대전평생교육진흥원 북토크 프로그램 강연자들이 편향된 이념을 가졌다는 이유로 시민과의 만남 기회를 잃었다. “좌파 이념의 책, 좌파 성향의 발표자”, “중립적이지 않은 강연” 등의 내용이 담긴 민원이 접수됐고, 이를 수용해 최종적으로 해당 프로그램을 취소키로 했다는 것이 시와
[김재중 기자] 이장우 대전시장 역점공약으로 대전시가 추진하고 있는 ‘0시 축제’에 대한 근본적 발상 전환이 요구된다. ‘이태원 참사’로 인해 향후 다중 밀집 행사보다는 소규모 분산형 축제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31일 대전시는 향후 ‘0시 축제’ 개최시 현장에 배치된 안전관리요원이 인파를 분산해 이동조치하고 인파 증가가 감지되면 경찰서와 소방서 등에 인력배치를 추가로 요청하는 등 안전조치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시는 내년 8월 11일부터 17일까지 대전역에서 옛 충남도청 구간 중앙로 일원에서 외지인 100만
지난 16일 벌어진 카카오 먹통 사태는 ‘IT 강국’을 자부하는 대한민국의 민낯을 드러냈다. 채팅부터 교통·금융·물류·유통은 물론, 의료·치안 등 공공서비스까지 멈췄다. 온 나라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마비 상태에 직면했다. 동시에 전 국민은 ‘독점 기업’ 위력을 체감했다. 카카오는 그동안 서버 장애 등 시스템에 잦은 문제를 일으켰다. 그러나 설비 투자는 게을렀고, 사업 확장에만 부지런했다. 카카오 부사장의 “화재는 예상 못한 시나리오”라는 해명은 “그동안은 무슨 시나리오를 준비했나”라고 반문하게 만든다. 카카오 사태 하루 전. 국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지난 1월 22일 서울 유세 현장에서 “제가 지면 없는 죄를 만들어서 감옥에 갈 것 같다”고 말했다. 말이 씨가 된 걸까. 대선 기간 내내 시끄러웠던 ‘대장동’이 다시 튀어 나왔다. 검찰은 이재명 대표 최측근인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긴급 체포한 뒤 지난 19일 민주당 당사까지 압수수색을 시도했다. 비단 대장동뿐만이 아니다. ‘서해 공무원 피격’ ‘탈북어민 강제 북송’ 등 전 정권 털기와 ‘북풍몰이’가 노골화됐다. 문제는 ‘타이밍’이다. 그걸 꼭 ‘정기국회의 꽃’으로 불리는 국정감사 기간에 몰아서
[김재중 기자] 대전 자치구의회가 여론의 따가운 눈총에도 불구하고 의정비 인상과 관광성 제주도 연수 등을 강행하는 등 폭주하고 있다. 광역의회인 대전시의회 역시 제주도 연수와 의정비 인상을 추진했지만 비판 여론을 의식해 계획을 취소하는 등 자숙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반면, 자치구 의회는 시민 눈높이를 전혀 의식하지 않는 모습이다.의정비 인상 움직임이 단적인 사례다. 대전시 의정비심의위원회는 지난 18일 향후 4년간 시의원 의정비를 공무원 보수인상률 만큼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의정비는 의정활동비와 월정수당이 합쳐진 금액인데, 월정수
지난 13~14일 민선8기 박경귀 시장의 ‘첫 방어전’ 격인 제9대 아산시의회 시정질문이 펼쳐졌다. 아직 실·과장 답변 일정이 남았지만, 질의 건수의 절반가량이 ‘시장 답변’으로 몰렸던 만큼, 사실상 메인이벤트는 지나갔다고 볼 수 있다. 기자는 이번 메인이벤트의 관전 포인트를 크게 ▲민선8기에 ‘양날의 검’으로 다가온 아트밸리 ▲정치공세로 사라진 민생 ▲야당(더불어민주당) 공세에 따른 여당(국민의힘) 집결 등 정치구도의 변화 이렇게 세 가지로 보고 있다. 먼저 이번 시정질문은 ‘신정호 아트밸리로 시작해, 아트밸리로 끝났다’고 요약할
정치권에 때아닌 ‘친일(親日)·반일(反日)’ 논란이 한창이다. 여당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한미일 합동군사훈련에 ‘일본’을 포함한 것을 비판하자 ‘반일’ 감정을 자극했다. 야당은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조선의 패망 원인을 일본의 침략이 아닌 ‘내정(內政)’으로 규정했다며 ‘식민사관’을 갖다 붙였다. “조선은 안에서 썩어 문드러졌고, 자신을 지킬 힘이 없었다.” 논란이 된 정진석 위원장 페이스북 글이다. 틀린 말은 아니다. 정 위원장 스스로 밝혔듯이 논평의 본질은 따로 있기 때문이다. 그 ‘본질’은 ‘자강론’을 강조하기
박완수 경남지사는 지난달 19일 “부울경 특별연합은 비용만 들고, 실익이 없다”고 선언했다. 김두겸 울산시장도 기다렸다는 듯 일주일 뒤 메가시티 불참을 선언했다. 경남과 울산 단체장 모두 지역에 돌아올 ‘이익’이 없다고 본 것이다. ‘부울경 메가시티’라는 이름으로 3년여 추진했던 전국 첫 특별지방자치단체가 출범 5개월 만에 문 닫을 지경에 이르렀다. 곽명섭 논설위원은 지난 4일 칼럼에서 “가장 걱정되는 대목은 부울경 상호 간의 신뢰 훼손”이라고 우려했다. 부울경 메가시티는 문재인 정부 국가균형발전 정책의 성과물이라 할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가 취임 100일을 맞아 일하지 않는 조직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두 단체장의 질책성 발언은 속도감 있는 정책추진과 가시적 성과를 향한 의지를 드러냈다는 점에서 일맥상통한 점이 많다.먼저 이장우 시장은 지난 4일 확대간부회의에서 “후임자가 와서 전임자가 하던 일이라며 전임자 핑계를 댄다. 또 용역을 하고 1~2년 시간을 끈다”며 “3개월 안에 할 수 있는 용역을 1년씩 한다는 것은 시간낭비이자 무능”이라고 질책했다.이 시장은 “여러분은 열심히 일하고, 최종 결정은 시장이 하는 것”이라며 “여러분이
대전 현대프리미엄아울렛 화재 사고로 7명이 목숨을 잃었고, 1명이 중태에 빠졌다. 사망자는 모두 지하에서 일하는 하청업체와 용역업체 소속 노동자들이었다. 깜깜한 지하에서 무고한 생명이 스러지는 동안, 지상과 상공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었나.대전시의원들은 9대 의회 개원 후 처음 열린 정례회에서 낙제점을 받았다. 시민사회는 원론적인 수준에 머무른 질의, 견제와 감시 기능을 상실한 발언, 집행부 거수기 논란, 비민주적인 회의 운영 방식 등을 언급하며 부정 평가를 내렸다. 이들의 수장은 또 어땠나. 참사가 일어나는 동안 의장은 시민
[황재돈 기자] 지난 28일 충남도의회 340회 임시회 4차 본회의장. 김태흠 충남지사 1호 결재 사안인 ‘베이밸리 메가시티’ 관련 조례안이 본회의 안건으로 올라왔다. 이 조례안은 상임위 심사부터 진통을 거듭해왔다. 표결에 앞서 더불어민주당 의원 2명이 반대토론을 했다. 이들은 베이밸리 추진단의 규모와 비용추계, 의원발의 조례안 적정성을 따져 물었다.토론 뒤 이어진 표결에서 조례안은 통과(재석 의원 44명 중 찬성 36표, 반대 7표, 기권 1표)됐다. 반대표는 모두 민주당 의원이 던졌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민주당이 반대표를 던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