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기자다. 정치행정부 소속으로 국회와 청와대를 출입 중이다. 천안에서 서울로 출퇴근한 지 3년째다. 몸은 고되지만 실업대란에도 하고 싶은 일을 한다는 데 만족감을 느끼고 있는 12년차 기자다. 오늘(6일) 국회에서는 오전 9시부터 트럼프 미국 대통령 국회 연설 취재기자를 선착순 모집했다. 트럼프 대통령 국회 연설은 8일 오전 11시로 잡혀 있다. 하지만 출입 비표가 없으면 본회의장 취재는 불가능하다. 아침 첫 차를 타기로 했다. 그런데 천안아산역에서 출발하는 KTX 첫차 시간이 6시25분. 서울역에는 7시가 넘어 도
파업을 시작한지 벌써 2개월이나 됐는데도 전혀 주눅 들지 않은 모습이었다. ‘괜찮냐’고 애써 묻지도 않았다. 쾌활한 성격에 씩씩하기로 유명한 녀석이지만, 눈물도 참 많은 편이었다. 굳이 예민한 눈물샘을 건드리지 말자 생각했다. 지금은 폐간된 한 진보매체에서 선후배로 함께 일했던 녀석과 내가 각자의 길로 떠난 지가 벌써 십년도 넘었다. 70여만 원 월급에 불평 한마디 없이 열심이었던 녀석은 보란 듯이 KBS 기자가 됐다. 소위 말하는 ‘정연주 키즈’였다. 그 때는 그게 가능한 시절이었다. 녀석도 “빨갱이가 들어왔네”와 같은 동료들의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개헌과 관련해 ‘국민’을 전면에 내세웠다. “개헌은 내용에 있어서도, 과정에 있어서도 국민의 참여와 의사가 반영되는 국민개헌이어야 한다”면서 말이다. “국민 주권을 보장하고 정치를 개혁하는 개헌이어야 한다”고도 했다.그런데 충청 정치권에서 개헌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일련의 흐름을 보면 걱정이 앞선다. 국민은 뒷전에 밀려 있고, 여야의 정쟁이 전선(前線)에 있다는 느낌 때문이다. 지역사회에서도 지방분권 개헌 과정에서 다뤄야 할 ‘세종시=행정수도 명문화’가 자칫 내년 6월 지방선거용 ‘대결 이
대전시 서구가 토지구획정리사업을 벌여 정비한 복수지구는 지난 2005년부터 아파트촌이 형성돼 입주 12년차에 접어들었다. 4블록에 금성백조 예미지, 현진에버빌, 계룡리슈빌, 중흥S-클래스 등의 단지가 들어서 있다.서부경찰서 맞은편에 자리잡은 복수동주민센터 주변으로도 계룡아파트, 삼익목화1차, 삼익목화 2차, 오량마을마루미 등 아파트촌이 형성돼 있다.그러나 지역을 대표하는(?) KEB하나은행 지점은 예나 지금이나 복수동(10월 31일 기준 2만 1219명 거주)에는 없다. 대전과학기술대 동방관 1층에 KEB하나은행 자동화기기 1대만
대전시 공기업 사장 임명에 대한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권선택 대전시장의 인사스타일을 ‘측근 정실인사’로 규정하는 목소리가 많이 들린다. 일부 측근이 인사를 좌지우지 하거나, 권 시장 스스로 선거공신들을 냉철하게 대하지 못하고 끌려다닌다는 소문이 임기 내내 흘러나오고 있다. 공기업 사장 임용 때마다 ‘내정설’이 불거져 나오니, 권 시장과 그 주변 인사들이 제 아무리 손사래를 친들 인사의 공정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공기업 사장 임용에서 탈락한 일부 인사들이 불만을 표출하고 있는 것으로 치부하기에, 공기업 사장 임용에 대
“요즘 트램 이야기가 쏙 들어갔네요.”“이러다가 되는 것 없이 유야무야 끝나지 않을까요?” 2017년이 저물어가는 현 시점에서 대전도시철도 2호선 트램(TRAM. 신형노면전차) 이슈가 수면 아래로 깊숙히 가라 앉은 모습이다. 연초 만해도 트램은 대전시 정책홍보 1순위였다.권선택 대전시장은 지난 2월 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신형 노면전차 도입 활성화를 위한 토론회’에 참석해 자신의 공약인 트램 도입에 대해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대세”라며 강한 추진 의지를 내비쳤다. 권 시장은 나아가 “대전시도 기본계획을 수립 중이고
사실상 대전시금고 독점…변화 필요성 대두대전시금고은행 자리를 놓고 4년만에 다시 벌어지는 KEB하나은행과 NH농협은행, KB국민은행의 대결이 관심인 가운데 충청은행을 인수한 KEB하나은행이 대전시금고를 줄곧 도맡고 있는데 대해 변화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하나은행이 2007년부터 10년간 대전시 금고를 독점하고 있지만 시민들에게는 피부로 느낄 수 있는 혜택이 돌아가지 않고 있는데 따른 반발심리로 읽힌다.4조 9844억 원 규모의 대전시 예산을 예치받고 지출 통로 역할을 하는 대전시금고 지정을 위한 선정위원회가 31일 열려 판가름
사실 아무런 소득이 없을 줄 알았다. 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냉소적이었다. 지난 25일 권선택 대전시장의 기자회견에 관한 이야기다. 이날 기자는 권선택 대전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사건과 관련, 대법원 판결을 어떻게 전망하는지 물었다. 매월 한 번씩 이뤄지는 시정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이 잘 묻지 않는 주제다. 권선택 시장이 이 일로 임기 내내 고통 받고 있고, 아킬레스건처럼 생각하고 있는 사안이니 면전에 대고 공식적으로 질문하기엔 껄끄러운 사안이기는 하다. 어떤 기자는 질문 자체가 상대를 괴롭히는 일이라 여길 수
한신공영이 지난 6월 29일 ‘청라 한신더휴 호수공원(인천 서구 경서동)’ 입주자모집공고를 내고 분양한 결과 올해 인천에서 분양된 아파트 중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당시 인천 부동산시장에서 화제가 된 ‘청라 한신더휴 호수공원’의 분양가격은 75㎡가 3억 2900만 원~3억 6160만 원, 84㎡가 3억 5290만 원~4억 1330만 원이었다. 청라 한신더휴 호수공원 분양가격은 입주를 마친 주변 아파트 가격과는 비슷했다.대전 부동산시장에서 매머드급 이슈인 ‘도안 갑천친수구역(호수공원)’ 3블록 아파트를 시행사인 대전도시공사가 당
24절기 중 열여덟 번째 절기인 상강(霜降)인 23일, 대전시청사를 기준으로 남쪽과 북쪽에서 월평공원 민간특례사업 맞짱시위(찬반집회)가 벌어지고 있는 동안 대전시는 사실상 팔짱을 낀 채 바라만 보고 있어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로부터 한참 배워야 할 대전시’라는 말이 나온다.이날 오후 대전상공회의소를 비롯해 대전충남경영자총협회, 한국무역협회 대전세종충남기업협의회, 대전건설단체총연합회, 한국여성경제인협회 대전지회, 대덕이노폴리스벤처협회, 중소기업융합 대전세종충남연합회, 대전산업단지협회, 대덕산업단지관리공단, 대전세종충남 여성
지금은 대전시민구단인 대전시티즌에 대한 팬들이나 시민들의 한숨이 날로 커져만 가고 있다. 1997년 창단 된 뒤 한때 FA컵 우승컵(2001년)을 들어올렸고 2000년대 초반 잇따라 FA컵 4강 진출에 성공하면서 대전시가 축구특별시라는 별칭을 얻은 것도 대전시티즌의 활약 덕분이다. 한일 월드컵 이후 구단 사무실도 지금의 대전월드컵경기장으로 이전하면서 대전시티즌은 명실상부하게 대전 축구의 상징으로 거듭났다.하지만 경영적인 측면에서는 낙제점이었다. 지역기업인 계룡건설에서 운영을 맡았지만 매년 투자금에는 한계가 있었다. 한일 월드컵 이후
예상 밖의 선수가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링 아래에서 몸을 풀던 선수들의 시선이 모두 그에게로 향했다. 그 선수는 바로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양승조 의원(58·천안 병)이다. 양 의원이 내년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충남지사 ‘경선 링’ 앞에 나타났다. 그는 “충남지사 출마를 고민 중”이라며 한 쪽 로프에 한발을 걸쳐 놓았다. ‘신속하고 강력하게’ 결전에 임할 태세다.장관은 상수 아닌 변수, 종착역은 '대한민국 권력 1순위'4선 중진 정치인 입에서 “출마를 고민 중”이라는 말이 나왔다면, 이미 8할은 ‘출마
누구를 위해 종을 울리고 있나. 4년째 계속되는 국립 공주대 총장 공석사태를 보면서 되묻지 않을 수 없다. 교육부는 무슨 생각으로 국립대총장 개선안을 내놨을까. 정말 이보다 더 좋은 방안을 없었을까...공주대 교수회와 학생회 시민단체들은 할말이 많은 것 같다. 교수회와 학생회,시민단체들은 지난 6일과 20일 두차례에 걸쳐 교육부의 국립대 총장 개선안에 대해 두 번째 조항에 반대하면서 성명서를 발표했다.4년전을 거슬러 올라가 보자. 공주와 천안, 예산 등지의 4개 캠퍼스에 2만 2000여명의 학생이 재학 중인 공주대 총장 공석사태는
‘신짜오 베트남(Xin chào Vietnam, 안녕하세요 베트남)’디트뉴스24 임직원과 청암 장학재단 장학생 등 20여명이 지난 7일부터 11일까지 베트남 호치민과 붕따우 일대를 다녀왔습니다. 우리와 같은 아시아권에 속하는 나라에 3박 5일을 머무는 동안 저는 우리와 다름 속에서 또 같음을 발견했습니다. 무엇보다 베트남은 우리와 기후와 언어를 비롯해 정치와 경제 구조 등 전반적인 체제가 다릅니다. 어찌 보면 참 무질서해 보이기도 합니다. 첫날 호치민 공항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이 바로 오토바이 무리인데요. 차 사이를 비집고
청와대 인사 난맥이 점입가경(漸入佳境)이다. 인수위원회 없이 시작했다고 하지만, 문재인 정부 취임 100일이 지나도록 인사를 매듭짓지 못하고 있는 데는 검증 시스템의 한계를 노출했다고밖에 볼 수 없다. 문재인 정부 인사의 주요 골간은 문 대통령이 지난 대선 과정에서 박근혜 정부 인사를 비판하며 내걸었던 5대 원칙(위장 전입, 논문 표절, 세금 탈루, 병역 면탈, 부동산 투기)이다.'파격 인사'로 시작해 '불통 인사'로 치닫는 정부 집권 시작과 함께 조국 민정수석과 임종석 비서실장 등 파격적 인물을 기용하며 국민적 기대를 모았던 문
빠르고 간편하고 효율적인 것에 대한 반성적 성찰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살충제 계란 파동, 생리대 유해성 논란 등을 겪으면서 각종 화학제품에 대한 불신과 공포를 일컫는 ‘케미포비아(화학+공포증)’란 신조어가 유행처럼 번져나가고 있다. 대다수 언론은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문제를 ‘케미포비아’의 근원으로 지목하고 있다. 국민의 건강권을 책임져야 할 정부가 유해성 화학물질에 대해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거나 검증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까닭이다. 그러나 이는 대중의 공포증을 ‘증오 포퓰리즘’으로 치환시키는 1차원적 접근법이다. 언론이 ‘
“아직까지 광주의 진실이 다 규명되지 못했다. 이것은 우리에게 남은 과제다. 이 영화가 그 과제를 푸는 데 큰 힘을 줄 것 같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3일 1980년 5월 광주를 소재로 한 영화 를 보고 나서 한 말이다. 문 대통령은 이 영화를 관람한 지 꼭 열흘 만인 지난 23일 송영무 국방부장관에게 5.18 민주화 운동 당시 전투기 출격대기와 헬기사격 등 군 관련 2개 사건에 대한 특별조사를 지시했다. 문 대통령의 이 같은 주문은 비단 영화 한편을 보고 내린 즉흥적 지시가 아니다. 문 대통령은 이미 대선 후보
지난 17일 중국 Y한국국제학교에서는 교장 취임식이 있었다. 결국 전 충남 천안부성중학교 교장인 최인섭 씨가 부임했다. 이 자리는 치열한 경쟁을 뚫고 교육부에서 파견한 인사인 만큼 지역 교육계에서 큰 환영과 환호가 있을 법 했다. 그런데 비난의 목소리로 시끄럽다. 충남 교육계와 시민단체는 반대성명을 내고 파견취소를 요구하고 나섰다. 최인섭 교장은 왜 비난의 대상이 된 것일까? 바로 박근혜 정권이 시도했던 '국정교과서'의 집필진에 유일한 현역 교장으로 참여했기 때문이다. 적폐의 대상으로 여겨졌던 '국정교과서'에 참여한 이력에도 불구하
#1 설렘과 긴장. 사막여우가 어린왕자에게 ‘네가 오후 4시에 온다면 난 3시부터 벌써 행복해지기 시작할거야’라고 했던 대화처럼 며칠 전부터 마음이 설렜다. 한편으론 나에게 기회가 주어진다면 무슨 말을 해야 할까. 혹시 너무 떨려 실수는 하지 않을까. 문재인 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앞둔 며칠 전부터 이런 설렘과 긴장이 이어졌다.하지만 내게 질문의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 200명이 넘는 출입기자들이 1시간이라는 제한된 시간동안 모두 질문을 하기란 불가능한 일이었다. 대통령에게 질문할 준비가 되어 있던 나로서는 기회를 얻지
민간투자사업으로 추진할 예정인 서울~세종 고속도로 건설계획을 문재인 정부가 공공사업으로 전환시켰다. GS건설이 안성~세종 구간을 맡기로 하는 등 일찌감치 사업방식이 확정된 대규모 SOC사업을 재정사업으로 전환시켰다는 점에서 크게 주목받고 있다. 한번 결정된 사업방향을 좀처럼 변경하기 어려운 ‘행정의 관성’을 고려할 때 “극히 이례적이고 놀랍다”는 반응이 흘러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다만 총사업비 7조 5000억 원대 사업에 걸린 건설업계의 이해관계를 어떻게 조정할 수 있을지가 남은 과제로 떠올랐다. 벌써부터 “정권 입맛에 맞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