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가족부 폐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후보 시절 페이스북에 한 공약이다. 밑도 끝도 없이 올린 이 공약은 대선 기간 내내 뜨거운 이슈였다. 윤 당선인은 지난 13일 “여가부는 역사적 소명을 다했다”며 폐지 강행을 시사했다. 여성들은 공분했다. 성별 갈라치기로 남녀 갈등을 심화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윤 당선인 임기 동안 ‘출산 보이콧’에 나서겠다는 말까지 나왔다. 당선인 측은 고민에 빠졌다. 공약했으니 추진은 해야겠는데, 반발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여성’이라는 두 글자를 넣어야 할지, 빼야 할지 진퇴양난이 따로 없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단일화’ 정신을 살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인수위원장으로 임명했다. 안 대표는 지난 대선기간 대전에서 우주청 입지논란이 일자 우주청을 경남이 아닌 대전에 설립해야 한다면서 대전을 과학특별자치시로 만들겠다고 공언한 인물이다.윤 당선인이 안철수 대표와 사실상 공동정부 구성을 약속한 만큼, 안 대표 공약이 새 정부 국정목표에 얼마나 수용될 수 있을지 관건이다. 우주청 대전 입지는 윤 당선인의 최대 경쟁자였던 이재명 후보도 공약했던 내용으로, 협치와 통합에 대한 윤 당선인의 진정성을 확인할 수 있는 시금석이 될
며칠 전 초등학교 5학년 딸에게 생긴 일이다. 새학기 학급 회장 선거에 출마해 낙선했다. 지난해는 1표 차이로 당선됐는데, 이번에는 1표 차이로 졌다고 한다. 이길 때도, 질 때도 있는 게 선거라고 위로했다. 딸은 다음번 전교 회장 도전을 마음먹었다. 공약을 더 다듬겠다고도 했다. 학급 회장 선거도 1표 차이로 당락이 갈리는 게 민주주의다. 대통령 선거는 두말해야 무엇하랴. 제20대 대통령에 윤석열 후보가 선출됐다. 2위 이재명 후보와는 불과 0.72%p. 역대 대선 최소 득표율 차이다. 민주당의 잔치는 5년 만에 끝났다. 이긴 쪽
“누가 이길 것 같습니까?” 정치부 기자를 하면서 이번 선거처럼 답하기 곤란한 질문을 받아본 적이 있던가. 대답은 “당신 생각과 같습니다”라는 말로 대신했다. 이제 그런 질문과 답변을 할 시간도 얼마 안 남았다. 누가 대통령이 될 것인가. 다수의 짐작대로라면 ‘이재명’이나 ‘윤석열’일 것이다. 그러나 국민은 혼란스럽다. 차악(次惡)을 가려내기 어려운 까닭이다. 네거티브와 진영싸움이 선거 기간 내내 이어졌다. 이러다 정말 지는 쪽은 ‘감옥에 갈지도’ 모르겠다. 누구를 찍을 것인가. 후보들을 둘러싼 각종 의혹은 수사를 통해 밝힐 일이다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12일 남았다. 위기의 대한민국을 짊어질 새 지도자 선출이 임박했다. 안철수의 ‘마이웨이’ 선언에 남은 큰 변수는 없어 보인다. 찍을 후보가 없다는 대선이라도, 시간은 속절없이 흘러간다. 일주일 뒤 사전투표(4~5일)가 시작된다. 누가 되더라도, 국민은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살 수 있을까. 행복할 수 있을까. 새 지도자는 대전환의 시대, 감염병과 국론 분열의 파고를 넘어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기 위해선 남은 선거기간 동안 국민에게 무엇을 어떻게 바꿀지 확실한 비전과 능력을 보여줘야
‘역대급 비호감 선거’라 불리는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어느덧 보름 앞으로 다가왔다. 그런데 일부 지지층만 달아오를 뿐 국민들의 시선은 냉랭하다. ‘대깨문’, ‘태극기부대’ 등으로 통용되는 극성 지지세력, 어떻게든 이들만 끌고 가려는 정치 전략과 후보가 선거를 주도하는 모양새다. 공약은 변별력을 잃고, 네거티브가 위세를 떨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 아닐까. 후보의 도덕성과 정책, 공정성이란 잣대는 실종됐고, 연일 터지는 후보와 주변인에 대한 의혹과 논란은 상상을 초월한다. 이를 지켜보는 중도층은 정치혐오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뿐.
국민의당 유세차량 사고 사흘 뒤 천안 단국대병원에 차려진 빈소에 조문 갔었다. 조문소로 가는 길, 근조기와 조화가 좁은 복도의 반을 차지하고 있었다. 정치인들 이름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길게 늘어섰다. 피도 눈물도 없는 선거판이라지만, 정치의 영역을 떠나 기본적인 ‘사람에 대한 예의’ 였으리라. 고인은 말끔히 단장한 영정사진 속에서 말이 없었다. 검은 상복을 입은 유가족의 얼굴에는 슬픔이 잔뜩 묻어 있었다. 안철수 후보는 한쪽에서 조문객을 맞았고, 참모진은 다른 한쪽에서 발인 준비에 여념 없었다. 20대 대선 공식선거운동 첫날(15
가 집중 제기해 온 ‘대전∼보령 고속도로 신설’ 제안이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대선공약에 반영됐다. 가 충청권 500만 주민에게 ‘바다를 선물하자’는 취지로 ‘대전∼보령 Sea-Road 프로젝트’를 추진해온 만큼, 이 후보 공약을 환영한다.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는 12일 대전을 방문해 “충청권 광역교통망을 조기에 구축해 충청권 메가시티의 상생발전을 추진하겠다”며 그 실천 방안으로 “보령∼대전∼보은 간 고속도로 건설을 추진해 광역 경제·생활·문화권을 형성하고 충청권의 동반성장을 이뤄내겠다”고 약속했다.보령~대전
‘65km 30분’. 대전-보령 고속도로 직선화 사업은 500만 충청인에 바다를 선물하자는 고민에서 출발한다. 없는 게 천지인 충청도에 바다라도 가까이 두고 볼 ‘길’을 내보려는 일이다. 충청권 지자체는 2019년 12월 ‘제5차 국토종합계획’과 지난해 9월 ‘제2차 국가도로망종합계획’에 담는 성과를 이뤘다.아직은 ‘미완의 단계’다. 당초 목표는 ‘제2차 고속도로 건설계획(2021~2025)’ 반영이었기 때문이다. 목표에 이르진 못했지만, 그보다 상위 계획인 ‘제2차 국가도로망종합계획’에 포함되며 기대감을 높였다.한쪽에선 “그 먼길
순수 국내 기술이 집약된 우주 발사체 ‘누리호’가 올해 하반기 2차 발사를 앞두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최근 1차 발사 실패 원인을 분석한 설계 변경안을 확정했다. 정치권이 ‘우주청’ 설치 입지를 두고 유불리를 따지며 씨름하는 동안, 연구진들은 우리 발사체에 달착륙선을 실어 보내는 미래를 한 땀 한 땀 수놓았다. 각 당 대통령 후보들이 우주산업 전담기관 설치 공약을 들고 나왔다. 각 지역을 방문해 우주청 설치나 우주국방혁신클러스터, 항공우주산업클러스터 조성도 약속했다. 이 과정에서 콕 집어 경남에 우주청을 설치하겠다고 나선 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설날(1일) 고향인 경북 안동을 찾아 ‘육사 안동 이전’을 공약했다. 육사 이전에 공들여온 충남은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듯’ 힘이 쑥 빠졌다. 양승조 충남지사는 “선심성 공약”이라며 자당 후보를 깎아내렸다.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지난 1월 30일 페이스북에 ‘사드 추가 배치’를 공약했다. 당 최고위원을 지낸 인사는 “수도권 주민 불편”을 이유로 배치 장소로 충남을 언급했다. 한술 더 떠 “육군훈련소가 있는 충남 논산에 배치하면 수도권을 포함한 남한지역 전체를 방위할 수 있다”고도 했다. 민주
딱 2년 전 오늘이다. 칼럼 하나가 집권 여당을 발칵 뒤집어놓았다. 임미리 고려대 연구교수가 에 쓴 '민주당만 빼고'라는 칼럼이다. 이 글은 민주당뿐만 아니라, 정치권 모두에 파장을 일으켰다. 당시는 4월 15일 총선을 앞두고 있던 터라 파급력이 컸다. 임 교수는 "촛불 정권을 자임하면서도 국민의 열망보다 정권의 이해에 골몰하고 있다"라고 민주당을 비판했다. ‘촛불의 힘’ 덕분에 정권을 얻었으면서 정당의 이해관계에 몰두해 국민을 '배신'했다고 혹평했다. 임 교수는 "유권자도 배신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 주자"며 "'민주당
대전이 항공우주청 입지논란으로 뜨겁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항공우주청을 경남에 설립하겠다고 약속하면서 대전 민심이 들끓고 있다. 대덕연구단지를 중심으로 지탱해 온 과학도시 대전의 위상마저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자괴감 때문이다. 항공우주청 입지 논란을 정치의 영역으로 끌어들인 건 윤석열 후보였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나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원론적 차원에서 대통령 직속 우주전략본부 설립, 국가우주청 설립 등을 약속한 것과 달리, 윤 후보는 경남입지를 못 박으면서 논란을 증폭시켰다. 항공우주청 신설이 왜 필요하며 어떤 역할을
“여러분 모두와 일하는 게 즐거웠다. 물론 모든 기사를 다 좋아했다는 건 아니다. 하지만 이것이 우리 관계의 핵심이다. 민주주의에 대한 여러분의 대단한 기여에 감사드린다. 그런 의미에서 질문을 받겠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17년 1월 고별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에게 한 말이다. 그는 재직 시절 기자들과 소통을 즐겼다. 필요에 따라 스스럼없이 인터뷰에 응했고,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통로와 방법을 활용해 자신의 메시지를 국민에게 전달했다. 백악관 최장수 출입기자였던 고(故) 헬렌 토머스 기자는 생전 “대통령에게 질
전국 최초로 건립되는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이 개원도 전에 삐걱대고 있다. 대전시는 건립비로 100억 원을 쾌척한 민간 기업의 이름을 ‘공공’이라는 명칭 대신 쓰려다 정부로부터 제지당했고, 시민사회는 시와 기업 간의 약속을 ‘밀실협약’이라며 힐난하고 있다.사태의 규명 없이 뒤늦게 협약을 수정하겠다는 시의 후속 대처, 공론화과정 없이 결정된 기부기업에 대한 예우 행정이 병원의 건립 취지나 기업의 선한 의도를 훼손하는 것은 아닐지 우려스럽다.공공어린이재활병원은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로 추진되는 사업이다. 대전뿐만 아니라 충남권역(대전·세종·
심상정은 닷새 만에 돌아와 “바닥부터 시작하겠다”고 했다. 얼마나 치고 올라갈진 알 수 없다. 상황이 녹록하거나, 낙관적이지 않다는 얘기다. 심상정과 정의당이 정권을 잡으리라 믿는 국민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언론 역시 이재명과 윤석열 일거수일투족만 좇기 바쁘다. 안철수까진 끼워주는 모양인데, 심상정은 관심 밖이다. 여성 국회의원 중 최다선(4선)이고, 19대 대선에 이어 재도전인데, 지지율은 20년 전으로 돌아갔다. 노회찬이라도 있었다면, 유창한 언변으로 국면 전환을 도모했을지 모르나, 죽은 자는 말이 없다. 심상정은 어찌하여 이
[지상현 기자]최근 대전지역 교수사회를 충격으로 몰아넣은 사건이 발생했다. 바로 국립대인 한밭대학교 교수 2명이 시간강사로 활동하던 사람으로부터 교수로 채용될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며 억대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져 실형이 선고된 사건이다.대략적인 사건 내용을 보면 이 사건에는 3명이 등장한다. 국립대 교수 2명과 이들에게 돈을 건넨 시간강사. 국립대 교수 A씨는 2003년 조교수로 임용된 뒤부터 교수로 근무하고 있는 사람으로 지역사회에서 꽤 이름이 알려져 있다. B씨는 A씨 밑에서 교수로 활동하면서 학교 안팎에서 왕
[김재중 기자] 재선도전을 준비 중인 허태정 대전시장이 수세국면에 놓였다. 다수 후보가 대전시장 출마를 선언하면서 허 시장의 민선7기 시정운영에 대한 공세수위를 높이고 있다. 여기에 민주당 내부 도전자까지 대전시정을 비판하면서 허 시장은 정치적 경쟁자들에 의해 포위된 형국이다.18일 현재까지 대전시장 출마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힌 국민의힘 후보군은 5명이다. 역대 최다 주전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박성효 전 시장을 비롯해 이장우, 정용기 전 국회의원, 장동혁 전 시당위원장, 정상철 전 충남대 총장 등이 선거전에 뛰어들었다. 당 내부에서는
민선 7기 양승조 호(號) 충남도정은 많은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양지사의 대선 도전과 도 산하기관장 인사 논란은 '옥의 티'로 지적 받고 있다.아쉬움의 경중을 따진다면 산하 기관장 인사 논란이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양 지사는 민선7기 출범부터 캠프 출신 비전문가 임명 등 ‘코드인사’, ‘보은인사’ 논란을 겪었다. 양 지사는 그때마다 ‘철학을 같이 하는 사람’이라며 임명을 강행했다. 임명된 기관장 중 일부는 노조와 갈등으로 내홍을 빚거나, 성비위 또는 자녀취업 같은 개인 문제로 중도 낙마했다. 양 지사의 ‘인
선거에서 진다고 죽진 않는다. 실패해도, 망하지만 않으면 재기할 수 있는 곳이 정치판이기 때문이다. 지난 대선에서 실패한 심상정, 안철수, 홍준표가 ‘복귀’한 걸 보라. 그런데 국민의힘과 윤석열 후보는 결이 달라 보인다. 망조의 길만 좇는 것 같아 걱정이다. 여러 논란과 의혹은 차치하고 최근 ‘멸공(공산주의를 멸함)’ 포스팅에 뒤도 안 보고 올라탄 것만 봐도 그렇다. 사회적 영향력이 높은 재벌 기업가의 발언은-“상처받은 분이 있다면 전적으로 제 부족함”이라고 사과했지만-스벅 커피값 인상만큼 못내 아쉽다. 다만, 그걸 애써 정치의 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