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 대전방송(TJB)에서 이상한 토론회를 봤다.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의 세종시 이전을 주제로 한 토론 프로였다. 여당 토론자는 없이 야당 쪽만 두 명이 나와 있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중요한 지역 현안, 특히 정치적 이슈를 다루는 내용이면 여야 패널이 함께 나오는 게 철칙이다. 사회자는 철칙을 지키지 못한 사정을 두 번이나 설명해주었다. 지역 여권의 목소리도 들어보려고 열심히 연락했으나 모두들 일정이 안 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고 했다.대전시장과 국회의원 7명, 그 외 대전시와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 간부 등을 포함하면 ‘
과거 기자들 사이에서 회자되던 우스갯소리가 있다. 기자 경찰 세무직원 셋이 술집에 가면 술값은 누가 낼까? 질문 받은 사람이 머뭇거리면 문제를 낸 사람은 술집주인이라고 답해준다. 지금은 어림없는 얘기지만 당시엔 세 직업의 갑질을 상징하는 얘기였다. 세 명의 공통점은 ‘남을 괴롭힐 수 있는 힘’을 가졌다는 점이다. 술집주인이 맘에 들지 않으면 갖가지 방법으로 괴롭힐 수 있다. 검찰은 더 세다. 검사가 맘을 비딱하게 먹으면 당사자는 죄가 없어도 겁이 난다. 검찰이 세 직업과 다른 것은 괴롭히는 대상의 신분과 지위가 대체로 더 높고 위협
버스 한 대가 고의적으로 다른 버스를 들이받으면서 옥신각신 싸움으로 번졌다. 들이받은 운전자가 되레 호통을 치면서 상대 버스 운전자에게 하차를 요구하고 있다. 들이받힌 버스 운전자는 임시로 교통경찰을 불렀고 당신은 잘못이 없다며 당신의 길을 가면 된다는 결정을 얻어냈다. 그러나 운전면허관리 최고책임자는 오히려 들이받힌 운전자에게 하차를 명령하려 한다. 공정하게 보이려면 두 버스 기사 모두 하차시키자는 주문도 나온다. 이른바 ‘양비론’ 카드다. 상대 차량이 일방적으로 들이받았는 데도 쌍방과실로 몰아가면 억울한 일이다. 사고의 경위를
호남선 KTX는 전북 익산에서 갈라져 한 쪽은 여수로 향한다. 169km 전라선 KTX다. 이 노선은 고속철도가 운행되기는 하지만 기존 철로 위를 달리기 때문에 경부선이나 호남선KTX 만큼 속도를 내지 못한다. 주민들은 ‘무늬만 고속철도’라며 큰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민원을 들어주려면 4조7천억 원을 들여야 한다. BC(경제성)가 0.51밖에 안 나와 쉽지 않다. 그러나 이낙연 대표는 얼마 전 호남에 내려가 이 사업을 국책사업에 포함시켜 진행하겠다고 했다.4.7조짜리 전라선 직선화와 0.8조짜리 호남선 직선화대전도 전라선과 같은
미국 대선은 민주당 조 바이든의 승리로 끝나가고 있다. 그는 지지자들에게 “나는 민주당 후보로 유세했지만 미국 대통령으로 통치하며 모든 미국인들을 돌볼 것”이라며 “공화당 지역도 민주당 지역도 없다. 하나의 미합중국이 있을 뿐”이라며 단합을 거듭 호소했다. 사실상 승리 연설이지만 그는 ‘승리 연설’은 아니라고 했다. 패배한 후보의 패배 인정 연설이 있고 나서 당선자의 승리선언이 이뤄지는 관행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에겐 이런 관행도 안중에 없다. 그는 어제 오후 개표 상황이 자신에게 한창 유리한 시점에 기자회견을 열어 “
허태정 대전시장이 시 공무원들에 대해 가장 아쉬워 하는 부분 중 하나가 ‘홍보’다. 대전시가 이뤄낸 성과를 많은 시민들이 알도록 해야 하는데 공무원들이 그런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는 게 허 시장의 생각 같다. 그제 확대간부회의에서 허 시장은 “굉장히 많은 성과를 만들어 나가고 있는데 이것이 시민들에게 널리 알려지고 민선7기 성과로 만들어지는 시너지를 내는 데는 아쉬움이 있다”며 “시장으로서 답답한 부분”이라고 했다. 허 시장은 홍보전략회의를 통한 협업과 조직적 대응을 주문했다. 기획관실 대변인실 홍보담당관실 등의 부서에는 협업을 통
요즘 대구 경북과 광주 전남에선 시도통합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다. 대구 경북에선 지난 21일 양시도 행정통합 추진을 위한 논의체인 공론화위원회가 출범했고, 광주 전남에서 이용섭 광주시장이 “통합은 시대정신”이라며 시도 통합공론화 작업에 나섰다. 성공 가능성은 알 수 없으나 통합의 필요성은 인정받는 분위기다. 대전은 대구 광주와 같은 처지인 데도 아무런 움직임이 없다. 허태정 대전시장은 얼마 전 세종시와의 통합을 제기해 놓았을 뿐 충남도 쪽에 대해선 통합 얘기를 꺼내지 않고 있고 충남도 역시 그런 얘기는 안하고 있다. 시도 통합 문
1992년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이른바 ‘한준수 양심선언’의 주인공 한준수 전 연기군수가 금년 초 타계했다. 그해 총선에서 노태우 정권의 관건선거 개입 사실을 폭로했다가 관직에서 쫓겨나며 구속까지 됐던 인물이다. 양심선언 때문에도 정치적 호불호가 갈리는 편이고, 필자는 고인을 취재해본 적은 없어서 잘 알지 못하지만, 충남도청 근무 시절 한 전 군수를 모셨다는 그의 후배 Y씨를 통해 얼마 전 알게 된 ‘둔산개발 일화’는 소개하고 싶다.그 후배는 공직 선배이자 상관이었던 한 전 군수의 타계 사실을 요즘에서야 알게 되어 무척 아쉽다면서
충남지사를 한번 만났으면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이유도 사정도 각각이겠지만 도지사는 시간이 허락하는 한 많은 사람들을 만나주는 게 맞다. 요즘 양승조 충남지사와 면담을 기대하고 있는 사람 중엔 81세의 장인순 한국원자력연구원 고문도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장을 지낸 원자력계 대부요 원로다. 물론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아쉬워하고 비판하는 입장이다. 그는 전남 여수가 고향이지만 대덕연구단지가 들어서면서 1970년대 후반 대전에 와 정년퇴임 후에도 여전히 대전에 살고 있는 ‘확실한 대전시민’이다.지난 14일 충남도가 마련한
용담댐은 1992년 공사를 시작해서 2000년 완공됐다. 1조 5000억 원이 들어갔다. 대전 충청권에선 반대했던 댐이다. 댐이 건설되면 금강 상류의 물이 전북 쪽으로 빠지면서 금강 수질이 나빠질 게 뻔하기 때문이었다. 수자원공사(수공)는 용담댐 물의 4분의 3을 전북의 만경강으로 빼낸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애초 계획대로라면 대청댐으로 들어오는 물은 초당 24톤에서 5톤으로 4분의 1 이하로 줄어들게 돼 있었다. 초당 5톤은 1966년 최대 갈수기 때의 금강 상류의 수량으로, 하천을 파내야 물이 보일 정도라고 한다. 이런 계획
지난 반세기 동안 세계가 평균 6.6배 성장할 때 한국은 350배 성장했다. G7을 G11으로 확대해 한국을 포함시키자는 얘기가 나올 정도가 됐다. 폭풍 성장의 원천을 따진다면 ‘과학기술’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대덕연구단지(대덕특구)는 우리의 오늘을 있게 만든 한국 과학의 메카다. 그런 연구단지를 품고 있는 대전시에게 ‘과학도시’라는 별칭은 이상할 게 없다.연구단지가 우리나라를 살찌운 것은 분명하나 대전시가 연구단지 덕을 얼마나 봤는지 묻는다면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연구단지가 대전시 덕을 본 게 무엇이냐고 묻더라도 마찬가지다.
현 정권의 최대 정적인 미래통합당과 그 지지 세력이 한순간 온데간데없이 사라진다면 어떻게 될까? 대한민국 국민 중에 현 정권에 반대를 일삼는 사람들이 없어진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그런 일이 가능하다면 부하 여직원의 추행 사실이 탄로나자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관대작을 기관장(葬)으로 치러주는 모습은 보기 어려울 것이다. 여 검사가 그 고관과 팔짱을 낀 사진을 올리면서 “나도 추행범”이라며 피해여성을 조롱하는 일도 나오기 어렵다.‘태평성대의 나라’를 상상해보자. 한 임금이 나라를 잘 다스려 그를 비난하거나 반대하는 사람들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