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허태정의 세대교체론, 박성효의 민주당 심판론 모두 부정


대전시장 출마를 준비 중인 남충희 바른정당 대전시당 위원장은 “유승민, 안철수라는 미래권력이 합심하면, 대전에서 반드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승리를 낙관했다. “지난 대선에서 유승민, 안철수가 대전에서 얻은 득표율이 32%인데다, 자유한국당의 지지율 상승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중도보수의 확장성이 크다”는 게 남 위원장의 설명이다. 

남 위원장은 <디트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작심한 듯 상대후보에 대한 공세부터 펼쳤다. “소통과 통합은 목표가 될 수 없다. 기본 중에 기본일 뿐, 시장은 판단력과 열정을 겸비하고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지 분명하게 이야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대교체론은 경험부족을 자인하는 논리”란 주장도 이어갔다. 허태정 유성구청장이 본보 인터뷰를 통해 ‘세대교체론’을 앞세우며 ‘소통과 통합의 리더십’을 강조한 것에 일격을 가한 셈이다.        

실명을 직접 거론하지 않았지만, 염홍철-박성효 전임 시장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남 위원장은 “시민들을 만나면 역대시장이 무슨 일을 했는지 기억나는 게 있냐고 묻는다”며 “대다수 시민들은 없다고 한다. 그저 행정관리만 해왔다는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자신은 경기부지사로 일하면서 ‘판교’를 만들었고, 부산 부시장으로 ‘센텀시티’를 건설했다고 비교우위를 주장했다.  

“기술창업의 확산, 대전의 미래 확 바꿀 것”

그는 “대전은 리더십 부재로 변화가 없는 도시, 미래가 없는 도시가 됐다”고 진단했다. 전직 시장들의 책임이 크다는 의미다. “정적들이 번갈아 시장을 하면서 정책 뒤엎기가 만연했고, 4년에 한 번씩 사화가 벌어졌다”며 “이런 상황에서 유능한 공무원들이 어떻게 능력발휘를 하겠나. 신뢰는 가장 중요한 무형의 자산인데, 지금 대전은 행정신뢰도가 바닥을 치고 있는 상황”이란 것이다.   

비판은 대안이 될 수 없는 법. 그럼 당신은 어떻게 대전을 변화시킬 것이냐고 묻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기다렸다는 듯 ‘경제 시장론’을 꺼내 들었다. 그가 온갖 데이터와 경험을 대입해 꽤 오랫동안 이어간 설명을 요약하면, 기술창업의 확산, 전시·컨벤션 등 고부가가치 서비스산업 유치 두 가지가 ‘대전의 살길’이라고 압축할 수 있다. 

남 위원장은 “나는 시민들에게 당장 잘 살게 해주겠다는 말을 하지 않는다”며 “대신, 당신의 아들딸들을 위해 좋은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말한다”고 했다. 전략적 솔직함이랄까. 그는 “대전의 산업구조개편이 1-2년 안에 이뤄질 수 있는 일이 아닌데, 달콤한 말로 시민들을 현혹시키느니 정공법으로 솔직하게 설명하면 고개를 끄덕이는 분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남충희 바른정당 대전시당위원장.
   
“복지의 양적 팽창은 불가능” 선택적 복지론

성장을 통해 이익을 분산시키겠다는 낙수이론, 이 또한 선거 때마다 많이 들어온 단골메뉴다. 분배에 대한 설명이 약하지 않으냐고 인터뷰의 긴장감을 높여봤다. 그는 분배를 복지로 맞받았다. 보편적 복지냐 선택적 복지냐는 질문도 던졌다. 역시 보수주의자다운 에프엠 답안을 꺼내 놨다. 그는 “따뜻한 복지를 지향한다”며 “복지는 리더의 심장에서 나온다”고 표현했다. 

보편적 복지 확대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그는 “복지를 양적으로 늘리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현재 복지전달체계를 개혁하는 방향, 즉 맞춤형 복지로 가야한다”고 주장했다. “최고의 복지는 교육”이라는 철학도 제시했다. 교육을 통해 젊은이들의 계층이동이 가능한 사회여야 한다는 것과 은퇴자들이 직업 재교육을 통해 사회의 일원이 돼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었다. 그는 “시장이 되면 대전평생교육진흥원에 은퇴자의 재취업을 위한 교육기관 역할을 부여하겠다”고 공언했다.    

“한현택 청장과 겹치지 않는다” 역할분담 시사

남 위원장은 단답형 ‘인터뷰이’는 아니었다. 하나를 물으면 반드시 맥락을 짚어 이야기하고, 자신의 말을 스스로 축약해 요점을 정리하는데 능숙했다. 약속했던 인터뷰 시간이 꽉 찼지만, 정치인에게 ‘출마’를 묻지 못한 상황이 됐다. 서둘러 화제를 전환시켰다. 

그는 이 대목에서도 자신감이 넘쳤다. 중도·보수의 확장가능성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한국당의 지지도가 더 오를 이유가 없다”고 단언했다. “한국당 후보가 당 지지도를 상회할 만한 개인기가 있어야 하는데, 이미 흘러간 물”이라고 평가 절하했다. “‘당신의 업적이 뭐요’라고 한 마디만 물으면 끝”이라고 여유까지 보였다. 한국당 후보를 누구로 지칭하진 않았지만 ‘박성효 전 대전시장’을 일컫고 있는 게 자명했다.    
  
끝으로 국민의당 대전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한현택 현 동구청장과 협의는 잘 이뤄지고 있느냐고 물었다. 양당의 통합을 가정할 때, 한 사람은 출마를 포기해야 할 상황이기 때문이다. 남 위원장은 “서로 겹치지 않는다”고만 짧게 설명했다. 두 사람이 역할분담에 대한 공감대를 어느 정도 형성하고 있다는 말로 들렸다. 남충희 대전시장 출마, 한현택 3선 도전 뒤 총선출마를 예측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저작권자 © 디트NEWS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