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남의 인생과 처세]<334>

현재 나의 삶의 모습은 과거 내가 선택한 결과에 의한 것이며 미래 삶의 모습은 지금 나의 선택의 결과로 나타나게 된다. 
이처럼 인생은 내가 선택해 나가는 것이다. 
그래서 샤르트르는 인생은 B와 D사이의 C다 라고 했다. 
즉 인생은 태어나서(birth), 죽을 때까지(death), 선택(choice)의 연속인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 불편한 진실이 있다. 
선택한 의도와 그 결과는 꼭 일치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누구나 자기가 선택한 의도대로 그 결과가 타나난다면 이 세상 불행하거나 실패할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선택의 결과는 자기의 의지나 노력과는 전혀 관계없는 운명이라는 그 어떤 불가항력이 작용하기 때문에 의도한 대로 선택의결과가 이루어지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이다. 

그래서 모사재인(謀事在人) 성사재천(成事在天) 즉 뜻을 세우고 노력하는 것은 인간에게 달려 있지만 그 뜻을 이루는 것은 하늘에 달려 있다라 하였다. 
그래서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 즉 최선을 다해서 선택을 하되 그 결과는 하늘에 맡길 수밖에 없음이 아니겠는가.

▴ 선택을 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것은 판단 기준이다. 
즉 무엇을 선택함에 있어서 그 선택의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하는 것이다. 
선택의 기준은 대체로 이익이 될 것이냐 손해가 될 것이냐를 놓고 계산하게 된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이익, 손해의 개념에 시간의 개념을 덧붙여서 계산을 해야 정확한 선택의 기준이 될 수 있다. 
예를 들면, 지금 당장은 손해가 되지만 장차 이익이 될 수 있는 경우가 있다. 
단기적으로는 손해가 되나 장기적으로는 이익이 될 수 있는 경우가 있다 또는 위의 두 경우와는 정반대가 되는 경우도 있다. 

생활용품 같이 많이 팔리는 상품은 박리다매의 판매방법을 선택한다면 당장은 이익이 되지 않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많은 이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보석과 같이 진귀한 상품은 박리다매의 판매방법이 올바른 선택이 된다 할 수 없다. 
이처럼 선택의 기준은 목적이나 사안에 따라 다름이라 하겠다. 
그러므로 어떤 선택이 궁극적인 이익을 가져다 줄 것인지를 잘 계산하여 그 선택의 기준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 갈택이어(竭澤而漁)에서 선택의 지혜를 찾아보기로 한다.
‘연못의 물을 다 퍼내어 고기를 잡는다.’는 뜻의 갈택이어(竭澤而漁)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그 고사의 내용 중에 ‘연못의 물을 모두 퍼내 물고기를 잡는 것은 불가능하지 않다. 
그러나 그럴 경우 먼 훗날 잡을 물고기가 사라질 것이다. 
산의 나무를 모두 태워 짐승들을 잡으면 못 잡을 리 없겠지만 나중에는 분명 잡을 짐승이 없을 것이다.’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의 뜻은 선택의 기준을 눈앞에 이익이나 단기적 이익보다는 미래의 이익이나 장기적 이익을 선택의 기준으로 삼으라는 것이다. 

부모가 자녀교육방법에 대한 선택의 기준을 정할 때 대학까지만 두는 근시적 기준이 아니라 60년 후 인생까지 내다보는 원시적 기준이 되어야 한다. 
이것이 부모의 갈택이어 지혜이다. 
정치지도자의 정치판단기준은 자신의 정치적 야욕이 아니라 정치발전 그리고 차기당선이 아니라 국가의 미래에 두어야 한다. 
이것이 정치지도자의 갈택이어 지혜다. 

얼마 전 우리나라를 다녀간 슈뢰더 전 독일총리의 갈택이어 지혜를 소개하겠다. 
그는 재임시절(1998~2005년) 많은 국민들과 노동계의 반발에 부딪치면서도 독일의 고질병이었던 연금, 사회제도를 뜯어고치었다. 
그 결과 그는 차기 선거에서 패배자가 되었지만 그가 물러난 후 개혁의 성과가 나타나 2천 년대 유럽의 병자(病者)라던 독일경제를 회생시킨 주인공이 된 것이다. 

그는“어떤 정치인도 선거에서 패배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포퓰리즘 만은 안 된다.
 인기가 없어도 긴 국가 이익을 내다보고 용기 있게 행동해야한다.”라고 했다. 
국가의 미래를 위해 자신의 현재를 내 던지는 선택을 할 수 있는 용기의 정치지도자가 과연 이 나라에 있는가? 한국의 슈뢰더는 어디에 있는가?

▴ 그렇다. 
나의 인생에서 선택의 기준은 어떻게 부귀하게 사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가치 있게 사느냐 이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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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남 대전시민대학 인문학 강사.
필자 김충남 강사는 서예가이며 한학자인 일당(一堂)선생과 정향선생으로 부터 한문과 경서를 수학하였다. 현재 대전시민대학, 서구문화원 등 사회교육기관에서 일반인들에게 명심보감과 사서(대학, 논어, 맹자, 중용)강의 활동을 하고 있다. 금강일보에 칼럼 "김충남의 古典의 향기"을 연재하고 있다. 

※ 대전 KBS 1TV 아침마당 "스타 강사 3인방"에 출연

☞ 김충남의 강의 일정 

⚫ 대전시민대학 (옛 충남도청) 
- (평일반) 
  (매주 화요일 14시 ~ 16시) 논어 + 명심보감 + 주역 

⚫인문학교육연구소
- (토요반) 
  (매주 토요일 14시 ~ 17시) 논어 + 명심보감 + 주역

⚫ 서구문화원 (매주 금 10시 ~ 12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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