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포럼, 랜드마크 타워 건립 제언…가능성과 한계, 엇갈린 희비

17일 대전대학교 산학협력관에서 열린 제65차 동구포럼 토론 모습. 동구 식장산에 대전시 상징타워 건립 가능성이 언급된 반면, 현실적인 한계도 함께 지적됐다.

대전시 동구가 ‘상징 타워’ 유치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그러나 가능성을 담은 청사진과 함께 현실적인 한계도 지적되고 있다. (관련기사 13일자 <대전 상징타워 '갈등의 씨앗' 되나?>보도 등)

동구포럼은 17일 대전대학교 산학협력관에서 ‘대전의 랜드마크 식장산 타워 건립 제언’이라는 주제로 65차 토론회를 열고, 동구가 추진 중인 식장산 타워가 대전시 상징타워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회의에 앞서 한현택 동구청장은 랜드마크 건설에 대한 포부를 소개했다.

한현택 동구청장.
한 청장은 “식장산 타워는 최근 거론된 계획이 아니다. 2010년 구청장으로 당선된 뒤 대전발전연구원을 통해 개발계획 연구용역을 실시했고 중기, 단기, 장기 단계별 계획이 나왔다. 현재 1단계로 전망대를 착공했고 내년 6월 전에 편리하게 식장산의 전망을 바라볼 수 있다 . 2단계로 마천루 건립도 추진하려 한다”고 밝혔다.

특히 “식장산은 자연적 해발고지가 이미 600m다. 여기에 200m 높이의 타워만 올려도 서울 N타워를 능가하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타워가 된다. 사업규모도 적어도 600~700억 원 정도가 돼야 할 것”이라며 “꼭 국비, 시비가 없어도 민간자본을 끌어드릴 수도 있다. 그런 고민은 장기적으로 해도 된다. 지금은 여론을 형성하고 기반을 쌓아야 한다. 차근차근 추진하면 충분히 대표적 관광명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식장산 랜드마크 및 관광산업 기능 고민해야

또 주제발표에 나선 전문가들은 랜드마크 및 관광산업 기능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전영훈 대전대 건축학과 교수는 주제발표를 통해 “이제 랜드마크는 도시를 넘어 국가를 대표할 수 있어야 한다. 뉴욕의 자유의 여신, 파리의 에펠탑 모두 미국과 프랑스를 상징한다. 식장산에 상징타워가 건립되려면 대한민국을 대표할만한 수준이 돼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미래를 위한 랜드마크라는 의미에서 ‘퓨쳐(future) 마크’를 제시한다. 여기에는 상징성, 경제성, 시대에 대한 유연성을 담아야 한다”고 제시했다.

박종진 여가공간연구소장은 “네이버 검색어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식장산’은 ‘대전의 야경’과 가장 많이 검색되는 키워드였다. 특히 연말연시, 5월, 10월 등 산에서 이뤄지는 기념행사나 나들이가 많을 때 빈도가 높다. 충분히 식장산의 대표성을 나타내는 근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제 내수만으로 관광산업화가 되기 어렵다. 다른 지역에서 찾아야 한다. 아울러 상징성과 의미만으로 부족하고 방문객을 확대할 수 있는 소비시장,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1급 보전지역 식장산…현실적 개발여건 한계 지적

이 같은 장밋빛 청사진이 기대감을 높였다면, 법적, 행정적 문제 등 현실적인 한계를 직시해야 한다는 쓴 소리도 흘러나왔다.

정경석 대전세종연구원 책임연구위원.
정경석 대전세종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대전시의 랜드마크라는 가치를 식장산에 부여한다는 것이 가능할까 의문이 든다. 식장산은 개발제한구역이고 상수도 보호구역이다. 게다가 1등급이다. 최고 보전구역으로 아예 개발이 어렵다”며 “대전시가 인허가절차를 밟는다 해도 국토부에서 허용해줄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직언했다.

계속해서 “산꼭대기에 대형 타워를 짓는 것은 당장은 실현 가능성이 낮다. 법과 제도적으로 어떻게 풀어나갈지 중장기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며 “민간자본을 확보하려면 사업성도 담보돼야 한다. 현재로서는 충분한 수익이 창출될 것이라는 확신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선진국 사례를 보면 랜드마크는 접근성이 편하고 건축물인 경우가 많다”면서 “동구, 대전시도 주민들이 문화예술을 쉽게 향유할 수 있는 전시관을 세계에 내놓을 만큼 훌륭하게 지어도 된다. 누구나 찾고 싶은 기능 자체가 랜드마크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조언했다.

끝으로 그는 “대전시는 늘 상품거리가 빈약하다고 한탄하는데, 어떤 의미를 부여하고 스토리텔링을 입혀 홍보하느냐에 따라 충분히 관광자원화 할 수 있다. 일례로 이화여대 정문이 중국관광객들에게 인기다. ‘이화’라는 꽃이 부를 가져다준다는 이야기가 유명해지면서다. 이런 부분을 대전시 차원에서 착안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한편 이날 포럼은 김영진 대전대 교수의 사회로 전영훈 대전대 건축하과 교수의 ‘도시건축 관점에서 본 랜드마크 특성’, 박종진 여가공간연구소장의 ‘식장산 랜드마크 형성 로드맵 제안’ 등의 주제발표에 이어 진종헌 공주대 지리학과 교수, 백무남 새울아카데미 주민자치대학장, 이나영 동구의회 의원, 김명진 동구 주민자치위원장 협의회 회장이 토론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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