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물 썩는다" 변화필요성 제기...시민에게 고른 혜택여부 평가해야

사실상 대전시금고 독점…변화 필요성 대두

대전시금고은행 자리를 놓고 4년만에 다시 벌어지는 KEB하나은행과 NH농협은행, KB국민은행의 대결이 관심인 가운데 충청은행을 인수한 KEB하나은행이 대전시금고를 줄곧 도맡고 있는데 대해 변화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하나은행이 2007년부터 10년간 대전시 금고를 독점하고 있지만 시민들에게는 피부로 느낄 수 있는 혜택이 돌아가지 않고 있는데 따른 반발심리로 읽힌다.

4조 9844억 원 규모의 대전시 예산을 예치받고 지출 통로 역할을 하는 대전시금고 지정을 위한 선정위원회가 31일 열려 판가름 난다.

대전시는 내년부터 4년 동안 시금고를 운영할 은행을 선정하기 위해 교수·변호사·회계사·시의원·금융전문가 등 9∼12명으로 구성된 금고선정위원회 심의를 31일 개최한다.

KEB하나은행이 예나 지금이나 대전시금고를 선점해 오고 있다.

충청은행은 외환위기 등으로 경영난이 악화되면서 1998년 6월 퇴출은행으로 확정됐고, 하나은행이 인수해 지금의 하나은행 충청영업그룹이 됐다.

4년만에 시금고 쟁탈전이 벌어지지만 대전은 사실상 금고은행진입 문턱이 높아 기존 KEB하나은행의 금고은행 자리를 빼앗기는 쉽지 않다.

KEB하나은행이 대전 금고시장의 강자인 상황에 대해 KB국민은행 관계자는 함축적으로 표현했다.

“변화가 필요하다.” 이 관계자는 덧붙여 말하기를 “공정한 방법, 객관적 논의”를 언급했다.

금고선정위원회 심의과정에서 결여되고 있는 점을 꼽았다. 과거에 지역 거점이 많은 충청은행을 인수한 하나은행이 대전 금고은행 시장에서 우월적 지위를 누리고 있는 배경을 설명한 것이다.

깊숙이 들여다보면 금고 선정의 평가항목 및 배점 기준에서 ‘금융기관의 대내외적 신용도 및 재무구조의 안정성’ 항목에서는 사업제안서를 제출한 KEB하나은행과 NH농협은행, KB국민은행 모두 점수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러나 ‘대전시에 대한 대출 및 예금 금리’ 항목에서부터 상대평가하기 때문에 1위, 2위, 3위로 점수가 매겨져 편차가 나기 시작한다.

‘시민이용 편의성’ 항목에서는 지점수와 지방세 수납실적으로 나눠 평가하기 때문에 기존 대전시금고인 KEB하나은행에게 유리할 수밖에 없다. 과거 실적 등을 주로 보던 평가기준이 그대로 이어져 기존 금고은행이 아닌 은행에게는 불리한 평가항목이다.

‘금고업무 관리능력’ 항목도 과거 실적 등을 그대로 점수에 반영하기 때문에 부산시와 광주시 2금고만을 맡고 있는 KB국민은행에게는 불리한 항목일 수밖에 없다.

마지막 평가 항목인 ‘지역사회기여 및 대전시와 협력사업추진능력’은 그간 납부한 기부금과 앞으로 낼 기부금 중심으로 평가하기 때문에 기존 금고은행이 후한 점수를 받기 딱 좋은 항목이다. 금고은행에 진입하려는 은행 입장에서는 박한 점수를 받을 수밖에 없다.

지난 2012년 정부가 투명성 확보를 위해 금고은행 지정을 공개입찰로 바꿨지만 대전시금고의  평가 기준이 운영계획 위주가 아닌 과거 실적 등을 주로 보는 평가 기준이어서 금고은행 진입문턱이 높다는 게 틀린 말이 아니다.

대전시금고지기 역할을 하는 KEB하나은행은 수성(守成)을 위해 안간힘을 다하고 있을 지 모르나 대전시 금고선정위원회의 평가항목을 면밀히 따져보면 금고 유치전에 뛰어든 은행입장에서는 온전한 가치를 인정받기가 어렵다는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고 따져 물을 수 있다.

나아가  KEB하나은행이 대전시금고지기 역할을 하면서 공무원 고객유치에 큰 도움이 된 만큼 대전 모든 시민들에게 고루 혜택이 돌아가게 했는지 물을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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