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진괄의 신비한 산야초] 기관지 경련성 천식에 효과적

송진괄 대전시중구청 평생학습센터 강사.
유등천을 거스르니 넓은 수면 위로 비친 쪽빛 하늘이 그림처럼 곱다. 잘 관리된 녹색 잔디가 눈을 편하게 해 준다. 냇물을 따라 도열한 고층 아파트와 건너편의 빌딩모습에 내가 도심 속의 사람임을 새삼 느낀다. 

이마에 스치는 뽀송뽀송한 바람이 가을이 왔음을 일러준다. 어디에서 이같이 상쾌한 기분을 느낄 수 있을까. 심호흡을 하며 가슴 속 깊이 밀어 넣는다. 

물가에는 왜가리가 긴 목을 내밀고 먹이를 조준하고 있다. 곳곳에 만들어진 화단에 아기자기한 꽃들이 하늘거린다. 망종화가 노란꽃을 흔들거리고 바로 아래 붉은 토끼풀꽃이 조화를 이룬다. 둑방을 따라 가니 이번에는 금계국과 벌노랑이의 노란꽃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그야말로 노란색 천지다. 이외에도 그령, 방동사니, 사초, 크로바, 부처꽃 등 갖가지 야생화가 조화를 이룬다.

이곳에 이렇게 많은 종류의 풀꽃들이 있을 줄 몰랐다. 도로의 경계석 사이로 노란꽃 금불초가 한들거린다. 아직 피지 않은 꽃봉오리는 꽃인지 잎인지 구분이 잘 안 된다. 작은 키에 화려함도 없이 수수한 꽃색깔은 촌티가 나기도 한다. 꽃 가장자리에 공간을 두고 듬성듬성 박혀 있는 꽃잎이 재미있는 풀이다. 

금불초(金佛草)는 국화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산과 들의 물기가 많은 곳에서 잘 자란다. 땅속줄기가 옆으로 뻗으면서 새순이 나오는데, 줄기는 곧추서고 키는 30~60㎝정도다. 뿌리에서 바로 나오는 잎은 꽃이 필 때쯤이면 없어지며, 줄기에서 나오는 잎은 어긋나고 잎자루가 없으며 잎끝이 뾰족하고 잎 위에 털이 나 있다. 꽃은 7~9월, 가지 끝에 노랗게 피며 가장자리에 달리는 설상화(舌狀花)가 꽃잎처럼 활짝 벌어진다. 어린순은 나물로 먹기도 한다.  

한의 자료에 의하면 금불초는 선복화(旋覆花)라 하여 천식(喘息)을 가라앉히는 약재다. 여름에서 가을 사이에 막 피기 시작한 꽃을 채취하여 햇볕에 말린 것이다. 기관지 경련을 완화시켜 거담(祛痰), 이뇨(利尿)의 약리작용이 있다. 효능으로는 딸꾹질로 속이 메스껍고 구토가 날 때, 배가 더부룩해지는 증상에 효과가 있다. 또 가래를 없애며 기운을 증강시켜 소화력을 높이고, 체내에 수분이 정체되어 몸이 뭇는 증상에도 이용된다. 그밖에 기관지 경련성 천식에 효과적이며 간(肝) 보호작용, 백일해(百日咳)에도 쓰인다

민간요법으로는 풀 전체를 달여 마시면 갱년기 증상을 완화시키고, 땀을 잘 나오게 하여 몸의 신진대사를 돕는 효과가 있다. 또한 위산과다와 속쓰림 증상에도 좋다고 했다. 

이 풀은 이름부터 호기심을 자아낸다. 금불초(金佛草, 金沸草), 선복화(旋覆花, 旋復花). 한자로 꽃이름의 의미를 유추해 본다. 이 풀은 줄기나 가지 끝에 노란꽃을 피우는데 꽃 색깔이 아주 곱고 선명하다. 꽃 가장자리에 꽃잎이 풍차 날개처럼 촘촘히 박혀 있다. 그 가장자리의 꽃잎은 마치 수레바퀴가 돌아가는 모습과 유사하다. 한편 줄기 꼭대기에서 무더기로 피는 샛노란 꽃이 단상 위의 금불상(金佛像)을 연상케 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이 금불초는 동의보감이나 본초강목에도 기록이 있다하니 오래 전부터 사람의 주변에서 이용되었던 식물인 것이다. 

둑방의 경사면으로 이어지는 갖가지 풀들이 호기심과 여유로움을 건네준다. 이렇게 맘껏 자라는 야생화와 사람들이 동거하며 어우러짐이 자연의 본 모습이다. 그 공간을 메우는 사람, 길, 풀, 동물 등 하늘과 땅의 조화를 이루는 곳이 바로 극락(極樂)이요, 천국인 것이다. 가을이 옴은 겨울이 이어짐을 예고하는 것이다. 올 한 해도 훌쩍 가버리고 정산을 해야 하는 계절이 온 것이다. <대전시중구청 평생학습센터 강사>
금불초는 기관지 경련성 천식에 효과적이며 간(肝) 보호작용, 백일해(百日咳)에도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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