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권의 ‘야구에 산다!’] 멀고 먼 ‘완전체’의 꿈, 리빌딩에 대한 가능성 확인

한화이글스의 2017 시즌은 ‘부상’으로 정리될 수 있겠다. ‘부상’으로 시작해서 ‘부상’으로 끝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역대급 부상 쓰나미가 몰려온 시즌이었다. 투수진에서는 외국인 투수들이 부상으로 신음했고 야수진에서는 시즌 내내 ‘부상’이 도미노처럼 발생하면서 단 한 번도 제대로 된 전력을 갖추고 베스트 라인업을 구성한 적이 없을 정도로 불안전한 시즌을 보냈다. 

멀고 먼 ‘완전체’의 꿈

개막전 이용규의 부상 이탈로 시즌을 시작한 한화이글스. 개막 시리즈에서 이용규를 대신해서 그의 자리를 메우며 대활약을 펼쳤던 김원석 역시 햄스트링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역대급 도미노 부상의 서막은 올랐다. 시즌 내내 부상을 입지 않은 주전급 선수는 단 한명도 없었다. 앞서 언급한 이용규를 시작으로 김원석, 최진행, 이성열, 송광민, 김태균, 하주석, 허도환 등이 부상자 명단에 차례로 이름을 올렸고 잘 버텨주던 최재훈, 정근우, 로사리오까지 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한 선수가 돌아오면 다른 선수가 전력에서 이탈하는 악순환이 시즌 내내 반복되었다. 특히, 페이스가 한창 좋을 때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되는 상황들이 지속적으로 만들어지며 한화이글스도 선수들도 팬들도 안타까움을 더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과연 2017 시즌 한화이글스의 도미노 부상 사태를 어떻게 봐야 할 것인가! 일시적인 현상이었는지, 잘못된 시스템에 의해 이미 예상 가능한 현상이었는지는 냉정하게 검토하고 되돌아 볼 필요가 있겠다. 김성근 전 감독의 많은 훈련량으로 인한 부상인지, 트레이닝 파트의 선수 관리 잘못에서 발생한 부상인지, 선수 개인의 문제인지 다각도로 접근해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겠다. 이상군 감독대행이 지휘봉을 잡은 후, 훈련량도 줄이고 트레이닝 파트의 관리도 더욱 강화 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였지만 선수들의 부상은 계속되었기 때문에 이번 시즌에 발생한 선수들의 도미노 부상에 대한 전면적인 검토는 반드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리빌딩에 대한 가능성 확인

프로스포츠에서 전면적인 리빌딩을 한다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프로이기 때문에 성적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화이글스의 2017 시즌은 부상에 의한 어쩔 수 없는 리빌딩이 이루어졌고 가능성을 확인하는 수확을 얻었다. 확실한 주전 선수의 발굴까지로는 이어지지 않았지만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후반기에 이상군 감독대행이 지휘봉을 잡고 단행한 젊은 선수들의 투입은 내년 시즌에 대한 기대를 갖게 하기에 충분했다.

특히 만년 유망주였던 오선진은 후반기의 대활약으로 주전급으로의 성장까지도 기대할 수 있는 수준을 보여줬다. 여기에 하주석은 부상이 있었지만 지난 시즌 보다 한층 성숙된 모습을 선보이며 자신의 입지를 공고하게 했다. 불미스러운 일을 겪었지만 양성우 또한 2년 연속 100안타를 달성하면서 한 단계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다. 또한 김원석과 두산에서 영입된 최재훈도 팀의 중심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역량을 보여줬다. 특히, 내야에서 기존의 강경학에 김주현, 정경운, 김태연 등이, 외야에서 이동훈, 강상원, 박준혁 등이 새롭게 등장하면서 선수층이 한층 두터워지는 효과를 가져왔다.

외국인 타자와 FA 그리고 뱀띠 4인방

한화이글스의 2018 시즌은 외국인 타자와 FA 그리고 뱀띠 4인방이 변수의 핵심이다. 지난 2년간 대활약을 보여준 로사리오의 잔류가 불투명한 상황이기 때문에 다른 선수의 영입도 준비를 하고 있을 것이다. 로사리오가 재계약을 한다면 수비 포지션에 큰 변화는 없겠지만 로사리오가 팀을 떠나고 다른 외국인 선수가 영입이 된다면 어떤 포지션의 선수인지에 따라서 한화이글스의 라인업에도 큰 변화가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여기에 정근우, 이용규의 국가대표 테이블 세터진의 FA 계약도 관건이다. 일단, FA 시장 상황을 본 후 최종 결정이 나겠지만 현재 한화이글스가 정근우, 이용규를 제외하고 리빌딩을 한다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발상이다. 정근우, 이용규와 이들을 대체할 젊은 선수들의 경기력 차이가 명확하게 아직까지는 꽤 존재하기 때문이다. 오버페이를 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들의 자존심을 살려줄 수 있는 접점을 잘 찾아 잔류시켜야 2018 시즌을 기대할 수 있게 된다.

마지막으로, 포수 최재훈을 축으로 오선진, 양성우, 김원석으로 이어지는 뱀띠 4인방이 내년에는 조금 더 한화이글스의 핵심 선수들로 자리를 잡아줘야 한다. 특히, 최재훈은 후반기 체력 저하로 경기력이 많이 떨어졌지만 동계 훈련을 통해 내년 시즌 한화이글스의 안방을 든든하게 지켜줘야 하고 오선진은 내야의 모든 포지션, 양성우와 김원석은 선배인 최진행, 이성열과의 경쟁 그리고 후배들인 이동훈, 강상원과의 경쟁에서 자신들만의 장점을 발휘해서 성장을 해줘야 한다. 특히, 정근우와 이용규의 FA 계약이 무산됐을 경우, 오선진, 양성우, 김원석의 역할이 매우 중요해지는 한화이글스이다.

오늘도 지난 10년의 암흑기를 벗어나기 위해 피나는 훈련과 노력으로 2018 시즌 그라운드를 누빌 준비를 하고 있는 한화이글스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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