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학력 특공대’가 시골아이들을 사로잡다…유병대 교장 “여성인재 요람으로 키운다”

홍성여고는 자율‧자치의 방과후학교 대명사로 떠오르고 있다. 다른 학교의 벤치마킹 대상으로 떠오른 가운데 ‘특별하게 공부봉사로 원하는 대학 가자’의 줄임말인 ‘특공대’ 동아리 회원들이 서부초등학교 학생들의 멘토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홍성지역의 초등학교와 중학교 일대에 특공대가 출몰한다고 한다. 그것도 여학생으로 구성된 특공대가 신출귀몰하게 학생들의 마음을 쏙 빼간다고 하니 그 실체가 궁금해질 수밖에 없다.

소문을 쫓아 그 부대(?)의 본거지를 찾다보니 다다른 곳은 바로 홍성여자고등학교(교장 유병대). 긴장감을 뒤로한 채 부대원들과의 접촉을 위해 비밀스럽게 다가간다. ‘특공대’가 보인다.

실체는 바로 ‘특별하게 공부봉사로 원하는 대학 가자’의 줄임말인 ‘특공대’ 동아리였다. 맥이 풀린다고요? 천만에요. 그들의 활약상을 보면 절로 환호와 박수를 보낼 테니까요.

그럼 어디 볼까요?

특공대 회원들이 서부초 학생들의 공부를 살펴주고 있다.

군대에서의 특공대 주된 임무는 비정규전 투입이나 기습적인 후방 침투 등의 특별한 임무를 띤다. 홍성여고의 특공대도 교육의 혜택이 잘 스며들지 아니하는 소규모 학교인 서부초등학교, 서부중학교를 매달 1회 토요일에 찾아간다. 이들이 토요일 이곳을 찾는 이유는 농촌은 농사일로 바쁘기에 대부분 어린아이들이 혼자 집에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런 시간을 특공대가 멘토가 돼 하루를 보낸다. 단순히 시간만 허투루 보내는 것이 아니다.

이들은 아이들과 함께하기 위해 철저한 준비를 한다. 일주일 동안 준비한 교재와 교구를 이용해 공동체 놀이, 스포츠 활동, 수업, 진학상담 등을 통해 학생들과 친밀해진다. 수업이외에도 카페개설, 전화 등으로 수시로 대화하고 학습에 도움을 주기 위해 ‘5분 대기중’이다.

이러다 보니 어린아이들은 특공대에 푹 빠지고 정을 듬뿍 줘 간혹 불상사(?)가 생긴다. 학생들이 수업을 마치고 돌아갈려면 가지말라고 울음을 터트려 달래는데 애를 먹곤 한다. 그만큼 아이들에게 특공대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인 것이다.

이들이 이렇게 아이들에게 헌신하며 수고하는 이유는 정확한 목표가 있기 때문이다. 특공대는 장래에 교사의 비전을 가지고 있는 학생들의 모임체이다.

초등학교 멘토 대표인 2학년 유채연 학생은 “학생들이 무척 밝고 적극적이어서 우리들도 즐겁고 보람이 된다”며 “우리 모두 교대에 진학해 참교사가 되겠다”며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특공대 학생들은 “아이들이 무언가를 알아가는 것을 느낄 때가 좋다. 동아리 활동을 하며 막연히 갖고 있던 교사의 꿈이 확실해졌다”며 힘줘 말했다.

자연과학 아카데미에 초빙된 서민 교수의 강의를 듣고 있다.

목표가 확실하기에 특공대 선출은 아무나 되는 것은 아니다. 철저한 실력과 사명감 그리고 봉사정신으로 똘똘 뭉친 자들만이 선택받는다. 자부심은 경쟁률에서도 나타난다.

동아리 공모를 통해 신청을 받은 결과 60명이 신청을 했다. 이들을 대상으로 계획서, 지원동기, 면접 등을 통해 정예요원 22명이 선발됐다. 거의 3대1의 경쟁률이다.

홍성여고의 방과후 프로그램은 ‘자율과 자치’라고 정의한 오창근 교감은 “특공대뿐만 아니라 인문학‧자연과학 아카데미, 인문사회답사체험, 체험위주 진로 맞춤형 참학력 방과후 프로그램들은 학생들의 생각의 깊이를 더하고 가치관을 세워나가게 하기 위해 스스로 기획, 토론, 체험, 발표 등을 하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창의융합형 미래인재 육성을 목표로 한 ‘인문학‧자연과학 아카데미는 생태환경, 역사, 예술, 문학(연극), 자연과학, 기술과학, 인권, 통일 문제 등 다양한 주제를 놓고 지식 습득뿐만 아니라 인간성 회복과 인격 완성을 도모하고 있다.

1,2학년 학생들이 참여하는 ‘인문사회답사체험’ 프로그램은 직접 계획하고 발표 심사를 통해 수원화성 탐방, 광주 민주성지 탐방, 양평 황순원 문학기행, 서울 대한제국고궁 탐방, 서욱 국회‧청와대 탐방 팀이 선정됐다. 학생 중심 답사여서 학생들의 참여와 배움의 열기가 뜨거웠다.

특히 광주 인문사회답사팀은 광주시교육청 직속기관인 광주학생독립기념회관에서 주최한 제2회 학생독립운동UCC 공모전에 작품을 출품해 대상(국가보훈처장 상)을 수상(상금 50만원)했다. 

인문사회답사체험 프로그램 중 광주민주성지 팀이 5.18민주묘지를 방문해 그 날의 아픔을 듣고 있다.

또 많은 학교에서 벤치마킹 의뢰가 쇄도하고 있는 ‘체험위주 진로맞춤형 참학력 방과후 프로그램’은 메디컬-의료 캠프, 드로잉-미술 캠프, 인문-사회 캠프, 글로벌 외국어 캠프, 몰입 수학 캠프, 창의-자연 캠프 등 총 6개 과정으로 구성됐다. 학생들의 폭발적 반응으로 겨울방학에도 방과후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평소 방과후 시간을 이용해 훈련한 끝에 지난 9월 9일 2017 교육감배 학교스포츠클럽 축구대회에서 지난해 준우승의 아픔을 딛고 우승한 축구동아리 여고FC클럽도 빼 놓을 수 없다. 

단국대학교 보건의료 진료 체험에 나선 학생들.

이런 결과 지난해 충남 100대 교육과정 우수학교 충남교육감 표창, 올해는 전국 100대 교육과정 우수학교 진출, 친구사랑주간 우수학교 충남교육감 표창 등을 수상했다.

유병대 교장은 “농촌교육의 열악한 교육환경을 극복하고 미래의 핵심역량을 갖춘 여성 인재를 기를 수 있도록 다양한 맞춤형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해 교육가족 모두가 만족하는 행복나눔 배움터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지난 9월 9일 2017 교육감배 학교스포츠클럽 축구대회에서 지난해 준우승의 아픔을 딛고 우승한 축구동아리 홍성여고FC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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