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시호산(대전시 서구 만년동 해가든샌트럴파크 빌딩 1층 )

최근 중식에서 짬뽕전문점이 세분화 됐듯이 일식에서 떨어져 나온 스시전문점이 늘고 있다. 스시(sush 寿司)는 우리말로 초밥이라 불린다. 하지만 그 속에 담겨 있는 요리의 다양성과 고유한 풍미로 우리나라에서도 마니아가 적지 않다. 하지만 매장마다 가격, 재료의 질, 양 등이 각양각색으로 제공되기 때문에 믿고 먹을 수 있는 스시전문점을 찾을 필요가 있다.

스시호산의 스시 초생강,단무지.생와사비가 준비되어 있다.


대전시 서구 만년동에 있는 ‘스시호산’(대표 이승철.44)은 제대로 된 스시를 맛볼 수 있는 정성과 철학이 담긴 스시전문점이다. 8평 정도의 작은 공간으로 간판도 잘 안보이고 들어가는 입구 찾기도 어려운 곳에 있다. 하지만 스시호산은 20년 일식 경력의 서울 신라호텔 출신의 이승철 셰프가 국내산 제철생선과 당일 배송된 신선한 재료로 만든 30여 종의 다양한 스시가 한 폭의 수채화처럼 다채롭게 제공되는 곳이다. 특히 음식 맛도 맛이지만 초밥이 하나하나 놓일 때마다 플레이팅이 좋아 마치 예술작품 같다.

메뉴는 런치 스시와 저녁 오마카세 두 가지 뿐. 스시는 고슬고슬 잘 지어진 밥알과 잘 숙성된 네타(초밥에 올리는 재료)가 입안에서 조화롭게 어우러져 넘어간다. 스시의 기본이 되는 밥도 입안에 넣으면 톡 터질 것 같은 식감과 초대리(초밥에 넣는 초)가 깊게 배어있는 감칠맛이 특징이다. 특이한건 밥에 설탕을 넣지 않는다. 설탕의 단맛으로 생선의 맛이 죽고 밥알도 딱딱해지기 때문에 생선에서 나오는 단맛을 이용한다.

네타는 냉동을 사용하지 않고 자연산 생물위주로 사용하는데 싱싱한 제철에 나오는 횟감을 잘 숙성시키는 것이 맛의 비결. 커트러리(cutlery)가 놓여진 8석의 테이블은 정갈하고 깔끔하다, 다찌에 앉아 셰프의 손놀림을 감상할 수 있으며 틈틈이 대화도 가능하다. 눈앞에서 훈남으로 인상 좋은 이승철 셰프가 직접 생와사비를 갈아서 올려주며 재료에 대해 설명도 해주고 혼자서 전 좌석을 커버하는 유연성이 돋보인다.

 

런치 스시 18가지 코스와 디저트


제철 생선 등 다양한 스시재료와 광범위한 토핑재료 초밥. 한 폭의 수채화

런치는 도미·광어.참치 등 총 18가지 가 코스로 제공된다. 먼저 전복 술찜(무시아와비)을 생와사비를 얹어 소금에 찍어도 좋다. 단호박을 넣고 달걀을 풀어 넣어 공기 째 찐 단호박계란찜(자왕무시)도 부드럽다. 이어 광어,도미,피조개(아까가이).무늬오징어(코부지메).단새우(아마에비) 스시가 연이어 나오면서 구수하고 깔끔한 미소장국도 제공된다.

계속해서 줄무늬전갱이(시마야지).코끼리조개(미루가이),다시마에 절인 광어회(히라메).게살,연어알,성게알이 들어간 덮밥, 참치덧살(가마도로), 참치뱃살(오도로), 보리새우(오도리), 전어회(고하다), 관자, 성게마끼, 전갱이(아지). 구운방어회, 다시마를 얹은 고등어(사바보우스시), 산초가루 뿌린 바다장어(아나고), 청어소바(니싱소바), 교꾸(생선살로 만든 카스테라)가 간이 적당히 배어 나온다.

한 눈에 들어오는 내부전경
예약제로 운영된다. 준비한 각종 스시재료
준비한 각종 스시재료


이곳은 신선한 식재료를 사용해 식재료 본래의 맛을 중요시한다. 식재료의 독특한 맛을 살려주는 것이 간장이기 때문에 스시에 간장을 발라서 나온다. 디저트로 레몬을 얹은 띠뜻한 물수건과 함께 직접 만든 밤 양갱과 따뜻한 녹차가 나오면서 식사가 종료된다. 시간은 대략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하지만 아무 때나 먹을 수 없다. 3개월 전 예약을 한 사람만 먹을 수 있다는 게 조금 아쉬움이 남는다. 예약은 매년 3월.6월.9월,12월의 1일에 분기예약을 받는다. 예약을 못했다면 대기순번이라도 받아놓자. 간혹 예약 취소되는 경우도 생기면 연락이 온다.

일본 음식은 눈으로 먹고 입으로 즐긴다고 한다. 신선한 제철재료로 최상의 맛과 멋진 비주얼을 동시에 구현해 내는 저녁메뉴 오마카세는 셰프에게 메뉴의 선택을 믿고 맡기는 것을 뜻한다.  사시미,구이, 요리 등 25가지 요리가 그날 들어온 최상의 제철 신선 식재료를 사용해 본연의 맛을 최대한 살리고 음식궁합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릴 수 있도록 구성됐다.

이승철 대표 셰프는 서울이 고향이다. 서울 신라호텔 아리아케 일식당에서 12년, JW메리어트호텔 서울 미카도에서 2년 근무를 하고 일본 도쿄 긴자의 대표적인 스시 집 기요다 스시와 미키와 덴뿌라 연수를 다녀왔다. 2012년 4월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으로 제대로 된 스시 맛을 보여주기 위해 연고가 없는 대전을 선택하면서 스시호산이 탄생하게 된다.

신라호텔 등 20년 일식 경력의 이승철 대표 셰프
신라호텔에서 같이 근무한 부인 황성미 씨 사진찍기를 거부했으나 멀리서 몰래 찍은 점 양해를 구한다

“실력 하나로 일어서고 싶었습니다. 창업하고 2주 정도 지나니까 먹어본 손님들의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지요. 지금은 예약제로 운영하고 있지만 한 가지 지키는 철칙은 누가와도 똑같이 공평하게 한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일본처럼 100년을 이어가는 가게로 만드는 게 꿈입니다.”

 

제대로 된 스시 맛볼 수 있는 스시호산. 신라호텔 출신 이승철 황성미 부부가 만들어 낸 예술

그러다보니 이 대표는 최고의 식재료 구하는 게 큰 일이라고 한다. 스시의 재료는 남해, 여수, 부산 등 산지에서 직접 공급받는다. 모든 소스는 홈 메이드다.

스시호산이 대전의 대표 스시 맛집으로 이르기까지는 신라호텔에서 같이 근무했던 부인 황성미 씨의 역할이 큰 힘이 됐다. 상당한 미모의 소유자로 홀 서빙은 물론 예약관리부터 손님이 부족한 걸 뒤에서 미리미리 알아서 채워주는 세심한 배려로 고객을 관리하고 있다.

손님 테이블에 식재료를 설명하는 이승철 셰프
이승철 셰프의 조리하는 모습


스시는 맛만큼이나 형태적으로도 아름다운 모습을 나타낸다. 하나의 스시가 탄생하기 위해선 셰프의 숙련된 손질과 정성이 필수다. 밥 위에 얹는 네타와 초에 절인 밥은 모두 많은 손질이 필요하다.

또 생선에 따라 소금과 식초를 넣고 냄새를 제거하거나 맛을 정리하는 과정도 거친다. 여러 종류의 생선들이 다양한 과정을 통해 초밥재료가 되고 셰프의 손을 거쳐 밥과 하나를 이뤄 초밥으로 탄생한다. 이제 제대로 된 스시를 찾는다면 스시호산을 권하고 싶다. <이성희 푸드칼럼니스트>

예약문의: 042-482-0053
영업시간:12시-오후2시(점심)   오후 6시-10시(저녁)
휴일: 토, 일요일. 국경일
좌석: 8석(단체 10석 가능)
주소:: 대전시 서구 대덕대로 366(만년동282) 해가든샌트럴파크빌딩 1층
주차: 건물 지하
차림표: 런치 62000원. 저녁 오마카세 150000원
찾아오시는 길

대전시 서구 만년동에 있는 스시호산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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