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상전하. 소신은 노생 술사를 모시고 불노불사의 생약을 구하기 위해 나선 관원이옵나이다. 헌데 조금은 이상한 것이 있어 아무도 몰래 보고를 드리오니 살펴 주시길 바라옵나이다. 이상한 것이란 노생 술사께서 벌써 산에 드신지 수개월이 지났지만 나타나지 않고 있으며 얼마 전에는 후생 술사께서 산으로 오르셨는데 그 또한 소식이 감감 무소식 이옵나이다. 우리 관원들에게는 부정 탄다며 산에 오르지 말라고 일러 이곳에 머물고 있으나 분위기가 심상치 않은 듯싶사옵니다. 게다가 두 술사 분들께서 진인에게 선물을 올린다며 황금을 지니고 산으로 들어가 의구심을 더하고 있사오니 살펴주시길 바라옵나이다.”

승상 이사는 전갈을 읽은 즉시 파발을 현장으로 급파했다. 그리고 해당지역 군수에게 이런 사실을 알리고 그들이 정말 불로초를 구하고 있는지 소상히 파악하여 보고할 것을 지시했다.

의심이 꼬리를 물었다. 하지만 시황제가 너무나 기대를 하고 있는지라 함부로 고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만약 자신의 이런 행동이 불경스러워 진인들이 술사들을 만나주지 않았다거나 혹은 이로 인해 불로초를 구하지 못했다고 핑계를 댄다면 자신 또한 죽음을 면키 어려운 일이었다. 따라서 정확한 정보를 확보하기 전에는 시황제께 고할 수가 없었다.

승상 이사는 속을 태우며 전갈이 오기를 기다렸다.

그리고 보름이 조금 지났을까. 현지 군수로부터 전갈이 날아들었다. 이들 두 술사를 찾기 위해 모든 관원을 풀어 조사를 해 보았지만 흔적을 찾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군수는 보고서 말미에 이들이 아마도 잠적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더 이상 미룰 일이 아니었다.

승상 이사는 곧바로 궁으로 달려가 시황제를 알현했다.

“시황제 폐하. 아뢰옵기 황송하오나 큰 문제가 발생한 듯 하옵나이다.”

“승상답지 않게 어인 일로 이리 부산을 떠는고? 그리고 무슨 문제가 발생했단 말인고?”

“시황제 폐하의 생약을 구하러 나선 노생과 후생이 잠적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보고가 올라 왔나이다.”

“뭐라? 잠적을 해?”

시황제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말했다. 그의 얼굴은 붉게 달아오르고 있었다. 조금은 숨소리가 거칠어져갔다.

“아니 그것이 사실이렷다.”

“그러하옵나이다. 시황제 폐하. 이곳에 그 전갈이 있사옵나이다.”

승상 이사는 현지에서 올라온 장계를 올렸다.

시황제는 급히 장계를 펼쳐들고 읽어 내려갔다.

“아니 이런 해괴망측한 일이 있을 수 있단 말인가?”

시황제는 격노하며 장계를 획 던졌다.

“이자들이 짐을 능멸해도 유분수지. 어찌 이런 일이 있단 말이냐. 승상은 즉시 이들을 잡아들이도록 하렷다.”

분을 삭이지 못한 시황제는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으며 말했다.

승상 이사는 서둘러 편전을 물러나와 태위에게 이런 사실을 알리고 즉시 이들을 잡아들이도록 명했다. 다른 한편으로 관원들을 시켜 이들의 집을 샅샅이 뒤지도록 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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