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선택·이춘희와 이해관계 접점”…安 차기집권 포석

왼쪽부터 김택수 대전시 정무부시장, 강준현 세종시 정무부시장, 허승욱 충남도 정무부지사.

충청권 정무직 부단체장이 모두 ‘안희정 사단’으로 채워졌다. 충남은 물론이고 세종에 이어 대전시 정무부시장까지 안희정 충남지사와 가까운 인사가 등용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때 이른 감이 있지만 ‘안희정의 차기집권 프로젝트’ 일환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나온다.

먼저 강준현 세종시 정무부시장의 등장이 그 서막을 열었다. 지난해 12월 취임한 강 부시장은 안 지사와 고교 동문으로, 고향인 세종시를 기반으로 활동해 온 정치인이다. 안 지사가 야인시절 터전으로 삼았던 ‘더 좋은 민주주의연구소’ 부소장을 지내는가 하면, 충남지사 선거전을 돕는 등 자타가 공인하는 ‘안희정 맨’으로 손꼽힌다. 

강 부시장은 세종시 국회의원이자 친노 계열 원로인 이해찬 의원(7선) 당선을 위해서도 발 벗고 나선 바 있다. 안희정 지사와 이해찬 의원의 정치적 ‘연결고리 역할’ 또한 강 부시장의 몫이었음을 직감할 수 있다. 

지난 18일 대전시 정무부시장으로 임명된 김택수 변호사도 ‘안희정 사단’의 일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월간 <말> 기자 출신에 참여정부 시민사회비서관을 역임한 김 부시장은 이번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안희정 경선후보 캠프 법률지원 단장을 맡았다. 

김 부시장은 ‘충청권 안희정 사단’의 주축인 김종민 국회의원(논산·계룡·금산),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 등과도 막역한 사이로, 대전·충청에 전혀 연고가 없지만 지역 시민사회계와 인연을 쌓아오기도 해 ‘이질감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권선택 대전시장은 최근 비공식 석상에서 김 부시장에 대해 “여러 추천 인사 중에 고심 끝에 선택한 인물”이라며 “지역 연고가 없다는 말이 있지만, 의외로 시민사회계와 인연이 많고 성향이 개혁적이어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김택수 변호사의 대전시 정무부시장 기용으로 대전과 충남, 세종의 정무라인 모두가 ‘안희정 사단’으로 채워졌다. 적어도 충청권에서 ‘안희정 지사의 영향력이 어느 정도인가’를 실감케 하는 대목이다. 아울러 향후 ‘안희정 사단’의 영향력 확대도 예측해 볼 수 있다. 

김종민 의원이 충남도 정무부지사직을 발판으로 국회에 진출했듯, 강준현·김택수 양 부시장 역시 향후 총선출마를 고려하고 있을 것이란 해석이 지배적이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차기집권을 위해서 당내 영향력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때문에 주위에서 ‘충남지사 3선 도전보다는 보궐선거 출마를 통한 국회진출이 유리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안 지사가 이미 심중을 굳혔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같은 맥락에서 ‘안희정 사단’의 국회진출 또한 반드시 필요한 포석일 수 있다. 현재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안희정 사단’으로 손꼽히는 현역 의원 중 김종민, 조승래, 정재호, 백재현 의원 등이 핵심으로 거명되고 있으며, 우군의 범주에 경선캠프 멘토단장을 맡았던 박영선 의원, 충청권의 어기구·강훈식·박완주 의원 정도가 포함된다. 결국 여당 내 소수파의 지위일 수밖에 없다. 

지역 정치권의 한 인사는 “안희정 사단의 충청권 정무라인 포진은, 현 자치단체장들과 안 지사 측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결과일 것”라고 해석했다.

대통령 선거 이후, 충청권의 민주당 지지층이 안희정 지사를 구심점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 ‘키포인트’다. 내년 지방선거를 준비하는 자치단체장 입장에서 안 지사에 대한 지지세를 자신의 것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이야기. 결국 안희정 지사의 필요조건과 이춘희·권선택 시장의 필요조건이 상호 접점을 찾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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