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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박지원, 유승민·김무성 '환상의 콤비?'

'킹과 킹메이커' 공생관계, 여소야대 정국 '의기투합' 할까

국회=류재민 기자2017.09.13 15:25:03

▲국민의당 안철수-박지원(사진 위), 바른정당 유승민-김무성(아래) 콤비가 여소야대 정국에서 의기투합하며 차기 '킹과 킹메이커'로 부상할 수 있을지 눈길을 끌고 있다.


‘안철수X박지원(국민의당), 유승민X김무성(바른정당)’. 이들은 제2당과 3당의 간판인 동시에 최대 주주들이다. 그러면서 악어와 악어새도 울고 갈 공생 관계를 맺고 있다.

양 당 지지율이 바닥을 치고 있음에도 이들 두 콤비는 각 당의 믿을 구석이자 최후의 보루이다. 그러면서도 이들의 정치 스타일은 서로 다르다. 티격태격 하다가도 어느새 옆 자리에 앉아 웃고 있다.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다. ‘순망치한(脣亡齒寒)’에 비유할 수도 있다.

'백전노장' 박지원-김무성, 차기 대망 조련하나

요즘 정치권, 특히 대통령과 여당이 독주하는 정국에서 야권의 ‘새로운 리더’는 그야말로 씨가 말랐다. 그나마 꿋꿋하게 버티고 있는 인물이 안철수(55)와 유승민(59)이다. 두 사람은 지난 대선에 나와 각각 3위(안철수)와 4위(유승민)를 차지했다. 다음 대선에도 출마가 유력하다.

박지원(75) 전 대표와 김무성(65) 의원은 이들의 옆에서 ‘조련사’를 맡고 있는 셈이다. 다시 말해 킹(king)이 되려는 자와 킹 메이커(kong-maker)가 되려는 자들의 조합이다. 이 조합은 각각 40석과 20석을 가진 두 정당을 지탱하는 버팀목이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박지원 전 대표가 지난 9일 한 행사장에 환호를 받으며 참석하고 있는 모습. 박지원 전 대표 페이스북.

하지만 이들 사이에는 늘 불안한 기류가 흐른다. 앞서 언급했듯이 이들의 정치적 성향과 노선, 뿌리가 각기 다른 탓이다. 저마다 ‘정치적 야망’을 실현하기 위해 ‘전략적 동맹’은 맺고 있지만, 언제든 등을 돌릴 수 있는 관계이기도 하다.

박지원 전 대표의 경우 지난 8월 전당대회 과정에서 안철수 대표의 출마를 만류했다. 대선 패배와 제보조작 사건 등 정치적·도덕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당시 당내에서는 안 대표가 당권을 쥘 경우 지지기반인 호남을 잃을 것을 우려한 반(反) 안철수계 반발이 심했다.

결과적으로 박 전 대표는 정치 9단답게 ‘줄타기 정치’로 안 대표 체제 출범 이후에도 당의 ‘절대권력’ 지분을 공고히 가져가면서 안 대표와 함께 당의 얼굴로 활약하고 있다. 박 전 대표는 안 대표가 표방하는 ‘자강론’과 ‘중도보수 통합론’에 보폭을 맞추면서 다음 총선과 대선까지 자신의 운신의 폭을 지킬 것으로 보인다.

악어와 악어새, 그들이 공생하는 이유

안 대표 역시 박 전 대표가 자신에게는 애물단지나 계륵(鷄肋)일 수 있지만, 차기 대권가도에서 대체 불가한 내공과 상징성을 지녔다는 점에서 지금의 공생관계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해석이 많다. 다만,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낙마를 겪은 더불어민주당이 캐스팅 보터인 국민의당 포섭을 위해 안 대표가 아닌, 박 전 대표와 물밑 접촉을 시도할 가능성이 변수다.

그런 관점에서 볼 때 유승민 의원과 김무성 의원의 관계는 최근 다소 불안감이 느껴진다. 유 의원은 이혜훈 대표의 사퇴로 비대위원장 추대론을 받고 있지만, 김 의원은 주승용 원내대표의 대행체제를 주장하고 있다. 김 의원은 또 자유한국당 정진석 의원(충남 공주·부여·청양)과 정책연대 포럼('열린 토론, 미래')에 참여하며 연대 내지 통합론에 불을 지피고 있다.

이는 자강론을 내세우고 있는 유 의원의 정치적 철학과 노선과는 다른 성질의 것이다. 따라서 유 의원의 비대위원장 선출 여부에 두 사람의 공생관계 지속성이 달렸다는 관측도 나온다.

야권 전선 의기투합할까, 정치적 득실 따져 헤어질까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왼쪽)과 김무성 대표가 지난 7월 한 토크 콘서트에 참석한 모습. 바른정당 홈페이지.

일각에서는 새누리당(현재 자유한국당) 시절 당 대표를 지냈던 김 의원이 줄곧 집권 여당 생활만 한 나머지 거칠고 험한 소수 야당의 길을 오래 걷진 못할 것이란 분석도 내놓고 있다. 다시 말해 김 대표의 최근 일련의 행보가 한국당 복당의 명분을 쌓기 위함이라는 얘기다.

불안한 원내교섭 단체 의석수(20석)와 좀처럼 오르지 않는 지지율 속에서 내년 지방선거에서 성과를 내지 못할 것이란 판단이 선다면 김 의원은 유 의원의 손을 놓을 것이란 예상이다.

한국당 혁신위원회가 13일 ‘탈당 의원들이 복당을 원할 경우 대승적 차원에서 문호를 개방’해야 한다는 제안도 김 의원을 비롯한 바른정당 내 의원들을 향한 ‘신호’로 볼 수 있다.

박지원 전 대표는 4선, 김무성 의원은 6선이다. 김대중 정부와 박근혜 정부를 호령하며 정치 전면에 섰던 두 정치 9단이 야권의 전선(戰線)에서 안철수-유승민과 의기투합해 ‘킹(king)’을 만들어낼지 주목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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