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앞두고 벌초를 위해 고향을 찾는 성묘객들이 많다. 벌초 작업은 조상의 묘를 깨끗이 하고 정리하는 일이지만, 무리한 활동은 후유증 및 관절통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대부분 성묘객들은 이미 장시간 운전에 손목이나 어깨관절이 경직된 상태에서 벌초 시 낫이나 예초기를 이용한 활동을 지속하게 된다. 주로 쓰이는 손목과 팔, 어깨 관절은 부담이 가해지면서 통증으로 이어지고, 만약 평소에도 통증을 느껴왔던 경우라면 증상이 더 악화될 수 있다. 

강남 연세사랑병원 어깨·상지 관절센터 정성훈 부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장시간 운전에 긴장된 어깨, 팔, 손목 관절이 무겁고 강한 진동의 예초기 사용까지 이어지면 관절 질환으로 이어져 통증을 발생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벌초 시 사용하는 예초기는 풀을 깎는 기계로 어깨에 멘 상태에서 작동시키기 때문에, 손목과 팔, 어깨를 비롯해 등까지 큰 진동이 가해진다. 상체 관절이 긴장한 상태에서 예초 작업을 진행하게 되면, 관절에는 과도한 힘이 부과되어 질환까지 진행될 수 있다.

특히 손목은 예초기의 충격이 직접적으로 전해지는 관절로, 평소에도 손목통증을 느껴왔던 경우라면 ‘손목터널증후군’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손목터널증후군(수근관 증후군)은 팔에서 손으로 가는 신경이 손목 인대에 눌려 손이 저리거나 감각이 둔해지는 질환을 말한다. 손목과 손바닥의 통증은 물론, 엄지와 검지가 저린 통증을 느끼게 되며 밤에 손이 매우 저리고 아픈 통증이 생긴다. 

손을 흔들거나 주무르고 나면 통증이 다소 나아지기도 한다. 

정 부원장은 “손목터널증후군은 신경 압박이 심할수록 저린 통증이 심해지며, 손의 근육이 마르게 되면 마비까지 진행할 수 있어 조기에 정확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초기에는 손목을 고정하는 부목의 사용, 소염 진통제, 주사치료, 물리치료 등 간단한 치료로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증상이 심한 경우 손바닥을 최소 절개해 압박하고 있는 횡수근인대를 절개하여 근본 원인을 치료할 수 있다. 

손목에 이어, 어깨에 무리가 가해지면 회전근개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회전근개는 어깨를 움직이는 힘줄 근육을 말하는데, 과도한 활동이나 운동, 퇴행성 변화를 원인으로 변성이 생기거나 파열이 발생할 수 있다. 40, 50대 이상에서는 명절 전 벌초나 성묘 시 예초기 작업과 무리한 어깨 사용을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회전근개는 어깨의 회전을 담당하는 힘줄 근육이기 때문에, 어깨를 움직이거나 팔을 올릴 때 특히 통증이 생긴다. 

특정 방향에서 특정 동작을 취할 때 통증이 생기며, 통증으로 관절 운동이 줄어들면서 운동범위도 감소하게 된다. 일상에서는 머리를 빗거나 감을 때 통증이 느껴지며, 바지 뒷주머니에 손을 넣거나 여성들의 경우 속옷을 입고 벗기 불편해진다. 

정 부원장은 “회전근개 파열은 통증을 방치할 경우 파열된 힘줄이 지방으로 변성되어 힘줄 내부에서 재파열돼 봉합 자체가 불가능할 수 있어,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통증의 근본 원인을 빠르게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다”라고 설명했다. 

회전근개 파열은 전층으로 진행된 경우라면 관절내시경을 이용한 봉합술이 시행되지만, 그 외의 대부분 증상에서는 외래에서 간단하게 주사와 약물치료, 물리치료, 체외충격파 치료, 운동 치료로도 빠른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주사치료는 세포의 재생과 증식을 빠르게 촉진시켜, 힘줄과 인대를 재형성하여 통증을 줄이고 빠른 치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체외충격파(ESWT) 치료는 힘줄 세포를 자극해 활성화함으로써, 혈관을 끌어들여 조직 재생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정 부원장은 “체외충격파와 주사치료 등 회전근개 질환의 보존적 치료는 수술이나 절개, 마취 없이 힘줄의 세포를 강화하여 자연적 치유과정을 앞당기기 때문에 빠른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어깨 가동범위를 증진시킬 수 있는 스트레칭을 함께 시행하면 더욱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하다. 선 자세에서 오른손은 위로, 왼손은 아래로 해서 등 뒤로 서로 맞잡은 후, 오른손을 위로 천천히 당겨 가동범위를 넓히고 반복하면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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