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산이 피어올랐고 몸이 녹아내렸다. 계집들은 순서를 바꾸어가며 몸을 녹였다. 시황제의 피가 끓어오르고 있었다. 조금만 더 몸부림친다면 화산이 폭발할 지경이었다. 느낌으로 이를 안 계집들이 부랴부랴 몸을 식혔다.

시황제 역시 끓어오른 몸을 재도남지 않도록 불사르고 싶었지만 불노장생을 위해서는 어쩔 도리가 없었다. 이를 깨물고 참아야 했다. 눅눅한 땀이 배어나왔다. 머리가 몽롱했다. 길게 헛숨이 쏟아져 나왔다.

시황제는 어린 계집들과 여흥을 즐기고 때로 몸에 남은 불순물을 태우며 순행을 계속했다.

시황제 일행은 중부 내륙지대를 둘러보고 그곳을 관장하고 있던 군수와 현령들을 격려한 다음 갈석에 다다랐다.

시황제의 관심은 여전히 불 노초에 있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 갈석산에 올라 비문을 새기도록 하고 그곳에서 수일을 머물렀다.

“여전히 소식이 없는가?”

시황제가 승상을 불러 물었다.

“그러하옵나이다. 삼신산으로 들어간 서복은 실종된 상태이옵나이다. 많은 군사를 보내 황해를 샅샅이 뒤졌지만 그들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하옵나이다.”

“그럼 그들이 어디로 갔단 말이냐?”

“황공하옵니다 만 그들이 풍랑을 만나 모두 수장된 것이 사실인 듯 싶사옵나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미 여러 차례 수색작업을 벌이는 동안 흔적이 발견되었을 것이옵나이다.”

“그럼 한종과 석생이란 자들은 어찌되었는가?”

“그들 역시 아직 신선을 만나지 못했다는 전갈만을 보내오고 있을 뿐이옵나이다.”

“그렇다면 노생을 불러 짐을 면담케 하라.”

물러난 승상 이사는 즉시 노생을 불러 대면케 했다.

“술사. 이일을 어찌하면 좋겠소?”

“시황제 폐하. 소신이 약속한 대로 직접 신선을 만나겠나이다. 윤허하여주시기 바라옵나이다.”

“그렇게 하시구려.”

“그리고 청이 있사온데…….”

“청이라니? 불로초를 구한다면야 어떤 청이라고 좋소.”

“이번에는 깊은 심산과 황해를 뒤져서라도 선인을 뵙고 선약을 구하려 하옵나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금이 필요하오니 황금 1만금을 하사하여주시길 바라옵나이다.”

“그렇게 하도록 하겠소. 이번에는 무슨 수가 있어도 불로초를 구하여 돌아오시오.”

“여부가 있겠나이까. 시황제 폐하.”

노생은 그길로 자금을 마련하여 길을 떠났다.

시황제는 노생이 길 떠나는 모습을 지켜본 다음 행렬을 이끌고 북방 국경지대로 말머리를 돌렸다.

한편 함양궁에 시황제가 없는 동안 그곳을 지키고 있던 후궁들과 나인들은 살만했다. 시황제가 있을 때는 숨도 한번 크게 쉬지 못했지만 그가 궁을 비운 뒤로 궁인들은 밤마다 뒤엉켜 밤을 즐겼다. 물론 그것은 각자에게는 비밀이었지만 공공연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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