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남의 인생과 처세] <325>

공자께서 어느 날 수업을 하다가 맨 뒤에 있는 제자에게 물을 길러서 방구석에 비스듬하게 기울어져 있는 술독에 채우도록 했다.
제자가 스승의 지시대로 물을 길러다가 물독에 붓기 시작했다.
신기하게도 물이 술독에 반쯤 차오르자 비스듬하게 기울어져 있던 술독이 바로섰다.
공자는 계속 물을 부어 술독에 물이 가득 차도록 했다.
그런데 술독에 물이 점점 가득차자 이번에는 술독이 기울기 시작하더니 이내 기우뚱거리며 술독이 엎어지고 말았다.

공자는 이러한 광경을 신기하게 보고 있던 제자들에게 말했다.
“이 술독은 ‘환공’이 항상 의자 오른쪽에 두고 가득 차는 것을 경계했다는 술독이다.
학문을 하는 것은 이 술독과 같다.
다 배웠다고 교만하면, 가득차게 되면 엎어지는 술독과 같이 넘어지게 되니 절대 학문에 교만해서는 안 되니라.”하셨다.
여기에서 좌우명(座右銘)이라는 말의 유래가 생겼다는 설이 있다.
 
또한 중국 한나라 학자였던 ‘최원’이 자신의 행실을 바로 잡기위해 글을 지어 자리 오른쪽 쇠붙이에 새겨 넣고서 매일매일 읽으며 마음을 다 잡았다고 한다.
이때부터 최원의 글을 사람들은 ‘좌우명’이라고 불렀다는 설도 있다.
이처럼 좌우명은 글자 그대로 자리(座) 오른쪽(右)에 새겨두는 글(銘) 즉 늘 가까이에 적어두고 경계나 교훈으로 삼는 말이다.
은나라 시조인 ‘탕왕’은 세숫대야에다 ‘진실도 새로워지려면 날로 날로 새롭게 하고 또 새롭게 하라.’(苟日新, 日日新, 又日新)는 좌우명을 새겨 놓고 자신을 경계하였다한다.
 
▴ 좌우명요법으로 나쁜 성정이나 습관을 고칠 수 있다.
누구나 아킬레스건 같은 자신의 단점이나 고쳐야할 점들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것들은 타고난 성정(性情)이나 습관에 의해 굳어져서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
그리고 이러한 것들은 자신의 인생과 운명에 절대적 영향을 준다.

대체로 성공인생, 존경의 인생을 산 사람은 좋은 성정이나 습관이 요인이 되었고 실패인생, 지탄의 인생을 산 사람은 나쁜 성정이나 습관이 요인이 되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자신의 나쁜 성정이나 습관을 그냥 소홀히 두어서는 안 된다.
마치 평소에 지니고 있는 지병이 중병이 되는 것처럼 평소에 나쁜 성정이나 습관이 인생의 중병이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나쁜 성정, 습관은 끊임없는 노력으로서 고치도록 해야 한다.
치료방법으로서 한학자인 김기 박사는 ‘좌우명요법’을 제시하였다.
그의 저서 ‘공자. 마음이 병을 치유하다.’에서 ‘마음속에 좋은 글귀를 강하게 주입시켜 놓으면 무의식중에 그 글귀를 따라 살아가게 된다.’하면서 ‘의사가 환자의 증세에 따라 처방하듯이 좌우명으로 삼을 글귀도 자신에게 맞는 글귀 즉 자신의 나쁜 성정이나 습관을 경계(警戒)하고 고칠 수 있는 글귀여야 한다 했다.
그리고 좌우명은 가급적이면 오랜 세월을 지나면서 강한에너지를 축척하고 있는 옛 성현들의 말씀 중에서 뽑아내는 것이 좋다 하였다.
자신의 좌우명을 써서 소리 내어 읽고 가슴에 새기고 실천하면 자신도 모르게 나쁜 성정(性情)이나 습관이 고쳐지고 운명도 바뀌게 될 수 있다 하였다.

▴ 공자의 군자, 유구사(君子, 有九思)를 좌우명으로 권하고자 한다.
공자께서는 어떤 일을 하기 전에 9가지를 생각하고 살펴보면서 하라했다.
1. 사물을 볼 때는 내가 지금 정확하게 보고 있는 지를 생각하라.(視思明)
2. 남의 말을 들을 때는 내가 지금 올바른 판단력으로 듣고 있는지를 생각하라.(聽思聰)
3. 남을 대할 때는 나의 안색이나 표정이 온화한지를 살펴보라.(色思溫)
4. 나의 몸가짐과 태도는 항상 공손하지를 살펴보라.(貌思恭)
5. 말을 할 때는 나의 말이 진실되고 믿음직스러운지를 살펴보라.(言思忠)
6. 일을 할 때는 정성을 다하고 있는 지를 살펴보라.(事思敬)
7. 화를 낼 때는 뒤에 닥칠 어려움을 생각하라.(忿思難)
8. 의심이 날 때는 물어서 의심을 풀 것을 생각하라.(疑思問)
9. 이득을 취하게 될 때는 그것이 의(義)로움인지를 생각하라.(見得思義)

▴ 그렇다.
나의 좌우명을 적어보자, 그리고 정성껏 소리 내어 읽어서 좌우명의 기(氣)를 받도록 하자. 그리고 실천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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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남 대전시민대학 인문학 강사
필자 김충남 강사는 서예가이며 한학자인 일당(一堂)선생과 정향선생으로 부터 한문과 경서를 수학하였다. 현재 대전시민대학, 서구문화원 등 사회교육기관에서 일반인들에게 명심보감과 사서(대학, 논어, 맹자, 중용)강의 활동을 하고 있다. 금강일보에 칼럼 "김충남의 古典의 향기"을 연재하고 있다.

※ 대전 KBS 1TV 아침마당 "스타 강사 3인방"에 출연

☞ 김충남의 강의 일정

⚫ 대전시민대학 (옛 충남도청)
- (평일반)
  (매주 화요일 14시 ~ 16시) 논어 + 명심보감 + 주역

⚫인문학교육연구소
- (토요반)
  (매주 토요일 14시 ~ 17시) 논어 + 명심보감 + 주역

⚫ 서구문화원 (매주 금 10시 ~ 12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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