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출입기자단, 질문주제·순서 사전 조율 안 지켜져 '불만'

1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회견 이후 출입기자들 사이에서 적잖은 아쉬움과 불만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의 첫 기자회견이 취임 100일을 맞아 17일 오전 11시부터 청와대 영빈관에서 진행됐다.

1시간 여 동안 TV로 생중계로 진행된 이날 기자회견에는 내·외신 출입기자 218명이 참석했다. 이 가운데 문 대통령에게 질문할 기회를 얻은 기자는 모두 15명으로, 전체 참석자의 7%(6.88%)가 채 되지 않는다.

'프리스타일' 표방 불구 청와대-기자단, 사전 질문순서 '조율'

이날 기자회견 사회를 본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문 대통령과 기자들 질문에 앞서 국민들과 시청자에게 “오늘 기자회견은 대통령과 기자가 함께 자유롭게 묻고 답하는 토론방식으로 진행된다. 원활한 진행을 위해 청와대와 기자단 간 질문 주제와 순서만 조율하고 질의내용과 답변 방식은 사전에 정해진 약속이 없었다”고 알렸다.

그러면서 “질의 내용과 순서는 기자단과 협의한 대로 외교·안보분야, 정치 분야, 경제 분야, 사회 분야로 나누어 순서대로 진행하겠다”고 한 뒤 청와대 풀기자단 전체 간사인 연합뉴스 기자에게 첫 질문 기회를 줬다.

200명 넘는 기자 중 질문자 7% 안돼..사전 조율도 안 지켜져

이어 방송사 3명(SBS, YTN, JTBC, 아리랑TV)과 외신 4명(CNN, NHK, 아리랑TV, NBC), 지방지 3명(경기일보, 강원일보, 경상일보), 경제지 2명(머니투데이, 매일경제), 중앙지 1명(한겨레), 인터넷 신문 1명(오마이뉴스) 등 총 15명이 질문했다.

하지만 기자회견 이후 출입기자들 사이에서는 적잖은 아쉬움과 불만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청와대와 기자단이 사전 협의된 질문분야와 순서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한편에서는 청와대와 기자단이 회견에 앞서 일정 부분 조율한 것을 두고도 뒷말이 나오고 있다.

한 출입기자는 “이렇게 진행할 거면 그냥 애초에 분야를 나누는 것도 하지 말았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간사단 합의라고 해서 다른 분야 질문에 손들지 않았는데, 이건 좀 아닌 것 같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또 다른 기자는 “기존 간사단 협의 내용은 이해하지만, 현장에서 질문 기회를 얻기 위해 수차례 손을 든 기자들의 노력이 빛을 보지 못한 점은 매우 아쉽다. 사회·문화, 특히 블랙리스트 후속조치 등 중요 사안이 질의응답으로 이어지지 못한 점 또한 아쉽다”고 토로했다.

"차라리 제비뽑기로 질문자 정하는 게 공정" 제안도
靑 "특정 매체 의도적 소홀 아냐..다음 회견 때 꼭 반영" 

일부는 국내 언론보다 외신(아리랑TV포함할 경우 4곳)에 기회가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진 데 대한 유감 입장도 내비쳤다.

한 등록기자는 “TV로 생중계되는 기자회견장에서 질문하고 싶지 않은 기자가 어디 있겠나. 청와대와 기자단이 아무리 개선책을 마련한다고 해도 형평성 논란은 계속 될 것”이라며 “차라리 대통령이 제비뽑기로 질문자를 정하는 것이 보다 공정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윤영찬 수석은 “각 매체를 고르게 배려하려 했으나 결과적으로 소홀해진 매체군도 있었다”며 “제가 특정 매체군을 의도적으로 소홀히 하려했던 것은 결코 아니다”고 해명했다.

윤 수석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질문 하나를 준비하기위해 노심초사 애쓰셨을 기자들의 노고를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다”며 “부디 너른 마음으로 양해해 달라. 오늘 나온 지적들은 잘 새겨서 다음 기자회견에 꼭 반영토록 하겠다”며 양해를 구했다.

한편 청와대는 이날 오후 5시부터 한 시간 동안 출입기자들을 대상으로 한시적으로 경내를 개방하기로 했다. 오후 6시부터는 임종석 비서실장과 간담회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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