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황제 암살 기도

이번에는 양무현 박량사를 거쳐 낭야대로 향했다. 그곳은 낭야대로 향하는 직선거리나 마찬가지였다. 가장 빠른 길을 달려 냥야에 이르고 싶었다. 그것은 하루라도 속히 서복이 불로초를 구해온다면 즉시 현장에서 먹을 심산이었다.

사실 서복이 불로초를 구하여 온다고 하더라도 낭야에서 함양까지는 너무나 먼 길이었다. 불로초를 가지고 몇 천리에 달하는 거리를 달려온다는 것도 문제였다. 더구나 오는 도중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도 모를 일이었다. 사람의 손을 타면 그 가운데는 사악한 기운을 가진 자가 있을 것이고 또 더욱 사악한자는 그것을 가로챌 수도 있는 일이었다. 시황제 역시 불로초를 본적이 없었으므로 그들이 가로채고 다른 어떤 것을 가지고 불로초라고 말한다면 그것을 믿을 수 밖에 없는 노릇이었다.

따라서 가장 믿을만한 것은 서복이 불로초를 구해오는 즉시 해안에서 직접 그것을 받아먹는 것이었다. 생각만 해도 가슴이 부풀었다.

 

시황제는 기원전 218년. 드디어 중신들을 이끌고 낭야대로 향하는 순행 길에 올랐다.

시황제는 1.2차 순행 때와 달리 시종 기분이 유쾌했다. 기다리고 기다렸던 불로초를 먹기 위해 가는 것이나 진배없었기에 더욱 그러했다.

“승상, 이번 순행에는 불로초를 먹을 수 있지 않겠나?”

“시황제 폐하. 서복이 삼신산에 들어갔다 하니 돌아오기만 한다면 드실 수 있지 않겠나이까. 소신 하루빨리 시황제 폐하께옵서 불로불사의 생약을 드시고 천수 만수하시길 간절히 바라고 있나이다. 지금 순행에 나서시면 서복이 돌아오는 시점과 비슷하여 낭야대에 이를 즈음에 불로초를 드실 수 있을 것으로 되옵나이다.”

“고맙구려. 아무튼 이번 순행에는 기쁜 일이 많을 것 이구만.”

승상 이사는 흐뭇한 기대감에 들떠 있는 시황제를 보고 마차를 나왔다.

시황제 일행이 양무현 박랑사를 통과할 때였다.

그동안 눈여겨 두었던 나이 어린 궁녀와 한차례 뒹굴고 난 뒤라 졸음이 몰려왔다.

더구나 궁녀가 고운 손으로 땀에 젖은 몸 구석구석을 닦아주니 더욱 잠이 쏟아졌다. 벌판을 가로질러 불어오는 바람이 시원스레 창문을 파고들었다. 시황제는 매끄러운 궁녀의 알몸을 베고 마차의 천장을 올려다보며 눈을 지그시 감았다.

“짐이 나른하구나. 내 잠을 청할 테니 누구도 들지 말라 일러라.”

시황제가 살포시 잠이 들 무렵이었다.

느닷없이 하늘에서 ‘씽’하는 소리가 들리는가 싶더니 ‘와장창’ 하는 소리와 함께 비명소리가 이어졌다. 변고가 난 것이 확실했다.

시황제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어린 궁녀는 부랴부랴 옷을 챙겨 입었다.

“낭중령을 불러라.”

궁녀에게 급하게 말했다.

궁녀가 마차의 창문을 열고 밖을 내다보며 말했다.

“시황제 폐하께옵서 낭중령 나으리를 부르옵니다.”

문밖에 서있던 낭중령 조고가 허리를 구부리며 마차 안으로 고개를 들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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