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구 박사의 그림으로 만나는 천년 의학여행] <46> 미래의학 ①상상이 현실로

‘600만 불의 사나이.’ 1980년대 크게 성공한 TV연속물이다.

‘600만 불의 사나이’는 당시의 과학이나 사회적 여건상 현실화될 수 없는 공상극이다. 극중 우주비행사이자 공군 파일럿인 스티븐 오스틴 대령은 사고로 잃은 왼쪽 눈, 오른팔과 두 다리를 600만 불이라는 거액을 들여 당시에는 불가능했던 최첨단 생체공학 구조물로 대체했다.

200배의 줌(zoom) 기능과 열 감지가 가능한 눈, 6배나 힘이 센 로봇 팔, 시속 100㎞로 달릴 수 있고 높은 장애물도 쉽게 오를 수 있는 로봇다리를 장착한 인류 최초의 생체공학 인간으로 재탄생해 악당들과 싸우는 통쾌한 공상과학물이었다.

당시에는 상상하기도 어려운 공상과학물이었지만, 현대에 이르러 이러한 상상 속 인체공학 장기이식들이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과거에 다리를 절단했을 때에는 흔히 영화 속 해적왕이 그랬듯 단순한 지지용 부목만을 사용했었다. 그러나 현대에는 나무 목발이 더 개선됐다.

올림픽 100m 경주에 출전한 오스카 피스토리어스는 두 다리가 절단됐지만 탄력 있는 금속 보조도구를 장착하고 출전했다. 비록 꼴찌로 탈락했지만 올림픽 단거리 예선에 참여해 세계를 감동시켰다.

보조 도구는 최근 인체공학적으로 발전했다. 영화 ‘킹스맨’에서는 두 다리가 절단됐지만 생체공학적인 인조 다리로 교체 이식한 캐릭터가 등장한다.

최근 매사추세츠 공대(MIT)의 한 연구팀은 양쪽에 인조 다리 보조기를 부착하고 머리에 마이크로 칩을 붙이면 자신의 명령에 따라 서거나 걷거나 뛰는 기술을 완성해 실용화 단계에 이르렀다.

2012년 런던마라톤에선 클레어 로머스가 로봇다리를 장착하고 16일간 레이스를 펼쳐 결승선을 통과하는 모습.ⒸLulu Kyriacou.

척추의 골절성 탈구로 인한 하반신 마비로 걷지 못하는 클레어 로머스는 다리 보조기를 착용하고 2012년 런던마라톤을 완주해 많은 장애인들에게 희망과 보행의 가능성을 알린 바 있다.

현재 어느 누구도 이러한 상상 속 이야기들이 조만간 현실화되어 마비나 절단 환자들이 걸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을 것이다.

의수와 의족의 발달 과정만 보더라도 과거의 단순 목발에서 점차 개선된 현대적 보조기의 단계를 거쳐, 머지않은 미래에 생체공학적 도움으로 자유행동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상상속의 이야기들이 점차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2015년 개봉한 영화
오늘날의 의족. 사진은 헬릭스 3D 고관절 시스템(ott0bock)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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