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민병찬 한밭대 산업경영공학과 교수

4차 산업혁명은 온라인 정보통신 기술이 오프라인 산업 현장에 적용되면서 일어난 혁신을 일컫는 말이다. 사이버 물리 시스템(CPS : Cyber Physical Systems) 기술을 토대로 탄생한 산업 혁명. 제4차 산업 혁명은 사이버 물리 시스템(CPS), 사물 인터넷(IoT), 클라우드 컴퓨팅, 인공지능(AI), 빅데이터, 3D 프린팅, 생명공학 등 첨단 정보통신 기술을 활용하여 실세계 모든 사물들의 지능화(intelligent)와 초연결(hyper-connection)을 지향한다.

민병찬 한밭대 산업경영공학과 교수
따라서 기존 산업 혁명에 비해 제4차 산업 혁명의 속도(velocity)와 범위(scope), 시스템에 끼치는 영향(system impact)은 매우 크다. ‘제4차 산업 혁명’ 용어는 독일 정부 정책인 인더스트리 4.0(Industry 4.0)에서 제조업과 정보통신이 융합되는 단계를 의미하였으나, 2016년 세계 경제 포럼(WEF : World Economic Forum)에서 언급되며 ICT 기술을 기반의 새로운 산업 시대를 대표하는 용어가 되었다.

O2O(Online to Offline)가 오프라인 제조공장에 적용되면서 생산 영역에서 질적 상승이 일어났다. 생산 공정을 손쉽게 바꾸는 스마트 공장과 예측 수리가 가능한 스마트 머신이 새로운 생산 혁신을 이끌고 있다. 소비자의 삶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바로 생산 방식의 변화다. 과거의 증기 혁명, 조립 혁명, 정보 혁명 모두 생산성 혁명이다. 4차 산업혁명은 O2O가 불러온 생산성 혁명이다.

2016년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의 주제는 4차 산업혁명이었다. 증기기관으로 시작된 1차 산업혁명, 대량생산을 불러온 컨베이어 벨트 조립 혁명의 2차 산업혁명, 정보통신을 활용한 자동 생산의 3차 산업혁명을 지나서 이제는 드디어 4차 산업혁명의 시작이 공식화됐다. 4차 산업혁명은 오프라인 생산 현장에 온라인 기술이 적용되면서 일어나고 있는 O2O에서 비롯된 혁신이다. 온라인 기술이 오프라인 택시에 적용된 것이 우버(Uber)이고 온라인 기술이 오프라인 호텔에 적용된 것이 에어비앤비(airbnb)다.

같은 맥락에서 온라인 기술이 오프라인의 생산에 적용된 것이 바로 4차 산업혁명이다. 4차 산업혁명은 제조업의 생산성 혁명이다. 병원, 항공, 풍력발전소, 제조업 공장에 인터넷 기술이 접합되면 생산력이 극대화된다. 온라인으로 연결된 병원은 보다 많은 환자들을 치료할 수 있게 달라진다. 온라인으로 통제되는 공장은 개별 소비자의 욕구를 만족시키는 맞춤형 생산이 가능하게 된다. 온라인으로 관리하는 항공기 엔진은 고장을 미리 예측해서 사고를 예방하고 운영 시간을 늘릴 수 있다. 구동 부품을 온라인으로 실시간 점검하는 발전소는 더 많은 전력을 생산한다. 이런 식으로 온라인 기술이 산업에 연결되면서 제조업의 생산성 혁명이 일어난다.

4차 산업혁명의 생산성 증가 기존 인터넷 혁명 영향력 넘어설 것

4차 산업혁명의 생산성 증가는 기존 인터넷 혁명의 영향력을 넘어설 예정이다. 기존 인터넷 혁명은 전자상거래나 게임과 같은 소매업 및 소비자 서비스에 국한된 반면 4차 산업혁명은 전체 산업계의 생산성을 극대화하기 때문에 그 영향력이 매우 크다. 실제로 맥킨지(McKinsey)의 2015년 8월 보고서에 의하면 B2B(Business to Business) 영역의 4차 산업혁명이 B2C(Business to Consumer) 영역의 인터넷 혁명보다 2배 이상의 시장 창출 효과가 있다고 언급하고 있다.

작년 건설장비 업체인 두산 인프라코어가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었던 배경에는 4차 산업혁명의 O2O 부가가치를 제공하지 못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똑같은 업종인 미국의 캐터필러(Caterpillar)는 글로벌 경제 위기에도 불구하고 위기를 기회로 삼은 예도 있다. 캐터필러의 선전 배경에는 건설장비에 센서를 붙여서 고장을 사전에 예측하고 위치기반 정보를 제공하는 O2O 서비스 혁신이 자리 잡고 있다.

건설장비와 같은 값비싼 장비를 판매할 때에는 O2O 부가가치를 제공하는지 여부가 구매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리고 장비에 부착된 센서를 통해 들어오는 방대한 양의 빅데이터들은 고장의 사전 예측과 서비스 질 향상을 위한 소중한 정보 자산으로 기업의 경쟁력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가 됐다.

따라서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첫 번째 변화는 생산의 스마트 플랫폼화다. 현재 오프라인 산업 생산 시설에 온라인 기술을 적용해서 스마트 플랫폼 기반으로 바꾸는 혁신이 이어지고 있다. GE는 자신의 모태인 가전 부문을 중국에 팔아버리고 나서 금융 부문까지 정리하더니 마침내 소프트웨어 기반 회사로 탈바꿈하는 놀라운 변신을 꾀했다. GE는 소프트웨어 회사로 변화하기 위해 중요한 오프라인 산업 시설들을 모두 온라인 기반으로 바꾸는 전략을 실행하고 있다.

GE는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을 산업 현장에 적용하면서 ‘산업인터넷(industrial internet)’이란 새로운 용어와 함께 산업인터넷컨소시엄(GE, 인텔, 애플, 시스코, 삼성전자, 지멘스, 화웨이, IBM)을 결성하면서 새로운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산업인터넷은 항공기 엔진이나 발전소, 열차를 온라인으로 연결한 O2O의 산업 버전이다. 주목할 점은 GE의 ‘프레딕스(Predix)’다. 프레딕스는 애플의 iOS같이 산업계의 사물인터넷 플랫폼이다. 클라우드 기반의 프레딕스 플랫폼을 통해 GE는 구글이나 애플같은 플랫폼 사업자의 자리를 선점하려고 한다.

GE는 프레딕스를 항공기 엔진에 연결해 사용한 결과 중동처럼 모래가 많은 지역의 엔진이 다른 지역의 엔진보다 마모가 심한 것을 파악할 수 있었고 빠른 대응이 가능하게 됐다. 실제로 말레이시아 국적항공사인 에어아시아(AirAsia)는 2014년 프레딕스 플랫폼을 적용한 결과 1000만 달러 이상의 연료비를 절감했다고 한다.

또한 캐나다 에너지 기업 트랜스캐나다(TransCanada)는 발전기를 프레딕스로 연결해서 출력을 5% 이상 높이는 데 성공했다. 프레딕스 플랫폼은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활용한 예측 대응을 통해 대부분의 산업계를 장악할 수 있는 무서운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이 불러올 둘째 변화는 소유에서 사용으로의 전환이다.

스마트 공장으로 소비자 수요 변화에 맞춘 대규모 맞춤 생산 가능

온라인 기술이 큰 규모의 생산 설비 및 산업 장비에 적용되면서 판매 방식에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기업의 입장에서 보면 엄청난 가격의 생산 설비를 전부 구입해서 감가상각 등의 소유 손실을 감수하는 것보다는 필요할 때만 구해 사용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다. 생산 설비에 적용된 O2O 기술은 소유에서 사용으로 변한 기업의 새로운 욕구를 충족시켜 줬다. 제트엔진을 제작하는 롤스로이스(Rolls-Royce)는 고객들이 엔진 자체의 구매가 아니라 엔진 운영과 서비스에 더 큰 관심을 가진다는 것을 알아냈다.

롤스로이스는 엔진을 판매하는 대신에 사용 시간과 마일리지별 대여 방식으로 사업 전략을 수정했다. 롤스로이스는 대여한 제트엔진의 데이터를 분석해서 선제적으로 운영하고 소모품들을 미리 교체한 결과 고장이 예방되고 엔진의 운영시간이 대폭 늘어났다. 운영 서비스 중심의 대여 전략은 롤스로이스에 대한 고객의 만족도와 고착도를 크게 높여서 지속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하게 됐다. 4차 산업혁명은 제품을 판매하는 대신 운용 서비스를 대여하는 사용 혁신을 불러왔다.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셋째 변화는 맞춤형 대량 생산체제다.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인공지능, 클라우드 컴퓨팅과 같은 온라인 신기술이 제조업 공장에 적용되면서 스마트 공장이 탄생하게 되었다. 스마트 공장은 수요에 따라 모든 생산라인을 자유롭게 바꿔 가면서 맞춤형 제품을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다. 스마트 공장은 사이버 시뮬레이션 기술을 오프라인 공장에 적용한 CPS(Cyber-Physical System) 방식으로 공장의 생산 라인을 수시로 바꿀 수 있다.

사이버 공간에 제작 프로세스를 가상으로 설계하면 오프라인 생산라인이 자동으로 변경되는 CPS 방식은 맞춤형 대량생산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그동안 불가능했던 소비자의 수요 변화에 맞춘 대규모 맞춤 생산이 드디어 가능하게 된 것이다. 대규모 생산에만 익숙한 기존 공장들은 4차 산업혁명의 O2O 기술이 결합된 스마트 공장의 경쟁력을 결코 쫓아올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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