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복합터미널 책임회피에 이용혁 노조위원장 "26일부터 출근저지 투쟁"

21일 퇴진 거부 의사를 밝히고 있는 박남일 대전도시공사 사장.

박남일 대전도시공사(이하 공사) 사장에 대한 퇴진운동을 벌이고 있는 공사 노동조합이 수위를 높여 오는 26일부터 출근 저지투쟁을 벌이기로 했다. 박 사장 거취를 둘러싼 노사갈등이 정점을 향해가고 있는 모습이다.

유성복합터미널 사업무산으로 퇴진압박을 받고 있는 박 사장은 21일 대전시청 기자간담회에서 "물러날 생각이 없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이에 공사 노조는 박 사장 퇴진운동의 수위를 높이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 

이용혁 도시공사 노조위원장은 "시민들을 상대로 고개를 숙여 사과하고 스스로 물러나도 모자랄 판에, 박남일 사장이 자리보전에만 신경쓰고 있는 모습"이라며 "남은 2개월 임기동안 사태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하는데, 2개월 동안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 위원장은 또 "도시공사 노동조합이 박 사장 퇴진운동을 벌이고 있는 이유는 박 사장 개인을 몰아내야겠다는 의미가 아니라 켜켜이 쌓인 공사 내부의 적폐를 해소하고, 공모 중인 차기 사장 후보에게도 경종을 울리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22일까지 무려 143일 동안 대전시청 북문 앞에서 박남일 사장 퇴진 피케팅 시위를 벌이고, 도시공사로 복귀해 박 사장의 집무실 앞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 위원장은 지난해 6월 17일 조합원 투표를 통해 96%의 압도적 지지로 당선된 바 있다. 당시 이 위원장은 성과연봉제 저지와 박남일 사장 퇴진을 가장 큰 공약으로 내걸었다. 

군 출신인 박남일 사장은 취임 이후 공사에 상명하복의 군대식 문화를 접목하려해 노조와 마찰을 겪어 왔으며, 어린이날 황제의전, 폭행사건 연루 등 온갖 잡음을 일으켜 왔다.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유성복합터미널 사업무산과 관련해서는 사업추진에 여러 문제가 발생했는데도 이를 숨겨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권선택 대전시장은 21일 기자간담회에서 "업무추진과정에 대전도시공사의 업무해태나 상황판단 잘못이 없었는지 살펴보고 결과에 따라 조치하겠다"는 책임추궁 의지를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박남일 사장은 권 시장의 면전에서 "임기가 2개월도 안 남았는데, 사업이 제 궤도에 안착될 수 있도록 임기 마지막까지 노력하는 것이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퇴진불가 의사를 밝혀 항명논란까지 촉발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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