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레대 1000명 학생들에 한국어 필수로 가르쳐 유학·취업

"공부하고 싶어도 형편이 어려워 시골에서 소 키워야할 목동에게 공부를 가르쳐 박사를 만들고 있죠."

배재대 총장 임기를 마치고 교수 정년을 7년이나 남긴 상태에서 명예퇴직해 몽골 후레(Huree)대학 총장으로 자리를 옮긴 정순훈 총장이 한국을 찾았다.

미국에서 열리는 세계기독교대학총장 모임에 참석하기 위해 22일 출국하는 정 총장은 16일 <디트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몽골 생활을 전했다.

정순훈 몽골 후레대 총장
후레대는 김영권 전 광운대 총장이 2002년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에 설립한 사립대학으로 16개 이공계 전공학과에 1000여명의 학생들이 공부하는 몽골 10위권 대학 중 하나다. 대학뿐 아니라 초·중·고교 과정이 함께 있는데 한국어가 필수과정이어서 전교생이 한국어를 배운다.

1년에 몇 차례 한국에 들어온다는 정 총장의 이번 방문 목적은 기부금 모금차원이다.

정 총장은 "공부하려는 학생은 많지만 학비가 없어 배움을 이어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장학금을 모금해 배우고자 하는 학생들이 공부를 계속하고 한국으로 유학도 올 수 있도록 주선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 유학 와 있는 몽골학생은 8,000명가량으로 이중 후레대 출신 석박사과정 학생이 60명이다. 5명은 이미 국내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몽골로 돌아가 국가의 동량으로 활동하고 있다.

정 총장은 "몽골에도 '코리안 드림'을 꿈꾸는 학생들이 많아 한국어를 배운 뒤 한국 기업에 취업하거나 유학가려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며 "하지만 워낙 형편이 어려워 대학에 입학한 학생들이 등록금을 마련하지 못해 학업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고 소개했다.

이런 학생들을 위해 정 총장이 국내에 들어와 후원자와 후원기관을 찾아 나서는 것이다.

그는 "눈부신 경제발전을 이룬 우리나라가 세계 각국에 식량과 의약품 같은 것들을 많이 후원하는데 당장 필요한 원조와 함께 그 나라 사람들을 교육시켜 잘 살 수 있도록 돕는 것도 중요하다"며 "한국교회와 기관 등에 몽골 인재를 후원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총장은 "배재대 총장 시절 몇몇 뜻 있는 사람들과 같이 세계어린이교육후원회(WOCEM)를 만들었는데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공동으로 몽골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후원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총장이 인재 후원과 함께 벌이는 또 다른 사업은 '따뜻한 점심 프로젝트'다.

그는 "몽골 사람들은 대부분 아침식사를 안하는데 형편이 어려워 점심까지 굶는 학생들이 너무나 많다"며 "성장기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아침, 점심을 굶고 저녁 한 끼를 먹고 공부하는 것은 건강에도 해로워 이들에게 점심을 먹일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 총장은 "여러 네트워크를 풀가동해 모금활동을 하는데 쉽지는 않다"며 "어려운 사람들을 먹이고 치료해 주는 것 못지않게 미래를 위한 교육 원조도 꼭 필요하니 많은 관심과 후원을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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