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弔辭)] 리헌석 장학재단 이사

존경하는 고(故) 유림(裕林) 이인구 계룡장학재단 이사장님 영전에 드립니다.
 
어제 저녁에는 큰 어르신을 맞이하려고 밤하늘의 별들이 그렇게도 밝게 빛났는가 봅니다. 날이 밝자, 눈이 부시도록 청명한 날씨지만, 저희들을 두고 떠나신 이사장님을 추모하는 저희 마음에는 오히려 울먹이는 눈물이 흘러내립니다.

존경하는 이인구 이사장님, 하얀 국화 몇 송이를 영전에 바치며, 저희들은 참을 수 없는 그리움으로 이사장님의 삶을 되새겨 봅니다.

고 이인구 계룡장학재단 이사장.
유림 이사장님께서는 우리나라 현대사의 굽이굽이를 천신만고(千辛萬苦)로 극복하신 현인(賢人)이자 철인(鐵人)이셨습니다. 일제 강점기에 산촌의 농가에서 태어나셨지만, 뛰어난 자질로 충청권 최고의 명문 대전중학교에 수석으로 입학하셨습니다.

5학년에 동족상잔의 6.25를 맞아 학도병으로 자원하셨고, 전쟁 중에 공병장교가 되어 나라를 지키는 일, 허물어진 나라를 재건하는 일에 헌신하셨습니다.

존경하는 계룡장학재단 이인구 이사장님!

작은 씨앗을 가꾸어 거목을 만들 듯이, 작은 건설회사를 설립하셔서 충청권 최고의 회사로 가꾸신 뜻과 열정이 웅숭깊습니다. 또한 성공한 기업의 오너로서, 지역 인재를 육성하시기 위해 설립한 ‘계룡장학재단’은 그야말로 아름다운 손길입니다. 10여 년 재단 이사로 이사장님의 뒤를 따르면서 지역 청소년에 대한 관심과 사랑에 감동하여, 가슴 떨린 적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존경하는 계룡그룹 유림 이인구 명예회장님!

명예회장님을 추모하면서, 성공한 기업인으로서 나라 발전의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 두 번이나 국회의원을 역임하신 일, ‘초아의 봉사’를 실천하기 위해 대전로타리클럽 회원으로 보람을 찾으신 일, 지역 건설협회를 위해 밤잠을 설치신 일, 태안군 기름 유출사태를 극복하기 위해 솔선수범하신 일, 안면도 꽃박람회 성공을 위해 정재를 쾌척하신 일 등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집니다.

존경하는 유림 명예회장님!

꼭 10년 전 2007년에 희수(喜壽)를 맞아 정재(淨財) 100억원을 출연하여 버려진 땅에 ‘시민공원’을 조성하여 대전광역시에 쾌척하신 일은 전인미답의 쾌거입니다. 명예회장님의 그 높으신 뜻은 공원의 나무가 자라듯이 나날이 푸르를 것입니다. 화초 한 포기, 나무 한 그루, 돌 하나하나에 명예회장님의 숨결이 깃들어 있습니다. 이제 ‘유림공원’은 명예회장님의 손길이 그리워 하늘로, 하늘로 손사래를 칠 것입니다.

존경하는 유림 명예회장님!

목은 이색 선생의 후손으로, 애국애족의 가풍을 이어 받으신 명예회장님께서는 우리나라의 역사를 되살려 바로세우기 위해 노력하신 선구자셨습니다. 중국 집안현의 ‘광개토호태왕’ 비석을 독립기념관에 재현하신 닐, 오랑캐 나라의 왕에게 고개를 숙일 수 없다고 항변한 삼학사의 혼이 담긴 ‘삼학사비’를 중국의 심양과 우리나라의 독립기념관에 재현하신 일은 역사의 거보이셨습니다. 그러나 독도에 세우시려던 충무공 동상을 관계(官界)의 연작(燕雀)들 때문에 중단한 아픔은 뒤에 남은 저희들의 몫임을 알고 있습니다.

존경하는 유림 이인구 명예회장님!

저희들로서는 감히 헤아릴 수 없을 만큼 훌륭한 일을 하신 분이어서, 마음으로만 경의를 표할 따름입니다. 6.25 전쟁의 전공으로 받으신 ‘화랑 무공훈장’, 나라에 대한 열정의 소산인 ‘국민훈장 동백장’, 건설보국으로 받으신 ‘한국건축대상’, 겨레를 위해 헌신한 분에게 드리는 ‘제29회 월남장’ 수훈, 유림공원을 조성하여 대전광역시에 기탁한 공 등으로 받으신 ‘대전시민대상’ 등 300여 수상(受賞)은 뜻 깊은 발자취십니다.

이렇게 저희들 가슴에 훌륭한 모습을 남겨 놓으시고, 구름 한 점 없이 청명한 날에 명예회장님께서는 서둘러 먼 길을 떠나셨습니다. 명예회장님께서는 서둘러 가신 곳에서, 먼저 가신 친구 분들, 역사에서 만나신 분들, 그리고 대를 이은 조상님들과 상면하셔서 오랜 회포를 푸시리라 믿습니다. 명예회장님, 하늘 높은 먼 곳에서도 사모님을 비롯한 자손들, 이곳에 남아 있는 지인들, 큰 어르신을 흠모하는 저희들을 굽어 살피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이제, 이곳에서는 더 이상 명예회장님의 현철한 지혜, 뜨거운 말씀을 들을 수 없어 가슴이 먹먹합니다. 이렇게 그리울 때면, 명예회장님께서 남기신 저서 [일하는 보람으로 산다] 4권을 열어 명예회장님의 말씀을 새기겠습니다. “기업은 살아남아 발전해야 한다.” “기업가는 정재의 사회환원으로 봉사해야 한다.”고 하신 말씀을 가슴에 새기겠습니다. 존경하는 계룡재단 이사장님! 존경하는 계룡그룹 명예회장님, 이제 멀리 보내드리며, 귀한 뜻을 다시금 깨닫습니다.

명예회장님, 저희들은 이곳에 남은 일들을 마저 마치는 날, 잠시인 듯 찾아뵙고 문후 여쭙겠습니다. 비옵나니, 평안하소서! 극락에서 부디 평안하소서!

2017년 5월 15일 장학재단 이사 리헌석 삼가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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