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더민주 경선에 ‘역선택 논란’ 변수로 등장

더불어민주당 국민경선에서 역선택 논란을 불러 온 안희정 충남지사(왼쪽)와 문재인 전 대표. 자료사진

더불어민주당이 경선 선거인단을 모집하고 있는 가운데, 역선택 문제가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박사모’ 등 보수단체 내부게시판에 ‘선거인단 참여로 문재인 전 대표를 떨어뜨리자’는 제안글 등이 올라오면서, 경선이 왜곡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팽배하다.

문재인 전 대표를 맹추격하고 있는 안희정 충남지사는 ‘역선택’ 논란에 대해 긍정도 부인도 하기 힘든 곤궁한 입장에 처했다. 보수단체가 역선택을 위해 더민주 경선에 개입할 경우, 안희정 충남지사가 직접적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안 지사가 ‘역선택’에 기대를 표시하거나 긍정하기도 어려운 입장이다. 더불어민주당의 전통적 지지계층인 호남, 진보성향 유권자의 반발을 부를 경우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때문에 역선택 문제에 긍정도 부정도 하기 어려운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다.

안 지사 측은 ‘역선택’이라는 용어가 회자되는 것 자체가 달갑지 않다는 반응이다. 안희정 캠프 대변인을 맡고 있는 박수현 전 의원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대한민국 미래를 보고 선택하려는 국민의 소망을 외면하는 비판”이라고 역선택 논란을 차단하고 나섰다.

“국민의 목소리에 응답하는 정치인을 두고 역선택이라고 지적한다면 국민을 모르는 소리이고, 대한민국의 현실을 모르는 소리”라고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다른 언론 인터뷰에서는 “‘역선택’이라는 말 자체가 구시대적이고 관습적 발언”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안희정 지사와 가까운 일부 인사들은 ‘역선택으로 안희정 지사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이야기하는 자체가 안희정의 상승세를 꺾으려는 의도에서 나온 견제 프레임’이라고 반발하기도 했다.

안 지사를 지지하는 충청지역 정치권의 한 인사는 “국민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개방형 국민경선에서 ‘역선택’ 이야기를 하는 것은 결과에 승복하지 않겠다는 뜻과 다름 아니다”며 “역선택 논란이 커지면 커질수록, 득을 보는 것은 대세론을 가진 쪽이지 안 지사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일부 극우단체의 ‘역선택 선동’은 문재인 전 대표 지지층을 더 결집시키는 효과를 나타낼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문재인 전 대표를 지지하지만 그가 무난한 1위를 할 것으로 예상해 미적거리고 있는 지지자들을 대거 국민경선 공간으로 불러들일 수 있다는 이야기다.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조차 역선택 문제에 대한 의견이 엇갈린다.

추미애 대표는 1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박사모 등 특정세력이 특정후보를 겨냥하면서 방해를 하려는 태세가 보인다”고 역선택 우려를 표시하며 “특정세력에 대해 엄중하게 경고한다. 법적조치를 단호하게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같은 날 우상호 원내대표는 “역선택은 실체가 입증되지 않았다. 조직이 강한 사람이 국민경선을 막기 위한 논리로 이야기해온 게 역선택”이라고 추 대표와 상반된 의견을 나타냈다.

지지자들 사이의 논쟁도 뜨거워졌다. 실제로 페이스북 등 인터넷 공간에서 문재인 전 대표 지지자와 안희정 충남지사 지지자 사이의 논쟁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안 지사를 ‘역선택의 수혜자’로 몰아붙이는 의견 글에 안희정 지지자들이 반박하며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일이 여기저기서 목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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