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영의 리옹리포트] 트램 건설 후 시민만족 90%

아파트 바로 옆을 지나는 트램.

리옹의 시민들은 트램에 대해 어떤 평가를 내리고 있을까. 먼저, 지난 2006년 2월 트램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를 소개한다.

2001년에 트램 T1과 T2라인을 개통했으니 약 5년 만에 실시한 시민대상 조사였다. 이 정도 시간이면 정당한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이 조사에서 시민들 10명중 9명은 ‘매우 긍정적(만족한다)’이라는 반응을 나타냈다. 질문은 이랬다. “트램이 당신의 도시 활동 및 이동에 어떻게 영향을 주었나요?” 해석의 범위가 넓어 모호한 '만족도' 대신에 '이동의 용이성'이라는 구체적 용어를 사용하고 있는 점이 특이하다.

이 조사에서 응답자의 62%는 ‘매우 긍정적’, 27%는 ‘긍정적’이라고 응답해 대략 90% 정도가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이런 결과는 이후 리옹시가 3호선, 4호선, 5호선 그리고, 1호선 연장 등의 대중교통망 확충에 자신감을 심어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만족도 조사와 별개로, 운영 혹은 관리측면의 성과들을 살펴 볼 필요도 있다. 리옹의 대중교통이용수요는 2001년부터 지속적으로 증가해 2015년 기준 연간 약 ‘5억 통행’을 기록했다. 참고로 대전시의 대중교통이용수요는 연간 약 ‘1억5000만 통행’이다.

리옹의 대중교통 성장세는 2010년 이후에도 계속되는데, 2010년 대비 2015년의 대중교통이용은 평균 27%가 증가했고 이중 트램이 80%, 메트로(지하철) 19%, 버스 21%가 각각 증가했다.

반면 자가용승용차 분담률은 1995년 52%에서 42%로 감소했다. 2006~2015년 자동차 보유대수는 11%가 감소했다. 리옹에서 자동차가 없는 가구도 29%나 된다. 눈 여겨 봐야 할 것은 보행의 증가이다. 대중교통우선정책으로 보행환경이 개선될 수 있다는 또 다른 증거이기 때문이다.

이런 결과는 사실 엄청난 성과다. 수치가 얼마이든 자가용분담률이 떨어지고 대중교통이용률이 증가하는 것은 마치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에서 거꾸로 올라가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다. 추세를 바꾸는 것이기 때문이다.

분명한 것은 이런 성과들이 1997년 대중교통마스터플랜을 수립하고 그 사업을 시행하면서 나타나게 되었다는 점이다. 1997년의 마스터플랜은 말할 것도 없이 트램중심의 대중교통체계 개선이 원동력이 됐다.

그렇다면 리옹시는 1997년 이전에는 대중교통투자를 하지 않았을까? 아니다. 대중교통수요를 증가시키기 위해서 지하철 4개 노선(Metro A,B,C,D)을 건설했다. 그러나 지하철 투자에도 불구하고 1986년부터 1995년까지 대중교통수요는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였고, 같은 기간 자동차는 38% 증가했다. 결국, 직접 경험을 하고 비싼 대가를 치르고서야 깨닫게 된 것이다.
 

이재영 전 대전시 대중교통혁신추진단 부단장.
리옹의 사례는 우리에게도 많은 시사점을 던진다. 대전시가 대중교통정책에 힘을 기울이지 않았던 적이 있었던가? 도시철도의 건설, 준공영제시행, 무료 환승제, 노선개편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럼에도 대중교통이용률은 꾸준히 감소하고 있지 않은가?

리옹시 역시 이전에는 대전시와 같이 자동차중심의 도시였다는 점에서 우리는 희망을 발견할 수 있다.

물론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이러한 성과의 중심은 트램이 있는 것은 맞지만 대중교통전반에 대한 정책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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