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 시간 좀 잘 지키고, 역주행, 신호위반 하지 말고 말투를 친절하게 하시면 좋겠네요."
"천안은 바라면 안돼요. 6년째 친절하신 분 몇 없어요." 
"높은 요금에 비해 서비스는 형편없네요."

페이스북 페이지 ‘천안아산버스 대신 전해드립니다’에 게시된 천안 시내버스에 대한 시민들의 의견이다.

천안 시내버스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 출처: 페이스북 ‘천안아산버스 대신 전해드립니다’ 페이지
불친절한 고객응대와 난폭운전 시민 52% ‘불만’

지난해 8월 천안NGO센터가 약 한달 간 거리설문, 방문설문, 온라인 조사 등을 통해 천안시민 62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천안시 시내버스 이용 시민 만족도 조사'에 따르면 시민들의 시내버스 친절도 평가 수치는 현저히 낮았다.

시민들은 시내버스 기사의 인사·인상·웃음·복장에 대해 약 41%가 불만이라고 밝혔다. 만족이라는 응답은 약 14%에 불과했다. 승객에 대한 전반적인 친절만족도도 불만이 절반을 넘는 52.3%를 차지했다. 만족은 10.4%에 머물렀다.

또 교통법규 준수 항목도 불만족이라는 응답이 35.6%로 만족하다는 응답 22.6% 보다 많았다. 특히 과속난폭운전이 불만이라고 밝힌 응답자가 62%로 가장 많았다. 만족하다는 응답은 9.9%에 그쳤다.

기사의 친절도와 난폭 운전에 대한 문제제기는 근무환경과 연관시켜볼 수 있다. 천안 시내버스 회사는 1일 2교대 형식으로 근무하는 서울시와 달리 이틀 일하고 하루 쉬는 복격일제를 시행하고 있다. 천안 시내 버스기사의 근무 시간은 평균 12.7시간으로 서울 시내 버스기사들과 비교해 3시간 반 이상 오래 근무한다.

이처럼 현재 천안 시내버스 회사의 복격일제는 휴식시간이 적으며 근로시간이 많은 근무형태이다. 거기에 실정을 고려하지 않은 무리한 배차간격, 버스 이용자의 폭언 등 버스 기사들이 감정노동에 시달리는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얽혀있는 상황이다.

천안 시내버스 성인 현금기준 1400원… 제주보다 200원 비싸

천안NGO센터 '천안시 시내버스 이용 시민 만족도 조사'에 따르면 설문에 참여한 시내버스 이용자 10명 가운데 5명은 시내버스 요금이 '매우 불만'이라고 응답했다. 단순히 불만이라고 응답한 이들까지 더하면 시내버스 요금에 부정적인 응답 비율은 약 70%로 치솟았다. 매우 만족이라고 응답한 만족이라는 응답은 합산해도 6.4%로 한 자리 수를 넘지 못했다.

시내버스 이용객 이 모 씨(27·천안시 신부동)는 “여러 도시를 많이 다녀봤는데 천안 시내버스 요금이 제일 비싸더라”고 말했다.

현재 천안의 시내버스 성인요금은 현금 기준 1400원인데 전국 시내버스 요금의 평균인 1292원을 상회한다. 제일 싼 제주의 1200원에 비하면 200원 정도 비싸다.

시내버스 성인 요금 비교 출처:행정자치부
천안시 교통과 관계자에 따르면 “지자체의 지원 보조금이 적고, 버스기사 임금 상승 등으로 버스 회사 손실을 줄이기 위해 요금이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버스회사 보조금은 지자체가 버스회사에 지원하는 것으로 어린이·청소년 할인에 따른 손실보조금을 비롯해 무료 환승, 비수익노선, 벽지노선운행에 따른 손실보상 등을 위한 비용으로 사용된다.

천안시의 버스회사 보조금은 360대 버스에 140억여 원으로 버스 한 대당 약 3800만여 원이다. 천안에 비해 인구가 적은 아산시는 158대의 버스에 100억여 원으로, 버스 한 대당 6300만여 원인 것을 비교해 보면 턱없이 적은 금액이 보조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천안시 교통과 관계자는 “지자체의 예산 부족으로, 버스회사 보조금이 적게 지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열악한 상황에서도 2015년 천안시 버스회사들은 시민혈세로 지원된 보조금 수백억 원을 횡령하거나 보조금을 지원 받기 위해 실적을 조작해 시민들에게 충격을 던져주기도 했다.

오작동 빈번 유명무실 버스안내단말기

천안시 정류장에 설치되어 실시간 버스위치와 도착 예정시간 등을 제공하는 버스안내단말기는 오작동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단말기에 아무 것도 보이지 않다가 버스가 정류장에 도착하거나 전 정류장이라고 표시된 버스가 한참을 기다려도 오지 않는 것이 그 예.

현재 시는 이동하는 시내버스 내부에 GPS단말기를 설치해 실시간으로 교통정보를 수집ㆍ제공하는 실시간교통정보지능시스템(ITS)을 운영하고 있다. 장기간 운영되며 많은 안정화를 거쳤지만 위와 같은 단말기 오류 문제에 있어서는 여전히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19일 천안시 콜센터는 “이러한 오류에 대해 민원 전화가 몇 건씩 접수되고, 특히 최근 노선 개편 탓에 이러한 민원이 제기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과 서비스 제공자 간의 신뢰가 걸린 일인 만큼 단말기 오류를 방지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천안시 교통카드 데이터 분석 통해 전면 노선개편

관련 부처도 마냥 손을 놓고 있는 것만은 아니다. 지난해 말 천안시는 교통카드 데이터를 통해 버스 주이용 시간대, 유동인구 등을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전면적인 노선개편을 시행했다. 구도심에 노선이 집중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였다.

이외에도 작년 5월부터 약 5개월간 시내버스 운행 실태를 점검했다. 점검 결과를 활용해 시민과 소통의 시간을 갖고 불친절, 난폭운전, 무정차 등을 근절하겠다는 의도였다.

주요 조사 항목은 승무원의 근무복장 및 승객을 대하는 태도, 승·하차시 승객에 대한 배려 여부, 승·하차 시 급출발, 급정거, 급차로 변경, 개문발차 여부, 과속방지턱 과속운행 여부 등 10가지 항목이 포함되어 있었다.

또한 천안시는 “매년 정기적으로 시내버스운행 실태점검 조사를 통해 이용자 불편 민원을 근절하고 운행서비스 품질향상, 이동 편의 증진, 시민신뢰를 제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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